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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기영 사장의 'MBC임직원에게 드리는 말씀'

MB씨 조회수 : 1,162
작성일 : 2008-08-13 22:54:01
MBC 엄기영 사장의 'MBC임직원에게 드리는 말씀'

확대간부회의                  
  
                              2008년  8월 12일


존경하는 MBC 가족 여러분!
여름의 한 가운데서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폭염과 빗줄기 속에서
올림픽 중계와 일선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여러분의 열정과 수고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위로와 격려의 말씀과 함께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밝히면서
여러분의 이해를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4월 29일 PD수첩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100여 일 동안,
저는 PD수첩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부와 외부의 여러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무엇이 MBC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길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오늘 확대 간부회의를 통해  
그동안 정리한 생각을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PD수첩이 제기한 내용은 명백히
공익적 가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PD수첩의 기획 목적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정부는 쇠고기협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국과의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제한하는 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PD수첩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PD수첩의 문제제기는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PD수첩 프로그램 내용 가운데
아쉽게도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일부 오역과 실수, 과장된 표현을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체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은 잘못들이 모여
큰 진실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첫째 의무는
진실의 추구이고 진실의 전달입니다.  


우리는 추호도 의심할 바 없는 진실을 전달했는가,
또 사실을 정확히 표현했는가,
‘진실의 거울’에 비춰 볼 때    
자성할 부분이 없는지 겸허하게 되돌아 봐야 합니다.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그리고 남의 비판에 언짢아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에게 보다 엄격해야 합니다.

진실성이 조금이라도 의심 받는다면
신뢰를 잃게 되고
신뢰성을 상실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확성, 객관성은 언론사가 타협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정확성, 객관성은 신중하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비롯됩니다.

MBC가 국민의 신뢰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의 원칙에서
PD수첩 프로그램을 엄정히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서 드러난 흠결은 가볍게 여기고,  
기획의도의 정당성만 내세울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저는 MBC 경영자로서  
MBC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취임사에서 말씀 드린 대로
MBC호를 모든 사원과 시청자들이 희망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해야 할 경영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PD수첩을 둘러싼 논란에 함몰된 채 미래를 늦출 수 없습니다.

MBC는 시청자, 곧 국민에 대한 봉사를
제1의 임무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은 MBC 존립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흐트러진 프로그램의 품질과 품격을 되살려
국민들께 다가서는 일이야 말로 우선적인 과제입니다.      

저는 오늘
PD수첩의 기획의도와 사실관계의 정확성,

MBC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판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과제재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결단의 순간은 고통스럽습니다.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감내하려고 합니다.    
오직 MBC의 미래와 시청자들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오늘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저의 고뇌를 MBC 가족 여러분께서는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오늘 방통위 제재를 수용함과 아울러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언론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정보 전달자가 돼야 하며,
국민을 대신해 비판, 감시 기능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언론의 자율성과 MBC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MBC 가족 여러분!

저는 앞으로  보도, 시사 프로그램의
정확성, 공정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제도개선에 착수하겠습니다.  

이른 시일 안에
보도, 시사프로그램에 관한
보다 강화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습니다.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고
법률 전문가의 사전 검증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

공정하고 균형 잡힌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엄정한 규칙에 따라    
기획의 목적은 공공의 이익에 두고
내용은 오류가 없는 프로그램을 지향해,  
시청자들로부터 “MBC프로그램은 100% 신뢰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얻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MBC 가족 여러분!

PD수첩에 관한 논란은 오늘로 매듭을 짓고
오로지 최고의 프로그램 만들기에 매진합시다.    

이제는 경쟁력입니다.

지금 MBC는 수많은 도전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대기업의 종합편성, 보도전문 PP 설립을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고,    
유가상승과 경기침체로  
광고매출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이 위기 상황을
결연한 의지를 갖고 극복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MBC 프로그램은 새롭게 바뀌어야 합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번 여름 차근차근 준비해서
올 가을에는 경쟁력 1위를 되찾아 와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 좋은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청자, 국민들이
변모한 MBC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게 해야 합니다.  

내년 이후 프로그램 라인업도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본격적인 방통융합시대에 대비해
외부 전문가들의 경영진단을 통해
미래 전략과 청사진을 마련하고
혁신 추진안을 마무리하겠습니다.  

MBC는 어려울 때일수록 단결하고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 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전통을 이어나갑시다.
저는 문화방송 사원 여러분의 저력을 믿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여러 상념들이 교차합니다.

한국선수들이 숱한 역경과  
아시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에 우뚝 선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갖습니다.

자신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을 맺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처럼,
우리도 치열하게 자신을 담금질하고
힘차게 뛰어봅시다.

MBC는 국민의 방송입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MBC,
그리고 더 신뢰받는 MBC를 만들기 위해
우리 MBC 가족 모두가 다함께 나아갑시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빛나는 MBC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문화방송 사장    엄 기 영

==========================================================================================

엄 사장을 한번 더 믿어 봐야 되는 건지 혼란 스럽네요 .......
(80년대 전씨 찬양 방송 하던 모습과 이후 뉴스데스크에서 나름대로 올곧게 방송 하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하고 ... )

IP : 220.126.xxx.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08.8.13 10:58 PM (211.176.xxx.220)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고 생각해요.
    이상하게 엄기영 사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질 않네요.
    이번 글에도 그 분의 진정성이 묻어있는 것 같아요.
    사과방송을 하고, PD수첩 제작진들의 인사문제를 처리하시면서
    그 분 마음도 많이 아프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 한번 더 믿어볼랍니다..

