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생 성폭력 연루학생 한자리 불러놓고 자술서 받아
경찰 ‘인권침해’ 논란
대구 초등학교 집단 성폭력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성폭력 사건의 가해·목격자로 지목된 학생들을 모아 놓고 한꺼번에 자술서를 받아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관련된 학생들에 대해 정식 조사도 벌이지 않은 채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2건의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목격자로 지목된 17명의 학생들을 두 차례로 나눠 보건실로 불러 자술서를 쓰게 했다.
이 자리에는 담임교사들이 배석했으며, 학생들은 2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적었다.
이날 경찰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자술서를 받은 2건 가운데 하나는 지난달 말 한 여학생이 학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의 상담일지에서 성폭력 의심이 드는 사건이 있더라도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조사를 원하지 않아 개별적으로 불러 조사할 수가 없었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 해당 학생들이 영남권역 해바라기아동상담센터에서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쪽의 동의를 얻어 학생들의 자술서를 받고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 외에도 교사들로부터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 90여명의 명단도 넘겨받았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에 대해 정식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명단에 포함된 학생 50여명에 대해서는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폭력 사건의 가해·피해가 의심돼 명단에 오른 학생들 가운데 전문가나 교사, 학부모가 동석한 자리에서 어린이 성폭력 사건에 걸맞은 조사를 받은 학생은 5명 뿐이다.
성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사실을 부인하거나 가해 학생의 부모가 조사를 거부하면 경찰로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태영 대구지방경찰청 인권위원장은 “경찰이 아동인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건의 실체를 밝혀 재발을 막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 사건 수사 초기에도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이면서 구체적인 성행위를 서술한 설문지를 돌려 학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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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대구 초등생 성폭력 연루학생 한자리 불러놓고 자술서 받아
경찰 마인드 조회수 : 374
작성일 : 2008-05-21 01:00:27
IP : 121.129.xxx.3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언제까지
'08.5.21 9:54 AM (123.215.xxx.37)'가해자'의 인권만 신경쓸 것인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초등학생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저지른 짓은 인면수심아닌가요?
그렇다면 그것은 인권이 아니라 '수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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