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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빴던 하루
82쿡 가입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습니다.
게시판에 '숙제, 숙제'하길래 뭔가 했었습니다.
여긴 숙제도 내주나보다. 희안한 곳일세...
.
그런데 며칠전 한겨레에서 '레이지 보이'소파광고를 보았지요,
갖고싶던 거라서 가격이나 알아보려고 홈피(누리집)를 들어갔더니
게시판에 왜 조중동에 광고 내냐는 항의성 글들이 올라있는 거예요.
'아! 이게 숙제라는 거구나.'
바로 필이 왔습니다. (담임이 내 줄 숙제를 스스로 알아내다니, 학창시절엔 이런 명석함이 왜 없었을까)
저도 얼른 숙제 했습니다.
"한겨레 광고보고 글 올립니다. 카다로그 멜로 보내주삼."
회원장터 들어가서는 식구들이랑 울 학원교사들 멕일 간식(곧 기말고사잖아요?)으로
감자, 밀감주스, 참외, 선식, 미숫가루, 아삭이고추...등등 쪽지보내랴, 입금하랴. 확인전화하랴.....
촛불에 동참할 시간은 없지만 베란다에 걸개 천 묶으랴...
시민, 주부, 직장인의 역할을 짧은 시간에 후다닥 해치우고
이 야심한 시간에 칭찬받고 싶어서 눈 비비며 글 올립니다.
저 잘했죠 그쵸?
실은 왜 이 글을 쓰냐면요 --
게시판의 갑작스런 변화때문에 오래된(나름 주인의식을 갖고서 찐한 애정으로 이 곳을 키워왔던)
일부 회원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박탈감이 안쓰러워서요.
'60억 인구에는 60억개의 진실이 있다.' 는 어떤 철학자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물론 악용의 소지 많지만, 이 부분 댓글은 사양합니다. 본질은 그게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80년 광주항쟁때에 모든 이들이 시민군으로 나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숨고, 도망가고, 그만 끝나기를 바라기도 하고....
그런데 시장아줌마들... 대단하시대요.
시장귀퉁이에서 아예 솥걸고 주먹밥 만드시더라고요. (이 역시 모든 분들이 나선 것은 아니겠죠)
숨었던, 싸웠던 모두 광주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 독안에 든 쥐였거든요,)
고통과 환희의 일주일을 함께 울면서 견뎌낸겁니다.
실은 모두가 광주를 지킨 것이지요.
그날 이후 광주의 정치의식은 어느 지역도 따라오기 힘들 거라고 자부합니다.
역사는 그런 가봐요.
'바른 것을 기억'하는 존재....' (야, 그럴듯하다)
이 시대를 역사는 기억할 겁니다.
눈쌀을 찌뿌리고, '고만들 하지'라는 말을 하고 싶은 분들도
투쟁하는 분들과 함께 이 시대를 같이 견디고 있습니다. (이 꼴 싫다고 외국으로 이민가버리면 몰라도)
시대의 증언자가 되는 겁니다.
모두가 맨 앞에 설 수도 없는 것이고, 똑같은 색을 가질 수도 없습니다.
서로를 너무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맙시다.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지도 맙시다.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승리하는 역사에 편승하는 얄미운 사람' 취급도 안해야 된다고 봐요.
조중동 본다고 손가락질 하지 맙시다.(저같은 한겨레 창간독자는 긴 세월 얼마나 속애린 세상 살았겠어요.)
모두 나와 같으면 전체주의 , 군국주의 밖에 더 됩니까?
다양함, 다채로움이 존중받을 때에 건강하고 튼튼한 문화도 만들어지겠죠.
조금 빠르게 가는 사람, 조금 느리게 가는 사람, 아예 뛰어가는 사람, 춤추듯 가는 사람.....
지금은 느리지만 가장 먼저 도착할 수도 있고,
달리다가 멈추거나, 아예 뒤돌아 가버린 사람도 있더라구요.
저 지금 너어무 잘난 체 하는 거죠?
