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나눠주고 퍼주기~

ㅎㅎ 조회수 : 701
작성일 : 2006-11-03 13:58:59
저희 친정 엄마를 닮았나봐요.

친정 엄마가 음식 솜씨도 좋으시고 또 누구든지 챙겨주시는 걸 좋아하세요.

혼자 시골에서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사시는 분이 농사도 혼자 지으시고,

작은 아버지들이 셋이나 있어도 어머니 모시고 산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큰 며느리인 저희 친정 엄마 혼자서 모시고 사시지요.

할머니 성격이 워낙 강하시고 꼬장꼬장 하셔서 모르시는 분들이 없을

정도로 강하세요.

젊으셨을때도 일 한번 제대로 안하시고 다 큰 며느리 시키시고.

지금도 밤 늦게까지 일하고 온 며느리한테 저녁때가 지났는데 저녁 안차리고

늦었다고 소리지를 정도라지요.
친정엄마는 지긋지긋하고 그동안 받아온 설움에 당장 아들네로 보내고 싶어도

사람이란게 미운정도 정이라고 그래도 자기가 편해서 같이 있고 싶어 하시는 분을

그 답답한 서울로 보내서 뭐가 좋을까 싶어

혼자서 모시고 사신답니다.

할머니 때문에 친정엄마는 어디 놀러한 번 못가셨어요.

가을이라고 단풍구경 꿈도 못 꾸시지요.

여튼 그렇게 고생하시는 친정 엄마는  참 희안하게도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셨지만

얼마나 밝으시고 인상이 좋으신지 몰라요.

사람들마다 인상이 참 좋다고 하시고 늘 웃으시고요.

제 친구들은 가끔 엄마를 보게되면 늘 똑같이 그런 말들을 해요.

언제나 맑게 웃으시고 늘 즐겁게 사신다고...

혼자서 농사일을 다 하시고,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사는 엄마가 즐거울 일이

뭐 그리 많으실까 하지만 엄마 얼굴을 보면 사실 저도 늘 즐거워져요.

정말 정말 밝으시거든요.  늘 웃으시고...

음식 솜씨도 좋으셔서 뭐 하나 해놓으시면 주변에서 더 인기가 있구요.

힘들게 농사 지으신 것도 주변에 다 퍼주기가 바쁘세요.

자식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며느리네 언니네도 늘 챙기시구요.

뭐 친척들은 기본이구요.

때마다 쌀이나 고춧가루 깨 마늘 호박고구마...등등.

한번씩 주변에서 음식 맛 보고 너무 맛있다고 부탁하면 엄마는 기분 좋게

들어주세요.  생각해서 값을 지불하면 받기도 하시지만 그런 경우는

쌀이나 고춧가루 많이 사갈때 그렇구요.

조금씩 가져가는 건 뭐 다 그냥 주시구요. ㅎㅎ

이번에도 농사지은 호박 고구마가 많이 나왔는데 택배로 7박스나

여기저기 보냈다고 하시더군요.

저희쪽은 늘 호박고구마만 심는데 맛이 정말 달콤하거든요.

그 맛을 보고 오빠 친구들이 부탁해서 여기저기 보내주고 하세요.

당신이 하신 음식이 맛있다고 찾는 모습에 즐거워하시고 기분좋게 나눠주시고

그런 것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소박한 친정엄마의 마음을 저도 닮은건지

다른건 잘 모르겠는데

저도 음식은 엄마를 닮아 약간 맛있게 하는 편인데요.

음식이나 이것저것 있으면 꼭 주변에 나눠줘요.

맛있는 거 해놓고 주변에 누구랑 나눠 먹으면 좋겠다. 늘 생각하고

뭐 시골에서 가져와서 좋은 거 주변 친구에게 나눠주구요.

봄이면 시골갔다가 자연에서 자란 향 좋은 취나 산나물 뜯다가

주변 친구 생각나서 많이 뜯어서 나눠 주기도 하고...

저도 은근히 그런 편이거든요.



이게 아마도 친정 엄마를 많이 닮은 거겠지요?
IP : 211.221.xxx.3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6.11.3 2:03 PM (211.111.xxx.148)

    짓고 계신 거지요..
    어머니도 원글님도.. 참 부럽고 좋은 분들입니다.

