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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딴지일보 인터뷰 다른 반박글 1부 from dcinside

반대 조회수 : 589
작성일 : 2005-12-28 01:10:36
글의 형식은 반말이지만, 본래 딴지일보나 디시인사이드는 격없이 말을 주고받는 곳입니다. 비판을 하고 싶으시다면 내용에 대하여 하시는 것이 정당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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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인터뷰하라-1 (딴지 반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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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생명과학을 공부했어.

딴지에 글 쓴 사람과 나랑 좀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아.

그리고, DC 폐인이었지만 원조 과갤러는 사실 아니였어. 껴들어 와서 미안해 룰을 잘 몰라 실수할지도 몰라. 이 점 양해 바래. 예전에 '사과 받고 싶다'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 글도 길어서 사람들이 많이 패스하더라.

이 번에 짧게 쓰고 싶었는데 원문 자체가 길고, 그에 대한 반박을 조목조목 하려다 보니 길어졌어. 시간 있는 횽들 읽어봐~

참 3줄 요약은 2부에서 해볼께... 원문을 반으로 쪼갰어. 내일 세미나 발표가 있어서 시간당 10만원 받고 하는 건데 그래도 준비 더 해서 가야지...

아래부터 시작이야 (총: 설: <: <가 내 의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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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먼저 인터뷰를 결심한 동인은 무엇인가요.

설: 일단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너무 다양한 방법의 루트(각종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점, 즉 이 연구의 핵심 인물로서의 황우석이 지닌 문제점의 지적에는 별 논의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무작정 빠 아니면 까로... 저는 이런 표현을 정말 싫어합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흑백논리적인 접근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고.. 구별되어지기만 하지, 실제로 문제의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없다는 점이 답답했습니다.

> 일단 문제의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없었다는데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과갤이든 브릭이든 다른 게시판에서든 여러 접근이 있었고, 흑백 논리적인 접근이 나쁘다고 볼 수는 있지만 조작이냐 아니냐의 측면은 Yes/No 질문이다.

설: 그리고 논문의 조작.. 이라는 측면만으로 모든 것을 결론 내려 버리기에는, 이번 일 자체가 너무나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려는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한다고 했는데, 어떤 문제든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순위에 따라 해결하는 방법도 있고 하나 하나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논문 조작 문제는 우선 순위로 보든 하나 하나 해결하는 방법으로 보든 문제의 쟁점이자 핵심이다. 복합적인 문제라고 해서 조작이라는 이 문제를 빗겨갈 순 없다.

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번 일에 황우석 교수의 책임이 크지만, 제가 문제시 하고 싶은 사항은 어느 부분에 대한 책임인지를 정확히 알자는 것입니다. 분명히 책임져야 할 사항이 크고 중대하지만, 이제까지의 언론의 행태와 그에 끌려 다니는 국민 정서로 인해서 황교수가 책임질 부분과 다른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구분히 명확히 짚고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번 사태를 발전적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이용할 수 있는 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 중요한 얘기다. 황 박사의 책임의 한계를 정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끝낼 수 있다. 그는 책임저자이자 제1저자이다. 그리고, 그 실험을 이끈 팀의 리더이다. 이 정도면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가? 솔직히 말해 보통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조작도 하지 않겠지만, 이러한 의혹 및 주장이 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증명되어 갈 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인정하며’ ‘사과’할 것이다. 밑에서는 <인위적 실수>를 논하며 그러한 의미에서의 '책임 소재'를 논하고 싶은가본데, 그 문제는 밑에서 다시 논박하겠다.

총: 애초부터 이 연구 자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 황우석 박사를 처음엔 믿었다가는 몇 번에 걸쳐 반전을 겪으며 배신당했다 생각 하는 사람, 지금은 아예 안 믿는 게 상처를 덜 받는다 생각하는 사람 여러 생각들이 있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지금 언론 보도에 따라 사람들이 날마다 이랬다저랬다 하게 되는데,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게 사실은 실제 전체 진실의 몇 프로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게다가 언론은 자신이 보도하고 있는 내용의 과학적 경중을 스스로 가늠할 능력이 없는데다.. 초기엔 친황우석으로 바이어스가 걸렸다면 이제는 언론이 반황우석 바이어스가 걸려, 모든 사안을 구분 없이 의처증환자처럼 바라보고 있다.
또 브릭 같은 곳에서 여러 가지 강력한 주장이 나오지만, 정말 구체적인 실제를 알아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자신이 아는 수준에서 정황을 유추한 것인데, 아주 엄격한 조건들이 다 충족되어야 하는 고도의 정밀한 실험환경에서는 그런 추론만으로 해결 안 되는 부분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경거망동할 사안이 아니다.. 불확실한 정보에 움직이지 말고 차라리 직관으로 판단하라.. 그래서 딴지는 다른 모든 언론들이 붕붕 나르며 수많은 기사를 낼 때... 여느 때와는 다르게 사실상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어요. 그 동안..


설: 제 생각에는 그게 좋은 자세라 생각해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 언론사에서는 나오는 모든 것들을 다 여과 없이 터뜨리니까...


총: 뭔지도 모르고 다 터뜨리죠.


> 뭔지도 모르고 다 터뜨린다. 사실이다. 정확한 사실만을 알고 싶다. 이에 동조한다. 하지만, 지금 ‘딴지’는 이 글로 또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나 또한 그럴지도.


설: 그러니까 일반 시민들은 정말 정신없는 거죠.  
총: 맞습니다. 초기에 언론들이 친황우석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정반대로..
설: 발을 빼야 되는 거 였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총: 그러니까요. 전 초기에도 그랬지만 지금 언론들이 굉장히 잘못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태는 언론이 만들어 낸 부분이 정말 크다고 봐요.
설: 제가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먼저 이거는 제 의견이다 라고 따로 말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구요, 제가 제 의견을 말할 때는 제 의견이다, 제 추측이다라고 꼭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총: 예, 알겠습니다.

  학자 황우석

총: 기본부터, 생명과학부 얘기부터 하죠. 학과 자체를 좀 설명해주세요.


설: 원래 저희는 자연대 소속이에요. 저희는 순수 생명과학 분야여서 실질적인 돈 되는 일을 진행시킨다기보다는 완전 기초예요. 그런데 사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가, 수의학과 같은 경우는 좀 다르기 때문이죠. 약대도 그렇고, 공대 쪽의 생물공학과 등도 그런데, 이런 쪽은 양쪽을 걸쳐 있어요. 순수과학 쪽이랑 실제 돈으로 산업화하는 중간에 있는 거죠. 이게 양날의 검이어서, 어떻게 말하면 양쪽을 다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도 약하고 저것도 약한, 그러니까 기초가 약한 기반 위에서 응용을 하려고 하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총: 생명과학부가.


설: 예, 그러니까 설명을 다시 드리면요. 서울대학교는 옛날에는 식물학과 동물학과 이렇게 있었어요. 그런데 동물학과가 분자생물학과로 개편되었고, 식물학과가 생물학과로 개편이 되었고 미생물학과라는 거, 이렇게 3과 체제로 있다가 98년 이후에 생명과학부로 이 세 과를 다시 통합시켰죠. 그래서 저는 학부 때는 분자생물학과로 입학했구요.


> 분자 생물학과 출신이라. 내 후배일까 선배일까 누굴까… 이런 멍청한 글을 쓴 동문이. 옛날에는 식물학과, 동물학과, 미생물학과 이렇게 3과가 있다가, 식물학과가 생물학과로 동물학과가 분자생물학과로 91년도에 바뀌었다.


총: 그럼 황우석 교수님은 수의대 출신이신데.. 수의대 출신인데 실제로는 생명과학부의 분자생물학에서 다루게 되는 내용을 하시는 건가요?


설: 그게요. 저희들이 99년도에 영롱이 성공하고 그 다음에 사이언스 막 나오고 그러면서 저희들이 가장 걱정했던 분야가 그런 거 중 하난데, 일단 황우석 선생님은 그 분야, 동물에서 난자를 체취하고 핵치환 시켜서 다시 인공 수정시키는 과정에서는 베테랑이에요. 그 분야에 있어서는 아주 세계에서 둘 도 없는 전문가인데, 그것까지라는 거죠. 그것까지라는 거죠. 그 외의 분야 그러니까 스템의 특성이라든가 그런 것의 바닥이 되는 지식은 없으신 거죠.


> 미안. 쫀쫀하게 보이겠지만 ‘체취’하고 ‘채취’는 다르다. 어쨋든 황 박사에 관해 ‘기술자’론으로 바라본 글이 예전부터 있었다. 따라서 앞서 말한 본질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총: 오호.

설: 예,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성격이 있어요.  


총: 어떻게 말하면.. 기술자..

설: 그렇죠. 폄하하는 뜻에서의 기술자가 아니라 어쨌든 그런 기술을 보유하고 계신 거죠.


총: 과학계 쪽에서는 이론가라기보다는 테크니션에 가까운 분이셨군요.  

설: 예, 아마 과학자들이 황우석을 오히려 더 비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걸 거예요.


총: 그것도 모르고 그랬냐..

설: 예.


총: 아하.


