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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 없는 슬픔
신해철의 격정적인 슬픔은 그가 이제 더이상 젊은이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더 와닿았습니다.
신해철도 윤도현도 점점 노래할 무대가 없어지는 가수군요.
어째 좌빨 무대가 아니면 아예 만날 수가 없어요.
점점 운동권이 되어가고 있다니 말입니다.
더이상 세상과 음악을 도발하는 후배가수가 없는 중년의 로커,
더이상 가치를 노래하지 않는 대중음악계의 외로운 섬들.
그들의 힘겨운 샤우팅이 그렇게 오로지 분노와 슬픔을 노래하는 게
어쩐지 우리가 싸우는 이 세상의 현실과 비슷해 보였어요.
20대가 안 보인다는 시대.
20대, 너희들에겐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독설에 그저 무력하게 수긍하는 시대.
386은 이제 더이상 30대가 아닌 채, 마흔을 훌쩍 넘긴 고단한 세대로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서서히 물러나는 세대가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기업의 중견관리자로 부하직원들에게 꼰대 노릇을 하며 살아가고,
로커는 아이돌에게 밀려 한밤의 예능프로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야 하구요.
주옥같은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제작자 차승재가
결국 영화적 재능과 신망을 거대한 자본에 팔아치우고 물러나면서
영화계의 386 세대는 이제 한계를 보여줍니다. 후배도 키우지 못했고, 영화산업도 망가뜨렸죠.
심지어 듣도 보도 못한 똥은 386을 척결하겠다고 망나니 춤을 추고 있으니....
안으로 쇠약해진 세대가 이제 밖에서 짓밟으니 뼈도 못 추리는 형국이에요.
참 드높았던 이상과 격렬한 꿈을 가졌던 세대라고 말해도 크게 무리는 없겠죠.
그저 물리적으로만 그 세대에 걸쳐있었기 때문에 좀 민망함은 있지만,
우리 세대가 공유했던 어떤 것은 지금까지, 그렇게 함께 더불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데모 안 하고 편하게 살았던 사람도 가슴 한편 뼈아픈 부채의식을 품고 살았습니다.
그 부채의식은 역사의 질문에 뒤늦은 대답이라도 하듯 노무현을 발견한 힘이 되어 주었어요.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내 대답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내 삶의 어떤 꿈을 투영하고 그의 꿈을 온전히 사랑했죠.
늦지 않았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다시 흔들립니다.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이제 우리의 꿈이나 열정을 공유할 후배들이 없다는 게 참 슬퍼요.
386은 그렇게 단절된 채 섬처럼 외로운 세대가 되어가는 걸까요.
심지어 386 스스로도 얼마나 변신이 다채로운지 이런 넋두리조차 무색하죠.
그래서 나온 말 아니겠어요.
386의 위선과 부도덕....이라고 말입니다.
무능력하고 경험도 없는데 천방지축 날뛰며 세상을 어지럽힌 세대,
이게 다른 방향에서 본 우리 세대의 평가겠죠.
하긴, 20대 기억을 떠올려보면, 최소한 우리는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는 교수님에게 항의는 했었어요.
총학은 80년대 어느 여름에 광주항쟁 비디오를 틀고야 말았구요.
뭔지 모르지만, 최소한 우리는 들이대고 뻐팅기고 개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에게, 이 세상에, 부조리한 삶에 말이죠.
우리의 20대가 가졌던 그 가치가 뿌리채 뽑히며 모욕을 당하는 기분입니다.
그건 어쩌면 이 사회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 반역의 기운이기도 한 것 같아요.
사회, 혹은 주류, 이를테면 어르신들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않는 젊은이,,,,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우리에게 노무현은 그런 청춘이었고, 그의 죽음은 지금 내가 목격하는 젊은이들의 죽음과 별로 다르지 않아요.
1. ..
'09.6.22 2:16 AM (121.150.xxx.202)원글님 글을 읽으니 가슴이 먹먹해지는군요.
http://realat.tistory.com/26?srchid=BR1http%3A%2F%2Frealat.tistory.com%2F26
읽어보시고, 우리 같이 힘내요.
가슴이 먹먹하지만...최선은 다해봐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용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개념찬 10대들이 있잖아요.
그들의 성장이 기대됩니다.2. 음
'09.6.22 2:17 AM (121.151.xxx.149)망해가는것은 한나라당이지요
늙어가는것은 추모현장에 나오지않은현장은 그사람들 몫이구요
제딸 제아들은 반한라당이네요
우리어머니세대인 지금을 이해할거라 생각하세요3. 아닙니다.
'09.6.22 2:20 AM (211.58.xxx.176)작년 촛불을 일으킨 여학생들 기억하시나요?
386들의 자녀입니다.
