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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내가 스키를 안타는 이유

리틀 세실리아 조회수 : 1,100
작성일 : 2004-09-02 11:10:37
저도 저의 아픈 과거가 떠올려지는데요.

회사에 막 입사하고 얼마지 않아서 회사에서 워크샵을 휘닉스 파크를 갔어요.

너무 좋았죠!

내 생애에 우리가족 최초로 스키장도 가보고 이게 왠 복이냐! 싶었어요.

게다가 너무 비싸다던데 모두다 회사에서 알아서 지불해준다니깐 저야 뭐 어린맘에 신나가지고..

모든게 다 신기하고 새롭대요.

초보자들이 모여서 교습도 받았구요.

쪼금 나아간다 싶었는데..갑자기 저쪽에서 다들 리프트를 타러 간다는거여요.

그러더니 옆에 사람들이 저도 가자구..

전 얼떨결에 제 레벨은 파악도 안하고 그저 그 tv에서만 보던 리프트를 탄다는 생각에

그냥 신나게 따라가서 올라탔어요..

위에 떠있을때는 좋았죠.

아! 이맛에 다들 스키 타는구나..싶고..

그런데 정상에 도착할 무렵부터 저의 공포는 시작이 되었지요.

리프트 내릴때부터 어찌 불안하더니 꼬꾸라지지를 않나.

게다가 세상에 그곳은 초급자코스도 아닌 중급자정도 되는 코스였어요.

밑이 보이지도 않고 정말이지 아찔하더라구요.

의리없는 선배들은 다들 신나서 내려가고...

전 강의에서 배운대로 해보겠다고 S자를 그리는데....왠일이랍니까.

절대로 S자가 왼되고 그냥 11자  직할강이 되는거여요.

정말이지 그때 저는 죽음을 경험했지요.

내가 이렇게 피지도 못하고 스키장에서 죽는구나 싶었어요.

멈춰지지도 않고 쭉쭉 내려갔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쳐도 주위엔 아무도없고..

간신히 조금 평평한 곳에서 저는 완전히 넘어졌고 제 폴대는 저쪽으로 가있었어요.

폴대를 주으려 해도 갈수가 있어야지요.

그때 아주 어린녀석이 제 폴대끝을 자기 폴대로 쿡찍어서 나에게 건네주는데

일어서지도 못하고 거만하고 건네는 그 녀석의 폴대를 아주 황송하다는듯이

"감사합니다" 하면서 받았죠.

그러고 나니 도저히 죽을수는 없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스키를 벗었어요.

그리고 그걸 이고 몇미터 내려오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내가 왜 이 생고생을 하고있나..


다행히 그때 기적처럼 나타나준 우리의 차장님.

절 보시더니 뭐하냐 하시더군요.

그래서 막 울면서 저좀..제발 내려가게 해주세요..했죠.

그랬더니 다시 스키 신으라고 하시고 뒤에서 잡으라 하시더니 그렇게 절 끌고 내려오셨답니다.

내가 하도 소리를 뒤에서 질러대니까

차장님 도착하자 한마디 하시대요.

"너 다시는 스키 타지마라--;"..

여튼 그때 충격으로 다시 스키를 타는데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포츠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지요..

어쩌다 끌려가도 초보 아이들노는곳에서 그냥 놀다가 오구..(어느스키장은 펭귄코스라 하더이다....
좀 멋진것좀 붙여주지...펭귄코스가 뭐랍니까...뽀대안나게--;)



남들은 그리 S자가 잘되는데 왜 저는 그리 안되는지..원..


IP : 210.118.xxx.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술이
    '04.9.2 11:32 AM (61.109.xxx.11)

    요새 자게판 보며 저 웃다가 죽겠습니다.

  • 2. 환이맘
    '04.9.2 11:37 AM (210.105.xxx.2)

    ㅋㅋㅋㅋ저랑 똑같네여..
    저는 끌려 내려오지도 못하고..
    자꾸 발이 벌어져서리
    A자로 만들면서 자기 폴대만 잡고 내려오라는데
    난 것도 못해서
    결국 스키 풀고 걸어 내려 왔다져
    두시간을..
    남들 야간 스키까정 탈적에
    전 사우나에서 기다리고 있었져
    또 두시간을...
    그 뒤로 절대 안가져 ㅠㅠㅠ

  • 3. 하늘사랑
    '04.9.2 11:43 AM (221.140.xxx.196)

    넘 웃어서 얼굴이 다 땡겨요.ㅎㅎㅎ

  • 4. 저의
    '04.9.2 11:54 AM (210.178.xxx.187)

    직장 동료는 내려오지 못해서 스키장 직원(?)이 스노우 차(?)를 태워 내려왔죠.
    밑에서 기다리면서 " 재는 참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직장 동료는 스키장 직원이 타지도 못하면서 올라왔다고 얼마나 구박을 하는 지 차에서 내리고 싶은 지경이었다고 하던군요.