설: 순수 과학하는 사람들이 황우석을 보는 시각이 몇 가지 있었어요. 첫째, 쟤는 과학자인지 언론 플레이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라고 겉모습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 둘째, 도대체 기초 뭘 안다고 저럴까. 정말 알긴 알까? 이런 기초 실력에 대한 의심을 갖는 사람. 셋째로 우리 순수과학 하는 사람들은 현대판 선비 아니냐.
솔직히 이게 백년 천년이 지나서 실제 응용이 되고 사람들한테 도움을 줄지 안 줄지 모르면서 막연하게 국민들한테 기초과학 성공해야 된다 나라에 기초과학 투자해라 이렇게만 말하는 게 이게 과연 우리가 잘하는 일일까. 오히려 저 사람처럼, 우리나라처럼 예산 부족한 나라에서, 생물학에 얼마를 투자해야 될 지도 모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게 맞을 수도 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구요.


> 우선. 황 박사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황 박사가 ‘기술자’의 영역에서 ‘과학자’의 영역으로 탈바꿈을 하고 싶다면… 어느 법을 따라야했을까? 무슨 말이냐면, 황박사가 ‘Biotechnique’ 쪽의 논문을 썼으면 누가 뭐라했겠는가? 그게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테크니션’이란 말을 비하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그 밑에 예를 들었지만, 과학자와 언론플레이 문제. 기초에 대한 문제… 이 두가지는 이 글 전체에서 글쓴이가 써 놓은 글에 내포된 의미가 ‘과학’ 마인드가 없고 ‘기초’ 또한 없다고 했으므로 맞는 말 아닌가?


설: 여하간, 2004년도에 KBS가 다큐프로 취재를 위해 황우석 선생님 그 랩에서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생명과학부 실험실에서 촬영을 했어요. 황우석 관련 다큐 프로가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2004년, 하나는 2005년에 있었어요. 둘 다  KBS 1TV로. 그런데 당시, 사람들이 놀랐던 게, 그런 일을 하면서 (황우석랩에서는) 이런 장비를 안 갖추고 있나...
뭐냐 하면 현미경인데 그 핵치환을 하려면 보면서 이 셀을 한 쪽으로는 잡고 한 쪽으로는 살짝 빨아들여서 딱 달라 붙이고, 한쪽은 유리관 아주 작은 게 있는 요런 도구가 있어요.
왜 그런 장비가 있는데 왜 찍지를 못하지? 그게 좀 의구심이 갔어요. 아무리 많아도 그게 2억이 넘지 않아요. 2억 정도 해요.


총: 그럼 당시 예산이 부족하고 그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는 건가요, 아니면 말씀하셨던 대로 워낙 이론적 바탕이 없고 바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곳이다 보니까..


설: 네, 두 번째. 예산이 문제가 되지 않거든요. 사실 지금 생물할 분야는, 물론 안 그런 실험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옛날에 비해서 풍족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 장비를 안 갖췄다는 게 그런 장비의 필요성을 모른다는 거죠. 한 마디로.


총: 애초 기초이론부터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설: 네. 그렇죠. 그래서 생명과학부 랩에 가져와서 찍었는데, 그게 핵치환 줄기세포인지 아니면 다른 줄기세포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실험실에서 우리 쪽 랩에게 준 게 줄기세포인 건 확실해요. 적어도 그 당시에 줄기세포라는 게 있었던 건 확실해요. 그러니까 요즘 그때 줄기세포가 없었다라는 말도 있던데 그건 일단 틀린 말이에요. 핵치환 줄기세포냐 아니냐의 논란 있을 수 있지만.


> 우리가 지금 줄기 세포가 있다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줄기 세포 (stem cell)의 문제냐 아니면 SCNT를 통한 줄기 세포 문제냐? 당연한 거 아니냐? 논리 상 그 명제가 틀린 것은 사실이지만, 내포된 의미를 본다면 틀리지 않은 것 아니냐?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대놓고 황 박사 무시하네... 교수라면 연구자라면 기계든 뭐든 알아보고 찾아서 사놔야되지 않냔 말 아냐? 그건 동의!!!

총: 2004년 줄기세포가 있었던 건 확실한데, 그게 체세포 치환인지는 모른다..


설: 그게 문제가 되는 건데, DNA 픽 문제랑 세포 사진문제. 거기에 대한, 제 의견은, 아주 강력한 의견이에요. 이게 제 의견이기도 하고 우리 쪽 교수님 의견이기도 해요. 그 의견이 흠... 황우석 쪽이 모른다... 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데이터를 핸들링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거는 누가 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림이고, 이런 식으로 조작을 했다는 게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건데, 이걸 몰랐다는 거.  
보통 기초과학 쪽에서는 성공했다 라고 하면 일단 데이터를 갖고 와 봐라 하거든요. 그리고 한참을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이건 증거가 약한 거 아니냐, 이거 다시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는데,
그 황우석 인터뷰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홍성에서 서울에 오면서 새벽 몇 시에 전화를 받았다고 그러잖아요. 픽 일치합니다 라고, 그래서 기뻐했다 그렇게 인터뷰에서 말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는 거죠. 이 분야는 뭐가 성공했다 하면 그걸 그냥 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사실 우리 기초분야는 그렇게 말하면, 그래 그럼 내일 데이터를 보자. 이렇게 얘기가 되어야 하죠. 그게 아니라 정말 자기가 흥분했다면 야, 그럼 내가 지금 미즈메디로 달려갈테니까, 너 그대로 있어. 그렇게 얘기가 되었겠죠. 그런데 그러지 않고, 아, 추진하자.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데 이건 빨리 터뜨려야 된다 그렇게 생각했다 라는 거죠.


총: 그러니까, 그 때 체세포 치환 줄기세포가 성공했다 라는 전화를 받고 좋아했다 라던데, 사실은 이쪽 분야 기초과학 이론 공부를 한 사람의 눈에는 그게 그렇게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가서 직접 확인하거나 해야 하는 데 그냥 그걸 받아들였다는 건, 그걸 통해 알 수 있는 건 황우석 교수가 그런 기초 이론이 약하다 그런 건가요.


설: 그렇게 이론에 약하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런 종류의 일을 하던 분이 아니었던 거죠.


총: 그런 식의 검증 프로세스에 익숙하지 않았다.


설: 예. 왜냐하면 생명공학부 안에서조차 옆 실험실이 뭘 하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특이적인 기술을 다루고, 특이적인 테마를 다루기 때문에 바로 옆 실험실만 건너가도 뭐가 어떻게 되었다 그러면 설명을 들어야 해요. 만약에 치환해서 성공한 배아줄기가 성공했다라고 하면 그 다음 바로 따라와야 될 데이터 그림을 황우석 선생님이 직접 그리지 못했다는 거죠. 밑에서 제공하는 그림을 보고 설명을 듣고서 오케이 오케이하고 넘어 간 거죠.


> 일단 이 홍성 전화가 2004년 논문 얘긴지 아니면 2005년 논문 얘긴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누가 리플 달아주길 바란다. 교수가 모를 수 있다. 당연하다. 전공이 아니라면… 그러면, 그 교수가 취해야할 태도가 무엇인가? 학생 말을 바로 듣나? 포스닥 말을 그대로 듣고 OK하나? 그런 넋빠진 교수가 어디 있나? 자신의 동료 교수들 전문 분야 교수들은 폼으로 있나? 그런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을 우린 ‘과학자’라고 부르진 않는다. 그렇지 않나? 과학자란 무엇인가? 직업과 하는 일이 유사하면 과학자인가?


총: 그렇군요. 실제 치환하고 하는 데에는 전문가지만 그게 이쪽 기초과학 분야에서 인정되는 방식으로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절차들이나 그 과정들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거군요.


설: 예. 그렇죠. 거기서 비극이 시작된 건데, 논문들을 보면 황우석 선생님이 첫 번째 저자로 나와요. 사실 이건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에요. 보통 어떤 식이냐 하면, 선생님이 어떤 거대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이 랩이나 연계된 사람들 중에서 그 일에 가장 많이 공헌을 한 사람,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이 첫째로 가고 보통 황우석 선생님은 우리나라 말로 하면 교신저자라고 말하는 데, correspondent author라고 맨 끝에 들어가는, 그러니까 이 일은 그 사람이 했고 이 일에 대한 책임이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나한테 컨텍을 해라 이런 식으로 표식을 해줘요.
그런데 최근 논문이 문제가 되어서 우리 실험실 사람들이 최근에 직접 찾아봤더니만 황우석 선생님이 첫 번째 저자로 들어갔더라구요. 그게 굉장히 의아했던 건데, 처음에는 아, 정말 나쁘다... 대학원생의 업적을 자기가 가로챈 건 아니냐... 그렇게 봤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황선생님이 직접 일을 다 해서가 아니라, 그런 쪽의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의대랑 손을 잡아야 했고, 미즈메디와도 손을 잡아야 했어요. 그리고 이 각각의 일들이, 팀당 분산된 것도 아니고 기관 자체가 분산되는 방식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종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렇게 해서 나온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 없이 그냥 성공했다니까 그대로 믿고 내버려둔 거죠. 그리고 신기한 것 중에 하나가 도대체 그 실험실 사람들, 기자들이 참 집요할 텐데, 왜 그 랩 사람들로부턴 한마디도 없을까. 이게 궁금하지 않아요? 공개적으로 못한다면 하다못해 술자리에 가서라도, 사실 그건 아냐... 일은 여차저하 된 거야.. 라고 말한다면 그게 반드시 알려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랩 사람들은 진짜 모르는 거예요.


