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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공화국

유리성 조회수 : 133
작성일 : 2009-03-02 13:20:53
전여옥이라는 국회의원이 칠순 노인에게 폭행당하여 병원에 입원 하였고 할머니는 구속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맞고 얼마나 다쳤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민의의 대표자를 폭행한 것은 정치테러요 명백한 불법이라고 언론이 낙인을 찍었습니다.

우리 국회는 열기만 하면 난장판이 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너무 극단적인 이념이 극단적인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경제위기와 남북긴장으로 국민들의 삶은 어느 때 보다 불안하고 힘겨운데 국회는 연일 저모양입니다. 하기야 되돌아 보면 대한민국 국회가 어느 한순간 국민들 보기에 좋았던 기억은 별로 없었던 것 같으니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안타깝고 자괴감이 드는 것은 나만의 감상이 아닐 것입니다.

마치 구한말의 유생들이 시대성을 상실한 성리학의 관성과 물려받은 이해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망국 놀음과 흡사한 정치판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까지가 우리 민족의 한계인가 싶은 좌절감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국민이 아주 합법적으로 선출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법을 만들기 위해 소란스러워야 할까?

그것은 합법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좋든 나쁘든 명문화된 법만 있으면 된다는 발상이 그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막무가내로 힘을 휘두르는 시대는 아니라고 그들도 알고 있는 듯합니다. 말끝마다 법치를 내세우고 불법을 엄단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맘에 맞는 법을 합법의 이름으로 만드는 것은 모든 이해의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어떤 것이든 이익이 된다면 이를 보장 할 법이 필요합니다. 물론 개혁 입법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알고 보면 모든 법은 배타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 집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이익을 주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이 그 법 앞에 평등하다고는 믿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헌법과 충돌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입법의 조건입니다. 권력자들은 입만 열면 법대로 즉 법이 지배하는 민주주의를 외칩니다.

예수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십계명은 물론이고 안식일에 어떤 행동이 일이고 어떤 행동이 일이 아닌가를 따지는 것만도 수를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세금을 걷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고 교묘했습니다. 그들은 이를 율법이라 했습니다. 당시의 지배자들은 로마와 제사장과 장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온갖 법을 치밀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실 서민들은 살아가면서 이법을 모두 지키기란 불가능 했습니다. 부당함을 조금이라도 제기하면 그는 가차 없는 처벌을 받습니다.

그때에 예수는 율법의 비인간성을 보았습니다. 아니 율법 자체의 비인간성 보다는 율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세상사의 비인간성을 보았습니다.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 하지 말라. 그 시대의 헌법인 십계명입니다. 이것을 나쁘다고 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안식일을 지키는 법은 수백가지 제약이 있고 이를 위반하면 속죄제를 드리는 벌금을 내야하고 같은 사람을 죽여도 어느 것은 살인죄가 되고 어느 것은 정당한 집행이 되며 간음도 도적질도 합법적인게 있고 불법적인게 있었습니다. 근엄한 바리새인들은 허둥대며 사는 서민들의 법을 어기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두 눈을 내리깔고 바삐 눈알을 굴리며 율법의 이름으로 고소하고 고발하고 단죄하며 당시의 서민들을 지배하였습니다. 서민들도 자기들끼리도 아귀다툼을 하며 물고 뜯고 단죄하기에 바빴습니다.

이 율법의 시대에 예수는 율법의 허구성과 이중성을 보았습니다. 사랑 없는 세상에 대한 고발을 했습니다. 뭐든지 법대로 하려는 지배자들에게 그 지배자 밑에서 아귀다툼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사랑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람의 본성은 사랑이다. 하나님이 사랑이다. 율법은 그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율법을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도 서로 나누면 5천명이 배부를 수 있지만 5천개의 떡도 나누지 않으면 그것은 지옥이다. 그것이 곧 사랑의 기적이다. 뭐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말에 감동 했습니다.

나에게 법만 달라 그러면 통치하리라 이런 마음가짐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그 결국은 망국이요 망신일 뿐입니다. 법은 치밀할수록 도둑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사회의 분위기는 정말 사랑이 없습니다. 오직 법만 존재하고 법대로만 강조 되고 있습니다. 추기경을 추모하는 인파속에서도 회칠한 무덤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합법성만을 얻으면 그대부터는 자신들의 이익이 보장 된다는 확신이 너무도 강해 이 모든 일이 일어납니다.

한탄강댐 추진 과정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댐 고시만 얻어내면 된다는 그 잘못된 욕망이 엄청난 도덕적 해이와 혈세 탕진을 가져 왔고 결국엔 이 나라 경제와 사회분위기가 이렇게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어디 한탄강댐 뿐이겠습니까?

지금 사람들은 침묵하며 좌절하고 있습니다. 이 법대로의 사회가 어디까지 가는지 두고 보자 이런 심정으로 침묵하고 비굴한 인내를 하고 있습니다. 검으로 흥한 자 검으로 망한다고 예수는 그의 제자 베드로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법으로 흥 한자 반드시 법으로 망한다는 사실도 이와 한 치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법은 결코 만능이 아닙니다. 가깝게는 유신과 5공 시절 법조인들이 얼마나 개망신을 당하며 살았습니까? 물론 모든 법조인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지만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이 항상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로는 충분할 것입니다. 법을 너무 좋아하는 현 정권은 오로지 입법에만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습니다. 그 끝에 어떤 달콤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는지 참 집요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 법을 개혁 입법이라고도 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입법이라고도 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알고도 하고 심지어 나라를 바로세우는 입법이라고도 합니다

지금 이 나라의 많은 양심들이 竹林속으로 숨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행동도 위법이 되고 그 어떤 말도 위법이 되며 하지 않은 행동도 말도 위법이 되고 할머니도 아이들도 범법자가 되면 세상은 희망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극우세력들은 방송을 장악하면 장기집권을 할 것이라 ALE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바램일 뿐입니다. 땡전 뉴스에 백골단으로 무장한 전두환의 말로를 벌써 잊지는 않았을텐데 무엇이 그들을 그리도 급하게 하는지 탐욕에 눈이 어두워지면 다 그런가 봅니다.

법을 얻기 이전에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결국 그 법은 자신을 옭아매는 그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실 지금의 공영방송법의 근간은 전두환 시절 방송통폐합을 통한 관제방송을 만들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법이 치밀하지 못해 망한 정권은 없습니다. 그리고 백성의 마음을 얻고 망한 정권도 없습니다.

할머니에게 법대로를 외치며 단죄하는 이 시대를 어떻게 해야하겠습니까?

2009년 3월 2일
경기북도 한탄강가에서 이철우(전 국회의원)


IP : 119.194.xxx.17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이여
    '09.3.2 1:29 PM (210.111.xxx.130)

    기억합니다. 님을.....
    색깔론으로 희생된 분이라는 사실을....
    현 시국...답답합니다.
    원인을 제공하고서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뒷통수치는 기삿거리들과 말 말 말들....
    도대체가 말이 되는 원인제공을 해야 함에도 그에 맞서는 반대자들을 가리켜 적반하장이나 일삼는 무리들....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아메바적 단세포판단력의 소유자들...이게 한국사회의 현실인 것을...

  • 2. 맨날
    '09.3.2 2:19 PM (122.35.xxx.157)

    국회는 싸움질만 하고 난장판이다 라는 말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왜 싸우는지를 봐야죠. 인간이 아닌 야수가 정치를 하기 때문이죠.
    돈나라당 이라는 야수들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죠 그래야만 국회에서 대화가 될겁니다.
    이게 모두 친일청산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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