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3일 강원도 현리근처에 있는 아침가리로 가을여행을 다녀왔슴다.
여행후기 임다.
* 시월 첫째날
캬아~~~~진짜진짜 기가 맥히는 가을여행이였슴다.
(일단은 소금부텀 샤악 뿌리고...ㅋㅋㅋ 염장성...)
가는날이 장날이라꼬 금욜날 출발할때는 바람이 불고
소낙비가 좍좍 내려서 짐을 싣는 동안 머리가 쫄랑 다 젖어불더라니께요.
기분이 쪼까 거시기 했지만두 아침나절에 초록손이님이랑 통화할 일이
있어서 전화했등만 고추말리고 계신다니 을매나 반갑던지...
일산은 비가 와도 아침가리는~~~
햇님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여의도로 가서 3시면 퇴근할 바오로를 닥달하여 1시에 짐짝 싣듯이
실어가지고설랑은 비가 오시는 88도로를 쌔리밟아버렸슴다.
* 중간설명
이번 여행은 수산나의 대녀인 감자엄니,아부지,감자,고구마형제 4명
감자엄마 친구인 다인이엄마,다인이아빠, 다인이 3명
감자아부지랑 함께 일하시는 kbs윤감독님 내외와 그이들의 딸내미 혜연이,주연이 4명
깊은우물언니야네 부부 2명
그리고 수산나네 부부 2명
어른 10명에 아이들5명 도합 15명이 움직인 민족대이동이였슴다.
3시간만에 도착한 그립고 정다운 아침가리~~~
경치의 격은 물론, 바람과 공기의 격이 다른 그곳~~~~
아침가리가 수산나를 간절히 원하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았슴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아침가리가
수산나가 도착하자마자 바람이 자고, 비가 그쳤다는......전설이.....ㅋㅋㅋ
늘 반갑게 손잡아 주시는 바울님, 스카이님, 정민이엄마~~방가방가 *^^*
아침가리의 수문장 삽살개 아침이도 묵직한 개집이 흔들릴 만큼 컹컹컹 짖으며
반겨줍니다.
언제와도 푸근하고 편안한 내 집 같은곳 입니다.
졸지에 여행경비 살림을 맡은 수산나....
장 보고, 방값 내고 남은 돈을 세고 또 세고....
옆에서 바오로가 그럽니다.
"우리 수산나는 말이야~~현금 천만원을 세라고 휙 던져주믄 말이야~~~
한~~삼박사일은 세얄끼야~~~~안그럿노 수산나?"
이카믄서 놀립니다.
(쉭쉭....남이사 삼박사일을 세든 오박육일을 세든 갖다주기나 해봐라~~~~
내가 야단을 치겠나~~~짜증을 내겠나~~~~쉭쉭쉭)
늦은저녁에 현종오라버니께 주문한 생선이 도착했슴다.
아나고 굽고
피데기 찌고,
가자미 굽고,
이 보다 더 훌륭한 안주는 사칩니다.
울바오로는 자기 술잔밑에 누군가가 구멍을 뚫어놨다고
귀엽게 툴툴댑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빨리 술잔이 빌수가 엄때나 우쨌대나....흥부가 기가막혀~~
모닥불은 타오르고
마당 가득 음악은 흐르고.....
아침가리 동쪽하늘에 검은구름이 점점이 떠있고
한쪽 귀퉁이가 살짝 날아간 달님은
구름사이를 들락날락 우째 저리 바쁘신지...
시가 절루 나옵니다.
'강나루 건너 밀밭길을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아침가리에서의 첫날밤은 담날 곰배령 등산을 위해 짧고 진하게 보냈슴다.
* 시월 둘째날
열다섯명의 밥,밥,밥....
이번 가을여행의 가장 큰 과제는 밥이였슴다.
언능 아침밥 해묵꼬 곰배령 갈라꼬 새벽같이 일어났등만
감자엄마가 낼로 보자마자 징징거립니다.
밤새 감기손님이 찾아왔다네요.
목도 아프고, 침 삼키기도 힘들고....잉잉잉....웁니다.
감자엄니 밥당번 탈락!
감자엄니친구 다인엄마는 임신중이라 자연스레 밥당번 탈락!
