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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이 가능한 방에서 실명으로 쓰는 마지막 글이 될지......

J 조회수 : 2,767
작성일 : 2005-03-30 22:48:03

오늘따라 집에 몹시 늦게 들어와 축구도 마다하고 허겁지겁 컴을 켜고
늘 그렇듯이 82쿡부터 들어와 초기화면은 보지도 않은 채
전공과목(!)인 살림돋보기에 들어가 답변하나 길게 달고...... 뿌듯해하며 자유게시판 들어온 순간....
음.... 심상치 않은 기운...... 팍팍 느껴지는가 싶더니...
공지가 떴군요.    ㅠㅠ


학교든, 직장이든, 연예계든, 사이버 세상이든,.... 뒷말이라는 건 늘 있게 마련이던데.....
만약,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이 정말로, 단지 게시판에 나타난 '뒷말들'과 실재했는지 모르는 일련의 사건들(?) 때문이라면....
개인적으론..... 많이많이 아쉽네요.


사람들 사는 모습 울고 웃으며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자유게시판...
솔직하거나 다듬어지지 않거나 삐죽삐죽거리거나 해서 때로 토닥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연스러운 게 역시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창과 같은 곳이었는데......


주기적으로 올라오던 익명의 딴지글들에 대한 비판의 글에 리플로 달았었던 제 글....

         '남의 좋은 일을 모두 좋게만 봐 주기를 원한다는 것도 어차피 획일화(?)라서...불가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다양한 의견의 표출과 수용... 이게 더 살맛나고 재미있는걸요. ^^
         겉으로만 고상하고 얌전하고 서로 칭찬해주기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인간냄새 나는 것 같은걸요. ^^'

이거 동감해주셨던 분들도 많았었는데....
많이 아쉽네요.


살면서 화나는 일이 있었을 때에 한번쯤 속시원히 퍼부을 수도 있었고....
때로는 누구한테도 말하기 창피한 고민들을 소곤거릴 수도 있었고....
어느날 나의 가장 밑바닥을 드러내며 남겨놓은 글들을 가끔씩 되짚어 찾아보며 자성할 수도 있었고.....
문득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고백도 한 줄 써놓고 혼자 흐뭇해할 수도 있었던......
그런 '우리들의 일기장'같은 곳이 이제 없어진다니....
많이 아쉽네요.

(이런 말 할 분위기는 아니지만...한마디로 축약해서... 앞으로 너무 재미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
전 재미없는 거 참 못 견디거든요...   --;; )


깊은 고민 끝에 내려진 결론이겠지만....재고의 여지는 없으신지 관리자님께 꼭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여러 회원들의 생각은 어떠신지(거의 찬성하시는 것 같지만...)... 그것도 궁금합니다.
IP : 211.207.xxx.11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3.30 10:53 PM (211.44.xxx.87)

    저도 섭섭하긴 한데요..여러분이 원하신다니 그렇게 된거겠죠.
    어째 오늘이 12월 31일 같은 기분이 드는걸요. 낼 하루 더 남았다는데도..^^

  • 2. 첨밀밀
    '05.3.30 10:54 PM (81.71.xxx.198)

    어느날 나의 가장 밑바닥을 드러내며 남겨놓은 글들을 가끔씩 되짚어 찾아보며 자성할 수도 있었고.....

    ==> 저도 이점이 가장 좋았었는데 말이죠...

  • 3. 아이고오~
    '05.3.30 10:55 PM (61.85.xxx.37)

    저는 오늘이 초상날 같네요.
    저도 제이님과 같은 생각이예요.

    재고의 여지....근데 82쪽 공고를 보면 자게판을 실명으로 전화하는데 있어
    실끝만큼의 재고의 여지도 남겨두지 않아 정말 섭섭합니다.
    자게판이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정말 많은 것을 얻을수 있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나만 이렇게 외롭고 힘들지 않구나
    하는 위로도 받을수 있었고(저 그렇게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 있었고
    ... 있었고
    ... 있었는데 정말 쥔장님한테 섭섭해요.


    여기가 모두 실명으로 전환된다면
    누가
    어느누가 감히
    나도 결혼전에 사귀던 사람이, 살던 사람이 이었다.
    나 무좀있다. 겨드랑이에 냄새난다고 고민할때

    누가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도움을,조언을 줄수 있을지
    그러면 타 사이트와 다른점이 무언지
    회원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쥔장님은 재고의 여지가 없으신것 같고...
    어쨋든 참 답답합니다.
    지금껏 쥔장님의 침묵이 그런대로 잘하는 행동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쥔장님이나 관리자님의 침묵이 그렇게 미울수가 없네요.

  • 4. 마당
    '05.3.30 10:55 PM (211.215.xxx.231)

    좀 서운해요. 파란만장한 게시판이었는데 말이죠.
    사람들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게시판도 좋지 않나요?
    게시판 정리만 제대로 된다면..
    어떤 동호회나..익게방은 있는법인데..(거긴 로그인상태만 볼수 있으며..로그인상태로 들어가도 글쓴이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게 글을 쓸수 있어요. 운영진도 모른다죠..아마..) 그렇게는 안될까요?
    하지만 실명을 비난할경우엔 탈퇴조치가 되는등.. 강력하게 규제를 하기 때문에 별 일은 없거든요..

