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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마지막 가시는 길을 어찌해 드려야 할지...

조언 주세요. 조회수 : 1,599
작성일 : 2006-06-12 17:39:52
73세.
3년전 자궁내막암 판정받았는데 암치료는 전혀 한 적 없습니다.
입원시킨 병원에서 혼자서 도망쳐나왔어요.
당뇨로 망막병증이 와서 왼쪽눈 실명이고 오른쪽 눈은 간신히 0.1(?)정도 됩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피해망상증에 의심증이 심하구요.
혼자 사신지 10년 되었고 요즘은 거의 죽만 드시는거 같습니다.
가서보니 개죽인지 소죽인지 모를것을 끓여놓고 드시더군요.

같이 살자는 아들집에서 며칠만에 본인 발로 나와서 혼자 아파트에 계십니다.
며느리가 직장 다니니 일하는 아줌마가 있어서 며느리랑 그리 부딪힐 일도 없는데
몸이 안좋으면 누군가 당신에게 못 먹을 몹쓸것을 주어서 아프다고 생각해요.
자신은 암이 아니라고 굳세게 믿고 있구요.
어느 누구하고도 정상적인 대화가 잘 안됩니다.
본인이 의심하는 바를 너무나 굳세게 사실이라 믿고있고
자식들에게도 현관문 번호며 열쇠를 주지않습니다.

젊어서부터 워낙에 속 썩이신 분이라 그러려니하고 살았습니다.
다른 지방에 살아서 자주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엊그제 3주만에 갔더니
싱크대에 초파리에 초파리 번데기에 구더기들이 우글우글...
냉장고에는 썩어나는 음식물들이 가득 들어있고
유통기한도 글씨가 작아서 잘 안보이고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앉아서도 정신이 깜빡 나가시는듯 졸고있다 깨구요.

그러면서도 혼자 잘 사실수 있다고 우깁니다.
내 보기엔 숨만 쉬고있을뿐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닙니다.
노인병원, 정신병원, 치매병원, 호스피스 병원...모두 고려하고 있지만
본인이 워낙에 강하게 거부를 하니 강제로 입원시키는 수 밖에 없겠는데
어떻게해야 옳은 일일까요...,
날은 더워지고 이러다 무슨 큰 일나지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드는데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어요.

오빠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고 내가 이런저런 일로 전화하면 이제 부담스러워들 합니다.
저도 가능하면 전화를 안하려고 합니다만
이번엔 엄마가 집안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신건 아닌가 싶어서
오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열쇠공 불러서 문을 따려다가 혹시나 싶어서 전화를 해보니
그제서야 전화를 받아서 하시는 말씀이
왜 와서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하느냐고 내가 너 땜에 못 산다고 하십니다그려...

돈은 있을만큼 있어서 병원비 아까워서 입원을 안시켜드리는건 아니고
얼마 남지않은 엄마를 편하게  고려해드리고 싶은거지요.
이왕이면 본인 동의하에 입원을 해야 순조로울 것인데
동의하에 입원을 하더라도 얼마 안 가 트집잡고 탈출해 나올거 같아서 불안합니다.
그러다 정말 길거리에서 행려병자로 돌아가시게 될까봐서요.

