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가 은행털이가 된 사연???

미스테리 조회수 : 902
작성일 : 2004-10-12 23:08:04
우리 아파트는 26년정도 된데다가 은행나무가 이 큰단지의 반 이상이랍니다~
올해에도 포도 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렸던데요...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요즘 바쁘십니다!
것두 부지런하지 않으면 나무에 달린것만 구경하지요~

아무래도 우리 아파트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5교대조로 나누어 순찰 도시는지
도통 땅에 떨어진 은행알 구경하기도 힘들어요...

은행이 비싸니까...저도 많이 주워모아...(허리가 휘도록..) 추석에 시댁, 친정에 다 드렸답니다~
어른들께선 겨울내 은행을 매일드시니 가래나 기침이 사그러 든다고 좋아하세요~
매일 드시니(7알씩) 양이 푹푹 줄지요...!!

나무를 발로 차거나 하진 않지만 은행을 발견하면 주변 할머니들과 짜릿한 눈길과 함께
같이 달려갑니다..울 바지락도...ㅋㅋㅋ
근데 울 바지락이 엄청 잘 줏어요...^^;

은행줍는 사람들 보면 별의별 사람 다 있습니다...
지금 글쓰며 갑자기 떠오르는데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외출했다가 돌아오는데 바로 우리동 앞의 나무를 건장한 남자가 올라가 마구 털고
밑에는 할머니, 글구 며느린지 딸인지, 게다가 아이둘이 정신없이 줍더군요~

엄청난 양이 떨어진걸 보니 부모님들좀 드리고 싶단 생각이들어 저는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은꺼냈습니다...할머니께...

"저, 은행 조금 주워도 될까요?" 그랬더니....할머님 왈~~~
"안돼요...우리가 나무에 올라가 털은건데..."하며 고개도 안들고 아주 사납게 말씀 하시는데
얼마나 무안하던지 얼굴이 벌개져 들어와서 씩씩거리며 울 따랑님에게 얘기했죠...

"자기네 나문가?...자기네가 집살때 저것두 샀냐구...우리도 주울 권리가 있는거 아냐?
사람 무안하게시리 좋게나 말하지..."하면서 씩씩댔더니 울따랑님 것두 귀여운지....(요기만 닭)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알았어, 내년엔 저집보다 내가 먼저 올라가서 다 뜯어 줄께...^^"

경비 아저씨께 물어보니 우리동에 사시는 분 이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다른 나무들은 땅에 떨어진것만 줍지만 올해는 그 나무만 울따랑님 올라가서 털었습니다...ㅠ.ㅜ
뭐, 속으로 나무에겐 무쟈게 미안했지만...^^;;;

근데 이유가 있었어요~
바로 우리동 앞에 있는 두 나무의 은행알이 장난 아니게 커요...

글구 저는 나무 털때 주변에 은행 주우시던 할머니들 불러서 같이 주웠습니다...!!

또 하나 잼있는 현상은 할머니들이 넘 귀여운거예요.(표현이 지송하지만...)
나무를 터니까 한 할머님께서 화를 내시는거예요...

그이유인즉, 우리가 나무를 털면 할머님들이 그만큼 양이 준다(?) 였어요...
약이 오르신거죠...그.런.데...

할머니 오시라고 같이 줍게 해 드리니 주우면서 내내 "아이구 젊은 사람들이 고맙게두..." 하시면서
계속 칭찬(?)을 하며 가실때는 "에구 덕분에 은행 많이 주웠네... 다른 사람들은 자기네가 털면 못줍게
하는데 정말 고마워요~" 하시면서 가시더라구요...ㅎㅎ

전 작년 그 얄미운(?) 할머니를 떠올리며 즐겁게 은행을 털어(?) 양가 부모님께 효도(?) 했슴다..!!

참고로 울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은행나무는 미화원 아저씨들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주민들의 나무랍니다...혹 오해 하실까봐...^^;;;
IP : 220.118.xxx.8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농
    '04.10.13 12:04 AM (61.84.xxx.22)

    와..재밌겠어요. 이쁜 돌멩이 줍고..쑥 캐고...그런거 시키면
    죽을 똥 살 똥 좋아라고 매달리는 저같은 사람은
    그 아파트 살면 가을되면 에브리데이 해피할 것같습니다.
    아마 하루종일 은행 주우러 다니지 싶어요.^^.....