  • 2. 엠비씨미웡
    '08.8.13 11:00 PM (58.121.xxx.168)

    80%를 배반하고 20%의 달굼질에 백기를 들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역과 실수가 있었다고 그러는데, 소고기협상때 정부가 오역했던 부분은 일부러 감춘거라고 어디서 봤던 거 같은데, 그런건 책임지는 사람도 없는데, 이런 정부에게 왜 알아서 기는지 알 수가 없네요.

  • 3. 반딧불이
    '08.8.13 11:07 PM (125.182.xxx.16)

    제가 보기에는 엄기영 사장의 고민이 묻어나는 글인 것 같은데요. 정연주 사장이 잡혀간
    마당에 엄기영 사장의 무게가 더 커지네요. 엄기영 사장님 그동안 정치권의 러브콜이 많았
    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자기 일에 충실했던 분입니다.
    저는 정동영 씨보다 엄기영 씨가 훨씬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왔는데....저만의 생각인가요?

  • 4. ..
    '08.8.13 11:12 PM (59.5.xxx.104)

    아고라에 엄사장글 올라오는데 그다지 평은 안좋더군여..
    90년대 전원파업할때도 혼자서뉴스했다더군여 당시 여성앵커는 백지연 이였는데
    그리고 노조를 싫어 한다고 개인적인술자리에서 이야기했다더군여...
    별로 평이 안좋아여..

  • 5. 개인적으로
    '08.8.13 11:39 PM (85.18.xxx.16)

    엄사장을 믿고싶습니다.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어찌 진행이 될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그렇게 믿고싶어요.

  • 6. 구름
    '08.8.13 11:43 PM (147.47.xxx.131)

    내가 보기엔 앞으로 누구도 시사프로그램을 진실되게 진행할 사람이 없겟네요.
    조그만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 그럼 시사프로그램 그냥 솜방망이로 힘없는 놈이나
    등치는 프로그램으로 가겠지요. 정부나 재벌 고발은 이제 물건너 가는거지요.

    이런 판국에 누가 자기 이름걸고 최선을 다해 시사프로를 진행할까요?

    아나운서 출신은 역시 틀리네요. 언제 한번 엄사장이 정권이나 권력에 대항해본적이 있던가요?

  • 7. 반딧불이
    '08.8.13 11:47 PM (125.182.xxx.16)

    글쎄... 그런데 엄기영 사장을 트집 잡아서 끌어내리면 그 자리는 바로 낙하산
    아니겠어요? 우리로서는 좋던 싫던 엄 사장을 믿어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네요.

  • 8. Pianiste
    '08.8.13 11:50 PM (221.151.xxx.201)

    저도 차선책이 없을거같아서 일단은 믿어봐주죠... ㅠㅜ

  • 9. 나의행동
    '08.8.13 11:52 PM (121.151.xxx.149)

    반딧불이님말씀에 동감합니다
    모든지 최고이면 최선이면 좋은데 그게 안되면 차선으로 차선으로 안되면 차악으로 선택해야지요
    선거도 마찬가지이고요 최악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 엄기영사장을 등들겨주면서 잘하라고 그렇게하지말라고 하면서 안아주고 다독여주고싶네요
    엄기영이 최고도 아니고 최선도 아니고 차선도 아니고 차악이라고할지도
    최악이 아니니까요

  • 10. ..
    '08.8.13 11:58 PM (59.5.xxx.104)

    어제 노조위원장이 그랬죠?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을 동시에..........힘든상황이라고
    그래도 MBC노조는 믿을만합니다.........믿어야죠...

  • 11. 저는
    '08.8.14 12:01 AM (116.122.xxx.10)

    피디수첩을 믿어요.
    하지만 엄기영을 믿지는 않아요.
    내칠 수 없어 보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 촛불을 배신하고 mbc를 mb씨에게 바칠거라는 생각이 가시질 않네요.

  • 12. 우리마음
    '08.8.14 12:26 AM (202.136.xxx.79)

    반디불이님 말씀에 저도 공감해요,,,

  • 13. 별로...
    '08.8.14 12:39 AM (125.137.xxx.245)

    신뢰를 못하겠구먼요.

  • 14. 드러운개비씨
    '08.8.14 12:42 AM (218.158.xxx.180)

    엄기영이나 피디수첩이나 아주 철저히 기회주의자들 이네요..
    촛불집회 초기에만 해도 어땠습니까..
    국민뜻 무시하면 현정권 가만놔두지 않겠다는 투사들 같았잖아요
    근데 지금,,, 피한방울 안흘리고 두손 번쩍들었네요
    비열한 기회주의자들이에요 !!

  • 15. 반딧불이
    '08.8.14 1:38 AM (125.182.xxx.16)

    지금 MBC의 최대주주가 KBS이고(60%) 그 다음이 정수 장학회(박근혜가 이사로
    있는)입니다.
    엄기영 사장을 길들여서 써먹던, 입맛에 맞는 다른 사장을 세우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이지요. YTN의 경우도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주총회에서
    낙하산 사장을 관철시킨거 아닙니까? MBC의 운명이 그야말로 풍전등화네요.

  • 16. 많이 ...
    '08.8.14 12:35 PM (219.255.xxx.155)

    실망했네요
    엄기영 사장이 이럴거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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