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너무 답답해서 눈물이 납니다...

속터져서.. 조회수 : 2,410
작성일 : 2006-02-16 02:11:51
울 남편 얘깁니다.
그제 회식이라고 하길래 그러나 보다 했습니다.
12시 좀 넘어서 들어오겠거니 했죠.
그래도 걱정이 되어 12시 넘어 한 차례 전화했습니다. 언제 들어올거냐고.
과장님댁에서 2차 한다길래 조금 걱정이 덜하더라구요.
대리운전 부를 때 전화하라고 해놓곤 저도 잠을 못잤습니다.
2시경이 한참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수차례 전화를 했다가 거의 열몇번만에 통화가 됐습니다.
잔뜩 취한 목소리로 '어, 이슬이~ 지금 갈게' 합니다. 이슬이가 누군지 모릅니다.
어처구니 없어서 다시 전화했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입니다.
부아가 오르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통화버튼을 누르길 수차례.. 전화는 계속 꺼진 상태이고 속은 타고... 30분 간격으로 메시지 남겨 놓고, 그러는 사이 별별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신경이 잔뜩 곤두섰습니다.
결국 남편은 5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거의 포기 상태로 침대에 들어갔고 그 사이에도 잠을 통 잘 수 없더군요.
그런데 이 남자가 6시 30분이 돼서야 들어오더군요. 현관 중문을 잠궈놨더니 문 열어달라고 여보야를 외치더이다.
좀 당해보라는 심정으로 좀 버티다가 나갔습니다. 이 남자 택시비로 3만원만 달라는데 괘씸한 맘에 현금봉투가 든 가계부를 획 던지고 들어왔는데 이 인간 현금을 못찼고 다시 나를 찾습니다.
그 때 차라리 보지 못했다면... 이 사람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외투도 없고 바지는 다 젖었습니다(비가 왔던 모양입니다). 양말은 거꾸로 뒤집어 신었고 그 상태로 걸어다녔던지 양쪽 양말에 구멍이 한두개씩 나있습니다. 핸드폰도 지갑도 없고 아직도 술이 덜 깬 얼굴로 그렇게 서 있더란 말입니다.
택시비 주고 욕실에 씻으라고 들여보내고 나선, 그 발로 거실을 걸어다녔을 걸 생각하니 더러워서 스팀청소기 꺼내다 닦고 다니는데 정말이지 화도 나고 기가 차서...  아리랑 치기라도 당한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일단은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한편 안심이 되면서도 남편이 그리 미울 수가 없네요.
생각이 안난답니다. 과장님댁에서 술마신 이후에 전혀 기억이 없대요.
아침에 과장님댁 아파트 상가 화장실에서 자고 일어났다는데 자기가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대요.
이 겨울에.. 그나마 날씨가 조금 푸근했길 망정이지 어디가서 얼어죽기 딱 좋은 상황 아닙니까..
이 사람 술을 자주 하지도 않고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착실한 사람이에요. 저 밖에 모르고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씩 폭음을 해요.
전에도 한번 신발만 잃어버리고 새벽에 들어온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노래방 안에서 잤다고 합니다. 신발은 왜 벗었는지...
알콜중독이셨다는 시아버님 생각도 나고..., 이러다가 객사라도 당하는 거 아닌지...
전에 재미삼아 본 궁합에서 점쟁이가 남편이 일찍 죽는다고 했던 말도 맘에 걸리고...
여하튼 심정이 착잡하고 눈물만 나네요.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이혼하자고 엄포를 놨는데 우리 신랑 심각하게 생각 안해요.
전 정말이지 이혼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딴에는 깊이 반성했는지 이젠 술 안마시겠다고 하는데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 술을 전혀 안마실 수 있나요...
정말 이 사람 어떡하면 좋을까요...