불의와 싸우고 이겨 민주화를 쟁취해낸 세대가 낳아 키운 아이들이
이명박 정권이 하는 짓들을 똑바로 보면서 자라고
해마다 유권자가 되어갑니다.4. 글
'09.6.22 2:22 AM (58.224.xxx.82)정말 잘 쓰시네요.
386의 자녀들이요. 그들의 자양분을 먹으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 서거는 세상을 밑바닥에서부터 바꿔놓고 있구요.
저는 그리 믿습니다.5. 내님
'09.6.22 2:23 AM (221.143.xxx.168)후배들이 없지 않아요. 예전에는 학교 중심의 조직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개인들이 움직인다는 차이일 뿐인데 그들도 연대의 방법을 찾고 있는 듯 합니다.
20대의 활동이 물론 미약하고 눈에 쉽게 띄지도 않지요. 하지만 예전의 운동조직이 청년들에게 의존했다면 지금은 훨씬 다양한 계층이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이또한 고무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방법으로 갖은 악법들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자발적인 강연프로그램도 생겼더라구요.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 간의 끈끈한 연대를 꿈꾸어봅니다. 내가 사랑한 그님은 돌아오지 못하시지만 내가 희망을 놓으면 이젠 정말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6. ...
'09.6.22 2:35 AM (124.170.xxx.248)6.25 세대가 우리가 80년대 싸울때 댁이 느낀대로 느끼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그때 우리의 역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 것은 단지 정치만 바꾸는지 않았나요. 지금 이 나라는 우리의 것만은 아님니다.7. 늙어가는 386
'09.6.22 2:36 AM (125.177.xxx.201)개념찬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죠.
악당들이 그렇게 있는 것처럼.
그들이 소수일 때 어떻게 희생되는지 봤기 때문에 더 가슴 아프기도 해요.
무심한 사람들의 애들은 앞으로도 무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텐데,
우리 애들은 치열한 대신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겠죠.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니까.
우리 애들한테는 사람사는 세상을 물려주자고 했었는데, 아직도 멀기만 하네요.
그저.. 외롭고 슬픈 보스로 늙어버린 신해철의 옆얼굴을 보고 좀 심하게 감상적이 됐어요.^^
우리의 얼굴인 듯 싶기도 하고.
분노가 끓어오를 땐 차라리 살아갈 힘이 있는데,
이렇게 공허할 땐, 마구 무너지네요.^^
다들 힘내세요. 힘냅시다....8. 03학번
'09.6.22 2:51 AM (90.217.xxx.40)저는 재수03학번입니다.
82에서 오랜시간 눈팅만하고 아직 이렇다할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뭔가 한말씀 드리고 싶어 로그인을 했네요.
학교를 졸업하고 또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윗분이 말씀하신것처럼 적어도 제 또래 친구들
무언가 하고 있습니다.
저도 사실 초기에는 10대 초반9. 아...
'09.6.22 3:00 AM (90.217.xxx.40)꼬릿말을 달고보니...이제 27살이면 완전 어린나이도 아니군요^^;아무튼
모두 함께 힘냈으면..하는 소망이네요10. 음..
'09.6.22 6:47 AM (123.247.xxx.84)오로지 10대 초반 여학생들 말고는,
시사정치뉴스를 아예 안보는 세대는 없습니다.
20대 라고 하면, 대학생이라고 하면, 어찌되었던 이리 저리 뉴스를 띄엄띄엄이라도 보지요. 그리고 관심있는 분야라면, 정보의 보고라고 하는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깊숙한 정보와 기사들을 읽어볼 수 있지요.
자신들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의 향연과 자유를 느끼면서, "독재" 운운하는 것이 말도 안돼는 모순이라는 것을 못 느낄 정도의 무식한 사람도 10대 초반 여학생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전교조 등의 시대착오적인 이야기가 통할 정도로 순진한 사람들도 철없는 소녀들밖에는 없습니다.
그 정신을 이을 후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진보내부에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낙오된, 폐기된 사상과 정책을 수구적으로 개혁하지 않고 버티는 선배들이 문제이지요.
아 속아넘어가는 바보들이 소수이지만, 또 있군요. 극소수 무식한 아줌마들....
신해철 류의 한물 간 딴따라야, 지가 그것 말고 뭘로 주목을 받겠어요 ?
먹고 살려고 그러는 것야, 시민단체 연관있는 앵벌이들이 온라인등을 돌면서 발악하는 것하고 같지요.11. ^^
'09.6.22 7:21 AM (125.137.xxx.182)짜~식, 10대 초반 여학생들이 너보다 낫다는 것은 인정하고 들어가는군.
모두들 힘냅시다.12. ^^
'09.6.22 7:28 AM (203.229.xxx.234)그 부분은,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돈에 눈이 어두워 영혼을 판 경우를 제외하고는, 386들이 키운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인문학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자기화 하였지요.
어쩌면 그들은
우리가 80년대를 치른 것 이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 나갈 것입니다.
보다 세련되고 광범위하게...
