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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여아를 앞으로 이모에게 맡겨 키워야 해요, 걱정 되어서요
종일반하고 6시반에 집에 왔었어요
최근 외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 조선족 입주도우미 알아보는 도중
멀리 사는 이모가 키워 주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사실 제가 어미라지만 투병하면서 힘든 직장일 하느라
아이에게 아무것도 못해주는 상태라서
아이는 제가 퇴근해 있다 해도 궂은 심부름은 할아버지 불러요
직장 그만두면 다른 일 구하기도 힘들기에 힘들어도 계속 해야만 하구요
사실, 전 특히 아침에 제 혼자 몸도 운신이 힘들어서
출근할 때 화장하려고 얼굴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어깨니 허리니 너무 아플 정도이기에
아이 깨워 어린이집 맡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답니다.
게다가 직업이 몸과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이기에
간신히 일나가고 초주검되어 돌아오고 일 싸들고 오고 그렇답니다.
지난주 아이가 아파 새벽에 응급실 다녀오고 밤을 새우고 직장 갔다가
돌아온 순간 쓰러져 다음날까지 깨어나지 못하는 절 보고 외할아버지가 이모에게 구조요청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 정서에 나쁜 영향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된답니다.
아기때부터 이모가 키운 경우라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고
허수아비 같은 엄마라지만 잘때 곁에서 자 주긴 하기에요, 지금은 아빠랑 자고 있네요
육아전문가 상담하고 싶지만 어디에 해야 할지 모르겠구요
어제 밤 연락받고 월요일에 가는 상황이라서요
남이 키우는 것보다 나을거라고 가족은 아구동성으로 말하는데
싯점이 영 걸려서요
아이 이모가 고교까지도 데리고 있어주겠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9세까지만 키워주면 좋겠어요.
괜찮을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리겠어요
1. 참이슬
'09.4.11 11:55 PM (116.37.xxx.71)안돼죠~(맘이 급해 대뜸~)
남들은 어려서 키우다가도 데려올 나이입니다.
이모님이 근처로 오시는게 아니고 아이가 가는거라면 절대 안돼죠.
이제 알거 다 아는 아이를 멀리 보내다니요.
혼자 키우시는것도 아니고 아빠도 있다니... 어린이집 도우미 잘 조율해서 엄마가 키우시는게 좋겠습니다가 아니라 반드시 그리 하셔야지요.
저도 모르게 강한 어조가 되네요.. ㅎㅎ
참고로 저... 친정, 시댁 도움없이 맨땅에 헤딩하며 15년간 아이 둘 키우고 있는 직장맘이고..
몇년전 암수술 했습니다.2. 어떠한
'09.4.11 11:59 PM (125.186.xxx.26)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 그 무엇이 자녀보다 중요하겠어요.. 어린이집 종일반 보내서
데리고 왔다갔다하실 상황이 안되시는건지요.
어렸을때 돌 전에 아이도 아니고... 5살에 멀리 보내는건 정말 말리고 싶네요.. 제 주변에 멀리 자라서 좋은 기억 가지고 있는 아이는 별로 없어요. 3명정도있는데. 원글님께는 정말
칼같은 말이겠지만.. 버림받은느낌이 사춘기때 강하게 들었다고 하는걸 들은적이 있어요..3. 저도
'09.4.11 11:59 PM (220.75.xxx.146)저도 말리고 싶어요. 아이가 너무 불쌍해요.
윗분 말대로 도우미 도움 받으시고, 계속 엄마 곁에서 잠들게 해주세요.
아픈 엄마라도 옆에 있어주는게 아이에게 얼마나 행복한데요.
아프다지만 직장생활도 하시고 애아빠도 있으시다며 왜 멀리 보내시는지 저도 이해가 안가네요.
딱 2년만 참으시면 혼자 목욕도 하고 집앞에 오는 유치원 버스도 타고 가는 수준 됩니다.
제 아이는 남자 아이인데도 초등 1학년 되니 혼자 목욕도 하고, 학원버스 타고 알아서 학원가고 다 하더이다.4. ...
'09.4.12 12:05 AM (118.223.xxx.206)아들도 아니고 딸아이라 더 걱정됩니다.
얼마전 자게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나서요...5. .
'09.4.12 12:13 AM (220.85.xxx.247)아이는 어디에 맡겨서 보관하면 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정서가 있는 인간입니다..
입장바꿔 생각해보세요. 제발..
원글님이 그 입장이 되어보시면 어떤 감정 느끼실 거 같습니까.