  • 2. 원글녀
    '06.11.3 2:27 PM (211.221.xxx.36)

    저는 잘 모르겠지만
    친정엄마는 정말 복 많이 받으셔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자식들이 속 썩인 일 없이 가난하게 살았지만 잘 커서 성장하고
    가정을 이뤘고 크게 아픈 곳 없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라면 행복이지만
    엄마는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여자로써 든든한 버팀목이 될 반려자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은 분으로요. 하지만 엄마가 싫다고 하시고 또 할머니도 계시고...
    적어도 어디 여행이라도 자주 다니실 수 있게 마음이 자유로우셨으면
    좋겠는데 며느리에 손자까지 보신 분임에도 아직 또다른 며느리란 위치에
    계서서 많이 묶여 계시고...
    친정엄마가 주변에 나눠주시고 산 정 만큼만 , 그 마음 만큼만 행복하시고
    복 받으셔도 충분할텐데.
    늘 고생만 많이 하시는거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자주 못가는 것도 , 또 주말에 늘 쉬는게 아니어서
    갈 수 없는 시간도 애석하구요.
    그나마 다행으로 결혼 전엔 자주 시골에도 내려가고 했던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엄마가 늘 건강하시고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3. ...
    '06.11.3 2:50 PM (220.90.xxx.15)

    그런 친정엄마밑에서 보고 자랐으니 그 마음이 어디 가겠습니까?
    원글님 마음도 이쁘겠지요.
    친정어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8303 돈 빌려주고 못받는 사람... 6 한숨만.. 2006/11/03 968
88302 서울시 공무원시험,,, 발표 언제나나요? 1 ... 2006/11/03 388
88301 급질) 마포, 여의도쪽 일식집 알려주세요!! 4 맛있는집 2006/11/03 481
88300 키이스상설할인매장 8 궁금 2006/11/03 2,515
88299 차 티백 마실 때 주의하세요. 4 티백 2006/11/03 2,405
88298 피부가 너무너무 예민해요.. 10 피부.. 2006/11/03 845
88297 집없는 설움 5 분노 2006/11/03 1,718
88296 분당 야탑쪽에 유치원 소개해주세요.(배성유치원?) 10 유치원 2006/11/03 745
88295 전세집 명의 이전에 관한 궁금증..^^ 3 ... 2006/11/03 419
88294 장터 글 지우지 말랬더니... 22 참내 2006/11/03 2,507
88293 교육관련 카테고리 만들면 어떨까요? 2 해볼까 2006/11/03 271
88292 치아 안쪽으로 뭐가 났는데 혹일까요? 7 첫딸 2006/11/03 1,927
88291 남는 세제를... 6 어떻게?? 2006/11/03 835
88290 잘 웃는 아가 1 초보 2006/11/03 399
88289 안면도 펜션(나문재와 하바) 정보 좀 주세요. 3 리미 2006/11/03 631
88288 집들이가는데요.. 8 집들이 2006/11/03 992
88287 몸이 3 아픈것 같아.. 2006/11/03 431
88286 집사고파서 밤잠설치는 임산부에요. 동작, 신당 지역 아파트 조언좀.... 부탁드려요 11 집사고파 2006/11/03 1,434
88285 땅값의 10%를 줘야 보여준다는데... 8 시누이 땜에.. 2006/11/03 1,002
88284 여성의류 본사 창고세일 그런거 하는곳 없나요? 요즘 2006/11/03 551
88283 나눠주고 퍼주기~ 3 ㅎㅎ 2006/11/03 701
88282 아이옷을 만들고 싶으면 어떤걸 배워야할까요? 4 궁금 2006/11/03 447
88281 정말로 맛있는 미역은 어디에~~ 7 출산^^ 2006/11/03 1,009
88280 양재동에서 인천 가는 버스... 3 버스노선 2006/11/03 467
88279 여성적 매력이 뭔가요? 중성이래요 9 중성 2006/11/03 3,074
88278 막막한 동서(저) 좀 구제해 주세요. 12 낮설음 2006/11/03 1,704
88277 짐보리----. 2 혜린맘 2006/11/03 352
88276 은행거래 궁금해요 1 .. 2006/11/03 267
88275 콘도회원권을 팔려면.... ^^ 2006/11/03 188
88274 어제 부모님 결혼기념 30주년이었습니다. 3 행복해 2006/11/03 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