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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말하는 나의 고백.

.. 조회수 : 4,378
작성일 : 2007-04-26 23:42:32
전 여성편력이 있는 부모님아래 자랐어요.

둘째딸이죠. 관심없는 부모님에게 칭찬받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집안일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이 참 착하고, 부지런하다 라는것.

그말을 듣기위해, 고등학교삼년동안 제가 도시락 싸고 동생것까지 만들고 학교에 갔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집에오면 한시간동안 도시락 씻고 소설책보며 잠든게 12시.

그당시 엄마는 남동생에게 그야말로 올인 하셨었고,

잘나가는 은행원이셨던 아빠는 용돈만 주면 되는 물주역할만 하셨었죠.

물론 아빠와 엄마의 관계는 지금껏 각방쓰시고, 서로 햟키기만 하는 사이입니다.

전 제가 사춘기일때, 가족중 누구하나 고민상담 할 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한살차이나는 언니는 저에게 시샘만 낼뿐, 그이상 이하도 아니었고.

남동생은 부모님의 지나친 남성위주의 발언에 싫어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구요.

전 불우한 정신상태로 아빠의 지갑속을 몰래 훔쳐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생활을 했어요.

그러다가, 대학을 가고, 또 서울로 올라오면서, 부모님과 형제들과 멀어지고..

저도 결혼을 하고 형제들도 결혼을 하고보니, 지금 상황에 부모님의 젤 맘가는자식은 저인가 봅니다.

맞벌이에 아이하나 있어도 친정에 맡기지 않고 뭐 해달라 말도 없고 하니

맘 편하게 다가갈수 있는 자식은 저인듯 합니다. 가끔. 친정엄마가 **야~ 뭐해? 잘살아?

이런말로 전화를 하면, 전화할 당시엔 반갑더라도 전화끊고나면 뭐랄까 허무하다고나 할까.....

솔직히 전 우스워요. 부모님이지만, 정하나 없으니.

어릴적 고생해서 그런지, 결혼생활은 참 좋아요.

이해심 넓고 나의 과거를 거의 알기때문에, 나의 급발적인 행위나 말을 남편은 잘 감싸줍니다.

사랑속에서, 그리고 형제간 평등속에 자라난 남편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반면, 전 사람좋다 인간성 좋다 그런얘기를 밖에서 듣고 다니는 사람이나,

실제의 제 모습은 씨니컬한 참으로 이상하고 조잡한 사람입니다.

집에서, 아이에게 잘 대해주다가도, 어느순간 맘이 불편해지면

아이에게 정말 못할말을 지껄이게 됩니다.

그순간은 저도 어찌 하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런일을 한번 겪으면 몇일을 아파합니다.

자라난 환경 너무나 중요한걸 이제야 깨닫나 봅니다.

말없이 나의 그런점을 받아주고, 생각을 바꾸게 해주려는 남편이 새삼 고맙습니다.

이런 성격 고치고 싶어도, 그게 뿌리깊은 나무라 너무 어렵네요.

다시한번... 양육에 있어 합리적일수 있길 그리고 생각이 더 앞서는 엄마가 될수 있길

기도하고 또 바랩니다.

휴.. 생애처음 이런말을 늘어놓다보니, 뭐랄까 시원하다고나 할까.

이런 사람도 있구나.. 그러고 넘어가시길..

사랑으로 크지 못한 사람은 줄수도 받기도 어렵다는걸 정말 구구절절히 깨닫고 있는 요즘이네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싶답니다. .......
IP : 59.86.xxx.3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은
    '07.4.26 11:46 PM (211.52.xxx.125)

    따뜻한 남편과 사랑스런 아이가 있으니 행복하십니다. 어릴적 환경때문에 현재까지도 공통받은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님이 그런 과거가 장점이 될 수 도 있겠구요. 지금부터라도 행복하세요~

  • 2. ...
    '07.4.26 11:48 PM (125.188.xxx.94)

    맘이 참 아프네요... 자신이 어쩔 수 없던 어릴적 환경 때문에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힘들고 싫어지는거.... 아이들에게 정신 놓고 하는 행동에 몇날 몇일을 가슴아파야 하는 일들.....
    힘내세요.... 비록 나의 어린시절은 좋지 못했지만 내 아이에게 더 노력하는 엄마 되어야지요.... 부모라고 누구나 완벽할 수 없듯이... 님도 노력하며 아이들과 맞추고 또 아이들이 더 크면 함께 이해하고 감싸 줄 수 있도록 해야지요......