P.S. 여러분들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아직도 너무 막막하지만 이 글이라도 보여줘야 할까 봐요.
시아버님은 마흔이 넘어서야 술을 드셨다고 해요. 농사를 지셨는데 고단한 삶을 술에 기대 사신 거 같아요. 주사가 있진 않으셨던 거 같고요. 맘씨 좋은 분이셨다는데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사랑도 한번 못받아봤습니다.
남편도 어느 분 말씀처럼 평소엔 나무랄데 없이 착한 사람인데 가끔씩 이렇게 제 속을 뒤집어 놓네요.
술을 이기지 못하는 걸 알면 제발 주량껏 마시면 좋겠어요.
전혀 입에 대지 말라는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힘이 든 걸까요...
여러분들 말씀 보면 정신 좀 차릴까요?
IP : 59.1.xxx.20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걱정마셈
    '06.2.16 2:28 AM (211.222.xxx.206)

    세월이 가면 몸이 허락을 안해서 그렇게 못 마십니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 술 끊으면 더 무섭게 끊어요.
    대신...신랑분 보는데서 병나발 불고 주정하는 척 해보세요. 엄마 깜딱이야...하면서 조심할 겁니다.

  • 2. 이대로는
    '06.2.16 3:31 AM (24.42.xxx.195)

    ....안되십니다. 회사다니는데 술을 안마실 수 있나...하시지만, 마시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단은 이 상황에 대해서, 확실히 뿌리를 뽑으시는게 좋겠어요. 시아버지가 알콜중독이셨다면
    아들도 확률이 높습니다. 여러가지 요인에서 그렇습니다. 알콜중독과 관련된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여러가지를 체크해보세요. 각서를 받아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 주일에 1회가 넘는 경우 벌금 얼마 뭐 이런 식으로요. 다음으로는 밉더라도, 일단 일시적으로 술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에 한약을 복용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기간에라도 술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거죠.
    필름이 끊기는 정도면, 이제는 손을 쓰셔야 할때라는 신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지금! 방법을 찾아나서세요.

  • 3. 저도
    '06.2.16 3:41 AM (221.153.xxx.109)

    결혼 15년동안 근래 몇년을 빼면 저도 같은 상황을 겪으며, 속이 까맣게 되어버렸지요.
    각서 쓰기도 여러차례, 제가 짐싸가지고 회사에 가서 이혼하자 하기도 했었고,
    시어머니한테 일러서 그만 살고싶다고 눈물 콧물 흘리고, 남편 어머님께 수없이 혼나고,
    그러는 동안, 핸드폰, 지갑은 몇개나 해먹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술만 많이 먹으면 잠이 들어서 옷도 찟겨오고, 결혼반지, 시계, 안경도 벗겨가도 세상 모르고
    잔다는거 아닙니까. 전화는 밤새 수십통, 정말 피가 마르는 기분 이해합니다.
    집에 까지도 못오고, 택시기사한테 번번히 전화와서 그 새벽에 남편 깨우러 목숨걸고 나갈땐
    정말 딱 그만살고 싶었지요.
    지금도 간간히 기사들 한테 전화가 오긴 한데, 전처럼은 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늘 불안하지요. 고쳐질때까지 세게 나가시고, 절대 허술히 넘어가지 마세요.
    별로 효과가 없는듯 하지만, 나중에 쌓이면 고쳐질날이 있을겁니다.

  • 4. ...
    '06.2.16 9:11 AM (221.164.xxx.120)

