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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일 교회에 가는 스님
거단 스님의 발걸음을 교회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장애인들이다. 거단 스님은 오랫동안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들과 수화를 배워왔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에 다니고 싶지만 설교를 들을 수 없어서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교회를 찾은 것이다.
▲ 울산 자비암의 거단 스님. (화면 캡쳐)
서현교회는 주일 예배 때마다 두 명이 함께 설교한다. 강대상에선 목사가 설교하고, 예배당 한쪽 구석에선 스님이 이를 통역한다. 설교를 놓치지 않고 전하기 위해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가며 손을 휘젓는 거단 스님의 표정이 여느 부흥 강사 못지않게 진지하다. 찬양 시간에는 찬양까지 흥겹게 따라 불러가며 통역하는 모습은 성가대 지휘자를 연상케 할 만큼 크고 힘차다. 지난 3년간 매주일 출석하며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 통역을 해온 거단 스님은 설교를 더 잘 통역하기 위해서 틈틈이 성경 공부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이야 스님도, 교인들도 웬만큼 적응이 됐지만, 처음엔 낯선 광경에 어색해하는 교인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황당해하는 분들도 있었죠. 서로 돌아보면서 인사를 하는데,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몇 번이고 다시 쳐다보더라고요. 제가 승복을 입고 교회 나오는 게 불편했던지, 승복을 벗으면 양복을 사준다는 분도 계셨고요. 마음은 고맙죠. (웃음) 지금은 서로에게 신뢰가 쌓여서 편해요. 서현교회는 다른 교회보다 성령이 충만한 교회인지 성도님들이 성숙해요. (웃음)"
▲ 찬양을 따라부르며 수화로 통역하는 거단 스님. (화면 캡쳐)
일부 교인들의 민감한 반응에 거단 스님도 처음에는 감정이 상하기도 했지만, "'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니 자신을 외면하는 사람들도 포용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단 스님이 교회 생활 적응하는 데는 서현교회 이주선 장로의 역할도 컸다. 거단 스님이 식사 당번이나 설거지 당번을 하도록 해서 교인들과 자주 어울리게 만들었다. 이 장로는 "거단 스님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처음 2년간 주일 예배를 한 번도 안 빠졌다. 장로인 내가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예배가 끝난 뒤에도 교회에 남아서 교인들에게 밥을 퍼주며 식사 당번으로 봉사하는 거단 스님은 청각장애인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남아서 배웅했다. 또 교회 주변을 청소하고 교회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나서야 사찰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단 스님의 사연이 방영되자 기독교인으로 생각되는 일부 네티즌들은 "이왕이면 스님보다는 기독교인이 수화 통역을 좋았겠다"는 의견을 교회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지만, 장애 이웃을 위해 종교 간의 벽을 뛰어넘은 거단 스님의 헌신에 대한 찬사가 주를 이뤘다. MBC 홈페이지를 비롯해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종교의 벽을 넘어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시는 스님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거단 스님뿐 아니라 서현교회를 향한 칭찬도 있었다. '유월향'이라는 네티즌은 "스님도 목사님도 '참' 종교인"이라고 칭찬했다.
울산 서현교회 이성택 목사는 방송에서 "스님이 교회에 오셔서 수화 봉사하시는 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썩 개운치 않은 모양이다.
"솔직히 좀 꺼려지는 마음이 있다. 목사가 전하는 메시지를 스님이 전한다는 것이. 영성이 같지 않기 때문에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님이 개종을 하고 주의 일하는 것은 괜찮은데…. 스님이 복음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이 목사는 "농아인들도 말씀을 들어야 하니까 교회가 손해 볼 건 없다"며, "거단 스님이 다른 분들에게 전도도 하곤 한다는데, 스님이 개종을 하면 전도자로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개종을 강요하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냐는 질문에 거단 스님은 "그게 기분 나빴으면 교회에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오직 남을 위해서 봉사할 뿐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한들."
1. 얼마전
'09.1.7 11:34 PM (121.140.xxx.90)tv에서 봤어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목사님 말씀을 수아로 보여주는?
정말 대단하다 싶습니다.2. 평안과 평화
'09.1.7 11:45 PM (211.109.xxx.18)나무관세음보살,
성불하시길.3. 아
'09.1.7 11:58 PM (58.146.xxx.7)정말 대단하신 스님이시네요
쉬운일이 아니었을텐데..
그런데 목사는..
".. 스님이 개종을 하고 주의 일하는 것은 괜찮은데…. 스님이 복음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쯔.. 그냥 마음에만 담아놓지.. ㅡㅡ;;4. 그러니...
'09.1.8 12:01 AM (116.36.xxx.172)목사보다 스님이 한수위지요...
5. 늘 그래요
'09.1.8 12:26 AM (220.117.xxx.104)불교는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있는데,
기독교만 혼자서..6. 내종교만 최고인가
'09.1.8 2:31 AM (41.236.xxx.19)어째 개신교의 용어들은 이렇게 턱턱 걸리는지..
영성, 주의 일, 섬김, 찬양, 복음, 성령, 은혜..
대단한 수사여구를 쓰면서 퍼붓는
그 모든 축복은 오.직. 기독교인에게만! 인가요?
일상이나 공공인터뷰시 이런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이
왠지 이중적으로 느껴지는건 오직 나뿐일지..
글의 목사님도 말씀 꽤나 까끌하게 하시네요.
"농아인들도 말씀을 들어야 하니까 교회가 손해 볼 건 없다" 라니..
본인의 '복음'을 스님 당신의 종교관과 상관없이 전달해주고 계시는데
그저 고맙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7. 저도
'09.1.8 8:01 AM (211.179.xxx.107)그거 봤었는데..교회가 쬐만한 것도 아니던데, 수화 통역할 사람 하나 없단 것도 참...그렇더군요. 2년넘게 할동안 그 교회와 신도들은 그냥 보고 있었단 것도 그렇고..거기에 기분 나빴다는 것도 웃기고..개신교의 폐쇄성과 편협한 단면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정말 울 부모님이 개신교 신자가 아니시고 저를 모태신앙자가 안되게 해주셔서 감사하단 생각이 요즘은 들어요.
어려서부터 일욜마다 잠자는 저를 깨우러 오는 친구도 있었는데 굳건히 신자가 안된 것은 어려서부터도 웬지 개신교라는게 저랑 안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일욜마다 데리러오는 친구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다른 면에선, 그런 어린 아이가 전도를 열심히 하게 하는 개신교란 종교의 집요함도 징그럽다는 생각이드네요.8. **
'09.1.8 9:12 AM (202.136.xxx.19)정말 훌륭하십니다.
목사님들도 깨우치는 바가 있었으면....
쩝!9. 저도
'09.1.8 9:32 AM (59.10.xxx.219)방송 봤어요.. 스님 너무 멋지시다 생각했네요..
목사들도 좀 배우시길...10. 저도
'09.1.8 10:48 AM (59.5.xxx.179)봤어요..너무 어의없는건 그거 였지요...그 긴 기간동안 그 큰 교회에서 수화를 배운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청년회는 뭐하나요??대체??망신인거 모르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