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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랑님과 마눌님 이야기~

망구 조회수 : 1,648
작성일 : 2008-02-15 09:52:58
우리 신랑님...

핸드폰 놓구 출근하셨네요~

애들 학교 보내고 집안 정리하다 보니..침대 머리맡에 살포시 놓여있는 ‘핸드폰’
이넘이 자꾸만 날 유혹 하네요.
넘어가면 안되는 그 달콤(?)한 유혹에 그만 신랑님 핸드폰에 손을 댔네요.
신랑 핸폰에 손대본지 그 몇 년만이던가~

떨리는 손길로 수신 멧돼지 발신 멧돼지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이런...수신 멧돼지가 몇 개없네요..다 싹지웠네요.
그래도 그분 한 개 실수하셨네요.  어제온 멧돼지 한 마리 남았더이다. 고대로 복사해보면
“뭐야~술 안먹는다고 해놓고는..ㅠ
속풀리게 시원한 해장국먹어...많이 마신건 아니지???“
이런 완전 애인 간지더이다...
그런데요..왜 수신 번호목록에서도 발신 목록에서도 이번호는 다지워지고 없을까아~~~요~
발신 멧돼지도 딱 한 개 남았데요..
상가집서 먹었다는~ㅎㅎㅎ

걍 친구려니~하는데...
이런 막 따끈따끈~새로운 멧돼지 한 마리가 날아오네요..
으이구...정신없는 이여인네야...울 서방 핸폰 지금 내손에 있거든?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내렸습니다. 정면 돌파!  혼자 고민하며 살긴 싫거든요~

네통으로 신랑님 불렀습니다.
문자오셨다했습니다.  번호를 물어 얘기해주엇슴다.  뉘기냐닌깐 모른댑니다...허~~
그대로 얘기해씀다.
*어제온 문자얘기에 신랑님 그러시데요.  요즘 이상한 문자 많이 온다고 그리고 모르는 번호라고 술 마시는 사람 어디 한둘이냐고~
그래서 그분이 날리신 문자~얘기했습니다.
발뺌하시더이다. 그리고 지금 그 번호로 전화해봐도 수신거부해놔서 받지도 않는다며~
이런~~ 그런소린 개나줘~! 라고 속으로 살포시 왜치며 그냥 다정하게 속삭였습니다.
“그대 애인 만드는거야 그대 맘이니깐 알아서 하는데, 나랑 애들이랑 평생 살려면 절대 나한테 들키지 말라고”대충 요런 느낌으로 얘기 하면서 웃음도 좀 날렸습니다.

그분...잠시 고민하더니 말씀하시더이다.  대학때 편하게 지내던 여인네라고 그럼서 졸업후 한번도 얼굴 본적 없다며 어제 첨 연락이 왔다며 그런데요. 얘기하다보니 “개나줘~!”를 또 외치게 만들더이다. 거짓말은요 앞뒤 상황봐설~ 구체적으로 해야 감칠맛이 나는데 이건뭐~~   이사람 너무 허술해요~

첨부터 고대로 얘기하지 왜그리하였냐니까 마눌님 심기 불편하시게 할까봐 그랬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시던데요.  
여하튼 결론은 요렇게 내렸습니다.  “걍 친구다~~올~만에 하필 발렌타인데이에 우연~히 연락이 왔던 그런 친구다~~~” 그래서 오늘일은 한번 눈 찡끗감고 귀엽게 봐주며 계속 같이 살아보려구요.  
거짓말은 참 신기해요.  허술하면 너무 허술해서 티나고 완벽한 거짓말은 너무 완벽해서 티가 나요~

모두 행복하소서~!!!
IP : 124.51.xxx.18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망구
    '08.2.15 9:59 AM (124.51.xxx.183)

    저 이러구 살아요...그런데요 만약 심각한 사태면 저 뒤도 안돌아본 꺼거덩요~저란 마눌 쫌 무섭죠..^^;

  • 2. 원글님
    '08.2.15 10:00 AM (211.52.xxx.239)

    참 속도 좋으시네요
    저 같으면 엎었어요

  • 3. 와.........
    '08.2.15 10:16 AM (219.254.xxx.191)

    님의 그런 깊은 자태에 존경을 금할길이 없네요....어떻게 하면 그런 경지에 오르는지요..저도 좀 마지막에 끝장을 본다는 주의거든요,,항상 평소에 늘 애니타임,,,너 없어도 난 잘 살수 있다를 외칩니다,,,,알아서 잘 해라는 식이죠,,,하지만 막상 저런 문자 보면 아,,,,난 나를 감당할수 없을꺼 같아요

  • 4. 근데
    '08.2.15 10:18 AM (219.254.xxx.191)

    대학때 친하게 지냈던 여자고 그동안 한번도 연락 없었다는데 그 여자는 이때껏 전화번호를 잘도 간직했군요...그러기도 참 어려운데,,,

  • 5. 망구
    '08.2.15 11:03 AM (124.51.xxx.183)

