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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안풀려요

휴우.. 조회수 : 1,656
작성일 : 2006-06-27 11:34:09
속상할때마다 자게에서 위로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도 딱히 풀어놓을 데가 없는 속상한 제 맘을 푸념처럼 적어봅니다.

어제 남편의 행동  때문에 도무지 화가 안풀립니다.

남편이 장기 악성 프로젝트에 걸려서 일주일에 하루도 제대로 못 쉬고 평소에도 밤 12시 넘어 퇴근하고 아니면 철야하고 하는 생활을 한지가 거의 2년이 다 되어 갑니다.(삼성 싫어)
저도 일을 하느라 5분 거리의 시이모댁에 돌 지난 딸아이를 맡기고 있는데 보통 10시쯤 퇴근합니다.
(고민을 몇번 올려서 이제 제가 누구인지 다 아실 것만 같습니다.. ㅠ.ㅠ)

어제는 어쩐일로 남편이 하루 쉰답니다.
늦잠 좀 자고 아이와 놀아주겠거니 했는데(쉰다길래 일부러 내일은 애기랑 좀 놀아줘라고 얘기까지 했습니다) 낮에 전화해보니 아침 9시부터 콜전화가 와서 그거 해결해주느라 저녁 6시까지 정상근무와 다름없이 집에서 일했다더군요.
그러고서는 전날 하루 쉰다는 해방감에 새벽까지 게임을 하더니만 피곤하다고 잠을 자고 있는 겁니다.
퇴근한다고 전화하니 자느라 전화 못받더군요.

저는 어제 9시 좀 넘어서 집에 도착해서 이모님댁에 아이와 함께 있었는데(평일엔 아이가 고생이라고 이모님이 데리고 주무셔서 저는 11시반정도까지 함께 있다가 집으로 갑니다) 어쩌나 보자고 전화 안했습니다.
10시가 되도 안오길래 집으로 전화하니 안그래도 지금 나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정말 화딱지 나더군요.
평소에도 늦게 와서 아이 얼굴 잘 못보는데 하루 시간 있는 때라도 함께 보낼 생각을 안하고 어쩌면 잠을 잡니까, 그래.

이모님댁에서는 내색 안하고 있다고 애기 자는거 보고 11시 넘어서 집으로 왔습니다.
아무말 안하고 기색 안좋고 하니 웃으면서 화 풀어주려고 말을 겁니다.
한바탕 퍼부었습니다.

나 정말 성질 났다.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 꺼면 결혼은 왜하고 애는 왜 낳았냐.
머칠밤이라도 새서 엄청나게 피곤하다고 하면 또 모른다.
어제도 오늘도 아침에 평소보다는 좀 더 잤고 그제는 거의 하루종일 자지 않았냐.
어쩌면 밤 10시가 되도록 애 한번 들여다볼 생각을 안할 수가 있냐.
애기 있는데가 한시간 거리냐 두시간 거리냐.
평소에도 잘 못보는데 시간 날때라도 애기랑 시간 보내야지 해도 모자른데 정말 너무한다.
애가 정말 불쌍하다.
지금 내가 심하다고 생각하냐.
바로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회사일이 첫번째고 자기 휴식이 두번째고 남는 시간에 처자식 돌아보는 거냐고 했더니 그런건 아니라기에 본인 맘은 아닐지 몰라도 평소 태도가 그렇지 않느냐 했어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바로 옷갈아 입고 샤워하고 옆방에 가서 자버렸어요.
씻고 나와서 로션 바르고 있는데 뒤에 와서 안으면서 미안하다고 하기에 보기도 싫으니 저리 가라고 뿌리치고 옆방에 자려구 누웠는데 또 와서 미안하다 하는데 저리 가라고 했네요.

남편의 문제는 애기를 이뻐하지 않는건 아닌데(자기 자식인데 당연히 아주 이뻐하지요) 문제는 너무 게으르다는 겁니다.
바쁘고 피곤한 와중에 게으름까지 겹쳐서 웬만큼 자도 만족을 못하고 시간이 나면 나는대로 잠만 자고 싶어한단 말입니다.. ㅠ.ㅠ
좀 더 바지런하고 시간 나는 내가 배려해주자 생각하지만 이럴 땐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습니다.

