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소화기 쓸줄 아세요?
아파트 소화전 이용해 불 끄는거 해보셨는지.....
내지는 불나서 방화벽 내려왔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시는지요.
저는 하나도, 정말 하나도 몰랐다가 어제 다 배웠어요.
어제 서울시민안전체험관에서 2시간 동안 `안전훈련' 받았어요.
챙피하게도, 애들 데리고 놀러갔었거든요.
소방방재청에서 운영하는거라 입장료도 700원밖에 안하고, 가면 소방차랑 연관된
뭔가 재미있는 꺼리들이 있어서 아이들 좋아할거 같아서...
결론은 제 기억에 민방위훈련만 죽어라 했지, 이런 안전훈련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이런게 생활에서는 정말 필수적이더라구요.
훈련은 "여기는 노는데가 아닙니다. 공부하는 곳입니다"하는 소방관 아저씨의 일침으로 시작됩니다.
20-30명씩 한 팀으로 묶어서 훈련에 들어가는데
유치원 단체방문이 보통이지만 부모랑 개인적으로 온 아이들도 많아요.
함께 다니지만 어른들 혹은 아이들 대상 훈련을 따로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한 어른들도 훈련내용에 거의가 무지한 경우들이었답니다.
뭘 배우냐면....
사다리 타고 내려오는 요령부터 시작했습니다. 이건 그런대로 할수 있었어요.
지진체험이 제일 인상적입니다.
조그만 부엌을 꾸며놓고 3-4명씩 들어가게 합니다. 그리고 진도7의 강진으로 집체를 뒤흔듭니다.
해야할 일은 가스불 끄기, 가스 잠그기, 두꺼비집(전원) 내리기, 그리고 현관문 열어서
의자로 닫히지 않게 고정시켜 대피통로 확보하고 식탁 아래로 숨기입니다.
이거 10초만에 끝내야합니다. 지진시 우리집 동선이 어떻게 될지 저절로 그려집니다.
지진때는 유리창 옆에 있지 말고, 벽이나 기둥옆에서 몸을 보호하고, 머리를 옷 같은걸로 감싸라고...
풍수해 체험. 거의 태풍 `매미'급으로 바람을 쏘여댑니다. 저희 아이들은 강풍에 놀라 중도하차.
강풍이 들이치는 방에서 아이들은 철제 바(BAR)를 잡고 바람만 견디지만,
어른들은 이걸 잡고 한걸음씩 소방관 아저씨 따라 이동하게 합니다.
무거운 제 몸이 `날아갈 뻔' 해서 기분 좋~~았심니다.
이런 강풍에는 미리 두꺼운 테이프로 유리창을 붙여놓으면 깨져도 유리가 날리지 않는다네요.
화재 체험은 실전에 가까웠어요.
요지는 젖은 옷감을 코와 목구멍에 꽉 대고, 오리걸음으로 정신을 잃기전 건물을 빠져나오는겁니다.
엘리베이터 타지 말구요.
그리고 실제 건물 한귀퉁이에 뽀얗게 연기를 발생시키고 출입구까지 빠져나오는겁니다.
출입구까지 이르는 길은 대형건물 평지지만 대형건물 비상통로처럼 꼬불꼬불합니다.
그런데 저 길 잃었잖아요. 정말 한치도 흰 연기로 눈앞이 안보이데요.
한손으로는 저도 코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는 아이 둘 파카 소매 한꺼번에 끌어잡고....
벽의 딱딱한 질감을 느끼면서 벽을 타고 더듬더듬....
그런데 출구가 없이 제가 어느 방엔가 갇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겁이 덜컥나고....어디로 나가나 깜깜하고...무서움이 엄습하는데
그 흰 연기 속에서 웬 안경쓴 남자 얼굴이 제 코앞에 들이닥치더군요.
그래서 다짜고짜 "아저씨, 이거 어디로 나가요?" 하니까 그 아저씨도 맴맴.
출구의 닫힌 문을 제가 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열고 간신히 나왔네요.
그리고 소화기 뿌리는 실전체험 행사가 있습니다. 아이들 신나죠.
어른들은 응급처치법 따로 공부시킵니다.
한번으로는 숙지가 안될 것 같아요. 여러번 가야 손에 익지.
일본은 전국에 160개나 된다네요. 거의 동네마다 있어 어릴때부터 지진대비 등 안전훈련 한다죠.
저 화재훈련에 놀라 또 가고 싶지 않은데...
어쨌든 굉장히 필요한 훈련인것만은 분명하니까 관심있는 분들 꼭 가보세요.
어린이대공원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인터넷사이트에 미리 들어가 예약하셔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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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안전체험관 다녀온 후기
글로리아 조회수 : 894
작성일 : 2004-12-20 11:33:13
IP : 210.92.xxx.2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건이맘
'04.12.20 12:06 PM (211.188.xxx.164)아주 실감나는데요. 한번도 안해봤으니 저도 마찬가지겠죠.
의무적으로 해야하겠네요.
어제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에서 점심먹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더라구요. 안내방송도 없고
아이데리고 지하에 있는데 덜컥 무섭더라구요. 복구는 바로 못하더라도 안내방송은 바로 해줘야할텐데 한참 지나서 안내방송이라곤 한전측의 잘못이라는 투의 변명. 다들 핸드폰 켜고 촛불켜고..
그 순간에도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정말 지진이라도 나면..겁나네요.2. 보들이
'04.12.20 3:19 PM (221.155.xxx.114)한번 가봐야겠네요
만날 그앞으로 지나다녔는데...
글로리아님 생생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3. 버들
'04.12.20 5:40 PM (222.117.xxx.54)공구에 대한 문제가 한차례 터졌고, 앞으로도 언제 어느순간 문제가 터져서
매장될지 모르는 공구사업을 안정적인 교사직을 버리고
택할 가치가 있을까요.
불안한 블로그 운영과 교사직을 택하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교사직을 택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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