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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정아버지

이해불가 조회수 : 1,308
작성일 : 2009-05-21 00:45:08
친구가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작년 여름에 그 친구의 친정어머니가
87세의 연세로 세상을 뜨시고
동갑으로 올해 88세가 되신 아버지가
40대인 친구의 막내동생 부부와 살고 계신데
아버지가 어머니 옷을 하나도 없애지 못하게 하셔서
옷정리를 아직 못했다 한다.
그리하신 분이...

친구가 며칠전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딸네집에 놀러오시라고 했더니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만..."
이렇게 운을 떼시더니
할머니 한사람을 짝 지워줬으면 하시더란다.

그 말을 듣는 내가 깜짝 놀라서
"진심으로? 농담으로?
아님 조금 정신이 오락가락하셔서?" 했더니

친구의 말이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지도 않고
농담도 아니고
도우미를 원하는 것도 아니더란다.
아내를 원하시더란다.

이웃 도시에 사는 딸네 집에
기차를 타고 오시는 정도의 건강이고
오시면 역으로 딸래미가 픽업하러 가고
많이 쇠약해지시긴 했지만
대화하시는 것도 멀쩡하시단다.
그래도...
그래도 연세가 88세이신데...

40대 며느리가 다 감당하기는 좀 그런
도란 도란 얘기나눌 말벗이랑
수발할 사람이 필요해서 아버지가 그러시겠지.
이 정도로 친구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친구는
"나이가 젊으나 늙으나 남자란 동물은 참~ "
그러면서 웃었다.

생전에 두분 사이도 괜찮았다고 한다.
옛말에 사이좋은 부부일수록
사별하면 빨리 재혼한다는 말도 들어보긴 했지만
여든여덟 연세에
어찌 그리 말씀하셨을까요?

IP : 58.224.xxx.22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1 1:17 AM (121.140.xxx.230)

    저는 늙으나 젊으나 사람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늙으면 늙은대로의 성생활이 필요하겠지요.
    우리가 노인들의 성을 너무 무시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나이가 50대에 들어섰으나
    마음은 22살 같은 낭만도 있고
    이런 기분과 생각들이 70세가 되면 변할까요?

    암만 88세이지만
    아직 그토록 건강하시다니
    아직 25살 청년의 때를 사시는 것 같아요.
    자녀분들이 흉칙하다 생각하지 마시고
    인정할 건 어느정도 인정하셔야 할 듯 합니다.

  • 2. ..
    '09.5.21 1:20 AM (116.39.xxx.218)

    친구 친정아버지가 이해되는데요
    여자는 혼자잘살아도 남자는 혼자살기 힘들어요.
    돌아가신분과의 관계보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클것같아요.
    열효자보다 악처가 낫다? 가물가물하네요... 이런 말도 있잖아요.
    세월이 흐르면서 저는 이해가 가더라구요..

  • 3. 호미맘
    '09.5.21 1:46 AM (66.188.xxx.6)

    저도 혼자되신 할아버지 계셨었고 나이도 70대셨지만 만약 새로운 할머니가 들어오셨다면 감정적으로 싫었을것 같아요..
    저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모시는 우리 어머니 입장에선 어떨까요?
    정말 건강하시던 할아버지...
    모두들 100세까지는 사시겠다던 할아버지..
    90도 못채우시고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럼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새할머니도 돌아가실때까지 또 모시고 그렇게 살아야하는건가요?
    우리 어머닌?
    얼마전에 어머니께서 그러셨습니다.
    20년동안 유별난 할아버지 모시면서 싫다,안된다 소리 한 번을 안하셨던 우리 어머니..
    할어버지께서 재가 얘기 하시니
    '밖에서 여자친구분 만나고 연애하시는 거 좋은거다 그치만 새로 장가 드시는건 다른 문제다'
    '제 입장으론 힘들다' 하시니 할아버지 '알았다'고 하셨답니다.
    제와 우리 어머니가 이기적인 거였을까요?
    60대도 아니고 여든 여덟이시면 정말 어떻게 되실지 아무도 모릅니다.(저도 할아버지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지 몰랐어요)

  • 4. ...
    '09.5.21 9:26 AM (211.49.xxx.110)

    솔직히 집이라도 한채 넘겨줄 재산이 있다면 모를까 그연세에 오실 할머니가
    없으실거예요....

  • 5.
    '09.5.21 9:44 AM (61.254.xxx.118)

    낼모래 쉰이지만, 맘은 스무살 어느 즈음예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여든 넘으셨다고 여든의 맘으로 사실거란 생각안합니다. 그런게 오히려 병이겠죠.
    그 어르신의 맘..이해할 수 있네요. 오히려 옆에 분들이 먼저 챙겨드리셨어야하는 부분 아닐까
    싶네요. 흉보지 마세요..님들도 그 연세쯤 되어야 이해할련지..그땐 늦는 것 아시죠?