이런 글이 젤 싫던데.....(넘 길어서)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눈 베리게 해서 죄송함다.
82쿡 너무너무 사랑함다.
1. claire
'08.6.17 4:56 AM (84.75.xxx.121)바로 이런 글 때문에 제가 82쿡을 못 떠납니다.
지독한 중독이에요...
평생 벗어나고싶지 않은... ^^2. ⓧPianiste
'08.6.17 5:09 AM (221.151.xxx.201)저는 반찬걱정님을 사랑합니다 ^^
3. 지치지말고 끝까지
'08.6.17 5:20 AM (79.186.xxx.5)햇수로 7년차 진짜 오래된 회원으로서 요 며칠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ㅠ.ㅠ
님의 글 읽고 울컥 합니다. 싸랑합니데이~4. ..
'08.6.17 5:41 AM (218.145.xxx.16)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5. 바다맘
'08.6.17 6:04 AM (124.54.xxx.148)로긴하게 만드시네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6. ..
'08.6.17 6:13 AM (221.147.xxx.52)5년차로써 여기 절대 못벗어 납니다.
가끔 소홀할 때도 있지만 이런 글 때문에 절대 떠날수 없습니다.7. 울트라토깽이
'08.6.17 6:41 AM (86.141.xxx.76)볼수록 좋은 곳입니다..
조선 덕에 아고라 덕에 알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래 오래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8. ^^
'08.6.17 7:52 AM (211.44.xxx.187)역사란 바른 것을 기억하는 존재...
잊지 않겠습니다. ^^9. 감사합니다.
'08.6.17 8:16 AM (118.46.xxx.23)촛불집회 참석하면서... 인터넷 보면서...
무관심한 사람들 때문에 울컥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님 글때문에 부족했던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 봅니다.
촛불이 작아져서 꺼져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운 마음도 털어버렸어요.
늘 하는 말들 있잖아요 냄비 근성 어쩌구...
다같이 천천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실패란 없는 거니까.
저도 싸랑합니데이 ㅋㅋ10. ^^;
'08.6.17 8:17 AM (220.127.xxx.203)^^;;;
11. 이야...
'08.6.17 9:02 AM (218.48.xxx.179)멋진 글입니다.
다 같이 힘내서 끝까지 가요~~12. toosweet
'08.6.17 9:31 AM (59.6.xxx.83)눈물나네요...
같이 가야 하는데, 같이 끌고 가기조차 싫은 인간들도 있어요, 전...그것도 아주 많이..13. 흠....
'08.6.17 9:42 AM (125.184.xxx.143)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네요.
60억개의 진실이라~
그 진실이 좀 더 떳떳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14. 원글님
'08.6.17 9:52 AM (124.49.xxx.204)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5. 오늘가입
'08.6.17 9:54 AM (222.239.xxx.207)가입을 미루고 있다가
님의 좋은 글을 보고 금방 가입하고 글남깁니다.
님처럼 좋은님들이 많은 82쿡..
평생 끝까지 갈꺼에요~!16. 좋은글
'08.6.17 10:05 AM (211.206.xxx.71)감사합니다. 맘이 푸근해지네요.이왕이면 즐기면서 가자구요,,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17. 짝짝
'08.6.17 10:11 AM (221.153.xxx.224)^^ 이렇게 멋진글 쓰려면 어떻게 해야죠? ㅎ
18. 올리부
'08.6.17 10:24 AM (222.99.xxx.220)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가슴 깊히 동의합니다.
19. ^^
'08.6.17 10:57 AM (211.216.xxx.143)좋은글 잘읽었습니다~~~!!
20. 브라보~
'08.6.17 11:40 AM (58.236.xxx.79)멋지신 사고방식의 소유자시네요^^;;
어린아이 둘데리고 유모차부대 참석하고 돌아오면서
너무 씁쓸한기분이 들던 귀가길이 생각납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21. 82자정작용
'08.6.17 12:38 PM (211.59.xxx.133)이란 진정 이런 글로 인해 가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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