  • 2. 김선곤
    '04.10.13 6:11 AM (59.29.xxx.127)

    미스테리님 전 제목만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얼른 들어와 봤더니

    그은행이 아니고 이은행이였군요? 휴---놀래라

  • 3. 미스테리
    '04.10.13 9:24 AM (220.118.xxx.89)

    마농님...
    저도 쑥캐고 은행줍고 그런거 시키면 목숨걸고 하죠...^^;;;
    놀러 오세요...요즘 때만 잘(?) 맞추면 한봉지씩 줏어요...^^
    은행도 줍고 차도 마시고...넘 먼가요???

    선곤님...
    제 친구도 은행을 털었다니 "뭐?" 그러더라구요...ㅎㅎ
    요즘 집안이 온통 향기롭습니다...^^;;;

  • 4. Happy
    '04.10.13 9:41 AM (218.159.xxx.66)

    저희도 은행 많이 줏어서(아니 털어서 ㅋㅋ) 한보따리 지금 현관문앞에 꼭꼭 동여매서
    내놓았는데~~
    냉동실에 넣어놓고 두고두고 일년내내 먹거든요..
    밥에도 넣어먹고, 불고기에도 넣어먹고, 소금넣고 구워도 먹고..

    제 도시락 밥에 은행이 너무 많으니까~~
    직장동료들이 우리집 엄청 잘사는줄 알아요. ㅋㅋ

  • 5. 달개비
    '04.10.13 12:14 PM (221.155.xxx.80)

    미스테리님. 어디 은행털곳 또 없나요?
    제가 요즘 통 관심없던 은행에 넘 관심이 가서리...
    집앞 은행나무에서 아침마다 몇개씩 주워 말리는중인데
    그양이 너무 적어 감질맛나네요.
    주말에 어디라도 은행 줏어러 가고 싶어집니다.
    이곳 파주 통일로는 가로수가 은행나무라 은행이 지천인데
    차마 도로변으로 주우러는 못가겠네요.
    그리고보니 며칠전 들은 얘기
    우리회사 남자분이 주말에 동내사람이랑 집앞 통일로변에
    은행을 주우러 갔는데 어느 방송국인지에서 나와서 취재를 해 갔답니다.
    은행털러 다니는 사람 취급을 하며...
    그냥 한번 줏어러 나와봤다고 하는데도 계속 얼마나 털었나?
    어디서 왔냐며 물어서 도망치듯 왔답니다.
    어느 방송국 어느 프로에 나올지 기대 되는데...*^^*
    은행주어러 함께 가요.

  • 6. 미스테리
    '04.10.13 12:20 PM (220.118.xxx.89)

    해피님...ㅋㅋ
    줍는게 더 힘들죠..까는건 더 고역이구요...^^;
    하지만 농사(?) 지은것 보면 넘 뿌듯 하지요...ㅎㅎ

    달개비님...가로수 은행은 미화원아저씨들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쓰인다기에 게다가
    가로수꺼 주울때 위험하기도 하지만 털다 걸리면 벌금이 10만원이라던가?...그래요...!!
    걍 10만원으로 은행을 사먹지...ㅎㅎ
    은행 주우러 울집으로 오심 되요...^^
    아파트를 순회하며 어슬렁 다니다 보면 한번 도는데 두어시간 걸립니다...
    산보도 하고...요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많이 떨어지는것 같아요...
    오늘 마트 나갔다 올때 또 주워와야 겠어요~
    좀있으면 줍기 힘들어요...^^;...어여 오시어요...ㅎㅎ

  • 7. 혀니맘
    '04.10.13 12:54 PM (61.73.xxx.209)

    허..거...덕
    제목만 보고 돈 있는 은행턴 줄 알았슴다.

    우리집은 물 끓여 먹을 때 2알씩 넣어서 먹어요.

