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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척

운동과 여자 조회수 : 1,374
작성일 : 2008-10-04 22:50:54
제가 별 고민을 다 하고 있습니다.
82님들은 뭐 언니 같고, 제 여동생 같고, 친구 같으니까..별거 아니지만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
정말 힘들게 유학 온 남편 뒷바라지하러 쫒아와 벌써 1년 반이 되어가는 가난한 유학생 와이프입니다.

신랑은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고,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에도 같은 연구실 선후배들이랑 함께 자주 운동을 했었어요.
여기 온지 2년 정도 되니 학교나 주변에 동문도 알게되고 가깝게 지내는 형,동생들이 생기고 저도 그 와이프들과도 잘 알고 지내게 되고요. 서로 아이들끼리도 또래가 생기니 종종 만나면 잘 어울려 놀고..
한 석 달 전부터 신랑과 그 아저씨들끼리 테니스를 치러 다니는데, 가만보니 모임 이름도 짓고 회장, 총무 등등 자기들끼리 꽤 신이 났는지 거창하더군요. 실제로 만나면, 형~oo야~ 이렇게 이름 부르고 격이 없는 사이인데, 이메일 오는 거 한 번씩 같이 앉아 있다가 보며는 "MAKTA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CTO(Chief Technique Officer)를 맏고 있는 OOO입니다." 이러는데, 와! 정말 무슨 제대로 된 테니스 클럽 같네-싶더라구요.
신랑 얘기를 들어보니, 8명 멤버 가운데 가장 잘 치는 그룹, 중간 정도 실력 그룹, 가장 쳐지는 그룹으로 나누어 가장 실력 쳐지는 그룹을 윗 그룹 chief가 번갈아 지도도 해주고 그러는 모양이에요.

문.제.는..모냐 하면..
눈치 채셨을 지도 모르지만..
여자죠,뭐..쩝;;
그 아저씨들 중, OO이 아빠라는 사람이 자기 학교에 테니스 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두 명 있는데,
신입회원 델고 가도 돼냐며 묻는 이메일을 제가 봤지 뭐에요.
한명은 남자고, 또 한명은 여자라는데, 뚜둥!!! 저도 모르게 확 뚜껑이 열리더군요..ㅡㅡ;;

이 테니스 좋아하는 신랑들을 둔 저희 와이프들 지금 입장은,
평일엔 공부한다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고, 이제는 토요일 마다 매주 오전 9시까지 나갔다가 (평일에도 일이 일찍 끝나는 사람들끼리 실력향상을 위해 모여 또 치고) 3등 그룹이 1등 그룹 점심 사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점심까지 해결하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평균 2-3시..
운동 후 피곤하니 씻고, 인터넷 들여다 보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대'자로 뻗어 자버리고...휴우
어찌하면 좋을까, 함 지켜보자..이런 분위기인데,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저와 또 한집 빼고는 전부 둘째 임신 중인 와이프들.

저는 딜레마에 빠져 혼란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평일에는 평일대로 아침 일찍 도시락 싸가지고 나갔다 밤이 되면 들어오는 남편, 주말에 나쁜짓도 아닌 건전한 운동하고 오겠다는 걸 막을 수도 없고, 그러자니 일주일 내내 아빠에게 목 말라 있는 5살짜리 아들과 제가 불쌍하고 안됐기도 하고..다른 와이프들과 테니스 코트에 따라나가 봤더니 이리저리 공 날아다니고 위험한 곳에서 아이들 놀게 할 공간도 마땅치 않고, 우리가 "혹"처럼 느껴지는 기분.. 요즘 이곳은 왜 이리 추워졌는지, 추워서도 못 따라 다니겠는 이 상황에,
자기들은 아가씨(이쁘든 말든) 하나 데려다 놓고 돌아가며 그 아가씨 테니스 코치를 하시겠다???
데려오겠다는 OO이 아빠 이메일로는 "그 꽃다운 아가씨가 이번 달엔 SAT가 있어서 부득이 다음 달 부터 나올 수 있답니다~!!"  이러는데, 한 마디로 어이가 없더군요...