누가 원글님더러 넌 이제 짐싸가지고 집을 떠나가야 한다고, 이제 엄마랑 잠 못잔다고, 아빠 얼굴 못본다고,
이세상에 태어나서 5년밖에 살지 않은 네가 나고 자란 집을 떠나서,
잘 모르는 친척집에 가서 살아야 한다고 다정~하게 얘기해준다면, 기분이 어떠실 거 같으세요?
굉장히 공포스러울 거 같지 않으신가요?
아이는 그거 백배로 느낄겁니다..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줄 모르는, 아직 어린 아이니까요.
옛말에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했습니다.. 아기가 아닌 아동이라서 다행이지 않나요.
차라리 도우미아줌마의 도움 받으시고 집에서 키우시는 쪽으로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이가 마음 아플 거 생각하면 너무 안타까워서 씁니다..6. 원글
'09.4.12 12:14 AM (58.140.xxx.98)바로 위의 점세개님
자게에서 읽으셨던 글이라니요? 어떤 건지요?
살기 힘들어 거의 못 들어오고 이렇게 급할 때만 들어오기에 잘 모른답니다.7. 원글
'09.4.12 12:18 AM (58.140.xxx.98)답 주신 거 읽으면서 눈물나 견딜수가 없습니다.
정말 돈 많은 사람 우습게 보며 내친 것도 후회되구요
그런 사람 오히려 속썩인다고 공무원 만나라고 하신 부모님도 원망스럽구요
직장 그만 두면 다른 아무일도 못할 것 같은 저의 무능함도 한스럽구요
사실 몸이 아파 10년 가까이 못 나가다가 작년에 간신히 다시 시작했고
너무너무 힘들어 견딜수가 없거든요8. ...
'09.4.12 12:22 AM (118.223.xxx.206)원글님 마음아프시겠지만 한번 읽어보세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56&sn=off&...9. 에구..
'09.4.12 12:24 AM (121.88.xxx.201)5살이면..제 딸과 똑같은 나이네요..
얼마나 힘드시면 남한테 맡길 생각을 하셨을까요..맘이 아프네요..ㅜㅜ10. ???
'09.4.12 12:30 AM (123.204.xxx.25)원글님께서 돈을 얼마나 많이 버시는지 모르겠지만,
몸도 안좋다는 분이
애를 멀리 보내면서까지 돈을 버셔야 하는지도 의문이네요.
얼마나 기막힌 사연이 있으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우선 순위가 뭔지도 생각해보세요.
전 읽으면서 애아빠없이 혼자 키우시나 했네요.
아무리 몸이 아파도 직장나갈 정도면 애하나 건사할 수는 있을거라 생각해요.
5살이면 떨어져 있던 애도 데려올 시기인데...
원글님께서 꼭 돈을 버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애아빠가 애를 키워도 되고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도저히 안되는 상황인데...
가족들은 또 이모네에 맡기는걸 찬성하는 거보니
쓰지 못한 기막힌 속사정도 있는듯 하고...11. 참이슬
'09.4.12 12:33 AM (116.37.xxx.71)저도 아팠던 사람으로..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내몸 힘들면 자식이고 남편이고 다 필요없다 싶었지요.
더구나 정말 어디 기댈곳 하나 없는 처지가 어찌나 서럽던지..
하지만요.. 기본은 무너지지 말아야죠.
저도 지방인 제 친정에서 작은 아이 데려갈까 하시는 것도 더 견뎌보겠다.. 버텼습니다.
친외조부모였는데도 내 새끼 떨어뜨리는게 싫었고... 나중에 커서 아이에게 할말 없는 어미가 되고싶진 않았어요.
무엇보다 힘들다고 새끼 떨어 뜨려놓고 정 안들까봐 스스로가 무서웠구요.
힘드신거 정말 백배 이해하지만... 다른 쪽으로 도움이 되는걸 변화시켜보세요.
도우미는 기본이고 예를 들면 회사 딱 옆으로 옮겨 출퇴근시 힘들지 않게 한다던지... 아이를 잘 단련시켜 손 덜가게 한다던지...12. .
'09.4.12 1:17 AM (121.137.xxx.239)사정을 자세히 안쓰셔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가 안갑니다.
첨엔 아이아빠가 안계시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그정도로 몸이 안좋으신데 일은 꼭 하셔야 하는 건가요?
바로 옆에서 이모가 봐주시는것도 아니고 이건... 정말 아이 입장에선 부모가 버렸다는것밖엔 안됩니다.
도우미 알아보세요.
몸상태가 그러하면 살림도 못하실텐데 일찍 출근할수 있는 가사도우미 알아보시고
아이 어린이집 보내주고 청소, 빨래, 저녁식사거리 만들어놓고 가시면 안될까요?