    ~~~각서,이혼소동,협박,벌금,..남편앞에서 병나발...다 소용없어요.양약,한약..안먹으면 그만이고 알콜치료소 절대~ 그런 분 자신이 더 잘 알기때문에 안갑니다.제 말은 본인이 정말 심각한 수준을 알고 적게,혹은 절대 금주 안하는 이상 아무 필요없는 일이라는거예요.다음 날 출근해야 가족들 먹고 사는현실에 어디 가두어서 치료 할수도 없고 -한마디로 그런 분 하고 살면 @ 피 말라요.저는 2념 넘게 그런 요상한 남편하고 살고 있어요.나이들면??..해독이 안되니 상태가 훨 심각하더군요.본인은 어찌 된 상황인지 전혀 모르고 팔까지 부러져 한달간 기브스,택시기사님께 시비붙어 셔츠 찢고 그 날 운행비 물어주고 밉다고 파출소 넣어놓고 연락와 긴의자에 헤롱거리며 누워있는(움직이지마라고 수ㅡ갑까지..) 울집 아저씨 델고오기까지..전 애들이 셋이나 되기때문에 나 혼자 살겠다고 이혼하고 홀로서기 할수없어서 잘 지탱하고 애들 다독거려 큰 애는 명문대 진학했어요.엄마라도 있어야지..이건 제 생각임다.뭐라고 할 분들 많겠지만 애들 지켜야한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우여곡절 엄청겪으며 살 살고 있어요.요즘 나이 오십바라보는 그 분? 애들이 청년되니 조금 주의도하고 아들들 두려워도..좀 덜하긴합니다.말도 하기싫고 그냥 형식적으로,서류상으로만 부부맞아요.정 다 떨어졌어요.@ 님-어떤 방법도 효과적이다 할수 없더군요. 본인의 단호한 결심과 "절제"를..

  • 5. ..
    '06.2.16 9:30 AM (220.90.xxx.241)

    저의 친정아버지를 보는것 같군요.
    정말 하루도 안빠지고 술을 마셨어요.
    공무원이라 5시 퇴근인데 집에 일찍 오신걸 본적이 없어요.

    하지만 위장만 약간 약하실뿐 얼마나 건강하신지 밤 열두시 한시에 들어와도 다섯시 넘으면
    일어나서 운동하시고 집안청소 구겨진 양복 다시 날마다 다림질 하시고(굉장히 깔끔하세요)
    멀쩡히 출근하셨어요.한번도 아버지가 늦잠자는 모습 본적 없구요.

    엄마가 속 많이 끓이셨죠.하지만 유전인것 같아요. 할아버지,아버지,오빠 다들 술 잘 마셔요.
    저는 결혼할때 술 못마시는 남자를 골라서 흐트러진 남편모습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아버지 보니까 나이들어서야 고치시더라구요.

    60넘으니까 같이 술마실 친구가 없어서 점점 안드시고 70넘은 지금은 거의 안드세요.
    힘내시고 남편분 맨정신일때 단호하게 잘 말씀드리기 바랍니다.

  • 6.
    '06.2.16 9:52 AM (59.5.xxx.131)

    원글님은 남편분께서 술을 마시고 온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어쩌다 한 번 마시더라도, 마셨다 하면 인사불성이 되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연락도 안 되고, 몰골도 가관인 상태로
    온데 헤집고 돌아다니다 오는 모습이 너무나 속이 상하신거죠?
    그 속터지는 심정을 백만번 이해합니다.
    ...님 의견대로, 본인이 단호한 결심을 하고 절제하지 않는 한,
    고치치 못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망가져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라도 찍어서 보여 줘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아요.
    남자들은 왜 그렇게 술을 마실까요... 도대체 왜....

  • 7. 이 기사를
    '06.2.16 10:03 AM (59.5.xxx.131)

    남편분께 보여 드리세요.
    그리고 원글님의 그 애타는 심정을, 남편분께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아래 어딘가 글에도 있지만, 남자들은 쉽게 이야기를 해야 알아 듣는다고 하니까..) 차분히 말씀해 드려 보시면 좀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http://news.naver.com/hotissue/read.php?hotissue_id=593&hotissue_item_id=2026...

  • 8. 음님..
    '06.2.16 10:10 AM (59.4.xxx.70)

    제가 그렇게 해서 고쳤습니다. 동영상으로 그 처참한 몰골과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지요.ㅋㅋㅋ

  • 9. 맘이 아파서
    '06.2.16 1:05 PM (221.142.xxx.10)

    그거 고치기 정말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그랫다면 어릴때부터 보고 자랏기 땜에 심리적으로 각인이 되어서
    무의식중에 자기가 보고,상처받고,경멸햇던 그런 행동들을 그대고 답습합니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평소에는 너무나 착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격체인 경우가 많아서
    타인들은 절대 상상조차도 못할 정도이니
    집에서 당하는 아내는 정말 피가 마릅니다
    결혼 20년차인에요
    첨엔 시집식구들도 신랑 나무라다가
    얼마 지나니까 여자가 잘못햇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요즘은 시집에 그런 얘기 절대 안합니다
    올해 고3되는 울아들 아빠 닮지나 않을지 늘 걱정함서
    한번씩 겪을 때마다
    초반에 강수를 쓰지 못한거 넘 후회됩니다
    "음님"말씀대로 한번 해보시지요
    너무 맘아픕니다.....

