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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남자애 진로 고민입니다.
진짜 무지막지하게 공부하기 싫어하는 놈입죠.
무슨, 자기가 게임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녀석 같어요.
평소에 공고나 보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등본을 떼어와라, 어느쪽으로 진학할 것인지
조사하는 통신문을 보니 어째야될지... 혼란스럽네요.
위에서 말한대로 공부하기 엄청 싫어합니다.
학교 갔다오면 교복도 안 벗고 "게임할래!" 가 젤 먼저 하는 말입니다.
공부 좀 하라하면 입이 그야말로 댓발로 나와서는 억지로 공부하는 척하는 모습이 다 보입니다.
아주 ' 나 억지로, 엄마가 시켜서 공부하고 있슴' 이라고 온 몸으로 표현하면서 반쯤 누워서 공부합니다.
저도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죠.
저 놈이 뭐가 되려고 저모양일까... 하구요.
저 따위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면 그게 제대로 된 공부가 되겠나... 싶기도 하고.
저런 녀석을 붙잡고 공부시켜서 1학기 평균 90점 이상 나왔습니다.
여기서 저의 고민이 시작되는거죠.
물론 본인은 아~무 생각 당연히 없구요, 걘 그저 게임만 실컷 하게 해준다면 만사 오케이인거죠.
저 혼자 고민 만땅입니다.
그렇게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서도 평균 90점 이상이라는 성적을 받아오는 걸 보면 머리는 좀 있는 것같습니다.
학원을 하나도 안 다녀요.
제가 집에서 영어, 수학은 매일 시키는데, 수학은 저한테 설명해주라고 하면 아주 쉽게 설명하면서
슉슉 잘 푼다죠. 기말때 영어, 수학이 100점 이었어요.
어째,요즘 들어서는 이 녀석과 매일 싸워요. 게임한다와 공부해라...
개학을 했는데도 여전히 방학때의 게임하던 습관이 없어지질 않는 모양입니다.
저런 녀석을 붙들어 앉혀놓고 공부시키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고등학교 3년내내 그짓을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그러다 내가 지치고, 져버린다면, 애 인생은 어떻게 될까...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을 실패한다면...
공고를 보내 거기서 공부좀 하면 실업계 특차도 생각해볼만하고,
거기서 대학갈 실력이 안되면 대기업 생산직을 노려봐?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
녀석의 머리와 점수가 기가막히게 아깝습니다.
사촌들은 외고를 간다, 과고를 간다 어쩐다하면서 전교 1,2 등을 하는데,
얘만 공고를 간다면...
집에서부터 열등감이 시작되겠죠?
너두, 나두 다 대학가는 이 시대에 살면서 그 긴 세월을 애가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는 열등감으로
살아 가는 건 아닐까...
오늘도 책가방 던지기도 전에 말하겠죠.
나 PC방 갈래...
내 자식이라면 어떻게할까... 라는 마음으로 같이 고민좀 해 주세요...
1. 그래도
'07.8.29 1:51 PM (125.179.xxx.197)저라면 공고 안 보내고 인문계 보내겠어요.
공고라면 나중에 대학을 가고 싶다고 해도 받아주는 학원이 별로 없어요.
제가 아는 아이는 비평준화 지역에 사는 데 인문계 갈 수 있는 데 담임이 안 써줘서 공고 갔어요
공고 간 후에도 대학은 가고 싶으니까 여기 저기 학원을 알아 봤는데
정작 중학교 성적은 자기보다 낮았던 애들이 인문계 갔다고 뻐기면서 앉아 있고
다른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를 보고 공고 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보고
학원에서 같은 반에 배정된 애들은 왠지 눈치가 좀 그렇고
(얘가 수학은 좀 잘하는 편이라 비평준화지역의 1,2등 하는 고교의 애들과 같이 듣거든요)
얘도 마음이 좀 그런 가봐요. 담임이랑 잘 얘기 해서 인문계 갔음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요.
또 공고는 선생님들의 마음가짐이 좀 다르잖아요. 진학이 아니라 취업을 목적으로 하고
국, 영, 수 같은 내신/수능 주요과목 아무리 떠들어 봤자 수업 시간에 이해하는 애가 거의 없으니
그것도 참 힘들다고 실업계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더군요.
요즘 대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거 같아요.