주연이엄마는 여름휴가때 시댁식구랑 휴가를 아침가리로 왔었다는 이야길 듣고
이번 여행에서는 우야등가 밥당번에서 빼줘야겠다고 이미 여행전에 수산나가 결심을 했고...
깊은우물언니야는 새벽4시에 서울출발, 아직 도착전이고....
그럼 뭐야? 수산나 뿐이네?
그려....기쁘게 밥순이를 하련다~~~기쁘게, 기쁘게....
이럴줄 알고서리.....
* 중간설명
배추김치 3포기를 썰어서 돼지고기 숭숭숭 썰어놓고
여행 전날밤 저녁내내 은근한 불에 푸욱 지졌슴다.
김치찌게 해묵을라꼬요.
우거지 말려놓은것두 푸욱 삶아서 된장에 버무려
멸치넣고 푸욱 지져서 한통 담고,
고추삭힌거는 고추장에 팍팍 무쳐서 밑반찬을
장만했슴다.
1회용을 쓰믄 절대루 안되지만~~~
컵,접시,젓가락을 1회용으로 샀슴다.
최대한 설거지를 줄일라꼬요....민망민망...부끄부끄...
밥도 모두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줬슴다. ㅋㅋㅋ...
늦잠자는 인간들은 밥 엄따고 협박+공갈을 쳐설랑은
후다닥 아침밥 전쟁을 치르고 9시가 되기도 전에
곰배령 출발~~~~
(와중에 도시락도 쌌슴)
가을하늘,하늘,하늘......
구름한점 엄슴니다.
바람,바람,바람....
내 속을 활활활 털어내기에 부족함이 엄슴니다.
곰배령으로 달리는 차안에서
아아아악~~~소리를 지르고 싶을만큼 넘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울바오로는 참 딱합니다. 아니 안타깝슴다.
왜? 뭣땀시?
이런 싯점에서.....뒤가 급해야만 하는건지....
곰배령 주차장에 차를 세우기 무섭게 두루마리휴지를 챙겨서 으슥한 숲을 찾아 헤매이는
하이애나...아니아니쥐~~울 바오로~~~ㅎㅎㅎ
간밤에 술잔밑에 빵구가 났느니 우짠느니 할때부텀 알아봤쥐~~
곰배령의 바람이 멋내느라 풀어논 단추도 여미게 할만큼 살기등등한데
울바오로 엉덩이가 부쩍 얼겠네, 우짜노....ㅋㅋㅋ
'산새들이 노래한다, 수풀속에서
랄랄라~~~~
아가씨들아, 랄랄라~~~
우리들은 아름드리 나무를 심고,
랄라라~~~
아가씨들아, 랄랄라~~~
숲으로 가자~~
트랄라라라,트랄라라라, 트랄라라라~~~~~"
바오로의 손을 잡고 곰배령 숲길을 거니는데 노래가 절루 나옵니다.
트랄라라라라라 랄랄랄 랄라~~
투구꽃, 참취, 조릿대, 관중, 속새,이름모를 버섯들,
그리고 나무,나무,나무들.....
쥐손이풀꽃은 이미 모두 져버리고
내가 쥐손이임네 하고 알리듯이 간간이 한송이씩 남아 있는 분홍꽃이 넘 반갑고 고마웠던
곰배령 정상...
(90프로가 쥐손이풀꽃으로 덮여있었슴)
들꽃천국이라는 곰배령......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들꽃들이 모두 져버린 넓디널은 능선위에
아직은 남아서 곰배령 정상의 칼바람을 맞고 굳굳하고 억세게 보랏빛 꽃을 흔들어대던
곰배령의 잔다르크 수리취꽃이여~~~~
씨앗으로 맹근 가시가 참으로 장하도다, 장해~~~~
수리취 너마저 없었다면....
새벽밥 해먹고 득달같이 올라온 수산나가 을매나 슬퍼겠는가~
내려오는 길가에 한송이 남은 꽃향유를 매정하게 꺽어설랑은 책갈피에
끼워보는 수산나....
보랏빛의 잔잔한 네 웃음이라도 내 가슴에 담으리라....
내년 봄을 기약하며 곰배령 정상의 바람을 피해 내려온 나무그늘 아래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도시락 하나 가득 줏은 다래로 디저트를 먹으니 세상에 그 무엇이 부러우리오~~
숲에 엄청나게 떨어진 다래....말그대로 꿀맛임다.
