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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출산을 통해 배운 것들

태호희맘 조회수 : 1,129
작성일 : 2004-12-13 14:24:57
2001년 3월 8일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생명을 탄생시킨 날. 난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격 또 감격했다.출산을 준비하면서 배웠던 것들은 또 다른 시작을 불렀다.
처음엔 누구나 낳는 아기니까 하면서 임신과 출산을 우습게 보다가 큰 코 다치고, 낳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겪었던 아픔. 그리고 둘째가 생기면서 느껴지는 요령들....
이런 것들이 이젠 나에겐 다 과거지만 나처럼 언니도, 먼저 출산해서 조언할 친구도 없는 사람들에게 보탬도 되고 일기처럼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쓴다.

1. 산부인과 선정 문제
동네에서 제일 큰 산부인과를 다녔다. 임신 3개월 때 확인하면서 풍진검사했다. 그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하기 전에 미리 풍진검사할껄 하는 후회를 했다. 당연히 임신 5개월 때 피검사를 했다. 결과는 치수가 높았다. 의사가 설명해도 나같은 사람은 얼마나 높은지 감을 잡지 못했다. 남편과 난 덜덜 떨면서 그 자리에서 60만원이 넘는 양수검사를 했다. 자궁에 꽂은 주사바늘이 혹시나 우리 아기 건드릴까봐 얼마나 떨었는지.... 2주 동안 결과를 기다리며 내 마음이 얼마나 떨었는지....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결과보러 병원 갔더니 그 원장이란 사람 또 어떤 산모에게 양수검사를 설명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서 느낀 것은 이제 임신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책도 사고 인터넷도 뒤지기 시작했어요. 여러 책을 읽으며 “토끼와 여우”란 산전교육원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등록했습니다. 양수리에서 대학로까지 수업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돈이 아까울 지 몰라도 그때는 무지한 저로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곳에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바위같은 엄마”가 되어야 합니다.
배우면서 결심한 것은 “자연분만”이었죠. 당연히 르봐이에 분만을 하고 싶었지만 의사에게 무언가를 요구할만큼 바위같은 엄마가 못되어서죠.
그래서 찾은 병원이 ‘서울위생병원’이었습니다. 전 당시로서는 개인병원이 너무 싫었거든요. 자연분만을 권장하는 병원이었고, 친구 하나가 추천해서 옮겼습니다.
둘째 태희는 개인병원에서 낳았습니다. 르봐이에 분만을 하는 병원이었죠. 첫애를 자연분만했기에 자신감도 있었고 인터넷과 또 주변의 추천으로 남양주시 덕소의 이근산부인과를 갔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 첫애라고 무조건 종합병원을 가는 엄마들이 있는데요. 전 엄마가 큰 문제가 없으면 좋은 개인병원 먼저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종합병원은 기다리는 시간도 참 그렇고요, 비용도 좀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출산 때 내진을 이사람 저사람 다 합니다. 전 그 내진받으면서 정말 둘째는 개인병원 가야지 했습니다. ㅎㅎㅎ
물론 위생병원의 홍혜영 수간호사님 이야기를 뺄 수 없네요. 그 분이 제 산파노릇을 하셨는데.... 정말 존경받을 분이세요. (잡지에서 인터뷰 기사도 실릴 정도시니 알 만 하시죠)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2. 출산방법
가족분만, 르봐이에 분만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그저 제왕절개를 하지 말자 주의정도였죠. 남편과 함께하는 출산은 정말 감동일꺼에요.
  태호 때는 남편이 주저했고, 분만대기실에서 졸고 있는 남편을 수간호사님이 쫓아내셨어요. 물론 우리 남편 할 말 있죠. 양수 터진 지 24시간이 지나면서 진통이 시작되었으니까요. 하루종일 긴장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정작 진통이 시작되니까 옆에서 졸더군요.-.-;;
태희때는 우리 남편 청주지방에 발령받아서 주말에만 왔어요. 그래서 태희보고 꼭 주말에 나오라고 태담했더니 녀석 성격 급하게 금요일 밤에 진통해서 토요일 새벽에 세상구경했답니다. 그래서 친정 엄마께서 옆에 계셨고 탯줄도 잘라 주셨답니다.
==> 친정 엄마께
엄마 정말 제가 다시 태어나면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어요. 자식이란 이유로 제가 받은 사랑, 받고 있는 사랑을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 기억해요. 제가 진통을 느낄 때마다 떨고 계셨던 엄마의 손길을.....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싶어요. 저 앞으로 많이 노력할께요. 지켜 봐 주세요.

