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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부모 밑에서 자란 저는요...
애초에 시발점이 된 글부터(이혼한 부모를 둔 아이와는 자기 아이 친구하기 싫으시다는 글) 죽 봐왔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물론 저 상처받고 자랐습니다.
그러나 그 상처 다 덮어줄만큼 저희 어머니 노력하셨고 저도 그 사랑 알아가며 어머니한테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오히려 다른 집 모녀 사이보다 더 돈독하다고 해야 하나 다른 사람들이 친구 같다고 부럽다고 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유대관계가 더 깊어지는 듯 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화목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온화한 성품과 밝은 심성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저처럼 상처가 있는 사람도 따뜻하게 살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그 상처 굳이 덮지 않고 내어 놓고 삽니다, 덮을수록 곪는 게 상처니까요.
지금은 상처라는 게 어떤건지 알기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마음을 준 이에게 성실하게 배려합니다, 사람을 대할 때 한번 더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이혼이 아닙니다.
부모가 이혼하지 않고 살았다고 모두 행복한 가정이 아니지요.
전 오히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나서 안정을 찾았으니까요.
항상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는 집의 기운이 부모님의 이혼 후에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어머니와 저는 서로를 더 생각하게 되었지요.
어머니와 정말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먹기도 하면서 이런 것이 평범한 가정이구나 생각했더랬습니다.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만일 저희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지 않은 상태로 계속해서 냉랭한 집의 울타리 안에서 컸더라면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었을거라고요.
제 주변에 사이가 안좋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들 다 저만큼의 상처는 가지고 있더군요.
차라리 부모님이 이혼하셨으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어떤 선택이든 빛과 어둠이 있다고, 그저 지금의 상태에서 조금 더 노력하라고.
제가 얻은 빛이 어머니와의 화목한 가정이라면 어둠은 이혼한 자녀에 대한 여러 시선들이겠지요.
그래도 저는 괜찮습니다.
시선은 다양한 법이고 어차피 남과 맞물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그저 남들보다 한가지 일을 더 경험한 것 뿐이라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그 뿐이지요.
편협한 시선에 굳이 맞서지 않습니다, 이해받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부모님의 이혼을 원망하지 않는데, 제가 부모님의 이혼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데 무슨 상관일런지요.
시선 속에서 그냥 당당히 서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아직 미혼입니다만 만일 제 배우자가 될 사람이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제가 싫다 하면 알겠다 하고 돌아서렵니다.
저의 모자람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요.
두서없이 긴 내용이 되었습니다만 혹여라도 여러 글에 상처받는 분들이 계실까 하여 자식의 입장에서 올려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1. -_-
'06.7.3 3:49 PM (202.30.xxx.28)그 분 글 때문에 여러 사람 상처 되네요
2. ..
'06.7.3 3:55 PM (125.130.xxx.111)제 아이는
사귀는 친구가 이혼한 가정의 아이가 많은데요
저 뭐라 안해요.
걔들한테 특별히 겉으로 잘 해주지도 않습니다.
동정 으로 오해 할까봐요.
저는 제 아이가 친구 사귈때
친구의 조건 보다는
친구의 됨됨이를 보고 사귀면 좋겠어요.
아주 못된 아이가 있는데
걔는 부모 멀쩡 해요.
부모가 이혼 했다고
모든 아이가 잘 못 되는것은 아니죠.3. 원글
'06.7.3 3:57 PM (210.124.xxx.122)상처는요, 이미 다 겪어 본 일인걸요^^
다만 그런 글로 이혼하신 분들이 자녀분 염려가 되실까봐 자녀의 입장에서 조용히 올려본 글입니다.4. ..
'06.7.3 3:57 PM (221.159.xxx.238)누군 좋아서 그런 가정에서 자라고 그런 부모에게서 자랐는지 정말 어이상실이라... 흘~
그냥 웃고 맙니다.
요즘 그집, 꼭 자기가 경멸하고 외면하는 그런 가정이 되길 빌고 있어요.5. 배려
'06.7.3 4:15 PM (61.74.xxx.23)배려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너무 자기 중심적인 사회인것 같아요. 이혼안하고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는 부모 밑에서.. 외도하고 맞고 때리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보단 이혼하고 정갈한 분위기에서 자라는 것이 더 좋지 않나요??
6. 흠
'06.7.3 4:28 PM (210.221.xxx.135)소란스런 그 글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보질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참 ...자기 안의 틀에 갇힌 분들이ㅡ많은 거 같아요.
내 새끼만.. 내 가정만.. 안전하길 바라는..
전. 뭐 그렇게 맘이 너그러운 건 아니지만..내 아이가 되도록이면.. 열려있길 바라는 맘입니다.
친구 중 걔는 이래서 안되고 쟤는 저래서 안되고
부모입장에서 걔랑 놀지마.. 한다는 게 얼마나 유치한 짓인지 모르시나요....
어른들이 스스로 아이들에게 왕따를 가르치고 있군요..
이제까지 제 아이 친구 중엔 요.
맨날맨날 엄마 아빠가 싸워서 아빠 편들면 엄마가 때리고 쫒아낸다고 학원와서 우는 아이..
엄마가 아이 챙겨줄 수가 없어 전화도 없는 집에서
아이는 생각나면 학교오고 준비물은 물론 급식 수저도 안갖고 오는 아이....
아빠는 쓰러져 병원에 있고 엄마가 일해서 아침을 못먹고 온다는 아이...
엄마는 가출하고 아빠랑 사는데 다른 친구가 '이 엄마도 없는 **야 ' 해서 쌈질한 아이..
너무나 다양한 가정환경의 아이들이 있었어요..그러나 그 아이들의 가정을 보고 친구를 사귄 적은
없었고. 나중에 알게 되어서도 저나 아이나 친구를 대하는 태도엔 달라진 게 없었어요..
그게.. 그 아이들의 잘못인가요..오히려 나와 우리 아이가 그들보다 좀더 축복을 받은 것을 부끄럽게 할 뿐이죠. 환경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자체의 사람됨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 글에 동조하지 않으시리라 믿어요..
아이들은 그저.. 죄없는 아이들일 뿐입니다..7. 감사합니다
'06.7.3 9:17 PM (59.186.xxx.81)저 같은 사람을 위해 쓰셨군요.
저 이혼했지만 이혼 전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싸우는 모습 보여주며 사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도 나중에라도 저를 이해해준다면 좋겠지만요...8. 이혼 생각 중
'06.7.3 10:27 PM (61.80.xxx.9)저를 머뭇거리게 하는 두번째 이유가... 그런사람들의 시선, 그런 사람들의 의식 이네요... 무엇보다 내 인생에 일순위가 되어야 하는 내 인생을 두고... 아이의 행복과 함께..
9. 저 역시 감사합니다
'06.7.3 11:37 PM (219.252.xxx.45)제 딸 또한 님처럼..그리 자랐으면 좋겠습니다..지금도 충분히 잘 자라고 있지만..홀로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불안한게 사실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