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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부럽습니다.

하늬 조회수 : 682
작성일 : 2008-07-01 00:26:52
저는 개신교인입니다.
십대때부터 순복음교회에 다녔지요.
아버지는 장로, 어머니는 권사시고요.
이십대 중반에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그 교회를 나왔답니다.
(세상에.. 김일성 죽었다고 감사기도를 하자고 합니다, 주일예배시간에. 당회장이라는 자가.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있지만 이 일이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었죠, 저한테는.)

오늘 시국미사에 갔습니다.
여섯 살 딸아이 손을 잡고요.
지난 토요일에 갔다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일요일은 오후에나 일어날 수 있었거든요..
그 집회 전부터 사제단 시국미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날 참상을 보고 나니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신부님들, 수녀님들.. 수염 성성하신 문정현 신부님..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저희 사제들이 촛불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드렸던 그 어떤 예배보다 은혜로웠습니다.
행진을 위해 사제분들께서 가운데로 걸어나가실 때 주위 사람들의 외침,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소속 성당(?) 교구(?)의 신부님이 지나가실 때의 반가운 환성과 두 손을 머리로 올려 만드는 하트표시,
그걸 본 신부님의 답장 하트..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저런 사제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요..
가끔 순복음교회 야외행사에서 보던 "목사님, 사랑합니다" 이런 현수막하고는 비교가 안되죠.
(이명박 집권하면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제가 개신교인인 것이.)

주말의 경찰 폭력으로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었습니다.
위안을 얻었습니다.
성직자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사족 하나,
도로행진을 하는 도중에 지인이 그러시더군요.
제 딸아이가 무서워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요. (제가 있는 쪽이 구호를 아주 열심히 외쳤거든요)
집에 오면서 아이에게 물어봤더니 이럽니다.
"사람들이 대통령한테 할 말 하는건데 뭐가 무서워?"

이상, 프로시위꾼 아무개였습니다.(요즘 역겨운 베스트 3위 안에 드는 인간이 홍준표입니다)

IP : 121.165.xxx.22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7.1 12:34 AM (116.39.xxx.81)

    원래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법이지요.. 요즘은 홍준표 그 인간이 젤로 밉네요

  • 2. 이번
    '08.7.1 12:53 AM (128.253.xxx.111)

    시국을 통해, 아름다운 개신교인들이 (특히 82쿡 안에는) 많으시단 생각이 듭니다.

    타국에 있어, 미사 참여하지 못한 저도 님의 후기에, 맘의 평화와 은혜를 느끼네요.

  • 3. **
    '08.7.1 12:58 AM (122.37.xxx.9)

    역겨운 인간 베스트3위 내에 홍준표있습니다.저두^^

  • 4. ^^
    '08.7.1 1:19 AM (211.176.xxx.214)

    이번 기회에 개신교도 조금 분위기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 5. 광화문
    '08.7.1 3:00 AM (218.38.xxx.172)

    원글님도 소중한 촛불성인이십니다.

  • 6. 개신교
    '08.7.1 9:06 AM (121.133.xxx.204)

    개신교인들이 모두 역겨운 것은 아닙니다. 일부 대형교회 목사라는 탈을 뒤집어쓴 선동꾼이 정말 제 역할 한 것 아니겠습니까? 님처럼 개념찬 개신교인들이 대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힘내십시오. 화이팅.

  • 7. 다치셨군요
    '08.7.1 11:56 AM (211.236.xxx.50)

    저는 몸이 아픈것을 무지 무서워하는터라.
    다첬음에도 불구하도 다시 시위현장에 나와주신분들이 너무 존경스럽고,
    훌륭해보입니다.
    따님도 엄마를 닮아 개념이 꽉 찼군요 ㅋㅋ
    감사드리구요
    개신교인중에 님같은 분들이 계시니 미래에는 존경받는 종교인단체가 될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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