> 일단, 문제를 제기하고 그 결과가 없었는데. 이해 못하는 것은 황 박사가 제 1저자가 된 것은 정말 문제라고 나도 생각하는데. 위의 글에서 ‘그렇게 봤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라는 결론을 도출하게된 근거 및 이유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 있나? 밑에, 여러 팀 및 기관이 분산되는 방식으로 일을 해서 제1저자가 되었다는 말인가? 논점이 무엇인가? 위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그 랩사람들이 모른다는 것과 이번 의혹과 무슨 커다란 상관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말은 랩 사람들이 사기를 안 쳤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황 박사가 이에 대해서 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총: 전체그림을 모르는 거군요?


설: 전체그림을 몰라요. 그리고 랩 사람들도 그런 일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황우석 선생님이 영롱이 복제 성공하고 눈에 보이는 큰 성과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그 랩에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유입된 사람들의 백그라운드도 줄기세포 연구하던 사람들이나 세포분화 하던 사람이 아니라, 그 당시 약간 붐처럼 들어간 사람이 많아요. 그리고 그 랩에서 그 일만 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그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일과 무관한 사람한 사람도 있어요. 많아요.


총: 무관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설: 그러니까 원래 황우석 선생님이 옛날에 하던 연구를 맡아서 하는 사람들이죠. 보통 외국에서 학위를 따서 국내교수가 처음 될 때 자기가 하던 테마를 가지고 랩을 세팅을 해요. 사람들을 뽑아서 그 일을 이제 주는 거죠. 이걸 해봐라 저걸 해봐라.
그런데 선생님이 복제 일에 뛰어들면서, 이 옛날부터 하던 연구 하는 사람들한테 그 일을 새로 가르쳐 연구를 진행시켜 나가는 게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는지, 그 길을 택하지 않고 지금 당장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았던 거죠. 지금 당장 핵치환 할 수 있고 세포분화에 능력이 있는 사람들. 그 다음에 그 배양문제도, 대장균이나 세균 이런 건 쉽지만, 안하던 실험실에서 어떤 포유동물세포를 배양하는 건 돈도 많이 들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노하우가 많이 들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해봐야 돼요. 무슨 프로토콜 설명서 보고 요대로만 따라하면 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생화학 실험이 검증이 어려운 이유가 그건 데, 말로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게 있어요. 손에 익는 그런 거. 제 경우에는, 저희 랩이 동물세포배양을 아주 오래 전부터 선생님부터, 해 와서 아주 쉽게 시작을 했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친한 실험실인데 그 실험실은 선생님도 전혀 안 해봤고 학생들도 안 해봤는데 동물세포를 가지고 해야 논문 때문에 렙을 세팅해나가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고 옆에서 지켜봤는데 속 터지는 게 많았어요. 저걸 왜 저렇게 하고 있지.


총: 이미 오래 시간 경험이 쌓여 이제는 중요지 않다고 생각할 만큼 당연시 되는 디테일들, 그런 걸 전혀 모르니까.


설: 예. 그런데 황우석 선생님이 택한 방식은 그런 능력들을 이미 갖춘 사람을 쓰신 거죠. 좋다, 나쁘다 말하는 게 아니라 그게 황우석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스타일인 거 같아요. 이걸 시간 걸려서 직접 파악하고 그런 사람을 트레이닝 시켜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 이 프로젝트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 이미 전문가들, 그런 사람들이랑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한거죠.


총: 그러니까 직접 제자를 그 연구에 익숙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원래 자기 랩에서 큰 사람이 아니다 하더라도 외부 전문가면 영입하거나 손을 잡거나 했다는 말씀이시군요?  


설: 그렇죠. 누가 먼저 접근했는지 그건 모르겠는데 2001년도에 노성일씨와 황우석씨가 최초로 만났어요.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고, 제 의견인데, 그렇게 노성일씨와 손잡은 게 사실은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총: 노성일씨, 미즈메디 쪽 이야기 전에 이야기의 순서를 위해 일단 조작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죠.

  조 작

설: 우선 이 이야기부터 할게요. 제 생각에는, 생물학 실험에는 두 가지 조작이 있을 수 있어요. 하나가 실험의 조작이고 또 하나는 결과의 조작이에요. 그러니까 실험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 방향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도록 조작을 할 수 있어요. 둘째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결과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여줄 수가 있어요.
그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면 (자신의 논문 보여주며) 이게 제 논문인데, 다른 건 이해 못해도, 요 그림만 한번 봐보세요. 이런 세포에 이만한 양의 어떤 단백질이 있다, 동일한 양이 있을 때 얘네들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단백질들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이 컨디션이 어떤 의미 있는 컨디션인지 알수 있을까.. 이런 과정에서 실험을 조작할 수 있어요. 의도적으로. 아주 쉬워요. 여기는 샘플을 많이 걸고, 여기는 조금 걸고, 여기는 조금만 더 걸고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동량으로 보여주게 할 수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조작이 가해질 수 있고.

> 그런 조작이 가능하다. 인정한다. 하지만, 누가 하겠냐? 남이 해서 데이터가 똑같이 안나오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데… 다만, 앞서 글쓴이가 말 했듯 손에 익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같은 실험도 다른 실험자가 하면 다르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를 두고 완전한 조작이 아닌 이상 이론의 소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설: 그 다음에 현미경 사진, 세포사진. 세포사진은 사실 우리들도 잘 안 믿는 것 중 하나예요. 그렇다고 무조건 그건 아닌 데이터라고 말하지는 않고, 저거는 좀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여줘야 사람들이 믿겠다, 이렇게 말하죠. 왜냐면, 여기 필드가 정말 많은데, 자기가.. 보통 우리가 말할 때 마음을 비우고 보라고 하거든요? 왜냐면 어떤 목적을 갖고 보기 시작해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이 보이는 것만 사진을 찍어내면, 열 개의 필드 중에서 하나는 그렇게 보였지만 아홉 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원하는 하나의 필드만 선택해서, 와 이건 이런 임팩트가 있다 라고 말해버릴 수도 있는 거죠. 그건 누구도 모르는 거죠, 그 실험을 다시 해보지 않는 한.
생물학 분야에선 특히 결과적인 조작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왜냐하면 당시엔 그렇게 나왔는데 지금은 반대로 나오니 어떻게 된 거냐고 하면, 어쩔 수 없거든요. 난 그 때 그렇게 했었다 하면, 정말 도덕성밖에 믿을 수가 없는 거죠. 예를 들면 100% 확신을 가지고 A는 B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B라기 보다는 C에 가까운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이었다는 거죠. 그것이 다른 연구 그룹에 의해 지적되는, 그런 일이 있죠..


> 그럴 수 있다. 같은 유전자에 대한 형질 전환 생쥐 데이터도 각각 다르게 나올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을 ‘조작 (fabrication)’이라 부를 수 있지만 그 경중과 의도가 다르지 않을까? 보통 실험을 같은 조건에서 3회를 실시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유의성을 갖는지 살펴본다. 만약 3회에서 유의성과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이상의 실험을 해서 outlier를 제외할 수 있다. 정말, 이는 과학자의 판단이다. 밑에 적은 얘기까지 해서 반박을 하자면, 2005년 논문의 조작과 ‘조작의 가능성’의 문제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그리고, 이런 물타기를 통해 ‘조작’이 횡횡한다는 뉘앙스를 풍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기 무덤파기 일 뿐만아니라, 나 같아서도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착각하지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실험 결과가 그렇게 다르게 나오는 경우는 없었다. 명암/대비 조절 문제와 합성은 다른 얘기다.


총: 자신이 연구할 때는 몰랐는데..


설: 몰랐는데, 그러니까 전혀 엉뚱한 걸 갖고 결론을 내렸던 거죠. 예를 들면 스너피를 갖고 연구하는 건데 이게 영롱이 연구인 줄 알고 진행을 했던 식인 거죠.


총: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


설: 예. 그 논문이 문제가 되면 너넨 조작이었다고 했을 때 할 말이 없는 거죠.


총: 모르고 그랬는지, 알고 그랬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설: 그러니까 그게 결국 같은 맥락인 거예요. 알고 조작을 했으면 적어도 그렇게 조작을 안했겠지만, 맥락으로는 완전한 조작인거죠. 이런 케이스도 있을 수 있어요. 어떤 권위지에 논문을 냈는데, 후속 연구자가 연구해도 그 결과가 안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나중에 작은 실수가 발견됐어요. 이럴 땐 해당저널에 불이익을 우려해 없던 일로 조용히 묻히는 경우, 이런 일들 어디든지 있을 수 있어요.