  • 8. 선화공주
    '04.10.13 1:08 PM (211.219.xxx.163)

    아유~~미스테리님 돈버시네^^

    저는 시장에서 작은 비닐백에 넣어서 5,000받는거 사먹는데....까놓은거!!
    맨처음 안깐것 같은비용대비 양이 많아 보여서 샀다가 두꺼운 껍질 까는라 죽을뻔
    했거든요...그 동네 야밤에 울 오빠랑 한번 떠야 겠는데요^.^
    달개비님...TV출연안되게 밤을 기다리죠...!!

    근데....혹...야밤 은행털이...극성맞은(?) 아줌마부대 야밤에 남의 아파트 은행털다!!...
    더크게 나오는거 아닐까요??

  • 9. 미스테리
    '04.10.13 2:10 PM (220.118.xxx.89)

    혀니맘님...물어느정도에 두알이요???
    그렇게 먹어도 효과가 나나요???...물에 끓이는건 전 첨 들었어요...

    공주님...돈으로 따지면 양가 어른께 비싼 선물을 한듯 싶어요...ㅎㅎ
    하지만 거긴 제 정성도 쬐꼼 들었지요...^^

    야밤에 저도 울 바지락이 하도 나가자 졸라 산보하면서 좀 줏어 볼까 했는데
    안보입니다...ㅎㅎ
    걍 퇴근하는길에 들러 주워 가시는게 =3=3=333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953 부천 순천향병원에 아는분이 있으시면 부탁드려요.. 3 실이랑 2004/10/13 888
23952 누드배와 시골아낙의 살아가는 이야기 5 김선곤 2004/10/13 908
23951 "생활부장에게 갖다줘" 4 May 2004/10/13 1,027
23950 ms word를 쓸때요.. 6 flour 2004/10/13 899
23949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6 항상후회하는.. 2004/10/13 1,280
23948 고마운 시어머니 24 요즘 며느리.. 2004/10/12 2,047
23947 제컴에다 다운받으려면... 2 푸른바당 2004/10/12 923
23946 내가 은행털이가 된 사연??? 9 미스테리 2004/10/12 902
23945 아들의 첫 사랑.... 46 jasmin.. 2004/10/12 2,735
23944 너무 급해요 ㅠㅠ 3 고민녀 2004/10/12 1,268
23943 일본 하우스텐보스 배타고 19일출발 결정했는데.... 6 최지안 2004/10/12 880
23942 철원 할렐루야농원에 다녀왔습니다. 도빈엄마 2004/10/12 881
23941 좀 도와주세요...ㅠㅠ 4 이니맘 2004/10/12 888
23940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9 겨니 2004/10/12 897
23939 [re] 파주 어린이 책 한마당 가는 길 5 미스테리 2004/10/12 880
23938 파주 어린이 책 한마당 가는 길 5 6층맘 2004/10/12 897
23937 글 지웠습니다. 1 익명 2004/10/12 883
23936 [re] 눕기 좋아하는 시댁식구들... 1 게다가 우린.. 2004/10/13 919
23935 눕기 좋아하는 시댁식구들... 23 그냥저냥 2004/10/12 2,128
23934 눈팅만 하다가요.. 오늘은 제 얘기를 좀 할까해서. 16 Goosle.. 2004/10/12 1,505
23933 [re] 임신중 감기약요. 걸엄니 2004/10/12 872
23932 임신중 감기약요. 1 코스모스 2004/10/12 873
23931 [re] 저혈압과, 빈혈 검사는 내과로 가야하나요. 걸엄니 2004/10/12 879
23930 저혈압과, 빈혈 검사는 내과로 가야하나요. 3 건강 2004/10/12 911
23929 어제 여기서 파스타코코 본거 같은데.... 1 민아맘 2004/10/12 882
23928 드롱기에 더덕 구이 더덕 2004/10/12 875
23927 즐낚하고 왔습니다... 2 cook엔조.. 2004/10/12 877
23926 왜 자꾸 이런 꿈을 꾸는 건지......ㅠ.ㅠ 4 ㅠ.ㅠ 2004/10/12 911
23925 산마죽 어떻게 하는건가요? 2 obsidn.. 2004/10/12 899
23924 [re] 자동차 보험 가입 필요하시다면.. 2004/10/12 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