82에서 본 후 저는 사람 만날 때 몇 학번이세요? 라던지 나이를 아예 묻지 않거든요.
근데 가끔 부부동반으로 만나면 몇 학번 이세요? 뭐 전공하셨어요? 라는 질문
너무나 당연하게 나옵니다. 남편과 동문이란 걸 알아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오죽하면 학교에서 기초조사 하는 데 무시당하면 안된다고 학력을 고쳐 적겠어요.
저는 자발적 무자녀 가정인데요. 요즘 슬슬 입질이 오는 터라 애를 가질까 생각중이예요.
근데, 부모의 욕심이라는 게 있잖아요. 뭐든 해주고 싶고.. 뭐 이런게 아니라
내 자식인데. 핏줄인데.. 부모 머리 조금이라도 물려받았으면 반 정도는 해야 될 거 같은데.
(부끄럽지만 저나 남편이나 공부를 못한 편은 아니었거든요
제가 웃긴게 문과라서 수학/과학은 좀 약해요. 그래서 꼭 남자는 수/과 잘하는 남자를 만났어요.)
만약 내 아이가 잘하지 못한다면 전 드라마속 강남열혈엄마로 변신할 거 같아 무섭더라고요.
나만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애가 공부 못 하면 어쩌나 싶은게.. 걱정이예요.
지금 중 3인 자녀분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이 많으실 거예요.
원래 그 나이 또래에는 피씨방, 컴터게임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하지만 90점 100점 받아오는 자녀분이시라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학원도 안 다니는데 그 정도 성적을 받아온다는 건 머리도 어느정도 있는 거거든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고,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이런말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이기적이어서 그런지도 몰라요.
82에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는 터라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 드릴께요.
제 자식이라면 실업계 안 보낼래요.
언젠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공돌이 라는 말이 그 아이한테도 한이 될 날이 올 거 같거든요.2. 댁이
'07.8.29 1:59 PM (121.88.xxx.173)어디세요?
저랑 만나서 같이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한번 날려 보자고요
저는 상계동 입니다
울 아들 중3
교복 은 무슨 교복을 벗어요
게임 하기 위해서 밥먹는 시간도 아까워 하는 아이인데요
여름 방학때는 게임 대회도 한번 마가서 준 프로한테 30분에 깨지고 왔어요
공부는 전교 6~7% 안에 듭니다
요즈음 특목고 준비 한다고 학원 다니는데
학원 바닥에서 기고 있네요
왜 간다고 하는지 ...
아마 엄마가 원하는거 같으니까 좀 맞춰 주려고 그러는것 같아요
그런데 원글님 아들은 공부 하라 하면 하는척도 하나봐요
울 아들은 숙제만 겨우 하던데요
우선은 아들에게 고등학교 진학이 어디를 희망 하는지가 서로 대화가 있어야 되지 안나요?
그리고 아들 희망 하는대로 들어 주고
만약 공고를 가겠다고 하면 저 같으면 밀어 줄것 같아요
특차를 노려보고 내 아들 성향을 지켜 보며 대학은 고등학교
공부 하는 것을 보며 서서히 할것 같아요
인생은 모르는것
고등학교 가서 이애가 어떤 마음을 먹을지 모르니까요
저도 원글님 같은 마음 너무 잘이해요
지금도 똑같은 마음 이기에 이렇게 긴 글을 남깁니다3. 진로
'07.8.29 2:13 PM (211.54.xxx.199)윗님...
정말 눈물나려 하네요.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맞아요. 밥먹는 시간도 무지 아까워하지요.
우리 아들은 숙제같은 건 아예 생각도 안해요. 숙제는 맨날 없대요.
진로 같은 것은 아~~~무 생각도 없어요.
그냥 막연히 공고는 안 가겠다고 하지요. 인문계가면 그렇게 공부해서는 안된다고 하면
한숨만 푹푹~
진짜 공부하기 싫대요. 엄마가 공부하는 걸 원하기 때문에 하는거래요.,
엄마만 아니면 안하고 싶다고 하네요.
같이 말 좀 할라치면, 하는 말마다 너무나 너무나 한심해서 더이상 대화하고 싶지가 않아요.
오죽하면 저 점수인데도 공고를 생각하겠어요.
저도 저 점수가 아깝고 아까워서 가슴이 저린답니다.