  • 3. 하트
    '07.4.26 11:49 PM (211.221.xxx.104)

    마음이 아픕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더 그런걸까요? 곁에 있다면 동생처럼 껴안고 싶어요.

  • 4. 이해
    '07.4.26 11:51 PM (218.147.xxx.92)

    이해됩니다.
    너무 이해됩니다.

  • 5. ..
    '07.4.26 11:51 PM (59.86.xxx.35)

    님들의 댓글을 보니 울고 싶어졌어요. 저 살짝 눈물 흘려도 되겠지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 6. 전 신자는아니지만
    '07.4.26 11:54 PM (203.130.xxx.7)

    송봉모신부님의 상처와용서란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성서와인간시리즈중의 한 파트(?)인데 책을 도움이 되실것같아서요
    님을 글을 읽고 떠오르는 책이네요
    도움(?) 치유(?) 가 되실듯해서요
    세상에 상처없는 사람은 없을거에요
    요새는 차라리 부족한둣 모자라게 살아가는삶을 살고싶습니다

  • 7. .....
    '07.4.27 12:06 AM (220.127.xxx.217)

    이렇게 털어내버리는 것도 용기고 어느정도 상황이 나아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힘든것보다 그 영향이 아이한테 미치는게 더 가슴 아프시지요?
    공감합니다..

  • 8. 슬픔
    '07.4.27 12:12 AM (219.240.xxx.122)

    님의 진솔한 글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저도 문제많은 가정에서 자라서죠.
    그래도 너무 행복하시네요. 좋은 남편을 만나셨으니...
    초년고생은 있었으나 후반에는 행복하실 거에요.

    자신의 성격을 조절하는 것에 주력하세요.
    왜냐면 그것이 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님이 부모로 인해 아픔을 가졌듯, 아이도 엄마에게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니까요.
    이를 악물고 상처를 고치세요... 저도 고쳐나가고 있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9. 많이
    '07.4.27 12:13 AM (222.106.xxx.161)

    이야기 하세요. 여기 당나귀 귀가 있잖아요. ^^

  • 10. 저도
    '07.4.27 12:19 AM (218.237.xxx.176)

    코끝이 찡하네요 남들이보는 나의모습과 내가느끼는 나의 모습간의 괴리감... 저도 그래요
    또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서 줄줄도 모르는 남편이 미웠고 이해가 안갔는데 아니 이해하기 싫었는데
    님글을 읽다보니 남편에게 미안하고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감사하구요
    님 행복하세요 지나간 과거에 연연해하지마시구 좋은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오래오래 영원히..

  • 11. ..
    '07.4.27 12:22 AM (59.86.xxx.35)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울고 또 혼자 토닥이다가 자러갑니다. 모두들 편안하게 주무세요.....

  • 12.
    '07.4.27 9:16 AM (58.226.xxx.130)

    저도..님과 같은 행동을 보이고있어요. 어렸을적 엄한 아버지밑에서 답답하게컸고, 공부도 곧잘 했음에도 칭찬한번 받아본적 없거든요. 결국 고3때 모두 박차고 가출도 했었죠. 남들은 내가 성격좋다고 하지만, 집에서 하는건 님과 비슷해요. 고치려고해도 고쳐지지 않는것 같아요. 아이들이 크면서 저스스로도 참 걱정이네요.

  • 13. ..........
    '07.4.27 9:41 AM (61.66.xxx.98)

    가끔 옛생각에 울컥해지면 여기에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털어놓으세요.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좋은 남편을 만나면 영향을 받아서 성격도 점점 변해요.
    그리고 아이에게 가끔 욱하고 못할말 하는거
    원글님 마음에 쌓인게 풀어져야 완전히 나아질거예요.
    부모 원망스러웠던거 그런거 다 풀어놓으세요.
    부모님께 직접 푸는게 효과는 제일 확실한데,제일 어렵죠.
    그러니 가끔 여기 게시판이나 형편이되시면 상담을 받으세요.
    이웃이나 친구도 좋기는 하지만,문제는 나중에 괜한말 한거 같은 후회,
    내가 한 말이 새나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상처를 받아본 사람은 어떤게 상처가 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상처를 안 주고 자식을 키울 수 있어요.
    자신감을 가지시고 심리에 관한 책도 좀 보시고,
    부모를 극복해 보겠다 고 생각하세요.
    다행이 사랑은 꼭 부모에게 배우지 않아도 되는거더군요.
    누가 그렇게 말했대요.
    사랑은 언어를 배우는거와 같다고....
    대부분 부모에게 배우고,이게 가장 쉬운방법이지만
    자기 노력으로 외국어 배우듯이 배울 수도 있다고요.