  • 5. -_-;
    '05.3.30 10:56 PM (211.187.xxx.51)

    익명이라는 덕에 나와 다른 의견, 그리고 따끔한 충고들이 정말 큰 영양소였는데 이런 불쾌한 일 때문에 이제 없어지게 된다니.. 참 섭섭하고 아쉽고... 그러네요

    무조건 로긴을 해야 글을 쓸수 있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아이디공개는 되지 않는 방법이면 좋을거 같은데...

  • 6. 다시마
    '05.3.30 11:00 PM (220.121.xxx.23)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만..
    추측컨대.. 사이트회원의 급증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그로 인해 정작 82쿡의 본래 취지에 공감해서 가입했던 회원들의 공간이 협소해지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런저런 역시 질문으로 넘쳐나서 예전의 잔잔하고 수필같은 삶의 단면들이 들어설 자리도 비좁았구요.
    재미는 없어지겠지만.. 알찬 정보와 좋은 글의 풍성함이 이 못내 그리운 저같은 회원들은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답니다. 말이나 글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사이버사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 너무 보수적일까요?

  • 7.
    '05.3.30 11:02 PM (211.216.xxx.227)

    전 늘상 익명사랑모드 였기 때문에 정말 오늘 밤은 우울합니다.
    지금도 익명으로 여기저기 나풀나풀 리플달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정말 익명을 없애야 할까요?
    삼진아웃제도란거 있죠.
    어차피 관리자는 아이피 추적 가능하다는거 이젠 다 알잖아요.
    본문에 대한 반박글은 악플이 아니란 전제하에.
    마당님 말씀대로 유독 심한 악플이나 실명을 비난하는 글 또는 허위사실 유포 같은 경우.. 탈퇴를 시킨다든지 하는 제재를 가하면서 익명을 유지해주면 안될까... 싶습니다.


    몇년인진 잘 기억안나는데.. 아마 첨으로 자게에서 악플로 인해 익명을 없애자 하는 글이 올라왔었어요.
    그때 jasmine님이 진솔한 글 하나 올리시면서 이래서 익명은 필요합니다..... 하고 말씀하셨었는데...
    전 아직도.. 그래서 익명이 필요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8. 저도 반대
    '05.3.30 11:05 PM (211.226.xxx.34)

    아마도... 재고의 여지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예전에 다른 카테고리를 회원만 쓰기로 바꾸면서 김혜경님이 이런 투로 말씀하셨는데요.
    '자유게시판이요? 익명으로 둬야죠. 익명으로 쓸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데요..'
    통큰 분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일로 솔직히 실망이 큽니다.

    J님 말씀대로 재미도 없을 것이고 언제나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이 클 것 같군요.
    자게를 지키지 못한 책임은 여기 오는 모든 사람들(물론 저도 포함이죠)에게 있다고 보구요...
    솔직히 지금 당장 82 안녕...은 못할 것 같아요. 몇년간 가장 친했던 곳이니까요.
    근데 앞으로는 좀... 그렇네요.

  • 9. ..
    '05.3.30 11:06 PM (192.33.xxx.57)

    익명으로 쓸 글이 아무리 많아도, 그 얘기가 자기 자신에 대한 비방이거나
    82쿡 비난일 경우에는 초연할 수만은 없었겠지요.
    이제는 재미는 덜하지만, 반듯한 82가 되겠지요.

  • 10. 로그아웃
    '05.3.30 11:14 PM (211.202.xxx.113)

    제이님이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만 하시네요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제이님......

    진짜루 이곳 쥔장한테 실망입니다...쩝...

  • 11. 이유없이 익명
    '05.3.30 11:17 PM (221.146.xxx.78)

    섭섭하긴 하지만

    익명이라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가
    더 마음을 다치는 이들을 생각하면
    좋은 점들도 많겠죠

    제가 그런 적은 없지만
    간혹 의도적인 악플을 볼 땐
    좀 그렇더군요

    몸도 약해져 있으면 저항력이 떨어지는데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흠,,,
    걍 남편 흉이나 보고 싶었던
    우리들만 서운해요

  • 12. 몬가
    '05.3.30 11:28 PM (218.54.xxx.140)

    비밀스런 자리를 잃어버린거 같이 속상합니다.
    익명의 필요성.. 당연 있습니다.
    그동안의 악플가지고 말이 많은데,,
    사실 순기능과 그 자정작용이 더 많은 곳이었는데..
    82의 매력이 사라졌네요.. 정말 아쉬워요..

  • 13. 음....
    '05.3.31 3:02 AM (221.139.xxx.140)

    뭔가 부글거리는게 나 아무래도 욕하게 될거 같아요. 누가 말려~

  • 14. 저 역시
    '05.3.31 3:32 AM (172.192.xxx.8)

    모든 걸 감안하고라도 익명의 자게판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 15. J
    '05.3.31 6:24 AM (211.207.xxx.111)

    음....님. 쓰신 말씀이 어떤 의미이신지......--;;
    욕하게 될 것 같은 내용이 제 글에 반대 내용이신 것이든 아니든... 알아듣게 써 주시면 어떨지요.
    모든 분들께 긍정적인 답변만 듣자고 글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

  • 16. 모니카
    '05.3.31 8:29 AM (210.116.xxx.100)

    J님의 글 100% 동감합니다.
    섭섭하고요
    아쉽고요.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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