하루만 삐치고 오늘은 풀려고 했는데 생각할수록 화가 나니 어째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변화된 모습을 눈으로 보게 되는 효과적인 반응을 얻을지 고민입니다.
IP : 211.42.xxx.12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6.27 11:40 AM (211.179.xxx.13)

    제 솔직한 생각을 말하면 오히려 화를 돋구는거 같아 조심스럽습니다만
    2년치 피로가 하루 쉰다고 풀릴까요?
    남자는 여자랑 달라 본능적 부성애가 모자라는것 같아요.
    내 몸이 일단 살고 봐야 자식이 눈에 들어오나봐요.
    우리집이나 남의 집이나 남편들이 내맘과 똑같기를 바라는거 자체가 무리 같습니다.

  • 2. 남자
    '06.6.27 11:42 AM (210.92.xxx.102)

    들이란....

    우리 여자들은 매일 종종대며 집안일에, 남편, 애들 뒤차닫걸이, 거기다 돈까지 벌어야 됩니다.

    매일 매일 나에게 하루라도 여유가 있어 남편 아이 모두 있고 훌훌 떠났으면 싶죠

    남자들은 맘만 있고 행동으로 못 실천하더리구요.

    맨날 쫌있다 쫌있다 하다 끝내는 못하지요.

    그래두 애교로 풀어줄려고 노력하는 남편이 이쁘네요

    우리집 곰탱이는 지잘났다고 풀어주기는 커녕 아량으로 이해 못해준다고 더 삐집니다.

    이런 남자도 있으니 그만 화해하세요.

  • 3. 피로누적
    '06.6.27 11:48 AM (222.97.xxx.98)

    원글님...
    저 하루 13시간씩 근무하거든요.
    평소는 물론이고 일요일이면 다 귀찮아요.
    무조건 쉬고 싶은 마음밖에는.
    그렇다고 남편이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고
    내 몸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요

  • 4. *^^*
    '06.6.27 11:50 AM (222.106.xxx.184)

    그래도 애교도 부리고 사과도 하는데...
    못이기는척 받아주세요....

    우리집 곰탱이도 피곤한 자기를 안 알아준다고 삐집니다.. ㅡㅡ;;;
    그런 이쁜 남푠이랑 사는거에 감사하시길.... ㅎㅎㅎ

  • 5. 원글님도
    '06.6.27 11:53 AM (221.138.xxx.103)

    피곤할텐데...
    너무 힘드시겠네요
    그런 남자 있지요... 애가 이쁘지만
    5분이상 보면 귀찮아지고...
    잘때가 제일 이쁘다는...
    저희 신랑입니다....애기랑도 안놀아주고
    육아를 안해봐서 안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에게 잘 상의해서 해결하세요
    언제까지 원글님만 직장에 육아에 슈퍼우먼이 될 순 없지요

  • 6. 김지혜
    '06.6.27 11:59 AM (221.140.xxx.24)

    여자가 다 해줄 꺼라는 거 아니까 게으름 피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동호회만 보더라도.. 다들 직장다니고 힘들면서..
    주말이면 가족을 위해 캠핑준비합니다.
    캠핑준비가 텐트만이 아니라.. 정말 할게 많습니다.
    게다가 캠핑장 가서 맛있는 바베큐 몇 시간씩 고생하면 준비해주는 남자분들도 많구요.
    피곤해서?? 그냥 여자가 알아서 해주니 가만히 있는 거죠.
    원글님도 엄청 피곤하실텐데...
    힘든 건 안 하고 나중에 입으로만 미안하다고 하는 거.. 이기적인 사람들이 그러죠.