총: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설: 그래서 생물학 실험에서는, 어떤 큰 맥락 속에서 말이 되어 가고 여러 정황증거가 들어맞아 아 그게 저런 거 였구나 이렇게 되면 의혹이 잘 제기되지 않아요. 전혀 생뚱맞은 얘기를 하면 이 쪽 특성상 일단 의심을 하고 보는 수밖에 없죠. 그런데 황우석 선생님 연구 같은 경우에는, 그거 자체를 비교할 수 없는 거죠.
왜냐면, 내가 성공했다, 성공했는데, 몇 개 몇 개 했고 이렇게 했더니 성공했다라고 했기 때문에. 아주 쌩뚱맞은 일이었지만, 야 저건 누구도 못했는데 정말 성공한 거야 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거죠. 왜냐면 그 사람들만의 기술과 그 사람들의 손으로 한 거니까. 그런데 이제 조작에 대해 말하자면, 제 생각에는 실험상의 조작이 가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조작이 가해졌다고 봐요. 실험의 조작이라 했을 때 뭐가 문제가 되냐면..


총: 원천기술이 있냐 없냐의 문제가 되겠네요.


설: 예. 그 문제가 되니까 중요한 건데,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이 가해졌다면 원천기술이 없는 거지만, 황우석 선생님도 그런 식으로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을 가한다는 거는 너무나도 위험하다는 걸 알 거예요. 이건 제 생각이에요. 황 교수님 직접 실험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실험상의 조작이 만일 가해졌다면, 그 건 황 교수님이 가한 게 아니라 실험을 실제 한 사람이 가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건 결과의 조작일 확률이 더 높은데, 이건 제 생각이에요, 열 한 개가 성공했다고 말 했는데, 그렇게 해서 일을 진행시켜 나가던 와중에, 어떤 이유인지 어쨌든 결과적으로 두 개만 남았다.. 그렇게 되어버렸으면, 만약에 그 사실을 어느 교수든 랩으로부터 들었으면 아마.. 진짜 박살났을 거예요. 그러니까 황우석 선생이 ‘야, 열 한 개 잘되고 있어?’ 그랬는데, ‘몇 개는 곰팡이 감염됐고 뭐 어떻게 돼서.. 지금 두 개밖
에 안 남았습니다’ 그러면 아마.. 진짜 따귀 맞았을 수 있어요.


> 실험을 실제 한 사람이 조작을 했고 황 박사가 모를 수 있다. 당연하다. 모든 교수가 실제 실험을 하진 않으니깐. 최소한 실험 디자인과 디스커션을 통해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 박사가 2005년 논문에서 자유로울까? 아까 결론을 못내린 제1저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그전에 임팩트 팩터가 낮은 저널에 낼 때엔 왜 래스트 오써였는데 유독 2004년 2005년 논문에서 제1저자로 나왔는가? 이건 싸이언스 저널이 갖는 ‘권력’에 대한 ‘의지’가 아닌가? 제1저자의 자부심은 글쓴이도 잘 알 것이다. 물론, 책임 또한 잘 알 것이다. 그럼, 얘기 끝난 것 아닌가?


총: 그 정도의 일이다..


설: 예. 김선종씨가 대학원 생활은 군대 분위기였다.. 그런 얘기 했잖아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실험실이나 그런 게 있고, 그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아요. 세포 감염되고 그런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만약에 열 한 개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다 중간에 감염됐다... 저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그 자체를 숨기고 말 못할 수 있어요... 배양 실수 했다 라고.. 그럴 수도 있고.. 반대로 솔직히 말했는데 엄청나게 혼나고, ‘야, 이거 지금 다 논문 준비하고 언론에 준비하고 있었는데, 채워 넣어 봐’ 이렇게 했을 수도 있어요. 여하간 전 결론적으로 그게 결과의 조작이라고 아주 강하게 생각이 드는데..


총: 잠깐 정리하자면, 애초 실험 자체의 조작일 수도 있고, 실험은 제대로 됐지만 결과의 조작일 수도 있는데.. 이 사태가 처음에는 사람들이 결과의 조작이라고 접근해가다가, 노성일씨가 줄기세포가 없다라고 하면서 국면이 확 전환돼서 그럼 애초에 실험 자체의 조작 아니냐.. 아예 줄기세포 조차 없는 거 아니냐... 로 흘러가고 있는데. 본인이 보시기에는 결과의 조작에 가깝지 않겠냐 보시는 거군요.


설: 예. 이건 제 의견이에요. 어떤 증거를 갖고 있는 건 아니고. 제 경험, 상황에 비추어 이런 거와 비슷한 일이 우리 실험실에서, 이런 거대한 일 말고 훨씬 더 작은 수준으로 일어났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 선생님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걸 생각해 봤을 때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생물학 실험이란 게 그렇게 두 단계에 걸쳐 조작을 가할 수 있다는 거죠.


총: 애초 없는 실험을 있는 것처럼 할 수도 있고, 결과 나온 걸 가지고 바
꿀 수도 있고..
설: 예. 그런데 여기서 강한 의문이 드는 거는, 지금과 같은 조작은 너무나도 유치한 조작이었다는 겁니다.


> 그렇다. 단지 글쓴이의 의견 뿐이다. 그런 상황이 일어 났을 때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할 가능성…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신 공격한다고 느껴도 좋다. 최소한 난 그렇게 살진 않았으니깐. 물론, 글쓴이가 그렇게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난 그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 글쓴이 랩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 랩은 정말 자유롭다. 하지만, 조작을 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서로 물어보고 자신이 잘 하고 있는지 같이 하고 크로스체크하고 한다. 자기 선생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그런 식으로 하려면 왜 ‘과학’을 택했는가? 하지만, 하지만… 김 박사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조작’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감이 있다. 중요한 문제는 그 시발점이 무엇이냐하는 것이다. 그리고, 곰팡이 오염과 같은 문제… fungal contamination… 내가 10년 넘게 매멀리언 셀을 컬쳐했지만 한 번도 없었다. 물론, ES cell 포함이다. 그리고, 그 때 스탁은 안 만들었을까? 그게 줄기 세포였다면? 줄기 세포 전 단계에서 오염이 되었다면 줄기 세포의 후보가 오염된 것이지 줄기 세포가 오염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줄기 세포였다면 곰팡이 오염과 같은 여러 리스크를 고려해 스탁을 엄청나게 만들어 놓지 않나? 또 재수가 없으려니까 스탁 만들어야지 한 날 오염이 된 건가? 정전 문제도 그래… 세포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키우던 ES cell의 경우 4 시간 정전 동안 인큐베이터 문 안 열고 CO2 공급해서 잘 만 살았다.
총: 지금 황우석 교수님의 논문에 드러난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조작을 하려고 맘먹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유치하다?

  인위적 실수

설: 예. 그때 황 교수님이 <인위적 실수>라고 표현을 했었는데, 아주 묘한 말이죠. 사람들은 황 교수님이 자신의 조작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라고 그걸 비꼬죠. 그런데 저희들 입장에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죠. 인위적 실수라는 게.


총: 어떤 겁니까.


설: 의미를 헤아려 보자면 한 가지는, 황우석 나를 엿 먹이기 위해서 누군가가 이렇게 의도적으로 실수해버렸다 이렇게 말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결과의 조작이었다.. 그런데 지금 제 1저작으로 들어간 논문 책임자가, 이렇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누군가가 내 연구를 조작 한 거다 라고 말할 수 없었던 거죠. 그러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인위적 실수다.. 조작이라는 표현을 쓰면 그건..


총: 조작, 그러니까 자기가 모든 정황을 이해하고 직접 개입해 적극적으로 의도한 경우,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설: 그렇죠.


> 아~ 참 내… ‘저희들’ 입장이란 말이 갖고 있는 의미의 범위가 어디 까지 인지 모르겠다. 그 범위가 황박사를 엿 먹이기 위해서 누군가가 ‘조작’했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을 ‘이해’가 아니라 ‘인정’했다는 것까지 포함한다면 그 ‘저희들’이라는 말에 동의 못하겠다. 글쓴이 랩이 어딘지 정말 궁금하다. 글쓴이 주변의 인물도 궁금하다. 그 발표가 있던 날 우리 랩을 포함 여러 연구원들이 TV로 또 VOD로 시청하였다. 나는 내 사무실에서 VOD로 보고 있었고 이후 애들과 얘길 해 봤을 때. 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잘못을 인정 안하고 있다. 인위적 실수란 말을 만들어 가면서까지 외면하고 싶나’라는 말을 했다. 우리 랩과 주변 랩 모두 서울대에 있다. 글쓴이의 랩은 어디인가? 같은 자연대 소속이다. 아무리 cohort가 다르다 하더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나? 나의 입장에서 ‘저희들’ 입장에 동의 못하겠다. 저희들이 생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대변한다면 나 다시 한번 말한다. 나는 글쓴이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총: 음모론 중에는 아예 원천기술도 없고, 0부터 100까지 다 의도적으로 조작해서 여기까지 왔다가 이제 들킨 거다 그럴 때 조작은 아주 적합한 단어인데 황박사 당사자는 자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해서, 적합한 말을 찾다가 그런 단어를 말했을 것이다..?


