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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에 빠진 아들땜에
올 10월부터 판타지에 빠져들어서 기말고사 시험기간에도 판타지 읽느라 잠을 안자서 기말고사 다 엉망으로 봤구요. 워낙도 공부 못하는 놈인데 요번 성적표는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판타지 못보게 방 불 끄면 작은 손전등으로 보고 손전등 뺏어버리니 핸드폰 불빛으로 보구 그럽니다.
학원간다 하고 나가서 공원이나 쇼핑센터가서 의자에 앉아서 책보고 오구요.
그래서 도서 대여점가서 회원탈퇴하고 책빌려주지 말라 했는데 이젠 친구걸로 빌립니다.
정말 오늘은 암담하네요.
어찌해야할지.
제가 직장맘이라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서 내내 기다렸는데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더군요.
학원도 하루종일 안가고 (특강비까지 냈는데 학원비도 아깝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판타지 읽은 모양이더군요.
오늘 새벽에 자는놈 깨워서 혼냈더니 집나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가라 했더니 옷을 주섬주섬 입더군요.
내가 사준옷이니 바지도 입지말고 점퍼도 입지말고 운동화,양말도 신지말고 나가라 했더니 정말 나가더군요.
2분도 안되서 다시 들어오더니 절 째려보더군요.
째려보기만 하고 물어보는 말엔 대답도 안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학원가지도 말고 집 나갈거면 아무것도 들고 나가지 말라 했습니다.
등짝도 몇 번 때렸구요.
이놈의 판타지 소설을 싹 쓸어없애버릴수도 없고.. 정말 어째야할까요.
제가 회사 그만두고 집에 있는다고 애가 달라질까요.
너무 고민이 많습니다.
1. 음...
'09.1.7 10:02 AM (123.213.xxx.156)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판타지 소설에 빠졌다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요.
일단 그걸 알아내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2. 어..
'09.1.7 10:05 AM (220.71.xxx.193)예전에 제가 가르치던 남학생도 딱 중 2때 그랬었는데요,
살던 동네 대여점에 부탁해서 책 빌려주지 말랬더니 다른 동네까지 가서 빌려오고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막았더니 저녁에 학원 간다고 나가서 가로등 불빛에 비춰가며 읽을 정도..
정신과 상담을 받아봐야지 않겠냐는 주변 조언까지 들을 정도 였는데,
그 방학에 다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아주 마음껏 읽고 싶은 만큼 읽어봐라 하고 돗자리 깔아주니
한달인가.. 정말 미친듯이 탐독하다가 애가 저절로 멈추게 되더라구요.
이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으니 참고 하세요.3. ..
'09.1.7 10:13 AM (121.152.xxx.163)저도 사춘기 아들에 대해 후배들과 고민상담을 했는데요.. 남자의 심리를 몰라서리..
다들 절대 그때는 억누르면 더 튄다.. 믿어주고 대화해주고 살살 달래라고 하더군요.
살살 달래서 얘기해보고 미래와 인생에 대해서 약간 조언해주고. 윗님처럼 멍석한번 깔아주세요.
초기에는 어떤 짓을 해도 안잡힌데요. 근데 실컷하고 나면 스스로 돌아갈때가 되지 않았나..하고 생각한다네요.
울남편도 고딩때 당구에 빠져 백일동안 책한자 안보고 그랬는데 슬슬 돌아가야지 하고 생각할때
도시락싸던 엄마가 우시는걸 봤답니다. 울시어머니죠. 울엄니 암말도 안하고 도시락 주면서 니를 믿는다. 니가 알아서 잘 해라..이렇게만 말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래요.
그길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대학갔어요.