올케들도 다 바쁜 직업인이어서 엄마집에 들여다 볼 만큼 여유시간 있는것도 아니고
엄마가 워낙에 젊어서부터 자기하고 싶은대로 막 사신 분이라
올케들 입장에선 들여다보고  청소해주고 싶지  않을거구요.
게다가 자기 들도 아줌마 부리고 사는  마당에 그러구 싶겠어요.
일하는 아줌마를 보내주겠다고해도 엄마가 남을 못 믿어서 싫다고 하구요.
실제로 토요일날 엄마 집에서 3시간을 기다렸네요.
정신을 잃을만큼 잠 자느라고 소리를 못 들은건지 아님 알고도 안 열어준건지
아님 누군지 몰라서 안 열어준건지 정말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으신 건지...그건 알수가 없어요.
워낙에 말 바꾸기를 잘하고 거짓말도 잘 하셨던 분이라....
게다가 요즘엔 정말 자신이  한 일도 모르고 한 말도 모르고...그렇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원에 입원을 하게되면 강제로 폐쇄병동에 입원을 시키지 않는바에는
옆사람에게 시비걸고 의사나 간호사들 모두 의심하고  소리지르고.....그럴 겁니다.
몸과 마음이 둘 다 양호한 상태이기 힘들구요.
몸이 죽을만큼  힘들어야 엉뚱한 소리 안하고 고분고분하구요.
조금만 기력이 있다싶으면 아주 사람 미치게 만듭니다.
우리 엄마가요....

그렇게 사시는게 운명이구나 싶어서 그대로 두자니
엄마는 이대로 혼자 두는게 마음이 제일 편하다지만
비참하게 돌아가실거 뻔한데 방치하는게 되고
입원을 시키자니 강제로 집어넣어서 몸만 살리는 꼴이 될거 같고...
나이드신 분들 말씀을 좀 들어보았으면 좋겠어서요.

제가 같이 살자고해도 싫다고 하십니다.
너도 큰며느리인데 부담주고 싶지 않다구요.
얼마전 모셔와서 며칠 있었어요,
아침먹고 안방 들어가서 전화통화 좀 하고 나왔더니 안보이세요.
짐도 없구요.
기력도 없으신 분이 비오는날 그 짐을 다 들고 혼자서 택시타고 터미날가서
벌써 표 끊어서 운전사 뒷좌석에 앉아 계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엄마랑 부대끼면 부대낄수록 엄마 죽은 다음에 너 힘드니까 모른척 하고 살라고 하시더라구요.
미웠다가 불쌍했다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한게....
정말 엄마 돌아가시면 엄마,,,라고 부를 엄마가 없어지는건데 ....
요즘 정말 뭐를해도 안정이 안되고 마음이 괴롭다니 이루 말 할수가 없네요....  


제 생각엔 결국은 병원엘 가셔야할거 같은데
본인이 정 힘들면 말하겠다고 하시는데
그 때를 놓쳐서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될까봐 그게 겁나요.
어찌됐든 엄마인데 나중에 후회할 일은 만들고 싶지가 않아서요.
엄마가 정말 인정하고 풀이 꺾일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아님 강제로라도 입원을 시켜야할지 모르겠어요.
혹시 병원도 적당한 병원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IP : 211.209.xxx.17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허은숙
    '06.6.12 5:50 PM (211.106.xxx.162)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시고 약도 드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정신도 온전하지 못하니 거의 간난 아기나 같은 상탠데 혼자 두고 치료도 안하는 것은 분명 노인 학대입니다.

  • 2. 아휴-
    '06.6.12 5:53 PM (61.82.xxx.55)

    정말 답답하시겠어요. 제가 한숨만 나오네요. 힘든 매듭인데 풀 길이 막막하니.... 그래도 따님께서 이리 신경을 쓰시니 뭔가 도움이 되드리고 싶지만 힘내시라는 말뿐이 대책이 안서네요.

  • 3. 정말
    '06.6.12 5:54 PM (59.7.xxx.239)

    지천에 깔린 남들 다하는건 기본이다, 고작 만 몇천원 차이에 무슨 대수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그것마저 아껴야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국 40대이상 넘어가면서 재산이 몇 배,또는 수억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허다해요.
    턱턱 벌지도 못하면서 푼돈을 우습게 보면 부자 소리듣기는 물 건너 간거죠.

  • 4. 저희엄마도
    '06.6.12 5:58 PM (59.19.xxx.132)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입니다.
    당뇨도 있으셔서 당뇨성 막막증 치료도 받으시고 허리도 수술하신적있고 자궁에 신장도 안좋으십니다.
    혈당수치가 어떤날은 200 어떤날은 500도 갑니다.