설: 그렇죠.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는 그런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총: 지금까지 두 가지를 이해했어요.
일반인들은 황박사가 전문가라고 하니, 이론부터 테크닉까지 모두 포괄해 전부 잘 알 것이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초이론 분야에선 가장 기본적인 실험기구들조차 없기도 했고, 또 그걸 몰라도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해 왔던, 테크니션으로서의 세계적인 전문가였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실험의 검증 단계 단계마다 이 양반이 기초분야에서 출발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거쳐 갔을 검증단계를 잘 몰라서.. 혹은 그렇게 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생물학 실험이라는 건 원천기술과 관련된 실험 자체를 조작할 수 있고, 또 하나는 결과를 조작할 수도 있는데, 이번 케이스는 본인이 보기에는 결과의 조작으로 보인다. 애초에 실험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거는 아닌 거 같다..


설: 이건 제 생각에 대한 근거인데요, 만약 실험부터 조작이 가해졌다고 하면 이런 문제는 애초 근본적으로 만들어지지도 않아요. 왜냐면 실험을 조작한다는 것은 열 한 개가 모두 성공한 것처럼 보이도록 실험을 조작한다는 건데 이런 논문에서 동일한 그림이 겹치고, 다른 논문에 들어가야 할 그림이 여기 와 있고,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어요. 왜냐면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을 했기 때문에.


> 결과의 조작이란 말은… 결과가 있는데 그것을 과장하거나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2005년 논문에서 실험 단계의 조작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체세포를 둘로 나누어서 DNA fingerprinting을 하는 것은 실험 단계의 조작인가 아니면 결과의 조작인가? 픽이 좀 예쁘지 않아서 포토샵으로 좀 예쁘게 바꾸는 것이 결과의 조작 아닌가? 샘플 제출부터 문제가 되었다면 이는 실험 단계의 조작 아닌가?
아까 보여드린 그림처럼 만약 이 실험 자체에 의도를 가해서 이쪽은 양이 많게 보이게 하고 이쪽은 없게 보이게 실험을 했다면, 사람들이 이 실험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 한, 어 나는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는데 하고 말하지 않는 한은, 절대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보통 생물학 분야가 그렇게 조작이 많기 때문에, 실제.. 왜 그런 말 많잖아요. 야 사이언스, 네이쳐가 뭐 대단한 줄 아냐, 거기도 논문 잘못 된 거 나가고 그런다.. 맞아요. 사실이에요.
생물학 논문이 정말 많아요. 전기전자 분야나 물리화학 이런 거랑 비교도 안 되게 많아요.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생물학 논문이 정말 많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실텐데, 미국 NIH에서 만든 사이트인데, www.pubmed.com라고 생물학 정보 데이터베이스인데 우리나라 컴퓨터 보급 많이 되기 훨씬 전부터 굉장히 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었어요. 여기 논문이 투고가 되면.. 임팩트 팩터를 부여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전자저널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라는 게 있어요. 이렇게 표현하면 정확한 게 아니고.. 그러니까 SCI-Index에 등재되고 싶으면. SCI-Index가 Science Citation Index인가 그래요. 얼마나 많은 인용이 되는가, 어떤 사람이 결론을 냈는데, 누군가가 저걸 보고 그대로 했더니 나도 이렇게 나왔다.. 그런데 네이쳐 사이언스 같은 경우에는 그게 높은 거죠.
총: 그러니까 네이쳐 사이언스가 신뢰받는 이유는, 거기 실린 논문대로 따라 한 다음에 그게 틀렸다면 이어지지 않았을, 그게 맞았기 때문에 이어지는, 연구들이 많은 거군요.
설: 네. 그런데 SCI-Index 하위로 쭈욱 내려오면, 엄청나게 많은 저널이 있는데.. 이건 제 의견인데, 아마 반은 가짜일 거예요. 절반은 가짜거나 과장.


> 글쓴이의 의견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어쩜 내 생각하고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보통 임팩트 팩터가 낮은 것은 생물학적 의미가 낮은 단순한 데이터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나? 가짜이거나 과장이기 때문에 하류 저널이 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저널의 파워 게임 문제도 있는 것이지, 실험 데이터의 조작 문제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엉성해서 이상하다는 글쓴이의 주장을 따르자면 절반은 가짜거나 과장이라면 미쳤냐? 하류 저널에 내게? 조작을 해서 IF < 5인 저널에 내고 싶겠냐, 30인 저널에 내고 싶겠냐?
총: 조작이거나, 보고 싶은 거만 보거나?


설: 예. 첫째, 그대로 하면 그런 결과가 나오긴 나와, 그러나 과장.


총: 두 개 나오는데 이십 개 나온다고 과장.

설: 네. 또는 말도 안 되는 거, 아예. 이런 일은 정말 너무나도 비일비재해요.


> 글쓴이가 어떤 논문을 보는지 모르겠다. 진짜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 비일비재란 말을 퍼센트로 나타내면 얼마나 될까? 어떤 논문을 참고하여 실험을 하고, 막말로 얼마나 실험을 개판으로 하길래 ‘비일비재’하게 결과가 나오는가? 내가 앞서도 인정하는 것이 젤 사진, 노던/웨스턴 사진의 명암/대조를 변화시키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것도 조작이라면 조작이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보이는 조작을 일으킬 순 있다. 하지만, densitometry를 통해서 보면 어떻게 해서든 유사한 비율로 나온다. 물론, 실험 단계에서의 조작을 제외하면. 어쨋든 누군가가 조작을 맘 먹으면 조작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정말 ‘과학자’의 명예를 위해 할 일이 아니며 ‘쪽’팔린 일이다. 그렇게 해서밖에 프로덕트를 만들지 못한다면…


총: 아까 실험의 조작이라고 보기에는 조작의 결과들이 너무나 어설퍼 보인다 하셨잖아요.


설: 예.


총: 그렇다면 결과의 조작으로 보기에도 어설픈 거 아닌가요?


설: 맞죠.


> 실험 단계의 조작도 아니고, 결과의 조작도 아니면 무엇인가? 지금 ‘조작’이라는 말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 2 종류의 셀 라인 데이터를 11 개로 부풀렸다 (그게 김 연구원이 자발적으로 숨기기 위해 했든 아니면 황 박사가 시켰든) 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미안하다. 참고 문헌을 위해 링크를 걸고 싶지만, 이 글 자체가 너무나 길어서 그럴 수가 없다. 내일 세미나 발표 끝나고 시간 나면 다시 수정해서 올리겠다.) 이것은 조작이 아닌가? 이 글이 발표된 시점이 서울대 중간 발표 이후 아닌가?


총: 왜 그랬을 까요, 도대체?


설: 제 생각인데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황우석 박사 쪽이 모른다는 거죠. 그 데이터를. 그런 류의 데이터를 모르는 거죠. 셀 스테이닝 사진이나 DNA 핑거프린팅, DNA 핑거프린팅한 데이터 들고 예를 들어 신경생물학이나 다른 랩 교수님들한테 보여드리면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모르셔. 제 논문 들고 가도, 아주 간단한 논문인데 이거 이해 못할 사람도 많단 말이죠.


총: 같은 과안에서라도.


설: 예. 그러니까 밑 사람 말을 신뢰한다면, 어차피 다루지 않던 종류의 데이터니까, 그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았을 수도 있고. 봐도.. 이거는 몇 번이고, 이거는 몇 번 스테인닝 한 겁니다, 어 그래 사진 더 좋은 거 없어?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제 논문 이건 우리 실험실에서 한 거잖아요? 이게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아주 간단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교수님 성향에 따라 다른 건데.. 우리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나오는 데이터에 대해서 2년을 의심했어요. 이게 진짜라면 이 다음 결과를 해봐서 이렇게도 되야 하지 않겠느냐.. 오히려 학생이 짜증날 정도로. 믿지 않는 거죠.
그래서 그것까지 들고 가면, 그래? 그럼 이것까진 믿겠는데, 그럼 그 다음에 이렇게도 되어  하는 거 아니냐? 그럼 학생 입장에서는 졸업할 때 다가오는데 빨리 좀 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과정에서 조작이 가해질 수도 있죠.


> 참 내… 지도 교수가 지금 하는게 당연한 거 아냐? 의심은 우리의 기본 아냐? 하나의 독립된 데이터가 의미를 가지려면 당연히 이후의 여러 요인과의 상관 관계에서 개연성이 있어야지 당연한 거 아냐? 그래야 믿지…


총: 지금 본인 경험과 지식으로는 실험을 애초에 조작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어설프다, 결과의 조작으로 보인다..


설: 네. 그렇죠.


> 아깐 결과의 조작으로 보기에 어설프다면서~ 근데… 글쓴이~ 글쓴이는 그 논문 처음 보고 문제점을 쉽게 찾아냈어? 미안한데, 난 2004년 논문도 처음 나왔을 때 보고, 2005년 논문도 처음 나왔을 때 봤거든? 내가 이쪽 전공이 아니라서 그런데… 그거 못 찾았어… 2005년 논문은 내가 무슨 자료 만든다고 3번을 정독 했는데 (영문도 잘 쓰여있고) 결과도 solid하고 해서 넘어 갔어. 물론, 그게 내 전공 내 분야와 상관 있는 것이라면 엄청난 ‘의심’을 갖고 논문을 보지만 (사실, 내 이해 관계에 있는 논문의 경우 위에 글쓴이가 지적한대로 내 ‘눈’이 내 ‘뇌’에 속는다. 논문 저자가 10배 증가했다고 했는데, 내 주장이 그것과 맞지 않는다면 10배로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난 이 친구들이 황 박사가 한 것과 같은 조직의 레벨로는 보지 않는다. 이 친구들이 보인 데이터는 단지 이들이 낸 여러 결과 중 베스트였을 수 있다. 그 결과 자체가 나온 것은 사실일테니까. 하지만, 평균 값을 속였다면 문제는 될 수 있다.) 그게 아닌 경우에는 논리적인 흐름만 맞으면 데이터는 그냥 스칠 수 있으니깐. 엉성한게 엉성한게 아닌 것은. 누가 2005년 데이터를 일일이 대조해 봤겠냐고~ 지금 의혹이 제기되니까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는 거지.