그래서 자꾸만 이럴까 저럴까하는 거지요.
애가 쪼끔만 정신을 차려준다면, 쪼끔만 생각을 하면서 산다면...
잘 될 것같고, 엄마도 전적으로 도울 자신이 있는데...
아~~ 정말 ......
애가 말이죠, 엄마가 걱정하는 것의 10분의 1만이라도 자기 걱정을 하면서 살았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답 주신 분들 감사해요.4. 저는
'07.8.29 2:45 PM (121.88.xxx.173)이아이 꼭 지켜 보고 싶어요
저 상계동에 산다고 댓글 단 사람인데요
재가 82니까 구체적으로 무슨 말씀을 못드리고 요
절대로 포기 하지말자고요
왜냐면요 이아이 머리 괜찮은 녀석 같아요
오죽하면 댁에 가족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학교 샘에게)
우리 집은 딸하나 남편 그리고 개가 한마리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래서 애완용 개인줄 알고 네~~그랬더니
사춘기 아들놈을 두고 하는말 ..
저는 요즈음 아이가 게임 하고 있으면 산에 갑니다 안보는게 나아서..
산에 갈 시간이 안되면 어제는 저녁 먹고 5키로 마라톤 했어요
짧은 핫펜즈에 나시티 입고 뒤고 또 뛰었어요
그랬더니 그때까지 하고 있더군요
엄마 어디갔다왓어? 하기에 마라톤 5키로 뛰었어 했더니
에~이 엄마가 무슨 5키로 뛰어는데 벌써와? 하길래
그래 너 지금 나랑 한번 붙어볼래? 했어요
속으로는 너 게임 하느랴고 시간 관년 없지?하고..
우리 애는 운동대가입니다
다행히 저도 마라톤 좋아 하고요
보기 싫으면 뛰고 산에 가고 또 수다도 떨고
그리고는 속으로 그~래 너 잘 키워놔봐야 며느리 좋은일 밖에 더있냐 하고
상식 이하로 내 자신을 돌려 보자고요
우리 꼭 지켜 보자고요5. ..
'07.8.29 2:56 PM (211.229.xxx.108)공고 보내지 마세요
근묵자흑이란 말이 괜히 있겠어요??
다들 공부 잘안하면 분위기면 공부하기 더 힘들구요
평생 따라다닐 학벌인데 ,,그래도 무난한 선택 하시는 편이 ..
아직 스스로 공부해야겟다는 생각이 없나본데
남자애들은 느닷없이 철들기도하더군요
암튼 원글님이 끈기를 가지고 잘 다듬으셧으면 좋겠어요^^6. 무엇보다
'07.8.29 3:27 PM (61.66.xxx.98)본인이 공고가기 싫다는데 왜 보내려 하세요?
머리도 좋고 영어 수학 기초는 있는거 같으니
인문계 보내세요.
아무래도 인문계가 앞으로 미래를 결정하기에는 공고보다는 길이 넓잖아요.
다들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가르치니 분위기도 공부할 분위기고요.
무엇보다 공고가기 싫다는애 공고보내놓으면
애가 거기서 열심히 해서 특차갈 정도 성적 받아온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오히려 반항심으로 삐뚤게 나갈가능성이 더 크죠.
고1,고2 팡팡 놀다가도 고3에 철들어 무섭게 공부해서 대학가는 애들도 있고...
윗분 말씀대로 남자애들은 느닷없이 철드는 경우도 많고요.
급한대로 영어와 수학은 해놓고 (30분이라도)
게임하라고 하시고요.
아이가 이약속을 하면 부모로서는 속터지지만 그시간 외에는 게임만 해도
건들지 말아야죠.
철들기를 기다려 보세요.7. 공고 말고
'07.8.29 8:15 PM (203.227.xxx.80)특성화 고등학교를 알아보십시오.
제가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인데요.
중학교 내신 20% 내외에 들어가는 아이들이라서...수업 분위기 좋고, 열성적입니다.
대학은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일문계보다 훨씬 쉽게 가지요.
컴퓨터 관련 전공과목을 많이 배우니, 아무래도 인문계보다 낫지 않겠어요?
그러나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내신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일반전형 20%대,
특별전형 40%대(컴퓨터 관련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이나 자격증 보유자)
--단순히 게임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