종일반 보내신다니 저녁시간엔 아빠가 씻기고 재우면 되겠네요.
힘드셔도 다 방법이 있을거에요.
가족이 함께 살아야죠. 거기다 5살이면... 아휴.. 제가 가슴이 아픕니다.13. 저는
'09.4.12 2:12 AM (114.206.xxx.31)중학교때 가족과 헤어져서 큰집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아버지의 전근으로 -당시 학교를 전학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입시가 있던 시절이라서요.
사촌오빠들이 대학생과 고등학생이었는데 무척 사랑해 주었어요.
절대로 만지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하교후에 공부 돌봐주고 들어 오면서
간식도 사다주고 큰엄마 큰아버지도 막내동생의 딸이 절 끔찍하게 귀여워 하셨구요.
그런데 전 매일 슬퍼했어요.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이는데 퍽 힘들더군요.
가족이 너무너무 보고파서요.
그 때의 외로움이 가끔 생각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엄마가 그리운 따님이 어떻게 지낼까 한 번쯤 생각 해보세요.
돈은 애들 커도 벌 수 있으니까 도우미를 쓰시면 어떨까요.
저도 이해가 안가요. 아빠도 계신데....14. 지추뎐
'09.4.12 4:24 AM (125.176.xxx.13)다들 원글님 너무 몰아붙이시는 거 아닌가 싶어요..
오죽했으면..하는 생각도 전 들거든요..
사람이 제일 견디기 힘든게 내 몸 아픈 거 아니던가요..
거기다 일까지 나가셔야 한다니..
저 같아도 아이 떠맡는 거..너무 벅찰 것 같아요.
이틀만 잠 못자고 일 해도 온 몸이 쑤시고 남편한테 짜증내기 바쁜
제가 그 정도 그릇밖에 안 된다면 안 되는 거겠지만..
저라면 저 상황 못 참을 것 같은데요..일에..투병에..아이까지..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 봅니다..15. 아무리
'09.4.12 7:27 AM (58.233.xxx.124)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아이는 부모 특히 엄마의 그늘에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시동생네 아이들을 부득이한 사정으로 5세, 7세... 두 아이를 데려다 2년정도 함께 생활...
그 과정에서 어른들이 아무리 잘 해 준다 해도 아이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어요.
큰엄마 큰아빠가 잘 때도 안고 자고... 정 붙이게 해 주려고 노력해도,
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아이가 우울증세까지 오드라구요...
남의 자식 키운다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다시 부모 품으로 돌려 보냈지만,
이미 상처가 난 아이의 마음은 치유가 힘들었어요.
엄마를 미워하는 감정이 사춘기를 힘들게 하고...
동서는 바둥거리는 애들 키우기 벅차서 힘들어하고...
멀리서 지켜보는 저도 힘들었고...
원글님!
어렵고 고달프더래도,
아이를 다른 집으로 보내는 건 좀 더 신중히...
좋은 도우미 구해 보세요.
요즘은 아이 유치원 등하교 까지 챙겨 주는 도우미들 많아요.
마음 아파 눈물 날라 그러네~16. 어려서
'09.4.12 7:34 AM (122.34.xxx.205)엄마랑 따로 떨어져서 자란 5학년 아짐의 경험
지금도 노을이 지면 아주 슬퍼져요
재밌게 놀다 해거름엔 다들 엄마가 불러서 하나씩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혼자 남아 우두커니 바라보던 시절이
지금도 떠 올라서 쓸쓸해져요
어찌되었건 아이는 엄마 그림자를 봐야된다17. 안되어요
'09.4.12 7:51 AM (115.140.xxx.164)그 대안은 안됩니다.