총: 결과의 조작이라고 봤을 때 유추해 보자면, 치환 전문가지 그걸 검증받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그 프로세스에 의해 이런 저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면, 그냥 어 만들어졌구나 이해하고 갔을 것이다. 이런 데이터에 익숙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식의 어설픈 조작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 그렇죠. 브릭이나 디시인사이드에서 최초에 그 이미지를 잡았을 때, 야 저건 실수 아니겠냐 라는 분위기와 아니다 라고 말하는 분위기가 있었을 때.. 저와 제 주변에선 이게 조작이라면 말도 안 된다 그랬어요. 도대체 이걸 누가 이렇게 조작을 하느냐.
왜냐하면, 동일한 세포 사진이 있다는 건.. 이걸 스테이닝 했을 때 하나의 세포만 염색하는 게 아니거든요? 아까 보셨듯이 많은 세포들이 염색이 되요. 개수가 11개가 되어야 하는데, 두 개밖에 없다 치면 그 두 개로 11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이에요. 필드 안에 모양이 다른 세포가 한 대여섯 개 있을 거예요. 커버슬립, 덮개유리라고 그러죠. 아니 거기 있는 세포 하나에서만도 열 한 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모양 전혀 다르고.


총: 찾아내지도 못할 만큼, 나중에.


설: 아 그건 절대 못 찾아내요. 왜냐면 모양 다른 거고. 누가 보지 않는 한은 그렇게 찍었는지 찾아낼 수 없는 거죠. 그런데 그게 사이언스에 투고가 됐다고 하면 그런 의문은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거죠. 누가 그렇게 바보같이 했겠어 라고 하며.. 그런데 이건 그것만도 못한 조작이라는 거죠.


총: 그러니까 두 개가 아니라 그냥 하나만 가지고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열 한 개로 부풀릴 수 있는데, 두 개를 가지고 누구든 찾을 수 있게 누가 조작을 하느냐..


설: 누구든 찾을 수 있고, 누가 들여다봐도 알게..


> 누구든 찾을 수 있는 것을 글쓴이는 아무런 의혹 없이 찾을 수 있었을까? 누구나 들여다 봤다면 그 논문 지금 인용이 얼마나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PD 수첩의 제기 이전에 세계 어디에서 반론이 있었나? 세계는 정보의 유입에 유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우리 나라 어디에서 반론이 있었나? 탁 까놓고 전공자를 불러 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자. 논문을 읽어보세요. 읽은 후, 뭐 이상한 거 없으세요? 그러면 누가 찝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모든 마술은 답을 알면 쉬워 보여. 답을 가르쳐 주지 않을 때까지는 ‘마술’이야. 글쓴이의 주장은 글쓴이가 조작을 했으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이따위로 밖에 안 했느냔 의미야? 아니면, 이 따위로 ‘조작’-아 아까는 조작이 아니라고 했지…-을 한 걸 보면 ‘조작’이 아니라는 의미야…? 설마, 음모론?


총: 그럼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는 건가요. 음모론이지만, 나중에 찾으면 찾아지라고.


설: 나중에 찾으면 찾아지라고..

> 음모론이라… 난 과갤러 중에서 음모론을 싫어하는 편에 속해. 미안… 그 얘긴 안 했으면 좋겠다.
총: 황박사는 데이터를 모르니까 속이고..

설: 저는 그렇게 생각은 안 해봤는데..


총: 전문가들이 보기에, 조작을 하려고 했던 거라면 이건 너무나도 어설프다 하는 게 명백한 팩트인 거잖아요. 어느 랩에서도 맘먹고 조작한다면 이렇게는 안 한다는 거잖아요.


설: 예.


> 유도 심문하는 병진이나 의혹 전 어느 누구도 제기 못한 ‘조작’ 수준에 대해 어설프다고 하는 병진이나.


총: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아니라 음모론에 입각해 보자면, 그렇게나 어설프게 했다면 이건 나중에 찾으려면 찾아지라고. 황우석은 속일 수 있으니까, 나중에 찾으면 찾아질 수 있도록 한 조작.. 음모론이라면, 그런 것도 가능하겠네요?


설: 엿 먹이려고 그랬다면 가능은 한데.. 그거는 너무나 큰 잘못이죠. 만약에 내가 우리 지도교수님한테 정말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을 정도의 원한을 가지고 있고.. 또 우리 실험실이 사이언스 같이 거대저널에 논문을 투고할 수 있다.. 그런 정황이 맞아 떨어지면 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 가능하지 못한 것이 없다. 음모론에선…


총: 잠깐 다른 이야기, 이 업계에서 사이언스에 논문을 싣는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설: 박지성이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게 된 것.. 박지성의 영광, 그거랑 비슷해요.


총: 국제적으로 최고 레벨로 인정받은 거군요.


설: 그렇죠. 사이언스 보면 논문 저자 이름 여럿 나가잖아요? 거기 아무데나 이름만 들어가면, 그 사람은 굉장히 잘 나갈 수 있는 거죠.


총: 그러니까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 이름만 들어가도, 어디 가서 일할 수 있는 거군요, 업계에서.


설: 예. 미국으로 나갈 수 있고, 좋은 학교의 교수로 임용될 수 있고.


> 흠… 옛날 얘기다. 제1저자 또는 이퀄리 컨트리븃 정도가 아니고서는 힘들 걸? 설마 유도 심문에 넘어 간 것 아냐? 모르겠다. 계속 읽다보니 총은 병진 같은데?


총: 그런 정도에 논문을 실으려고 마음먹고 조작을 했는데 이렇게 어설프게 한다는 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설: 그렇죠.


총: 아까 디시 하나에 있는 거를 몇 개로 조작할 수 있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설: 자 이렇게 되요. 처음부터.. 아예 세포가 열 한 개 없었다 치고, 세포를 배양해 나가잖아요? 그럼 얘가 증식을 해요. 두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늘어난단 말이에요. 그리고 지들끼리 기어 다니기도 하고 하면서 디시에 쫘악 차요. 그 찬 걸 갖고, 커버슬립에다 먼저 놓고 그 위에다 길러서, 커버슬립을 올려서 현미경에서 사진을 찍는 거예요. 염색을 해서. 그런데 이 커버슬립에 하나의 세포가 있는 게 아니라구요. (그림 설명하고)


총: 세포 하나에서 나왔지만?


설: 예. 처음에 하나였는데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염색을 해요. 염색이 잘 된 것도 있고, 지저분한 것도 있고, 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손상된 것도 있단 말이죠. 이 하나의 디시에서 개수를 채우고 싶으면 (사진에 있는 여러 세포 중 두 개를 가리키며) 얘, 얘 하면 벌써 두 개가 되는 거예요.


총: 그러니까 동일한 디시 안에서 마치 서로 다른 열 한 개처럼 찍을 수 있다는 거군요?


설: 그렇죠.


총: 그런데 지금은 두 개로 했는데 그것도 누구나 알게 해버렸다..


설: 만약 개수가 문제가 됐다면, 한 논문에서 보여주는 그림에서 같은 걸 가로 세로 조금씩 줄여서 여기다 인용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다르게 찍어버린다는 거죠. 11개가 아무 의심받지 않는 데이터로 만들어질 수가 있었다는 거죠.


총: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조작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설프다..


설: 마치, 야 이건 그냥 실수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 말할 정도로..
총: 황박사님이 너무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이런 황당한 것을 그냥 실어버렸다..


설: 어쩌면 이런 가능성 자체를 생각 못하는 분일 수도 있고. 이런 실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이런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고. 같은 접시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증거가, 사진을 맞춰 보니까 이어지는 거잖아요. (일동 웃음)


총: 도저히 조작의 수준이 아니다.


설: 예. 그런 데이터가 석사 논문에서 가장 많이 조작이 되는 데이터예요.
총: 이제 두 개가 있었는데 열 한 개로 조작했다는 설을 채택하자면.. 그래서 황우석 박사가, (스템셀이) 죽었으니 사진 두 개를 가지고 많이 찍어라 라고 했다는데, 많이 찍어놓으라는 의미가, 두 개를 열 한 개처럼 조작하라고 했다는 걸로 지금 해석되고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말씀대로라면 두 개를 열 한 개로 만들라고 알아 들어서 조작을 한 거라면 믿을 수 없이 어설프게 한 거 아닙니까.


설: 그렇죠.