3. 첫 수유와 단식--- 아토피의 원인
태호는 양수가 터진 지 24시간이 지났다고 자동 입원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감염의 우려가 있어 일주일간 꼬박 신생아실에서 있었습니다. 전 집으로 왔구요. 그 덕분에 젖몸살 앓았고, 태호는 당연히 태어나자마자 분유를 먹었습니다.
우리 태호 태열기가 산후조리원 2주 지내고 오니 시작되더군요.
저 1년도 넘게 이것 저것 안 해본 방법이 없습니다. 많은 노력 덕분인지 태호의 아토피는 많이 나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정상인입니다. 왼쪽 손목이 약간 거칠거칠한 부분이 있고, 거의 모든 음식과 모든 곳을 다 갈 수 있으니까요. 알레르기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토피를 공부하면서 배운 것데요. “ 신생아는 엄마젖 먹기 전에 단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뱃속에서 갖고 있던 태변이 다 나와야한다는 거죠.
태어나면서 바로 분유를 먹는 것이 결국 태변을 덜 나오게 한다는 거죠. 엄마 젖에는 설사약성분이 있어 아이의 장을 청소해 주지만 분유는 그렇지 못하잖아요.

전 우리 태호의 태열기가 바로 태변이 덜 나와서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 아토피 환자가 많다는 것도 전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이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태희는 어떻게 했냐구요. 당연히 굶겼습니다.
개인병원에 온돌 독방이라 가능했습니다. 아기 태어나자 마자 간단한 처치 후 아기와 함께 했습니다.  물론 좀 힘들었죠. 그래도 자꾸 젖 물리고 아기를 달랬습니다. 간호사들이 물도 안 먹이냐고 하실 때마다 “첫애 모유수유 실패했다. 둘째는 꼭 성공하고 싶다”고 했죠. 참 신생아는 물 한 모금 없이도 7일동안 생존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덕분에 태희의 태변 다 받아냈습니다. 정말 많이 나오데요. 그리고 24시간 지나니까 모유가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그 한 방울 한 방울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라요. 태희 피부는 정말 탱탱합니다. 물론 태호 때 구경 못했던 황금빛 똥도 잘 누었습니다.
젖몸살도 거의 없이 완전수유가 잘 되어갔습니다. 물론 아픔은 있었죠. 임신 중에 게을러서 유방맛사지를 안 해서 유두가 약해서 상처가 생겼었죠. 아기가 빨면 정말 뽑아내는 고통이 약 한 달간 지속되었죠. 그래도 이 악물고 먹였습니다. 한 달 정도 고생하니까 젖도 단단해져서 통증이 점점 작아지더군요.
  
4. 분유/두유/야채효소
한 달 되어가니까 아기 피부도 좋고 건강하니까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태호 때는 산후조리원에서 섞여 먹여도 된다는 식이었고 산가가 두 달이라 아예 처음부터 혼합수유를 했습니다. 그러나 태희는 본인이 젖을 더 좋아하더군요. 처음엔 엄마가 젖냄새 풍기면서 분유를 주니까 거부까지 하더군요. 지금은(5개월) 잘 먹습니다. 주는대로.... 이제 젖이 부족해지는 면이 생기는 셈이죠.
어쨌거나 초유를 먹여야 한다는 원칙은 어떤 엄마라도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기가 튼튼해지면 분유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전 후디스 먹였어요.  그리고 6개월 되면서부터는 두유로 점점 바꾸었습니다. 태호가 피부가 좋지 않으니까 그래도 분유보다는 두유가 낫겠다 싶었어요. 두유를 처음부터 잘 먹이기 힘들었습니다. 분유가 좀 달잖아요. 그래서인지 두유를 안 먹는데 제가 다니는 유기농 농장주인께서 힌트를 주셨죠. 야채효소를 조금씩 넣어주라고...
야채효소는 쉽게 말하면 매실원액같은 발효물인데요. 올리고당이 들어있어 매실액처럼 달짝지근하고 시큼한 맛이거든요. 전 영양제보다 이것이 더 좋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제가 먹여보니까,  2년이 넘도록 먹여보니까, 우선 감기를 가볍게 앓고 아토피가 많이 치료되는 효과를 봤어요. 태호가 체격이 다부져 보이는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태호는 지금도 두유에 효소 10cc정도 넣어서 먹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밥 먹기 싫으면 “우~~” 후~~(두유에 효소 넣어서)“ 하고 다닙니다.
그래서 태희도 6개월만 되면 두유에 효소 넣어서 먹이려구요.
전 양수리 두물머리 농장에서 직접 야채효소를 구입해서 먹는데요. 거기서 만난 한 아기엄마가 이것저것 먹여 봤는데 양수리꺼가 제일 좋다고 하데요.