언니, 동생, 친구님들...저 어째요? 쿨한척 해야해요, 바가지 긁어 버려요?
빠듯한 생활비에 보태고자 남는 방 하나에 홈스테이 학생까지 받아 라이드 하랴, 주말에도 식사 챙겨주랴, 공부 봐주랴, 아이 키우랴, 살림 하랴- 우리 와이프들은 그냥 집안에서 푹 퍼지는 것만 같아 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IP : 98.217.xxx.7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8.10.4 10:55 PM (121.183.xxx.96)

    님 혼자 총대를 매는건 절대 하지 마세요. 이건 오히려 다른 와이프들로부터도 동조를 못받고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많고요.

    다른 와이프들과 연대를 하셔야 겠네요.
    그것도 안되면 내 남편만 빼내오시든지..아기들 크는것도 순간이예요.
    아이들은 빛의 속도로 자라거든요. 8-9살 정도만 돼도 이미 다 커버린 것 같은데
    그 황금 같은 시간에 외국에서,,아빠와 놀아보지도 못하고 보낸다면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지 않겠어요?

  • 2. 님도
    '08.10.4 10:56 PM (211.55.xxx.156)

    근사한 코치가 있는 곳에 가셔서 테니스 수업을 받으세요.
    15년 부부생활에서 얻은 교훈은 항상.....
    저도 남편도 역시사지의 황금율을 알게 해주는 것이었답니다.
    남편이 유학시절 여친과 시시덕거리자(제 입장에서)
    전 서슴없이 와인 동호회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남편이 무척 불편해 하기 시작할 무렵...
    대화가 시작되었거든요.
    맞바람과는 틀린거예요.
    모든 여자는 충분히 아름답고 섹시하답니다.
    그런 여성성을 가끔 깨닫게 해주는게 좋을 거예요.

  • 3. SAT
    '08.10.4 10:57 PM (218.237.xxx.172)

    SAT를 본다면 '꽃다운 아가씨'가 아니고 '어린 여자' 아닌가요?
    어린 여자...;;

  • 4. 쿨한척
    '08.10.4 10:58 PM (121.188.xxx.77)

    하지 마세요....

  • 5. ㅋㅋ
    '08.10.4 11:33 PM (121.166.xxx.242)

    제가 유학생 와이프 였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학교에 한국 유부남 대여섯이 같이 잘 지냈는데, 그 중에 교포 미혼 여자가 하나 입학했었지요..
    남편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포켓볼도 치러 다니고, 노래방도 가고...
    가관이 아니었답니다..
    좀 유치하긴 해도.. 저희 부인들끼리 똘똘 뭉쳐서 남편들 단도리 시켰답니다..
    그래도 같이 식사하고 하긴 했어도, 남편들이 많이 조심했었어요.. 웬만하면 일 안 만들려고 하고요..

    와이프들끼리 연락하셔서, 그 여자분이 들어오면 테니스 클럽에는 남편들 못내보낸다고
    하셔요.. 미국생활 너무 단조롭고 외로운데, 테니스 치며 밤낮 붙어다니고, 사단 안 날수가
    없어요.. 글구 와이프 되는 입장에서 넘 힘든데, 그런 것 까지 쿨한척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

  • 6. .
    '08.10.5 1:15 AM (58.230.xxx.210)

    님도 아이와함께 테니스를 배우세요!!!!!!!!!!!!!!!!!!!!!!!!!!!!!

    쿨한척은 금물* 2

  • 7. ..
    '08.10.5 2:49 AM (119.197.xxx.104)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테니스를 배우세요!!!!

    저희집같았으면 벌써 사단났습니다. 성격좋으시네요.

  • 8. 그런 문제로
    '08.10.5 9:34 AM (121.165.xxx.56)

    제가 테니스 배운지가 십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근데 테니스치는 여자 한명정도는 별로 신경 안쓰셔도 될 듯..
    남편분이 그 여자분과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요.
    생각보다 테니스 어려운 운동입니다, 배우기도 쉽지 않구요.
    저도 꼬박 오년간 레슨받았는데 배운지 이년이 되도록 게임도 제대로 못했답니다.
    운동신경이 있는 편인데도..

    하지만 긴장은 풀지마세요,
    속설에 남자가 테니스에 미치면 이혼할 뻔 까지 가고, 여자가 테니스에 미치면 이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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