  • 5. 미스테리
    '04.9.2 11:59 AM (220.118.xxx.59)

    ㅍㅎㅎㅎ...
    그러고 보니 저도 스키장에서의 일이 생각나네요...^^

  • 6. simple
    '04.9.2 12:14 PM (218.49.xxx.229)

    ㅎㅎㅎ 저도 별로 안좋아하는 스포츠가 바로 스키...
    전 이상하게 넘어지면 다시 못일어나겠어요..ㅠ.ㅠ 엉덩이가 넘 무거워서 그런가...
    슬로프 한가운데서 넘어져서 못일어나고 눈과 한몸이 되어서 뭉기적거리니 직원이 달려오더라구요... " 거기 아가씨.. 위험하니까 빨리 일어나세욧!!" 저는 " 안 일어나져요..ㅠ.ㅠ"하면서 계속 엉덩이를 들었다가 다시 뒤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려다 넘어지고..직원 포기하고 가버림..
    전 그냥 스키장 안에 있는 사우나에서 놀아요..^^;

  • 7. 홍이
    '04.9.2 12:35 PM (211.227.xxx.180)

    한번 모임에서 갔는데 ...하필이면 그중 제일 작은친구가 제게 딱 붙어서 스키갈차준다구 적극정으로 나오는거 아니겠습니까...그 친구 키가 55나 될까...남자아이였는데 키가 작아서 그런가 여자들에게 잘해주더라구요 매너좋게..

    하지만 스키장이 어떤곳입니까...제가 기대면 넘어지게 생긴아이에게 붙어서 스키타는데 죽다 살아났습니다...
    공포의 리프트...
    타다 넘어져두 갸가 절 못일으키드만요....(저 보통 키 160에 47-8키로 나갑니다)
    어거지루 내려와서 안탄다 했드만...이 친구...
    절 어거지루 질질끌고 가서 다시 리프트 태우드만요...안그럼 못탄다구.
    울면서 탔습니다..

  • 8. 키세스
    '04.9.2 12:38 PM (211.176.xxx.134)

    ㅋㅋㅋ 펭귄코스...
    전 눈썰매도 겨우겨우 타요. ㅎㅎ

  • 9. 김새봄
    '04.9.2 2:42 PM (211.206.xxx.55)

    어머나..반가워요...
    저 예전에 유명하다는 코오롱에서 하는 스키스쿨까지 2번이나 배우러 갔었어요.
    근데...너 아직 초급 딱지 못뗏어요.
    너무 무서워서.... 전 리프트도 무서워요 그러니 내려오는건 더 죽을맛이었죠.
    선생님한테 온갖 구박 다 받고..2번 보기좋게 나뒹굴고...
    스키는 절대!! 할일이 못된다고 결론을내고...쳐다도 안봅니다.
    전 저만 유별난줄 알았어요...동지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 10. 몬나니
    '04.9.2 8:40 PM (61.78.xxx.24)

    저희 남편은 선배하테 스키를 배웠는데...
    그 선배 발 에이로 하는것과 넘어지는것 일어나는것 회전하는것 가르쳐주고는(사실 이정도면 다 배운거긴해요..) 바로 중급자 코스로 데리고 가서는 저만 혼자 슝 내려가더래요..
    울신랑 욕하면서 스키벗고 걸어서 내여왔데요.. 물론 그 선배하고는 속으로만 인연 끊었구요..
    근데 그 다음해에 스키가 타고 싶더래요.. 잘 탈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탓는데 ... 넘 재미있더래요..지금은 잘 탑니다...
    연애할때 남편한테 스키배웠답니다...좀 버벅거리죠..그 때는 아무말 없었는데 결혼후 자기가 배운데로 스키를 배우면 아주 잘 탈텐데 라면서 입맛다신답니다... 마냑 그 방법을 썼었다면 지금의 제 남편이 아니겠지요..ㅎㅎ

  • 11. 주정녀
    '04.9.2 8:44 PM (222.106.xxx.184)

    전 스키장 한 서른번쯤 가봤나, 중견^^ 스키어인데요,
    작년에 스키 타다가 머리 찢어져서 다섯바늘 꿰맸는데도 올해 또 가고 싶은데요..
    평소에는 계단내려갈때도 벌벌떨만큼 겁이 많은데, 스키가 넘넘 재밌어서 아직은 포기 못할것 같아요.
    쫌 무섭긴 하지만 이제 살살타야지 ^^

  • 12. 김혜경
    '04.9.2 11:27 PM (211.201.xxx.139)

    흐흐..근데요, 전 평생 스키장 근처에도 못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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