    그 무엇인든 너무 꽉 쥐면 부서져요. 그냥 내 울타리안 적당한 곳에 놓아두고 바라 보면서 즐겨야죠. 너무 소중하다고 늘 감시하고 꼭 쥐고만 있다면 그 것에 내가 짇눌릴수가 있어요. 가끔 닦아 주기도 하고 사랑스럽게 지켜봐 주기도 해야죠. 그런데요 내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 꿈틀대며 나와 다른 꿈을 꾼다면 그땐 내것이 아니니 버려야겠죠.
    내가 그것안에 포함이 되어 산다면 그안에서 나왔을때 핏덩이처럼 약한 난 너무 힘들겠지만 내울타리안에 일부를 그것의 자리로 내주었다면 그것없이도 잘살수 있지 않을까요? 허전함과 상실감등으로 좀 힘들긴 하겠지만요. 어느틈에 신경 안써도 저절도 잊혀질껄요.
    제생각에 부부는요 둘이 하나가 되는게 절대 아니예요. 약한 둘이 만나서 강한 둘이 되는 거라고 봐요. 살아가는건요 전쟁이잖아요. 누가 내 뒷통수에 새총쏜다고 내가 대포들고 맞서면 그쪽은 가만있을까요? 둘다 파멸이죠. 새총을 쏜다면 그 새총을 쏘는 손목을 꽉잡고 웃으며 물어야죠. 왜 그랬는지..그리고 그 대답을 전적으로 믿어주며 엉덩이 톡톡 두드리며 말해줘야죠.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내 다 믿어~ ㅎㅎㅎ 꽉잡혀 아팠던 손목의 느낌과 상냥함 눈웃음을 함께 각인시켜줘야돼요. 샹냥한 웃음뒤에 있는 그 무엇을 깨달토록요~

  • 6. ....
    '08.2.15 11:13 AM (221.158.xxx.174)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는 같이 또 따로... 남편과 아내의 교집합에서만 공유되는...너무 상막한가요 그러나 저도 속좁은 인간인지라 남편의 모든 것을 내 안에서 알아야 하고 통제하고 싶어질 때가 많네요 저도 원글님처럼 내공 쌓고 싶어요 ^^

  • 7. ,,,
    '08.2.15 11:35 AM (124.144.xxx.192)

    망구님 진짜 현명하시네요...맞아요 약한 둘이 만나 강한 둘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혼 할 거 아니면 죽자 사자 싸우는 거 아무 도움 안 됩니다.
    친정 엄마를 봐서 압니다.

    이혼할 거 아니라면 망구님 처럼 다 알고 있지만 봐 준다 ..이렇게
    여유 있게 나가는 것이 남편에게 더 겁을 줍니다.

    웃으며 협박하는 사람이 더 무섭 잖아요

  • 8. 마누라로
    '08.2.15 12:06 PM (59.15.xxx.55)

    산다는게 뭔지..ㅎㅎ 어제는 남편 퇴근길에 발렌타인 초컬릿이 들려있더라구요.
    같은 팀 직원이 준거, 거래처 직원이 준거 뭐 이것저것..
    연애할때는 내가 줬는데 결혼하고 나니 집에 앉아서 남편이 받아오는것 수금하는것도 아니고 ㅎㅎ(신랑이 초컬릿 싫어해서 마누라인 저는 다른걸 선물하죠^^)
    연애와 결혼은 이렇게 다른건가 싶다가..ㅋㅋ
    학교때 친구들은 마음이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나봐요, 회사에서 회식하고 그러면
    잘들어갔냐 어쨌냐 절대 에프터(문자나 전화나)없지만
    일년에 한번 갈까말까 하는 동문회 다녀오면 들어오는 꼴로 뭔 문자가 폭주를 하시는지..
    잘 들어갔냐, 속은 어떠냐, 다음엔 또 언제 보냐 등등..ㅎㅎ

  • 9. 류사랑
    '08.2.15 1:54 PM (211.245.xxx.62)

    이거 망구님한테 한수 배워야겠습니다 ㅎㅎ
    '개나줘' 이거 완전 대박인데요. 한참 웃었어요. 저도 그런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어요. 전 눈치가 빠르지 않아서 아예 남편 믿고 안테나 안 세우고
    사는데 살면 살수록 저렇게 처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느끼고
    있답니다. 남편분도 저리 허술하게 말씀하시는 거 보니 별 일 아닐거라
    생각되어요. 지혜로우신 분이네요.

  • 10. 망구
    '08.2.16 11:14 AM (124.51.xxx.183)

    읽어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어제 신랑님 일찍 퇴근하셨더군요...이번주 처음으로 아이들 아빠얼굴 보고 잤습니다..ㅎㅎㅎ
    늘 그렇듯이 세상은 마음먹기 나름이예요. 오늘도 전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있습니다. 스트레스는 개나주고요. 모두 행복하기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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