> 아주 유도한 대로 폭 빠져버리는 구만~  분생과 몇 학번 출신인지 모르겠다만, 한 번 보고 싶다. 90년대 학번이겠지?


총: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설: 이거는 제 의견인데, 그 입장을 제가 투영해 본 거예요. 만약에 저와 우리 교수님이었다.. 제가 말을 했어요. 선생님, 두 개밖에 성공 못했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죠, 8개 중에 다 죽고 2개 밖에 안 남았습니다 하면, 일단 엄청난 욕을 먹겠죠?
그 후, 한 가지씩 얘기할게요, 가능성 하나는, 두 개밖에 안됩니다 하면, 야 그거 좀 어떻게 해봐 다시 많이 만들어봐 라고 지시를 했을 수도 있죠. 또 하나는, 처음엔 긍정적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예기치 못하게 손실을 입었어요. 그 보고를 했더니만, 야 임마 너 지금 논문 끝나가는 단계인데.. 사실 그건 보조자료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Supplementary Information이라고. 야 그거 좀 어떻게 채워봐, 그거 못 채우겠어, 잘 채워봐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어요. 가능해요.


총: 사진만 채워봐.


설: 예. 그런데 만약 우리 교수님이었다면, 이런 수준 사진이라면 단 번에 보면 알죠. 야 이 병신 같은 놈아, 너 똘아이냐.. 다시 찍어와, 이랬겠죠.. (일동 폭소)
> 웃음의 의미를 모르겠다. 교수가 그것을 용인했다는 것을 두고 희화화해서 웃은 건지. 아니면 말 때문에 웃은 건지. 그걸 용인할 교수가 있단 말야? 좋은 지도 교수 만나야해~


총: 그 정도였다는 거죠?


설: 예. 그런데 만일 그 데이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보니까 개수 맞고 이렇게 됐습니다 그러면, 어 그래, 되네? 그래 됐다. 할 수도 있는 거죠.


> 뭐야! 지금 이말은. 비유로 든 위의 글을 토대로 생각하면, 황 박사가 2개 밖에 없는 것을 인지한 이후 시켰는데, 그 결과를 판독할 능력이 없어서 됐다 이런 거란 말야? 황 교수가 2개밖에 없는 걸 인지했대? 황 박사가 자기 책임의 한계 내에서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사죄하면 뭐해 뭘 사죄한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들을 귀가 있는 사람만 들으란 얘기야? 아니면, 그 이후의 변명을 들으란 얘기야?


총: 그럼 김선종씨는 왜 이렇게 알 수 있게 찍은 겁니까?


설: 그게 사실..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에요. 왜..


총: 두 개를 열 한 개로 늘이라는 말로 이해하고 찍었든, 그냥 많이 찍어놓으라고 해서 찍었든..


설: 이런 식으로는 안 찍죠.


총: 지금 하신 이야기는 김선종씨 정도의 경력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인가요?


설: 그렇죠.


> 근데, 김 연구원 자체가 약간 조작이 서투른 것 같아. 예전 미즈메디 논문에도 중복 사진이 있는데, 커다란 의미 부여가 없으니까 넘어가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도 서툴렀어. 그런데, 계속 이런 식으로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음모론을 또 주장하기 위한 초석?


총: 이렇게 사진 찍어서 다른 거라고 말하면 큰일 난다?


설: 그렇죠. 예를 들어, 제 논문 이런 사진도 하나 얻기 위해서는 제 폴더를 보면 수 천 장이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잘 나온 거를 택한단 말이에요. 게다가 개수가 문제가 됐다고 하면 충분히 뻥튀기 할 수 있죠.


총: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이어 놓으면 한 접시에서 나온 건 줄 알 수 있게 나란히 찍어 그걸 열 한 개처럼 나누었다..


설: 그렇죠. 마치 조금씩 일부러 겹치게 찍은 듯..


총: 오히려 그렇게 하기가 더 힘들겠네요, 사실은.

설: 그렇죠. 나중에 조각이 맞아지는 게 더 신기한 거죠.


총: 그럼 포토샵으로 늘이고 줄이고 하는 건 세포를 좀더 잘 보이게 하려고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설: 예.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도 하고, 세포사진을 찍을 때 옛날에는 필름으로 찍었는데, 요새는 디지털 카메라가 마운트 되어 있어서 바로 파일로 저장이 되거든요? 근데 실수가 있죠. 어디까지는 어떤 해상도로 찍다가 어느 단계에서는 다른 해상도로 찍어버린 거예요. 아니면 오늘 찍고 갔는데, 다음 사람이 해상도 맘에 안 들어서 바꿔놓는다고 하면 그때는 좀 문제가 커져요. 얘를 늘여야 할지, 얘를 줄여야 할지.. 사실 다 똑같은 데이터인데, 이걸 어떻게 할까, 다시 찍어야 되나. 그런 건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고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총: 그건 이해가 가는데, 도저히 풀리지 않는 게 하나 있네요. 황박사가 지시해서 의도적으로 개수를 늘인 거라고 한다면, 논문통과 시키려고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르게 할 의도였다고 한다면, 이런 종류의 실수는 김선종씨 수준에서는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아니라는 거군요.


설: 그렇죠.


총: 또 음모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건 어때요. 김선종씨는 그냥 찍기만 하고 그걸 나중에 취합해 퍼블리시 하는 과정에서 조작을 했다..


설: 그런데 다른 데이터의 경우와 다르게 세포 사진 데이터는 찍은 사람이 다뤄요. 왜냐면 엄청 많이 찍기 때문에. 날짜도 다르고. 다른 사람이 보면 정신이 없어요.


총: 더욱 이상하군요. 김선종씨 주장은 자기는 사진만 찍어서 보냈다 하는 데, 그럼 보내 온 수 백 수 천 장 사진을 추렸다면 그 추린 사진들이 하필이면 딱딱 그렇게 아귀가 맞는 연결된 사진이라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설: 그렇죠. 같은 논문에서 똑같은 사진 있잖아요? 그거는 편집자의 실수거나 편집자가 의도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2개를 11개로 부풀렸다고 하면서 제시된, 그 아귀가 딱딱 맞는 거 그건 편집자가 맞출 수가 없어요.


> 일단, 편집자의 실수는 없어. 요즘 논문 다 자기가 사진을 파워포인트로 정리해서 보내잖아. 그걸 왜 건들여. 패널 위치만 바꾸겠지. 아귀가 딱딱 맞는 거를 처음부터 알 수 있냐고…


총: 김선종씨가 의도하지 않으면 그럴 수가 없다는 거죠.
설: 예. 어떻게 보면 찾아낸 사람이 대단한 것이기도 해요. 그 논문을 보고서 야 요거 맞춰보면 되겠네 마음을 먹은 최초의 사람. 왜냐면 누구도 그렇게 조작 안하거든요.


> 누구도 그렇게 조작 안한다는 말이 어설픔을 강조하는 거야 뭐야? 뭐 말이 논리적이지 않아? 찾아낸 사람이 대단한 거면 아무나 알 수 없다는 얘기 아냐? 그게 어설픈 거야?


총: 그렇게 어설프게는 조작할 리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 이걸 맞춰보지 않는 거군요.


설: 예. 브릭에서 처음 셀 사진 문제된다고 했을 때, 사실 우리 실험실하고 옆 실험실이 난리가 났었어요. 다 와서 보고는, 기가 막히네 그렇게 말을 했었죠. 그런데 누구든.. 석사 1,2학년 애들 데려다 놔도, 이거는 그냥 실수겠지, 왜냐면 의도된 것이라면 말이 안되니까, 그런 분위기였었죠.

> 누구든 논문을 일단은 믿고 보니까 그렇지… 특히 싸이언스라면 그 무게가 느껴지지 않냐? (난 ‘쎌’ 계열이지만) 그렇게 어설프게는 조작할리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 맞춰보지 않느냐는 이런 뻘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는 병진은 뭐냐? 또 넘어갔어? 유도에? 조작한 것을 어떤 ‘단초’로 찾아내서 맞춰보니 ‘어설프’게 조작한 것이지 ‘어설프게 조작’ 했기 때문에 맞춰보지 않은거야? 완전 KBS이네…


총: 황박사 쪽에서는 이런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아서 잘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어설픈 데이터로 했는데 그냥 넘어갔다.. 그건 이해가 가요.. 거기까지는 그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만, 김선종씨가 도대체 애초 왜 이렇게 어설픈 데이터를 만들었는지는 설명이 안 되요.


설: 그렇죠.


총: 그거는 랩에서는, 업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설: (잠시 생각) 사실 그거는 잘 모르겠어요.


총: 그쪽 방향은 생각 안 해봤어요?

설: 예.


총: 추리소설 수준이니. (웃음)


설: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는 잘 생각을 안 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의도적인 실수.. 쉽게 말해서.. 김선종씨가..


총: <의도적 실수>의 말뜻을 이제 알겠어요.