다른 대안을 찾으세요. 종일반 보내시고 저녁시간에 돌봐줄 분을 구하던지요.. 엄마가 늘 관찰 할 수 있어야 해요. 절대로 안돼어요,,,
지금 넘 중요한 시기인데... 발달은 참으로 오묘해요. 보내면 적응하고 지내긴 하지만... 아빠도 공무원이시면... 님도 건강도 안좋으시면 님을 위해서라도 아이 돌보든게 어떠실지... 힘들게 권유해 보내요.. 님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시겠지만18. 윗글 쓴 사람인데요
'09.4.12 7:55 AM (115.140.xxx.164)육아전문가그룹에는 속한다 할 수 있네요... 님. 다른 대안을 찾으세요... 형편에 되시면 입주하시는 분 구하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아이를 엄마가 매일 데리고 자는 게 중요해요. 옷은 못입혀줘도 볼 수 있고. 관찰 할 수 있고 아이랑 이야기할 수 있고.. 데리고 계시는 게 나아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다니던 어린이집도 있겠다... 아침에 와서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저녁에 돌봐주실 수 있는 분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19. 저
'09.4.12 12:29 PM (125.176.xxx.138)동네에 아기때부터 키워주신분이 지금도 돌봐주시는 집이 있어요. 벌써 애가 10살인데도 지금도 여기서 키워요. 일주일에 한두번 자기부모랑 자고, 시간보내구... 여기서 물론 자식처럼 키우지만 사실 제가봐도 그렇고 이웃에서도 말이 만아요. 아무리 맞벌이고 엄마가 야간,주간 없이 근무하는 직업이라지만 아빠는 있는데 밤늦게라도 데리고 가던가, 아니면 같은 아파트에서 위아래 살면서 보던가 그래야지 일주일에 한두번 왔다갔다.....
본인들은 그나마 최선이라서 10년을 그렇게 살았겠지만 제가 아이를 봐도 아이는 남보다 등치도 크고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좀 그래요. 애착 형성이안됬다고 할까? 지금도 아이는 부모를 자기가 필요한걸 요구하는 상대로 보는듯해요. 엄마는 미안하니까 물질적으로 보상하구...
돌보고 키우지 못해도 밤에라도 데리고 자는게 중요해요.
그리고 저도 어릴때 친척집 많이 다녔어요. 엄마가 같이 있기도 하고, 외할머니집에 혼자 지내기도 했지만... 삼십이 넘은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그리고 운동회때 한번 못온 엄마... 지금도 기억하구요, 이모가 도시락 싸주셨는데운동회날 김밥 안싸고 콩나물 무침에 밥싸준거 지금도 기억해요. 친구들 앞에서 끌려보지도 못하고 못먹는 그날 도시락....
죽고 사는일 아니면 아이 다른집에 맡기지 마세요. 아무리 정성껏 키워줘도 부모의 품은 아닙니다.더구나 5살 아이를.... 다른데서 키우던 아이도 데리고 와야할 시기입니다.20. 거위의 꿈
'09.4.12 1:48 PM (118.222.xxx.169)원글님의 사정이 남같지 않아서 울음이 납니다.
저도 제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서는 회사를 좀 쉬라고 계속 얘기하고... 형편상으로는 도와 주실 분이 아무도 없는지라 저희 애를 임신했을때부터 지금까지 저랑 저희 신랑 둘이 눈물로, 웃음으로 기로 악으로 키우고 있어요.
다행히 신랑이 아주 가정적이고 아이의 육아에 적극 100% 참여해 주고 있어서 제가 퇴근만 해서 집에와 쓰러지는 순간부터 아이 뒷바라지를 다 해주죠.
작년까지만 해도 자존심만은 펄펄 살아 있는지라 그 몸을 이끌고도 밥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엄마 노릇, 부인노릇 하겠다고참 악을 썼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몸만 더 상했을 뿐 그렇지 않아도 빈정대던 시댁과는 아예 인연을 끊어 버렸고 하다못해 친정까지 더 이상 연락 드리기 어려운 현실이 되버렸어요.
신랑이 제 마음 다 이해해 주고 옆에서 격려해 주기 때문에 아직 살고 싶은 마음이 사그러 들지 않았다고 할 만큼... 아직 더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집이 대출금이 많아서 못값을까봐 두려운 것 보다 회사에서 본인에 한해 치교비가 나오고 있다는게 더 위안이 되기에 힘들어도... 때론 회사에서 쓰러져서 119가 급 출동해도 아직 절 짜르지 않고 있는 회사에 감사할 뿐이라고 해야 하나요...
많은 분들을 그렇게 얘기합니다. 몸이 먼저라면서 회사를 그만 두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회사를 그만 두더라고 한달에 감당해야 할 병원비랑 약값만 50만원 정도이고 제 병이 낳는 병이 아니니... 쉰다고 좋아질리는 없으니까요.
가끔 새벽에 오한이 날 정도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잠에서 깰때 이렇게 죽는게 아닌가 싶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혼자 엉엉 많이 웁니다. 그리곤 저도 모르는 새에 통장이며 보험 증권이며를 뒤져서 변경된 내용은 없는지 정리하곤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소름이 오싹 끼치지만 고칠 수 없는 병이라면 제가 사랑하는 식구들에게 제 병으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라도 주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입니다. 죽는날 까지 악착같이 회사 나가서 병원비, 악비의 혜택이라도 받을 거구요, 월급 받은거 열심히 모아서 제가 혹시나 잘못되더라도 제 아이가 엄마도 없는데 돈도 없어서 구박받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무 아파서, 너무 힘들어서 아이를 친정에 보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저는 제 눈이 떠져 있는 한은 제가 돌보고 싶습니다.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라도 눈만 뜰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라고, 또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아침에 나갈때, 집에 들어올때 웃는 얼굴로 맞아주고 싶습니다.
