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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는 시금치인가봐요

평생 조회수 : 712
작성일 : 2008-09-17 16:13:46
딸도 엄마도 시댁은 평생 싫은가 봅니다…

친정 부모님이 다정할 땐 다정히 마트도 다니시고 하는데,
나이가 드셔서 그런지 정말 툭탁툭탁 삐지고 싸우고 하십니다.
아까 전화했더니 저희 엄마 목소리가 이상하더라구요.
또 서로 삐지셨구나 하고 모른척했죠.
좀 이따 엄마가 전화왔어요.
니네 아빠가 글쎄… 어쩌구 저쩌구 잠깐 밖에 나오셔서
하소연하시네요.
내용인즉슨,
엄마네 집 마당에 감나무가 있어요. 그래서 몇 개 달리지도 않아요.
이번 추석 성묘가실 때, 감을 갖고 갔더니, 어른들이 더 맛나다, 농약도 안 한 거다 하시며
어른들 특유의 ‘와와’하시는 게 있었나 봅니다.
아빠가 오늘 남은 감 몇 개 따서는 김치 냉장고에 넣으시곤, 12월에 있는 제사 때 갖고 가자고 하셨다네요.
엄마는 내심 감 좋아하시는 외할머니를 갖다드리려고 하셨었나봐요.
그 얘기에 울컥 화가 나서 싸우셨다는…
아빠도 이해가 가지만, 엄마도 이해가 가고,
근데 나라면 하고 생각해보니까 남푠이 그러면 무지 기분나쁠 것 같고,,,

나이를 먹어도 친정, 시댁 구분에는 맘이 계속 상하나봐요.
엄마한테는 남자들이 다 그렇다면 그냥 말았는데,
휴,,, 엄마 나이 되어도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좀 답답해집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희 엄마는 시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안 계셨어요.
때마다 다 한 지역에 사니 한 끼 큰집에 모여서 먹고 헤어지는 정도죠.
전 매번 몇 시간씩 걸려서 왔따갔따, 용돈드리고, 이런 거 엄마한테 얘기도 못하고 있는데,
속으로 울엄마는 그래도 복많아 하고 있었거든요.
ㅋㅋ 저 스트레스 받는 거 다 말해서 위안삼게 할 수도 없고, 제 얘기를 딴 집 얘기처럼 해드려볼까요?

한편으론, 저도 10, 20, 30년 후까지도 이런식으로 신랑이랑 싸우게 될까봐 그 또한 걱정이네요.
IP : 218.239.xxx.13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08.9.17 4:15 PM (59.10.xxx.42)

    저희 엄마도 아직까지도 시금치 나물 무치실 땐 바락바락 손으로 쥐어뜯으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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