  • 7. 저는
    '06.6.27 1:51 PM (222.111.xxx.226)

    피해를 입은 회원들이 모두 사이트를 떠나야....
    82 관계자가....아~내가 생각을 잘 못 했구나.....깨달을듯~

    회원 많이 받아 광고 수주만 많이 하면 장땡이군요.
    회원들은 피해를 입든 말든 82와는 무관한.........진짜 어이없네요. 정말 실망스럽네요.

  • 8. 한국
    '06.6.27 3:08 PM (68.149.xxx.155)

    남자들은 여자들이랑 달라서 부성애가 부족하니 이해하라는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야 좀 참고살만하다싶기는하지만....
    저런 말 하는 사람들은 한국사람들밖에 없어요, 아빠들이 얼마나 열심히 아이들을 챙기는데요...
    이유는 너무나 간단히도 '아빠'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라 생각안하고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니까요

    몇년치의 피로라면 원글님이 더하면 더하셨지 덜할것 같지는 않구요
    전업으로 아이만 하루종일 봐도 얼마나 힘든데, 그거 이해못해주는 남편도 서운할판에, 같이 일하시는 경우면 정말 더 힘들겠죠, 내 이모도 아니고 시이모댁에 매일같이 죄송한 얼굴로 가서 아이 보다가 다시 집으로 혼자 돌아오신다니...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그래도 남편분이 맘대로하라는 철딱서니없는 입장을 취하시지는 않으니 너그러이 ^^* 봐주시구요
    대화가 통할 분 같으니 절대 화내지 마시고 차근차근 잘 이야기 하셔서 개선해나가시길바래요
    아이를 돌보고 사랑을 부어주는건, 게으르지않아서도 아니고 피곤하지않아서도 아니라는거...
    원글님 남편분 정도면 충분히 이해하시고 노력하실것 같아요~
    화이팅!!!

  • 9. 건강도 한몫
    '06.6.27 3:44 PM (211.212.xxx.211)

    을 하지 않나요?
    저는 좀 비쩍 마른 편이라 몸이 힘들고 지치면 때때로 아이들에게 까지 소리지르고 까칠하게 굽니다.
    저희 남편은 몸집이 크고 워낙 체력이 좋은 체질이라 저에 비하면 일을 훨씬 많이 해도 늘 너그럽고 아이들에게도 잘 합니다. 물론 성격적인 면도 있죠.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서 12시에 퇴근하고 와도 아이들이 깨있으면 책읽고 블럭맞추고 놀아주니까요. 남편 건강을 한번 챙겨주세요.
    또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그렇게 만성피로 상태로 살면 성격도 거칠어진다더군요

  • 10. ..
    '06.6.27 3:53 PM (210.123.xxx.140)

    그거 게을러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저도 예전에 하루에 열다섯 시간씩 2년 넘게 일해봐서 압니다. 하루 쉬는 날 종일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요. 계속 잠 속으로 빠져들고 맥을 못 추스립니다.

    보약에 비타민에 엄마가 해다주는 밥 먹고 택시로 출퇴근해도 그랬어요.

    남편분 건강부터 챙겨주세요. 바로 잘못했다고 하시고 화 풀어주려고 하시는 것 보면 그 상황에서도 남편분은 최선을 다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렇게 일하면서 집에 와서 짜증 안 부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 11. ..
    '06.6.27 3:54 PM (210.123.xxx.140)

    게임하고 자서 더 화가 나셨을 것 같은데, 저도 밤 새고 와서도 책이라도 몇 줄 읽다 잤어요. 안 그러면 인생이 너무 비참해서요. 조금만 더 남편분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 12. 괴로우시겠어요..
    '06.6.27 4:34 PM (210.205.xxx.140)

    그냥 경제적 부담을 남편한테만 쥐어주시고,,
    집에서 알뜰살뜰 하시기엔 넘 버리는게 많으신가요??
    전 애 출산과 동시에 모든 욕심 버리고 전업주부 하는데요..
    돈보다 얻는게 더 많은 것 같아요..
    남편도 첨엔 맞벌이 안한다고 싫어 했는데..
    이젠 나가지 말랍니다..
    물론 나가래도 안 나가겠지만,,애들이 어려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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