그리고 위에 음...123.247...
아침부터 애쓴다.
진짜 앵벌이가 누구보고 앵벌이라고 하냐?13. 아꼬
'09.6.22 7:36 AM (125.177.xxx.131)그래도 힘내야지요. 윗 댓글 단 분들이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전 어제 그 공연을 집에서 봤어요. 안치환의 피끓는 듯 음성이나 신해철의 눈물을 보면서 늘 현장에 부족한 20대를 원망과 함께 원글님과 같은 생각 많이 합니다.
어젠 너무 답답해서 단체경기에서 내가 몸부림을 하며 최선을 다하는데도 팀이 질 때 좌절감이 어떤식 축구든 야구선수들에게 물어봐야 겠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습니다.
늘 내가 믿는 신에게 오늘에 대해 물을 수 밖에 없는 좌절의 시간 참 아프고 괴롭지만 어쩜 지금의 이 환란의 댓가는 지금도 한가로운 개인사에 혼을 빼고 사는 예전 무임승차한 세대가 키웠을 20대 그네들이 더 혹독하게 치루겠죠.14. 음..
'09.6.22 7:38 AM (123.247.xxx.84)요즘 고등학생들도 논술 때문에 뉴스며 신문들 많이 보잖아요.
대학생들도 취업준비하려면, 기본적인 시사관련 뉴스를 많이 봐야 하고...
이런 청춘들에게 이제는 과거 386식의 감상적이고 유언비어 몇개 엮어 가지고 무조건적인 호소하던 방식은 끝났지요.. 막말하고 욕설하는 것이 정상적으로는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할말이 없고, 실패하고 무능한 자들의 배설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애들은 10대 여학생들 말고는 없겠지요...
딴따라들 쫓아다니느라 공부 안하는 10대초반 여학생들이 유일한 고객...15. 음.. 님
'09.6.22 7:53 AM (115.21.xxx.111)( 123.247.151.xxx)//
댓글 내용이 뭔가 핀트가 안 맞는다 해서 아이피를 보니 역시나였군요.
제 눈엔 당신들이 발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김없이 제시간에 출근이네요.^^16. 윈디시티와 피아
'09.6.22 7:53 AM (121.190.xxx.210)어제 공연에 나온 두 20대 그룹이 있었습니다.
우리 20대의 정의감이 기대만큼이 아니더라도 좌절하긴 아직 이르다고봅니다.
윈디시티와 피아....
(윈디시티는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20대 후반쯤인것같고
피아는 30대명과 20대말 두명포함;입니다 ㅎㅎㅎ)
우리의 심장을 데워준 20대도 있었다는 것만으로 다행...
조금은 개념찬 이들을 응원해 줄 여력이 아직 저에겐 있는것 같아요.17. 글쓴사람
'09.6.22 8:14 AM (125.177.xxx.201)아.... 음..씨../
음씨의 댓글을 보면서 새삼 내가 질식할 것 같은 이 압박감의 이유를 되새기게 되지.
감히 한가하게도 절망스럽다고 주절거리려다가도
음씨 같은 종류의 인간들을 보며 새롭게 다짐하곤 해.
우리는 인간적이고 좀더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네.
음씨류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거겠지.
퐈이야!!!18. phua
'09.6.22 8:30 AM (221.143.xxx.187)82회원님(스푼님) 따님이 올해 대학생이 되었거든요.
노짱님 추모식이 끝난 어느 비 오시는 날, 버스를 타고 대한문을 지나는데
분향소가 너무 썰렁해 보이더래요. 그래서 가던 길을 되 돌아 와서 노짱님께
국화를 드리고 왔다고 엄마에게 말하더 랍니다.
따님 나이가 20살...
원글님~~ 너무 낙담하지 않으셔도 되겠지요?
저도 안드로메다에서 윗쪽의 어떤 불쌍한 사람에게 축복의 말을 보냅니다.
"" 밥은 계속 먹고 사실 수 있기를.... ""19. ...
'09.6.22 9:04 AM (220.126.xxx.143)조정래님이 그러셨다고 합니다.30년마다 '기특한 세대'가 나온다고...
이미 40대가 되어버린 386을 닮은 세대는 아마 지금의 10대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그 가운데 세대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기특한 세대'의 출현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시대의 선택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20. 123.247.웃겨
'09.6.22 9:18 AM (115.21.xxx.111)한물간 신해철? 그럼 왜 언론에서는 그의 행보에 따라 난리를 치고
포털에서는 메인에 걸어 둘까요? 그리고 윤밴은 20대 팬들 많습니다.21. 월남치마
'09.6.22 10:42 AM (211.253.xxx.34)기특한 세대..........
저는 기대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지금의 현실을 간과할만큼 그리 무식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너무 자기중심적이라 편안함을 너무 쫓는면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그 아이들이......"기특한 세대"가 되리라 충분히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