살살 잘 달래보세요.4. 개인적으로
'09.1.7 10:33 AM (211.117.xxx.132)전 제가 그 시절 만화책과 하이틴 로맨스에 빠져있기에 이해가 가요.. 저는 다행히 성적이 넘 좋아서 (전체 석차 3등내에 늘..) 부모님도 대충 아시면서 눈에 뜨지 않을 정도만 하는 정도로 했지요.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느 한 시점에는 정말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하게 내버려두는 것도 한 방법인것 같아요. 그래서 끝을 보면 그 다음에는 어느정도 control이 된다고 할까요.. 한달이던 3달(좀 길어보이지만)이던 무제한으로 하게 두고, 그 다음에 어느 정도 통제된 상황내에서 하게 타협을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자면 일주일에 하루는 무제한으로 하게 풀어준달까..
그런데, 늘 풀어주는 것은 안 좋아요.. 제 남동생의 경우에는 대학가서 스타에 미쳤는데, 가족들이 사정을 잘 몰랐지요.. (대학생들이 나가서 뭐하는지 가족들이 잘 모르고 성적 받기도 쉬우니까..) 결국은 대학 4년을 어영부영 보내고,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놈 하나 생겨서 거의 30가까이 되는데, 부모님 용돈 받으면서 기식하고 있어요.. 공무원 시험 공부한다고 하면서, 아직도 오락하고.. 부모님도 거의 포기 상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어느 시점동안 '무제한의 자유'를 허락해서 끝을 보게 한 다음 (아무리 좋은 것도 나중에는 지치거던요), 어느정도 통제되게 취미생활로 즐기게 하는 것입니다.. (끝을 보았기에 제한적으로 즐기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본인도 인정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을 살펴보셔요. 주위에 이런 것을 너무 즐기는 친구가 있으면 끊기가 힘드니까, 친구들 잘 살펴보고요. 같이 놀 친구들이 없으면 판타지던, 만화던 오락이던... 곧 재미가 없어집니다.. 꺼꾸로 몇명이 잘 어울리는 넘들이 같은 취미면 정말 끊기가 힘들어요.. (저는 혼자서 취미를 즐겼고, 제 남 동생은 몇명이 어울려서 대학 4년을 낭비했지요..)5. 그럴까?
'09.1.7 10:37 AM (121.169.xxx.128)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더욱더 큰 부작용과 반발이 예상되네요. 특히 중2라면 가장 무서운(?) 사춘기.. 이번 방학을 다 줘 보세요. 과감하게... 판타지 소설을 더 빌려주면서 푹 빠지게, 질리게 해보시길.. 방학에 공부 좀 시켜보려고 해봤자 몇 자나 하겠어요? 소탐대실이지. 길게 보고 시간 주세요. 팬터지나 무협이나 언젠가는 질려요. 거의 동어반복이잖아요..
6. 아랫집
'09.1.7 10:44 AM (121.167.xxx.149)남학생이 그러더라구요.. 중학교 2학년...똑같았었어요. 동네에서 보니 운동화끈이 풀린채 핸드폰을 보면서 실실웃고 지나가길래 뭐에 홀려서 저러나 했더니.. 그엄마왈 판타지라고 하더라구요. 초등땐 책도 꽤 읽었다고 하던데 중학교 가면서는 사실 어떤책을 읽나 신경안쓰쟎아요. 공부에만 신경써주고...그러다가 무협지, 판타지에 빠졌다고 하네요.. 한 1년쯤 시끌시끌했는데 지금은(고1) 조용해요.
함께 서점에 가서 그나이또래에 볼만한 책도 골라보고 하세요.7. key784
'09.1.7 11:00 AM (211.217.xxx.250)저두.. 원래 책자체를 좋아하다가 중학교때 만난 친구가 권해서 읽은 한권의 책때문에..;;
로맨스부터 판타지 까지 두루두루 미쳐서 읽었던 적이 있는데요.
제생각도 원없이 읽게 하는게 해결책이에요.
부모님이 제가 빌려온책 갖다버리고 찢어버리기도 하셨는데. 그렇다고 해서 멈춰지진않았거든요.
오히려 더 갈구하게 됬던거 같고..보이는데서는 못하니 안보이는데서 하게되고, 학교나 학원갈시간에 읽게되고..그러더라구요.
