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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문제아 어떻게 다뤄야 하나요?

초등교사 조회수 : 1,377
작성일 : 2007-07-17 22:41:27
지난 번 아이와 빵 얘기 올렸던 사람이예요.
아이는 계속 빵집에서 아침을 먹고 있어요.

그 아이가 제 마음을 계속 아프게 합니다.
어제 그 아이와 다른 반 아이 포함해서 4명이 저한테 수학과목 특별보충을 받고 있었어요.
남아서 공부하는 것도 안쓰럽고 날도 덥고 해서 아이스크림 사먹자고, 누가 심부름할래 했더니
그 아이가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군요.

아이편에 5000원을 주고 기다리는데 30분이 되도록 안 오는거예요.
기다리다 지쳐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더니 돈을 잃어버렸다고 하더군요. 일단 오라고 했지요.
와서 하는 말이 가는데 6학년 형들하고 부딪혔는데 나중에 봤더니 돈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거짓말이라는 게 들통이 났어요. 왜냐하면 이날 5학년은 4교시 수업이라 집에 일찍 갔지만 6학년은 6교시까지라 그 시간이 수업중이었으니까요. (돈을 훔친일은 벌써 여러번 걸렸었요)
화가 나서 거짓말이라는 것 들통났으니 빨리 가서 돈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끝까지 아니라고 하다가 다시 한 번 찾아보겠다고 나가더군요.

그런데 조금 있다. 학교 컴퓨터에 메시지가 떴는데 어떤 아이가 선생님 지갑을 뒤지다 현장에서 걸렸는데 도망갔다는 거예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선생님께 가서 인상착의를 꼬치꼬치 물었더니 우리반 그 아이더군요.  

아이를 기다렸지만 퇴근시간이 다 되도록 오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도망갈까 봐서 핸드폰과 가방을 제가 가지고 있어서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오지 않아 불을 다 끄고 다른 반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퇴근시간에서 한시간이 흘러서 고양이처럼 몰래 교실문을 여는 아이를 발견하고 잡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학년 선생님 지갑을 뒤져서 돈을 훔쳐간 게 너 맞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더군요.
지금 그 선생님도 기다리는데 대질심문 하러가자고 했더니 그제서야 자기가 했다네요.

정말...제 힘으로는 이 아이를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모든 말이 거짓말이고 도둑질하다 걸리고 나서 또 도둑질이네요.

이 아이...얼마전에는 가출까지 해서 사람을 놀라게 했지요.
그 아이 아버지는 그 때 담임인 저한테 서운하다고 교무실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 가출의 발단은 아버지 지갑에서 돈을 가져간  후 혼날까봐 안들어 왔던 거였어요.
가출하면서도 점심시간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갔었지요.

아이의 핸드폰 문자메세지는 저를 거의 공황상태로 몰고 갔어요.
여자 친구가 있는 듯 한데 서로 사랑한다는 문자가 오고 가고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하고...
제가 좀 모자란 사람인지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사랑한다는 문자를 주고받는 현상이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이제 그 아이때문에 점점 지쳐갑니다.
제가 참 바보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는 선생님들이 잘해주면 안된다고 충고해 주실 때에도 그래도 딱한 마음이 더 컸었습니다. 급식반찬도 좋아하는 것 있으면 몰래 싸주고  또래보다 마른 게 안스러워 고기도 사다 가방에 넣어도 줬습니다. 어린이날 혼자만 선물도 못 받을까봐 백화점에서 옷도 사서 선물로 주었어요.  또 축구부 하면서 기죽지 말라고 아이스크림도 다 돌려주고 코치선생님 만나서 아이가 장래성은 있는지 의논도 했습니다.  저는 이 아이에게 제가 교사로서 최대한 사랑을 가지고 대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아이는 계속 엇나갈까요?

제가 책임져야할 아이가 이 녀석 혼자만이 아닐진데 왜 이리 인간에 대한 배신만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상담실이라도 있으면 보내서 상담전문교사에게 상담을 받게 하고 싶지만 제가 근무하는 학교엔 상담실도 없습니다.

아...글이 두서가 없네요.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IP : 218.239.xxx.8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7.17 11:03 PM (124.54.xxx.103)

    원글님..
    잔인하지만.. 이제는 끈을 놓으세요. 그래야 할 듯합니다...
    물질적인 도움이 그 아이에게는 .. 오히려 화가 된 듯하군요.
    얼마나 영악한가요. 타인의 도움을 ...더군다나 스승의...이용하는..

    요즘 그렇게 사랑한다고 문자하고 그러긴 하는데.. 일반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이미 아이가.. 도를 넘어선 것 같아요.
    물질적인 도움은 중단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빵먹이는 일도요.
    특별 취급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그 아이를 영악하게 만든 것 같네요.