  • 14.
    '07.4.27 9:50 AM (125.243.xxx.10)

    부모님 두분이 사이가 좋지 않으셨으니,
    원인이 누구였듯... 배우자 한 분은 상처받겠죠.
    만약 어머니가 피해자였다면 어머니는 남편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아들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얻으려했을지 몰라요.

    님께선 혼자서 잘 알아서 하니, 그저 한마디 칭찬만 해주면 다인줄 알았겠죠.
    언니는 뭐든지 야무지게 하는 동생이 칭찬받는 것에 열등감을 느꼈을 것이구요.
    사실 부모님이 골고루 사랑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한꺼번에 온갖 기대를 받는 아들은 그것이 부담이 되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고,
    두 자매는 부족한 사랑에 상처받으며 자란 것 같아요.
    아버지도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남자는 바람피우는 것이 흉이 아니며,
    내가 돈 잘 버니 내 맘대로 당당하게 한다는 아집과 독선이 어렸을 때부터 내면화되었을지도 몰라요.

    모두가 피해자이죠.

    마음속에 받은 상처는 쉽게 낫지 않아서
    그것을 누군가에게 화풀이하다보면,
    또다른 이유없는 희생자를 만들게 되죠.

    힘들더라도
    너무 완벽하고자 하지마세요.
    친구에게, 남편에게, 아님 익명으로 털어버리세요.
    참고참다가 결국은 만만한 나의 자식이 희생자가 될 수 있으니깐요.

    내가 일생에 받을 사랑은 정량이 있나 싶어요.
    부모님에게 충분히 사랑못받은 사람은
    남편이 채워줄 수도 있고,
    둘 다 아니면 자식이 채워줄 수도 있으니깐요.
    그리고 당신은 그만큼 성실하셨으니,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으세요.
    아직도 찌르듯 아픈 당신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 15. ...
    '07.4.27 11:04 AM (125.177.xxx.11)

    화가 화를 불러요
    저도 그랬는데 아이한테 화가 날때는 한번 쉬고 말하세요

    심한말 하다보면 더 화가 나서 더 심하게 하게되요

    정말 속으로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세요 상처가 오래갑니다
    하고나면 엄마도 괴롭고요

  • 16. 용서...
    '07.4.27 2:40 PM (222.98.xxx.188)

    부모를 용서하기, 나를 용서하기...란 책 제목처럼...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죠. 우리모두는...
    그래도 상처를 치유하는데 용서밖엔 없는것 같네요.
    내 사랑하는 자녀에게 되물림되는 악순환을 막아야잖아요.
    저도...님도...용서하며 극복해 갑시다.

  • 17.
    '07.4.27 2:47 PM (122.100.xxx.234)

    사랑을 못받은 사람이라하여 그러는 것은 아닐겁니다.
    물론 그럴 확률은 더 많을지 몰라요.
    저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인데도
    아이한테 나쁜말 하고싶을때가 수도없이 많아요.
    속썩일때...
    단지 제 속에서 참을뿐이죠.
    왜냐?뱉어버리면 제가 너무 후회하고 님처럼 아파 드러누울거 같기 때문이죠.
    다 저를 위한 거예요.
    제 안에서는 정말 전쟁을 방불케합니다.
    이러니 너무 님이 자라온 환경 탓으로 돌리지말고
    님도 극복할수 있다 생각하시고 과거는 털어버리세요.
    우리 세대들 하나씩은 슬픔들 있잖아요.
    어쩌면 우리는 그 슬픔들 때문에 세상을 살아가는걸수도 있어요.
    그것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고 또 극복하고....
    꼭 자라온 환경탓은 아니다란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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