차라리 내눈에 보이는데서 적당이 읽게 하는게 나을거에요.
저두 부모님께서 워낙 책읽는거 좋아하는걸 아시니까, 나중엔 읽기는 읽되 성적떨어지지 않게만 하라고 하셨어요. 나 스스로도 성적떨어지면 쪽팔리니까 위험하다 싶으면 밤새서 공부하고..;;
그런책의 특징이 인스턴트 식품같은 거여서.
처음엔 그 새로운 맛에 홀려 올인하다가 많이 접하게 되면 그내용이 그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시들시들해지거든요. 줄거리는 비슷한데 등장인물 이름만 바뀌는 그런...;; TV연속극같은 마력이죠..
시간이 좀 오래걸릴수도 있지만. 아직 중학생이니까 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대해주세요.
스스로 벗어나게끔 도와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만족하는게 없기때문에 판타지에 빠져드는것 같아요.
저두 그때 한참 경제적으로나 부모님사이도 그렇고. 가장 안좋았던 시기였거든요.
책속에 빠져있을때는 그런걸 잊을수있었고. 해피엔딩이었기 때문에..그렇게 빠져들었던거 같아요.
가족가 보낼수있는 시간이나 등산같은걸 다녀온다던지.
아무튼 아들이 좋아했던 뭔가 충족될수있는 활동적인 시간을 자주 가져보세요...8. ^^
'09.1.7 11:26 AM (121.166.xxx.236)한 때 판타지 소설에 빠져본 적이 있는 데요...
어느 정도 읽으면 안 읽어집니다. 왜냐하면 스토리가 거의 비슷해지고, 등장인물들도 비슷해지거든요. 3대 판타지 소설 정도라면 모를까.. - 나니아연대기, 반지의 제왕, 어스시... 그 다음으로는 앰버 시리즈? 사춘기에 빠져드는 판타지는 그런 류는 아닐 테고요, 그 즈음에 빠진 소설들은 작가가 달라도 다들 전개가 비슷합니다.
저도 성적은 좋았는 데, 엄마 눈 피해서 무지 읽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책을 숨길 수 있을까 연구해서, 화장실가서 몰래 몰래 읽었어요. 변비라고 하고. ㅋㅋㅋ...
차라리 찔끔찔끔 읽으면 그 기간만 길어집니다. .9. caffreys
'09.1.7 11:40 AM (203.237.xxx.223)맞아요.
저희때도 많이 읽었잖아요.
몰래. 몰래.. 말리면 몰래 읽게 되어 있어요.
사달라면 사주시고.. 대신
할 일을 정해 그걸 먼저 다 한 다음 남은 시간에
읽도록 유도하세요.10. 그러게..
'09.1.7 11:41 AM (59.13.xxx.51)그런 책들이 한번 빠지면 참 나오기가 힘들더라구요...저 학교다닐때는 판타지소설보다는
로맨스책들이 주류였고..남자들은 무협지....뭐 저도 나름 괜찮게 공부하고 그랬는데..중학교때
하이*로맨스나..할리*로맨스책 끼고 살고..라면박스로 몇박스 버리기도하고 그랬어요..근데..
그것도 한때에요...그렇게 많이읽고나니 새로운 책이 나와도 얘기가 뻔하거든요.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면서 판타지소설에 빠졌었는데..일년에 거의 500~600권정도 읽은거 같아요
그것도 딱 일년뿐이었어요~ㅎㅎ 너무 많이보면 나중엔 본인이 책 쓸정도가 되는거죠~^^;;;
중2 아들이시라니....어차피 막아도 공부안할꺼 뻔한데...이번 방학은 원없이 한번 읽게하세요.
대신...약속은 받으시는게 좋을꺼에요..이번방학은 정말 네 마음대로 원없이 읽게 해주마!!그러나
학기가 시작되면 일주일에 하루나...뭐 이렇게 시간을 정하는걸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