  • 6. 원글
    '09.5.21 10:08 AM (58.224.xxx.227)

    늙어도 마음은 청춘 그대로라는 것 저도 알아요.
    저도 쉰을 넘었거든요.
    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죠.
    그렇지만......
    88세이시면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을
    누가 이야기를 따로 해주지 않아도 아시지 않을까요?
    그러면 내가 먼저 갔을때
    새로 들어온 사람과 가족과의 복잡한 관계라든가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물론 자식보단 처가 백배 낫다고 하지만
    나 좋자고 내 하고 싶은데로 하기보다는
    자식들을 향한 배려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요?
    재벌쯤 된다면야 좋다는 사람이 줄을 설 수도 있겠지만
    재벌이 뭐 그리 흔한 것도 아니고...

  • 7.
    '09.5.21 10:11 AM (211.52.xxx.254)

    위의 호미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무리 마음은 20대라고 해도 젊은 사람과 같이 행동하실 수 없는
    연세가 되신거죠. 그 연세에 재가로 새어머님을 맞이하셔 가족을 늘리시는 건
    자손들에게 면목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 원하시고 경제적 능력이 있으시면 말그대로 말동무하실 분을 구하시더라도
    재가하시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모든 노인(남자)들이 다 그런건 아니에요.
    저희 친정아버지는 어머니 돌아가시고 20년 동안 혼자 사셨습니다.

  • 8. 종이꽃
    '09.5.21 10:19 AM (121.177.xxx.50)

    제친구도 아버지가 65세정도 되셨는데 친구처럼 지내시는 분이 계셨는데 올케가 그여자분이 시엄니 노릇하는거 보기 싫다고 어찌나 우악스럽게 해서 결국 헤어지셨는데 울친구 넘 속상해합니다. 나이들수록 외로움이란거 정말 무섭습니다.불꺼진 방에 혼자 들어가기 싫으시고
    하루왠종일 말한마디 안하고 사시는것도 넘 안되어 보이네요

    여자들이랑 다릅니다.
    곁에 있어주실 분 있으시면 그냥 모른척하세요

    들어오실분도 아버님 연세도 아실거고
    돌아가시고 나면 어떻게 하실거란 생각을 하고 계실거니까..

  • 9. ......
    '09.5.21 2:07 PM (211.40.xxx.58)

    그게요
    남의 일 일때와 내일 일때가 극명하게 달라지는것 중의 하나가
    부모의 그것도 노년의 재혼문제인거 같아요.

    부모가 재산이 좀 있어서 새로 들어오시는분에게 남겨 줄게 있고
    그 분 수발을 새 엄마가 하는 경우는 많이 봤습니다.
    이때 자식들이 그 어른의 재산을 탐내지 않을만큼 재산이 있으면
    며느리들이나 아들들이나 오히려 반기죠

    그런데 자식들이 어른이 돌아가시면 재산을 받을 생각이면
    재가를 끝까지 반대 하데요
    아니면 새 어머님까지 며느리가 모셔야 하면 저라도 반대입니다.

    상황마다 다른거 같아요.
    본인의 몸을 자식에게 의탁하는 형편에서의 재혼은 욕심인것 같은데요

  • 10.
    '09.5.21 5:35 PM (221.146.xxx.111)

    나이 드실수록
    짝이 있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는 상속문제, 사후에 가족간에서의 위치등등이 문제가 되지만
    딱1 당사자만 보자면
    자식들과 아무리 가까운들
    동년배와 나눌 수 있는게 있지 않겠습니까?

    자식과 가족을 생각 안해서
    이기적이라면
    당사자의 입장보다 노년마저 자식과 가족 입장을 생각해달라는 것도
    이기적이지요
    원래 사람은 이기적이지요.....

  • 11. 아노
    '09.5.21 9:53 PM (116.37.xxx.75)

    88세시면... 자식도 노년인데... 본인이 능력이 있을 나이도 아니고... 정말 부담이지요.
    솔직히 하늘이 도와 좋은 분 만나지 않는 이상...
    거의 같은 수순을 밟던데요.

    자손들이 재혼을 반대하니 도우미 형식으로 동거 시작
    시간지나면서 돈 요구..
    더 시간 지나면서 서류상 부부로 요구...

    제 주변들 보면 처음 할머니를 들을때 자식들이 좀 심하다 싶게 야박한듯 싶고 아니면 돈 얼마 주고 시작할테니 그런 요구 말아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비슷하게들 흘러가더라구요. 할머니들 입장에서도 보낸 세월 무시 못하겠으면 그럴수도 있으려나 싶구요.
    뭐... 정말 심성 좋은 분이야 못쫓아 가겠지만요.. 그걸 처음엔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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