아침가리에 돌아오니 3시~
키로에 팔만원을 주고 산 송이는 윤감독님이 손질해 주시고,
바오로는 땔감으로 쓸 밤송이 줏어오시고,
유리형부는 아이들 구워줄 밤 줏어오시고....
또 먹자판이 벌어졌슴다.
삼겹살,등심,새우,아나고,가자미,송이버섯.....
군감자,군고구마,군밤...
소주,맥주, 윤감독님이 가지고 온 이상한 병에 든 술....
마무리로 송이넣고 끓인 라면까지...ㅋㅋㅋ
(꽁지글)
은하수를 바라보며 묵주기도를 해보셨나요?
수산나는 성모님께 가장 화려한 묵주기도를 드렸슴다.
은하수로 꾸민 묵주기도....말임다.
기도 드리는 내내 넘 행복했슴다.
아마 성모님도 행복하셨을겝니다.
* 시월 셋째날
깊고 깊은 산속에서....
우덜이 만두속으로 변해불뻔 했던 야그....재미지겠지요?
지금부텀 이야기속으로~~~~
들어감다.
아, 어서어서, 싸게싸게 들어오시요잉~~ㅎㅎㅎ
간밤에 술에 절은 인물들은 모두 걸러내고,
정예 맴버들만 추리고 추려서리 송이 & 산삼원정대를
맹글었슴다.
(산삼이 엄스믄 잔대라도 캘라꼬...)
무모한 가이드 바울님이 앞장을 서고
우덜의 운송 책임은 미남카레이서 윤감독님이 맡고
호들갑자매(수산나와 깊은우물님)는 분위기 메이커로
채취전문은 유리형부와 울 바오로(호미를 두 남자가 들고 있는 관계로다...).
송이와 산삼을 모두 이 산에서 전문꾼들이 채취를 한다고 하니
그 부스러기라도 남아 있겠쥐...
누구는 산속에서 오줌을 누다가 빨강열매가 오줌발에 토독토독 걸려들길래
뭔고 싶어 파봤더니 몇백년 묵은 산삼이라~~~횡재를 했다는 전설도 있고 하야....
나도 혹시....하는 맘에 산으로 갔슴다.
구비구비...구비구비....앞을 봐도 산이요, 뒤를 봐도 산이요. 오로지 산만 보이는
이런곳에 겨우 자동차 한대만 달릴수 있는 길을 맹근이는 도대체 누구신지...
만약에 누군가 마주 오는 차가 있다면 꼼짝없이 뒷빠꾸를 해야만 하는 그런 운명의
길위에서 다행스럽게도 단 한대의 차도 마주치지 않았슴다.
산길,산언덕,산벼랑....구절초가 흐드러져 눈물이 날 지경임다.
호들갑자매...당근 뒤로 넘어갔지요~~~
아이참...도대체 꽃은 왜이리 아름답고, 하늘은 또 왜이리 푸르르고, 산은 어쩜 이리 멋진거야~~~
차를 세우고 올라선 산중턱....바로 80도 경사부터 시작임다.
이런산에서 어떻게 오줌을 놨단말인가...필시 지어낸 야그일꺼라는 증명이 바로 나왔슴다.
여성분들은 절대불가한 각도임다.
산삼은 말구 송이라도 한송이 캐믄 내려가리라...
아니 송이는 황송하고 잔대라도 하나 캐믄 내려가리라....
워찌케 된일인지 그 흔하다는 잔대도 눈에 안띕니다.
유일하게 아는 약초(?) 둥글레를 산삼이거니 하고 한웅큼 캐서 내려오는데
팔다리가 벌벌벌 떨립니다.
심마니는 아무나 하나~~심마니는 아무나 하나~~~~
잔대 한뿌리도 못캔 우덜에게 유리형부가 그럽니다.
산신령님께 신고식을 안해서 그런것 같다고....
헌디...참말루 신고식을 안해서 그랬는지 지금부터 혼쭐이 난 야그가 시작됩니다.
우리의 미남카레이서 윤감독님이 박력있게 밞아서 산을 내려갔슴다.
40분쯤? 쌔리밟았던가? 우리가 도착한 곳은 너무나 낯선 마을이였슴다.
감자를 캐던 촌부가 마치 외계인을 보듯 우덜을 바라보길래 마을 이름을
물으니 귀둔리...