    비교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께서 그 아이에게 해온 행동이..나름의 배려와 사랑이라생각하시지만
    마치 직장나가서 너무 바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엄마가
    어떻게든 물질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채워주려는 그런 모습으로 비쳐지네요
    그아이는 알겠죠/.. 이미..

    저 선생님(혹은 엄마)은 나한테 약해...


    전 전업이지만 ..그리고 먹고 살만하지만..
    제 아이들 어린이날이라고 백화점서 물건 사준 적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말이나 행동에서 조금 냉정을 찾으시는게 그 아이를 위해 좋을 듯합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그런 말이 떠오릅니다. 그 아버지의 행태역시....

    맘 아프시다면.. 죄송합니다.

  • 2. ...
    '07.7.17 11:13 PM (74.117.xxx.253)

    참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하네요, 그학생...
    선생님이 얼마나 실망하셨는지 왜실망했는지 말씀하시고 진심어린 충고를 하고 원조는 끊으시고 그냥 지켜보심이 어떨런지요. 될놈이면 달라질거고 아니면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 3. 나비
    '07.7.17 11:19 PM (220.86.xxx.59)

    참 슬프네요.
    이제 그만 그 아이와의 끈을 놓으라 하면 너무 심한 말일까요?
    저는 인내심이 부족해서...이런 말씀외엔....

  • 4. 알려주세요
    '07.7.18 12:04 AM (211.245.xxx.84)

    물질적인 원조는 일단 중단 하시는 게 좋을 꺼 같습니다.
    마음만으로 애정을 주세요.

    그 아이는 지금 선생님의 호의를 이용하고 있는 거에요.
    아무리 아이라지만 천사는 분명 아닌거죠.
    선생님의 선의와 배려를 어쩌면 더 필요한 다른 아이에게
    주세요.

    그 아이도 그렇게 호의를 배반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아이에게 실망했다, 너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변화는 너 자신이 아니면
    시작할 수 없다, 알려주세요.

  • 5. 제 생각에
    '07.7.18 12:13 AM (74.103.xxx.110)

    선생님의 영역은 넘어선 것같아요.
    그동안 따뜻하게 대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진심으로요...)
    혹시 학교에 상담공부를 하셨던 선생님이 계신가요? 계시다면 그 선생님께 상담을 한 번 의뢰해보세요.
    이런 아이인 경우 집안에서 지원받지 못할 우려가 더 많기 때문에, 상담을 받아보라고 부모에게 권유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 될 수 있을거예요.
    교육청이나 해당 시도의 청소년 상담소에 담임이 의뢰하셔서 상담을 받도록(성격테스트,인성검사등)
    해주시는게 현재로서는 가장 필요하리라 보입니다.
    학교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몰라 이정도만 알려드릴께요.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일도 있을테고 적절한 도덕교육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을테고,
    부모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행동일 수도 있을테고, 여러가지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을테죠.

    아이만의 세계를 존중해주시고, 아이를 계속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 6. >>
    '07.7.18 8:12 AM (61.78.xxx.15)

    선생님 그동안 너무 애쓰셨어요....
    얼마전 라디오에서 인생9단 쓰셨던 분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교도소에 가보면 엄마 없이 자란 아이가 70%라더군요.

    그 아이는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특혜로 오해하고 있나봐요.
    그리고 그걸 이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춘기 남자아이이의 특성이기도 하구요.

    교육청에 있는 상담담당이나 시에 있는 청소년 지원센터에 연락을 하면
    위기청소년 관리 프로그램도 있고 파견 선생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관심을 갖고 같이 노력하면 좋아질수도 있어요.

    선생님 너무 애쓰셨어요.
    이제 다른 사람에게 꼭 도움 청하세요.
    아님 선생님께서 너무 힘들어요.

  • 7. happy
    '07.7.18 8:26 AM (121.139.xxx.14)

    요즘 보기드문 선생님이신듯 하군요
    옛스승을 보는듯 합니다. 옛스승들은 어렵고 힘든아이들 찾아다니면서 지도하고 선도하고 올바른 지금 엄마들의 세대를 키워 내셨습니다. 힘드시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또 이 사회를 위해서 잘 선도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그대로 방치한다면 더 큰 악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요?
    이상태로 좀더 큰다면 학교에서도 안 받아 주고 그럼 어디로 갈까요?
    결국 우리들의 곁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의 아이들 까지 위협하겠지요.
    또 전염을 시킬수도 있겠지요..
    선생님이 아닌 스승님이 되어 주세요...월급쟁이가 아닌 제가 알고 있는 옛스승님이 되어 주세요..
    지금 현재 학교밖의 세상엔 너무도 많은 아이들이 방황하고 있는듯 합니다.
    물론 가정에서 시작된것이겠지만 교육자분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힘드시더라도 도와 주시고 힘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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