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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아고라에 올라온 고3 글

아이들에게 창피 조회수 : 426
작성일 : 2008-05-21 02:07:59
나는 고3 수험생이다.

인생 목표를 잡고, 대학 목표를 잡고, 친구들 한테 잠수 선언 하고

'진짜' 공부를 하기 시작한게 고2 여름방학 이니 해야할 공부 정말 많은 바쁜 몸이다.

중딩 때 고딩 때 하고싶은 동아리활동 다 해먹고 해야할 공부 안해놨기 때문에

해야할 것은 많고 남은시간은 적어 내 목표를 위해선 공부에만 정신을 쏟아야 하는 나.

그래서

각종 시험 뒷풀이, 각종 기념일 때마다 불러싸는 친구놈들 피하려고 핸드폰 정지시키고,

시도 때도 없이 불타오르는 여자생각, 생각나는 것은 내맘대로 막을 수 없으니

생각나도 뭐 어찌하지 못하도록 빡빡밀었다.



학교생활:

6시 20 분에 일어나 밥 들이마시고 자전거 냅다 뽑아 걸어서 50분 거리 15분만에 주파.

0교시~8교시,

석식

10시 까지 야자.

집 도착해서 주린 배 살짝 채우고 샤워하고 책상에 앉으면 11시.

인강 1.6 배속으로 두개 빠르게 듣고 이부자리에 누우면 12시 30분.



학교, 집 가리지 않고 유난 떨며 공부한다. 수업시간에 업드려 자거나 쉬는 시간에 떠드는 일 없다.

난 6시간 이나(?) 자니까 밤 늦게 까지 공부하고 빌빌대는 놈들보다 단연 쌩쌩하기에 가능하다.

튼, 이런 수험 생활. 내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빌어먹을 대통령님이 태클을 걸어온다. 무시하기엔 좀 막강하다.

대선 때 BBK,한반도 대운하 등으로 살짝 신경쓰이게 하는거 간신히 애써 외면했더만

영어몰입교육,언론툥폐합,의료보험 민영화,수도 민영화,금산분리 폐지.. 이젠 미국산쇠고기 까지..

애써 외면해도 0교시를 피할 수 없고, 학교급식에 들어올 미국소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방어막이라도 쳐져 있는 듯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는 범생이들을 보면

내가 바보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몰랐어야 하는건데...

매일 인강듣느라 필연적으로 인터넷 켜야하는 놈이

멍청하게 daum을 메인으로 한 것이 잘못이고, 인터넷 뉴스가 눈에 띄지 못하게 했어야 했다.

또, 대통령이라는 꿈을 갖지 말았어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슨 말만 하면 언론에서 지랄하고

뭣좀 하자 하면 반대부터 해놓고 그 근거를 찾는 멍청한 정치인들을 보며

대통령 되고싶다는 마음이 더욱 불타오르지 말고 없어졌어야 했다.



튼, 난 그 사람 첫인상도 사기꾼 같고, 의혹들도 너무 많고, 말도 잘 못하고 그래서

대통령 안되길 바랬었는데 어쩌다 되버렸길래

대통령 됐으니 좋은면만 생각해 주자는 생각에 "신화는 없다" 도 읽었다.

애석하게도 그 책 읽고나서

' 책에선 평화통일을 꼭 이뤄야된다 해놓고는 통일부도 없애려하고 ... 뭐지? '

' 이 책의 내용이 정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고, 지금 불거진 의혹들 또한 사실이라면

  이사람은 돈,권력,명예 에 정말 미친 사람 인가..'

' 처음엔 저런 사람 아니었는데 정치하더니 저래됐나.. '

등의 그 사람이 시원하게 말해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궁금증만 생기고 말았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나라 대통령이고, 내 목표 중 하나인 위치에 올랐으니 믿어보려 했다.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려 했다.

서민 경제를 살리려고 열심히 짱구 굴리고 계실거라 생각하려 했다.





근데 이건 뭐지,

그 분 덕택에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는 황금주말 두번 날렸다.

5월2일, 5월17일 촛불 흔들흔들.

정말 고민고민 하다가 나간 것이다.

공부 해야 하고 할것 도 많고, 하고싶은데,

시청은 지금 아니면 안되니 꼭 나가야 될 것 같고....

결국, ' 고딩이 먼저 나서야 어른들이 가만히 있기 부끄러워서라도 나오지 '

라는 생각에 두번 나가긴 했지만

앞으로 또 이런 고민 정말 하고 싶지 않다.