5. 아기용품들
전 운이 좋았어요. 처음에 뭘 사야 되나 하면서 고민하기만 했죠. 그러다 천호동 현대백화점에서 하는 임신교실에서 당첨이 되었어요. “출산물 준비물 세트” 하하하
덕분에 기초적인 것은 그것으로 버티면서 부족한 것만 하나하나 샀어요.
아기 이불세트는 정말 전 필요없다고 봐요. 전 어른용 면패드 접어서  버티었는데 지금도 잘 했다 싶어요. 돌만 되도 엄마 아빠 옆에서 잘려고 하는게 아이니까요.
대신 포대기, 슬링은 꼭 있으면 좋겠어요. 슬링은 요즘은 흔한데요. 전 스트링슬링을 사용했거든요. 그건 말 그대로 그물망이라 부피가 적어서 여름용, 외출용으로 딱이었죠.
그리고 강력 추천은 신생아용 카시트와 유모차. 전 이븐플로 세트를 사용했거든요. 친정엄마가 가게를 하셔서 아무래도 아기가 이동해야 하니까 카시트와 유모차가 세트로 된 것을 이용했어요. 한 34만원인가 했어요. 그래도 과감하게 투자했는데 잘 했다고 생각해요.
우선 신생아용 카시트가 흔들침대 역할도 할 수 있어서 집 안에서도 쓰고, 나갈 때 남편이 들고 나가면 음식점에서도 아기 보기가 편했어요. 물론 좀 무게가 나가니까 그게 좀..... 그래도 한 6개월은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전 좋았답니다. 또, 어려서부터 카시트를 써서인지 그 다음 커다란 카시트를 사용해도 아기가 카시트거부반응이 없더군요. 돌까지는 좀 커다란 유모차 어차피 필요하잖아요.

6. 아토피
정말 안 당해 본 엄마는 몰라요. 아기가  가렵다고 긁어서 난 상처들 보면서 많은 밤들을 울면서 보냈답니다. 제 딴에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봤어요.
그런데 엄마도 그렇고 아기도 그렇고 맞는 게 있더군요.
태호의 경우에는 제일 잘 맞은 것이 탱자물이었어요. 약재상에서 파는 탱자를 삶아서 그 물에 목욕 시켰는데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그리고 나서는 목초액을 목욕물에 넣어주면 좋아했어요. 나름대로 시원했나 봐요.
IP : 210.178.xxx.19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콤키위
    '04.12.13 3:05 PM (220.76.xxx.132)

    저도 우연히 컴으로 글올리는것 보면서..82회원일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는데..
    보는 눈은 다 비슷한가봐요..

    어제부분에..그 할머니..주인공집에 초대해서..아주 멋지게 한상 대접했어요. 마을회의하면서..
    한달에 한번씩 돌아가면 맛있는것 먹고..마을 발전에 대해서 토론하는것 같고..

    아마도..시골 할머니..좋아하실것예요..사람이 그리운 나이시잖아요.
    격식 차리는것도 좋지만..편하게 지내면 그럴수도..

  • 2. 토깽이
    '04.12.13 3:42 PM (221.158.xxx.220)

    진짜 경험에서 우러난 좋은 글이네요.
    저도 기억해 놓았다가 아기 가지면 열심히 따라 할래요~!!

  • 3. 감사해요
    '04.12.13 6:07 PM (160.39.xxx.83)

    정말 좋은 말씀들이네요. 저장해놨다가 아기낳기 전에 집중 공부해야겠어요.
    근데 르봐이에 분만이 뭔지 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 4. 모카치노
    '04.12.13 7:47 PM (220.127.xxx.197)

    르봐이에 분만은, 아가 중심, 그러니까 아가한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분만방법이예요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하고 (태어나자마자 밝은 조명에 맞딱뜨리게 되잖아요)
    의료진들간의 의사소통은 되도록 시끄럽게 말하지 않고 수화나 몸짓으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엉덩이 두드려 때리는 식의 호흡유발법은 쓰지 않고
    엄마 배 위에 눕게 해서 엄마 심장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취하게 한대요
    저도 둘째 아가는 르봐이에 분만을 하려고 생각해요

  • 5. ㅋㅋㅋ
    '04.12.14 12:43 AM (218.145.xxx.84)

    지금 5개월에 접어드는데 정말 유용했습니다.
    다행이 저 다니는 병원도 자연분만 권장하는데다 르봐이에분만, 가족분만 가능하다네요.
    명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 6.
    '04.12.14 12:55 AM (210.121.xxx.149)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님께서 쓰신 책에서는 두유 먹이지 말라고 나오던데요. 알레르기를 일으킬수 있고 두유는 절대 젖이나 분유의 대용품으로 쓰일수 없다고요.(단백질, 지방이 부족하다던가요?) 야채효소가 부족한 단백질등을 보충시켜줄수 있나요? 궁금합니다.

  • 7. 태호희맘
    '04.12.14 3:41 PM (210.178.xxx.193)

    야채효소는 그냥 비오비타정도의 영양제로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우리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는 과정에 효소가 작용한데요. 그런데 야채 효소를 먹으면 더 활성화된다고 생각하시면 될까요? 단백질 지방 보충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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