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과 나태를 노래하자. 가질 만한 값진 것은 그것들뿐.
―에즈라 파운드, 「불륜」
장미꽃 필 무렵 쌀벌레가 나방이 되고, 우리 집 흰 벽에 갈색 나방들이 날아 앉았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은빛 가루와 약간의 물기, 휴지에 침을 발라닦아내곤 했다.
때론 보통것보다 두배는 긴것들이 파리채에 맞고 천천히 떨어졌다.
미끄러운 바닥을 기면서도 짝짓기를 풀지않는것들!
밥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고요히 헐떡거리는것들 휴지에싸서
창밖으로 던져주었다.
짝짓는일의 고단함이여,
짝짓는일의 삼엄함이여,
허공에 침발라 닦아낼수없는 창피함이여!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中 -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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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글을 읽다보니,
지지난주부터 새로이 나타난,
밤만되면 하얀벽지위에 붙어있는 정체불명의 나방들이 바로 쌀벌레로 인해서 생겨난것이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요즘 이 쌀벌레 나방때문에 매일매일이 소름끼친다.
정말이지 어떤것들은 글처럼 두마리가 서로 뒤를 대고 붙어있다.
죽는순간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하루뿐인 인생이긴 하지만,
작자의 심정을 이해못하는것도 아니지만,
난 작자처럼 살며시 떼어다가 살려주지는 못한다.
(눈에 띄지만 않는다면 나도 어쩜 인도적차원에서 그냥 놔둘수도있지 않았을까?....)
언제쯤 이 쌀벌레나방의 굴레에서 헤어나게 될까?--;
(베란다 햇빛쨍쨍한곳에 쌀독을 두는게 아닌였던거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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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벌레 나방.
리틀 세실리아 조회수 : 936
작성일 : 2004-08-23 09:08:11
IP : 210.118.xxx.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다시마
'04.8.23 9:17 AM (222.101.xxx.79)약 덜친 쌀일수록 벌레가 잘 생긴대요. 위안이 되실까나?
2. 리틀 세실리아
'04.8.23 9:21 AM (210.118.xxx.2)엄마가 주신건데요...아직 좀 많이 남아서 버리지도 못하고 어제 맘잡고 씻었는데 힘들더라구요...
똑같은 쌀인데 엄마집이랑 동생집은 멀쩡한거 보니까 제가 관리를 잘 못한듯해요.
햇볕들고 습기많으면 절대 안된다고하더라구요.
다시마님 그래도..조금위안이 되네요^^3. bero
'04.8.23 9:21 AM (211.198.xxx.3)ㅎㅎ 저희집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도저히 걍 먹을수가 없어서 방아간에 맡겨서 떡볶이 떡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놨답니다.4. 나팔꽃
'04.8.23 12:18 PM (218.52.xxx.9)저희집도 난데없는 나방 때문에 한참 고생했는데요
원인을 알고보니 쌀에서 생겨난..여태 그런 일이 없었는데..
정날 약을 덜 친 쌀에서 벌레가 생긴다는 말이 위안이 되는군요 (유기농 쌀이었을거예요)
떡을 하러 방앗간에 갈 자신은 없고..
남은 쌀을 한 번 먹을 만큼씩 씻어서 (벌레골라내고)
냉동고에 보관했더니 온집안을 날아다니던 나방이 자취를 감추었어요
근데,저도 이제야 들었는데 쌀독에 쌀을 보관하면 벌레가 안 생긴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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