> 황 박사가 유도한 ‘의도적 실수’라는 의미는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낚시같애. 퍼덕퍼덕~


설: 예. 누구나 논문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실수는 실수인데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의도적 실수.. 저희 교수님은 세포생물학, 세포생리학 이런 쪽에서는 아주 실력이 있으신 분이세요. 경험도 많고.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선생님 표현이 딱 그거였었어요. "야 이거 큰 일이 아니다.." 왜 큰 일이 아니냐.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죠. 뭐냐면.. "교수가 되어가지고 말이야, 한 랩 오거나이즈 하기에도 정신없는데.." 사실 한 실험실에 열 몇 명 있다고 하면 팀이 나뉘거든요? 그러면 한 교수님이 이 팀의 일을 다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우리는 계속 설명을 해드려야 해요. 면담 들어가서 지금 일이 이렇게 이렇게 되는데 여기까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야 내가 전에 이런 얘기 하지 않았었냐.. 그러면, 예 선생님 그런 말씀 다 하셔서 요런 데이터도 갖고 왔습니다.. 이렇게 되요. 까먹는단 말이죠.
그런데 한 랩도 아니고, 크게 보면 세 기관, 더 크게 보면 섀튼까지.. 이렇게 있는데 이거 "오거나이즈도 제대로 못하면서 데이터들 들어오는 거 확인은 안 하고 밖으로 돌아다닌 거지.. " 그러니까 사이언스 같은 데 나오면 정말 민감한 데이터도 누구한테도 의심을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몰랐다는 거죠. 그러니까 "안 들여다봤다는 거지 뭐. 그 책임이지, 뭐" 이렇게 된 거죠. 만약에 그 단계에서 그걸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면 그 단계에서 뒤집어졌을 텐데.. 두 개인지 열 한 개인지.. 무슨 음모가 껴 있는지는 모르지만..


> 지도 교수가 세포 생물학, 세포 생리학이라… H 교수 (세포 응용 사업단에도 소속), S 교수 (세포 응용 사업단에도 소속), K 교수, C 교수 정도인데… 아 참, 이번에 수가 많이 늘어나서… 그런데, 뉘앙스가 랩이 큰 것으로 보아… 글쓴이~ 너 혹시 95학번 L아냐?


총: 기본 필터링이 안됐다는 거군요.
설: 예. 동시에 만약 황우석이 의도를 가지고서 이런 식으로 했다면 그것도 말이 안된다 라는 소리이기도 하죠.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보기엔 조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니까.


> 아까부터 말하지만 그리고 글쓴이도 밝혔듯 ‘찾아낸 사람이 대단하기도 해요’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봐. 김 연구원에게는 그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어. 수 천장이 폴더에 있다고 했지? 물론, 나도 커다란 폴더에 3240장 정도의 사진이 있어. 다 오거나이즈 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지? 그런데, 김 연구원은 왜 그렇게 했을까? 총/설의 주장대로 황 박사의 <인위적 실수> 음모론에 따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사진 중에서 베스트로 나온 것이 그것일 가능성도 있어. 어짜피 SCNT-hES cell 사진을 찍으려면 비슷한 소스가 있어야할 것이고, 그 비슷한 대상을 갖고 시간에 맞춰서 찍었는데 그게 베스트였을 수 있는거지. 아~ 이쯤에서 다시 개념 확인. 2005년 논문은 사진 조작, DNA 핑거프린팅 조작 (글쓴이의 논리대로라면 실험 계획 단계의 조작), 테라토마 사진 조작 등이 있었어. 테라토마 스페시먼에 남아있는 DNA 결과를 같이 기다려보자. 그럼, 많은 것을 알 수 있겠지.


총: 황우석 박사 스스로 떳떳하다고 하는 게..


설: 스스로 그럴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마 그걸 거예요. 그 떳떳함을 왜 그럼 나서서 증명 못하느냐.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나는 기초가 부족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데이터를 누군가 가지고 왔을 때 사실은 보는 능력이 없다 그렇게 말 할 수가 없는 거죠.


> 그렇게 말 할 수가 없으면 아까 말한대로 제1저자가 되지 말던가!!! 물론,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황 박사가 조작된 사진 및 DNA 핑거프린팅 결과를 보고 당신 수준에서 흡족해했을 수는 있어. 왜? 글쓴이 말대로, 황 박사가 기초가 부족하고 보는 능력이 없으니까. 하지만, 이 말이 곧 황 박사가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를 증명할 수는 없지. 그것의 사실 관계는 앞으로 자세히 밝혀야할 문제이고.


총: 그리고 그 관점이 맞다면, 실제로 어디서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겠군요.


설: 그렇죠. 제 생각에는 황우석 선생님 말이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걸 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가, 최초의 문제가 된 게 윤리 문제였지만, 피디수첩은 계속 진위여부를 캤단 말이에요. 그런데 올 5월인가 그런 기사가 나온 적 있었어요. 황우석 선생님이 언론사 때문에 죽겠다고.. 그런데 그 당시까지만 해도 황우석 선생님을 신처럼 떠받들었잖아요? 모든 언론에서? 그때 분위기가 중앙일보에서 엠바고 깨뜨리고 해서 그런 언론사들 참 나쁘다 이런 식으로밖에 생각을 안하 던 때에요.
그런데 그 당시 피디수첩에서 진위 여부 자체를 물고 늘어지니까, 짜증이 났겠죠. 그런데 만약에 그 단계에서 선생님이 지금 밝혀진 것과 같은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기자들이 자꾸 논문 문제 있는 거 아니냐.. 했을 때 스스로 정말 근본적 문제라고 생각했더라면, 논문 다시 들여다봤어야죠. 논문 가져오라고 해서 그때 일했던 사람들 다 불러놓고 이건 누가 찍었어, 이건 왜 이래 하고 그때 자체적으로 터졌어야 해요. 그런데도 여기까지 온 것은.. 떳떳하다고 표현하는 건 맞을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몰랐던 것일 수도 있는 거죠..
열 한개 성공했다는 말 들었고, 사진 다 잘 찍었다고 그랬고, DNA 핑거 프린팅이 동일세포임을 증명해주는 실험인 거고, 그 담에 서로 다른 세포에서는 피크, 뛴 강도는 다르다 라는 것을 알았다면.. 만약 데이터를 볼 수 있었다면 이렇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건데, 그 단계에서 스톱이 안 된 거죠.
만약 그 때 조작이 됐건 실수가 됐건, 그 당시에 캐치를 해 냈다면, 스톱이 됐겠죠. 그럼 노골적으로 공개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거는 내가 황우석 선생님이 아니라서 잘 모를 일이지만, 그 단계에서 뭔가.. 내가 뭔가 잘못된 상황에 빠졌다 라든가 아니면 누군가 나를 엿 먹이려고 하고 있다 라던가 아니면 이 녀석들이 실험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구나 하고 일단 스톱 시켰겠죠. 그리고 내부자들 다 부르고 언론은 일단 차단하고. 그때부터 내부 검증을 시작했겠죠.


> 같은 상황을 보고 역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하긴, 나도 지금까지의 결과로 인해 색안경을 끼고 황 박사를 보는 것이 사실이니까. 자~ 다시 한번 얘길 해보면, 위와 같은 상황-실험 단계, 논문 제출 단계, PD 수첩의 의혹 제기 단계-에서 스톱이 안 일어난 것이 황 박사가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정말 아랫 사람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황 박사를 엿 먹이려고 작정했다면, 이 박사, 강 박사 포함-이것은 스톱할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보는 것이 더 그럴듯하지 않나? 지금 글쓴이는 황 박사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황 박사가 기초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논문도 그 전에도 내 본 사람인데, 논문의 저자 순서도 모른다고 하질 않나…


총: 다시 한 번 적어도 한 가지는 명백한 팩트군요. 황우석 박사가 이쪽 기초이론은 약해서 검증 프로세스 상 데이터를 보고 맞냐 틀리냐, 그런 검증에 약점이 있었던 거. 언론이 논문을 문제를 삼는데, 논문 가져와봐 해서 데이터를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봐서 그때 내부적으로 제동 걸고 문제 원인 파악했을 텐데, 지금처럼 끝까지 왔다는 건 그때 거를 능력이 없었다..


설: 그렇죠. 이렇게 사건 터져 나오면서 황우석 선생님도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이 자꾸 바뀌는 거 같고..

> 말이 바뀌는 것은 몰라서 그러는 것도 있을 수 있어. 이거 좋은 말 아냐. 욕이지. 논문 제1저자가 아무 것도 모르고, 책임저자가 누가 테라토마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누가 DNA 핑거프린팅 했는지도 모르고, 몇 개를 했는지도 모르고... 욕이네. 너무 황 박사 욕하지마~
IP : 211.211.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우~
    '05.12.28 1:13 AM (202.156.xxx.51)

    혹시나 봤더니 역시나 ^^ 륄뤡스~~

  • 2. 진정하세요
    '05.12.28 8:48 AM (202.30.xxx.28)

    디씨는 진실이고 딴지는 거짓이라는 확증도 없는거잖아요
    믿고싶은 것만 믿습니까?
    양쪽 다 자기 주장일 뿐이죠

  • 3. 참내..
    '05.12.28 10:29 AM (211.227.xxx.55)

    딴지와 디시를 같은 부류로 취급하시다니......
    인간의 행동거지는 내용만 비판하고 자세는 그냥 넘어가라..
    자식 교육도 그렇게 하십니까?
    그냥 퍼오셔도 될텐데 저 말은 뭐하러 옆에 붙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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