    저희는 시골사는데.. 맨날 밭에 갑니다.
    그렇게 사정하고 울고 불고 해도.. 너무화가나 밭에 시멘트 발라버린다고 햇다고
    몇년간 집에 가지도 못했어요.
    맨날 밭에가서 일하고는 맨날 허리아프다 소변때메 못산다 하면서도 치료받고 바로 밭에 갑니다.
    집에가면 약이 한상자입니다.
    입원하자면 싫다 합니다.

    힘들게 일해서 농사지은거 저희가 안갖다 먹어도 맨날 울고 불고 합니다.

    저는 엄마전화만 오면 걱정부터 듭니다.

    원글님 심정 백번 이해갑니다.

  • 5. 어렵지만..
    '06.6.12 6:48 PM (58.238.xxx.65)

    그리고 조심스럽지만...강제로..라도 입원치료 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병원보다는...치료와 병행 가능한 요양원 같은데서 다른 분들이랑 어울려 지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어떡하나..마음이 아프네요....

  • 6. 님..
    '06.6.12 6:50 PM (219.241.xxx.155)

    그냥 갈려다 제 얘기 해드릴께요.
    저는 아빠가 님 어머님과 같으셨어요.
    고집 절대 못 꺽고, 병원에 가서 강제 입원시키려고 준비까지 다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너 그러면 너죽고 나죽는다고 하셔서 차일피일 미루는데

    아빠..혼자 돌아가셨어요.
    지금도 그 생각하면 복장이 터지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제가 강제로라도 병원에 입원시켰더라면
    우리 아빠 ..그렇게 혼자 외롭게 돌아가시지는 않았을텐데
    제 평생의 한으로 남구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우리아빠 임종도 못본 죄때문에요.
    강제로라도 입원시키세요.
    지금 어머님 혼자 계시게 하는것이 어머님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님 어머님께서는 사리분별 못하시잖아요.
    방치하시면 그냥 돌아가시라는 것과 같아요.

  • 7. .....
    '06.6.12 7:41 PM (222.234.xxx.161)

    정신병원에 입원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의심이 심하시고 깜박 정신도 없으신 것처럼 보이면 정신병원의 약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최소한 치료를 받지 않으시려고 하는 점이라도 개선이 되겠지요..
    거기서 당뇨에 대한 약이든 인슐린이든 같이 치료하시구요 (내과 협진 가능한 정신병원이어야 하겠지요.)
    자궁내막암은 시간이 좀 지났는데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지..
    산부인과 협진도 해보셔야 겠어요.

    우선은 정신병원에 입원시키셔서 마음부터 치료해 드림이 옳을 것 같습니다...
    내과, 산부인과 협진 가능한 입원 가능한 정신병원 찾아보시고
    진료비 등이 저렴한 곳을 못 찾으시면 대학병원에 우선 입원하셔서 어느 정도 증상과 약용량이 조절되면 (대개 한 달 정도)
    퇴원하셔서 외래 다니시거나 다른 저렴한 정신병원등으로 옮기셔도 될 것 같아요..

  • 8. ...
    '06.6.13 9:34 AM (61.74.xxx.176)

    저두 지나가다가 한말씀 드려도 될른지요.. 저의 경험으로 봤을 땐 대학병원이나 소위 큰 병원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입원하게 되면 무슨 무슨 검사에.. 테스트에.. 노인분들 제풀에 지쳐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이미 결론이 나 있다면.. 마지막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절대 큰 병원 가시지 마시고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곳으로 가시면 어떨까요?

    성가병원 호스피스 병동 좋던데요.. 수녀님들도 계시니 의심많으신 분 마음 안정 찾으실 수 있도록 많이 도움 주실 것 같은데요.. 제 경험으로 봐선..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가시게 되면.. 절차에 검사에.. 더 힘이 많이 드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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