제 막역한 친구는 제 사정 다알기에... 그러면서도 안타까워서 소설 좀 그만 쓰라고 하더군요. 살아야지 무슨 죽고난 뒤에 남겨줄 얘기냐구요... 그런데도 제 맘이 그러네요.회사를 그만두고 누워 있어도 정해진 인생... 회가를 다니면서 조금 더 힘들어더 정해진 삶... 그렇다면 돈이라도 남놔야지... 내 사께한테 남겨줘야지... 생각이 듭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제가 50살 까지만 살 수 있는 약이 생긴다고 해도... 그게 아니라 해도 전 그날까지는 매일 제 손으로 제아이 얼굴 어루만져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원글님도 아직까지는 도와 주실 남편이 있고 또 너무 급할때는 아버지라도 계시니 저보다는 더 부자세요. 제가 감히 원글님께 말씀드리자면 아이가 더 불행한 일을 겪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는 부모와 있을때 가장 안전하다고 느낀답니다.
그리고 원글님도 저도... 힘내기로 해요. 우린 엄마잖아요. 힘내서 병과 싸우면서도 웃을 수 있게 해요. 힘내세요.21. 원글
'09.4.12 6:06 PM (58.140.xxx.233)거위의 꿈님의 현실이 바로 제 현실입니다. 어쩜 그리 똑같은지...
아.. 다른 점 있네요
남편은 분명 있는데 도와줄 남편이 없다는거...
내 병이 무언지 관심도 없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러한... 알았다 해도 이내 잊어버리는...
내 직업 보고 결혼한 사람
산후풍으로 못나가니 위장병으로 잘 먹지도 못하는 내가 물먹는 것도 아까와 하던 사람...
특이체질로 알러지로 희한한 질병 다 앓고 저녁시간에 물도 간식도 못먹던 사람
내 건강을 담보로 한 10년은 그를 정상인으로 만들었고
그덕에 이제는 지 먹을 것만 찾고 앉아 있습니다.
맘님들의 조언으로 아이는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진정으로,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통곡하고 싶습니다.22. 거위의 꿈
'09.4.12 7:12 PM (118.222.xxx.169)원글님... 도움이 되주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에 가실때 남편분하고 같이 가셔서 선생님께 지금 상태에 대해 말해달라고 해보세요.
저희 남편은 원래 절 잘 돌봐주는 사람이긴 했지만 병원가는 시간이 잘 안맞아서 저 혼자 두려운 소리 듣고 오곤 했어요. 남편이 증상을 물어보면 좋게 좋게 설명하구요. 그런데 좋게만 말을 해서 그런가 삐딱한 시댁의 전화가 올때는 신랑이 덤덤하게 조금 아픈것 처럼 얘길하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저희 시어머니 절 아주 못된년으로 만드시면서 뭐라 시는데 제가 참다 참다 폭발해서 막 대꾸하면 울며 불며 얘기하면 저희 신랑은 부모편을 들지는 않지만 저보고 이해하라는 식이었어요.
너무 서러워서 어느날 일부러 신랑을 데리고 병원에 갔어요. 담당주치의께서 그렇지 않아도 기다렿다는 듯이 와이프 죽일거냐시면서 상태가 어쩌구 저쩌구... 아주 길게 혼내시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소리까지 하시니... 저희 신랑도 정신이 번쩍들었는지 바로 태도 바뀌었어요.
제가 밥도 못차리고 아프다는 소리만 해대도 아이 앞에서 웃으며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웃을 힘이 있는걸 보니 별 탈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었는지, 거기다 아프다면서 출근은 하고 있으니 .... 집에 돌아와서 미안하다고... 제가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울먹이면서 얘기하더라구요.
신랑한테 제 아픈 얘기를 너무 적나라하게 듣게 한거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지만(긴 병에 효자 없다고 너무 아픈티를 오래 내면 신랑도 지겨워 할 것 같아서요) 그게 현실이니 어쩌겠어요.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죠. 원글님도 그래보세요. 그래도 부부인데... 도와 주시게 만드세요. 꼭 아이가 엄마곁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남편과 길게 상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