  • 10. 같은 입장
    '06.2.16 9:01 PM (218.155.xxx.117)

    저 또한 그렇게 피 말리며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까운 곳이면 얘기라도 나누고 싶지만... 이런일은 친정이나 주위사람들에게 애기도 못하겠고 속만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또 한바탕했습니다.
    이제 그만 살고 싶습니다. 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요. 이런일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겁니다. 동영상를 찍을수도 없어요. 어디서 무얼하는지 알수가 없으니.....이제 하다하다 안되서 시댁어른들 앞에서 각서쓰고 공증까지 받을가 생각중입니다. 제가 이렇게 사는지 친정에선 모르고계십니다. 새댁어른들만 알고 계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4329 이런 일 해 보고 싶은데... 6 방과후 2006/02/16 842
304328 배란일 받아오는거요... 2 아가 2006/02/16 271
304327 광화문 한국일보 12, 13층 송현클럽 가보신 분 계세요???!!! 1 Silver.. 2006/02/16 369
304326 파시미나는 어디서? 1 파시미나 2006/02/16 332
304325 마누라 평범하게 살게 해주는게 어렵니? 5 휴~ 2006/02/16 1,395
304324 이사하는데 주소지 한거번에 옮기는 사이트 ?? 3 이사 2006/02/16 345
304323 음식타박하는것들.. 9 타박 2006/02/16 1,201
304322 드롱기 에스프레소 머신을구입했는데요.. 7 커피 2006/02/16 549
304321 수서역 근처 산부인과 1 알려줘 2006/02/16 317
304320 저 좀 도와주셔요..여러분.. 13 옥탑방 2006/02/16 1,828
304319 집안에 커피 향(추천) 5 방향제 2006/02/16 959
304318 강화마루 쓰시는 분,좀 알려주세요 6 강화마루 2006/02/16 624
304317 뚱땡이 애기 키우시는분 어떻게 살아가나요? 11 울보 2006/02/16 1,162
304316 해석좀 부탁드려요.. 3 죄송.. 2006/02/16 250
304315 제주도 맛집 추천 부탁드려요~ 6 엘리샤 2006/02/16 610
304314 주소지 이전 잘 아시는분 계세요? 5 행복만땅 2006/02/16 292
304313 아기사진에 어울리는 액자는 어떤건가요? 1 사진 2006/02/16 98
304312 수학싫어하는초등생,어찌하오리까? 11 어리버리 2006/02/16 810
304311 오래된 김치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4 김치 2006/02/16 773
304310 " 화제의 지하철 결혼식" 17 퍼포먼스 2006/02/16 1,570
304309 멜라토닌 복용,부작용에대해 언급해주세요^^ 4 멜라토닌 2006/02/16 411
304308 [구인] 초등 영어 선생님 로사 2006/02/16 305
304307 영수증 정리 화일같은거 안팔까요? 6 정리 2006/02/16 633
304306 16개월 아기 카시트 첨 타면...탈까요? 9 아가맘 2006/02/16 334
304305 너무 답답해서 눈물이 납니다... 10 속터져서.... 2006/02/16 2,410
304304 하나로냐 메가패스냐~ 5 인터넷고민 2006/02/16 569
304303 대장암 수술후에 음식은 무엇을... 3 ... 2006/02/16 408
304302 어린이집 2학기에 보내도.. 4 엄마맘 2006/02/16 360
304301 전에 로고나 공구 추진하셨던 분~ 로고나 2006/02/16 170
304300 모공 - 귤껍질 좀 없애고 싶어요 ㅠㅠ 4 2006/02/16 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