산을 내려가자마자 마을 입구에 있던 묘지도 심상치 않았는데....
귀자가 들어가는 지명은 왠지 으시시시시....
잘못들어섰구나 싶어서 왔던길을 되돌아서 산길을 돌아돌아돌아 가도
외통길인데 어디서 잘못들어섰는지 도대체 알수가 엄꼬....
오매매....이게 워쩐일이여....
산삼캐갰다고 들어섰던 그 자리까정 되돌아오다니....
맨뒷자리에 짐짝 맹쿠로 앉아서 비포장 도로를 1시간 이상을 달린 바오로가
어렸을때 주로 본 책은 무협지...
그러니 상상력의 한계는 무한대임다.
요 산모퉁이를 돌아가믄 반금련이가 사람을 홀려서 사람고기로 맹근
만두를 파는 주막이 나온다며.....가뜩이나 산길에서 헤매이게 된 것이
호들갑자매의 호들갑 땀시 정신이 엄써서 가이드가 길을 잃은게 아닌가 싶어 민망한 맘으로다가
눈치를 보고 있는데 이제는 경치에 넋이 나갔던 겁신경까정 조금씩 살아나는 겁니다.
오매...이러다가 길잃으믄 우짜노....
유리형부 말씸처럼 우덜이 산신령님께 신고식을 안해서 지금 혼내키시는 갑다 싶어서
맴이 조마조마 한겁니다.
올라올때 묵주기도는 했는디....울 성모님이 산신령님보다 쪼매 약한가?
그 험한 산길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또 올라왔다가 내려갔으니....4번의 풍경을 보았슴다.
수산나에게 원없이 산구경을 시켜주신 성모님의 배려라꼬 지는 생각했슴다. ㅋㅋ..
(우리성모님이 산신령님보다는 쪼매 쌘가봅니다. ㅋㅋ..)
운전하시느라 무쟈게 고생하신 윤감독님께는 증말증말 죄송시러벘지만서두요~~
되집어 내려가는 중에 첨으로 사람을 만났슴다.
아마도 늦은 송이를 캐러오신 부부인듯...도시락을 까먹고 있었슴다.
방동리로 내려가는 길도 매우 횡설수설로 갈켜주시니...바오로의 상상력이 또 한번 발휘되는
순간이였슴다.
사람이 아니다...우리를 홀리려는....뭐 그런....왜 있잖아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사실은 작대기나 빗자루 뭐 그런건데 사람형상을 한....
바오로의 상상처럼 작대기나 빗자루는 아니였나 봅니다.
쭈욱 가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길이 나오믄 글루 뚝 떨어지라는 설명대로
너무나 가파르게 생겨난 길이라 급하게 지나치면 보이지도 않는 오른쪽 길로 뚝 떨어졌등만
여뀌밭이 나오고 드뎌는 만두속이 될 뻔 하다가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다는.....송이& 산삼원정대가
둥굴레원정대로 변신하여 무사귀환 했다는 야그임다. ㅋㅋㅋ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가을여행
장수산나 조회수 : 1,011
작성일 : 2004-10-05 08:11:37
IP : 61.80.xxx.4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10.5 9:32 AM (219.241.xxx.166)ㅋㅋ...너무 재밌어요...수산나님의 건강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더욱 반갑습니다.
2. 겨니
'04.10.5 10:01 AM (218.53.xxx.173)은하수로 꾸민 묵주기도라니...정말 멋집니다. 성모님 너무 기뻐하셨겠어요...^^
3. 강금희
'04.10.5 10:01 AM (211.212.xxx.177)무사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4. 청포도
'04.10.5 11:40 AM (203.240.xxx.20)송이를 넣고 끓인 라면은 과연 어떤 맛이었을까요?
궁금 궁금^^
마치 제가 여행을 다녀온 듯 한 착각이 드는 글이네요.5. khan
'04.10.5 3:16 PM (61.253.xxx.137)제작년에 들렀던 곰배령이 눈앞에 선 하게 펼쳐지는듯 합니다.
비포장 길도 좋았고, 정상의 야생화도 잊을수 없네요.
늘~~ 한국의 작은알프스 같다고 합니다. 어쩔수없이 뇨상방뇨를 한다해도 자연이 훼손되지
않기를바라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지요.
그때를 연상하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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