100분 토론 답답해 하면서도 끝까지 다 보고 늦게 자고 다음날 피곤해 하고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



..



정말 왜 내가,고딩이 이런 딜레마에 빠져야 하는거죠.

네? 대통령님 대답좀 해봐요. 맘편하게 공부만 하고 싶다구요...

  

+

교육부에게.



공부 하고 싶을 때 해야 능률도 오르고 잘 하는거지

멍청이처럼 뒤지게 시켜봐야 애새끼들 잠만자요

그럭저럭 하는놈들도 국영수탐 외에는 모두 버리고

선생님들 개무시하고, 선생님들도 그냥 그러려니 하시는 분이 대다수 이구요,

공부에 뜻없는 놈들은 0교시부터 8교시까지 쉬는시간에 오줌싸고와서 다시 자고,

체육시간,점심시간 에만 활동합니다.(고2때 까지의 내 얘기 이기도 함)

제발 공부하고싶은 없는 애들 적당히좀 볶아요



아, 잘 모르시겠지만 이번 어버이날에 서울 8학군에 있는 모 고등학교에서

고1짜리 내신비관 자살 했습니다. 학교 내신 평균 90점 못넘었다고 엄마한테 야단맞은게 화근.

윗분들 머릿통에 도대체 뭐가 들었는지, 당신들 자식들은 그렇게 뒤지게 시키면

그 input 만큼 output 나옵니까?

대한민국에서 공부하고 있긴 합니까? 정말 궁금합니다.

아 이명박씨도 혼자 열공해서 고대 갔으니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는지 좀 아시지 않을까요?

그냥 외워재끼면 되는 시대 사람이라 잘 모르려나....

튼, 백날 학생들 볶아봐야 나오는거 없습니다.

나 이번 중간고사 때 전교1등한테 영어,국어 1,2점씩 이겨서 기분 좋더군요

학원 뺑뺑이돌고 어렸을때부터 공부만 해온 놈을 중딩때 밴드부 하고 맨날 놀러다니고

그러던 새끼가 갑자기 공부가 재밌다며 열공해서 이겼으니 1등놈은 얼마나 열받고

이긴놈은 얼마나 기분 좀 좋겠습니까?ㅎㅎ.



적어도 제 경험에 비춰 본다면 공부는 하고싶을 때 해야하는게 맞습니다.

공교육이 사교육 따라가려고 멍청이짓 할것이 아니라

0교시,보충수업등 멍청한 짓 하지말고, 언수외 시간 줄이고 예체능시간, 클럽활동 시간

신문읽기,체험학습,등등 뭐라도 좀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을 만드세요

전국에서 전과목 제대로 잘 수업하고 있는 일반고 몇이나 있을까요

언수외시간에는 학생들 수준차이때문에 수업진행 안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입시에 관련없다고,피곤하다고 애새끼들 퍼 자서 수업 안되고

우리의 귀중한 시간 왜 학교에서 버려야 합니까.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신들이 뭔데 아... 욕나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간추릴께요.

학교는 공부시키는곳이 아니라 인성교육 시키는 곳이라고 배웠습니다. 아닙니까.

학생은 꿈을 가져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것은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도와줘야 하는것 아닙니까.

인터넷 강의 한번이라도 들어본 놈이면 학교선생님 강의의 질이 인강 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것을 압니다. 대개 그렇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학교선생님들은 수준맞추기도 힘들도 애새끼들 듣지도 않는 수업을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해야합니다. 하다못해 인생경험담이라도 해주는것이 도움됩니다.

그리고 8교시까지 할 것 없이 6교시. 아니 4교시로 끝내주세요

공부하고싶은 놈은 공부하러 가고, 요리하고싶은 놈은 요리하러 가고,

운동하고 싶은 놈은 운동하러 가고, 책읽고 싶은 놈은 책읽으러 갈 수 있게 말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분들 정말 부탁합니다. 시간은 금이라고 배웠습니다.

그 금을 빼앗아가지 말아주세요.

버릇없이 말해 죄송합니다.

잠은 자야겠고,글은 써야겠고, 글재주 없는놈이 글 쓰려니 답답해죽겠고,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아.. 몇시간동안 쓴거지;;;

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구...

두서없는글,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글 되어버렸네요; 흥분해서 ㅎㅎ

아무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울 **고 30724
IP : 121.129.xxx.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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