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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나 여자 한분이 더 좋다고 난리쳐서 결혼하신분 계시나요?
남들이 남자가 좋다고 매달려서 결혼해야 맘편하게 산다는 얘길 어줍잖게 들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죠. 평생 그럴거라고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손에 물뭍이는거 싫어하는것에 맘이 쏠렸다고 할까요. 결혼이란걸 하고나니 남편은 이제 잡은고기에 신경 끊다는 식으로 나와서 몇달동안 참 많이도 우악스럽게 싸웠습니다.
그렇게 좋다고 쫓아다닐때는 언제고 이젠 덤덤하게 구는 남편을 보면서 밤마다 울었던 생각에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네요. 그러고나니 안 그래도 별로던 남편 외모도 더 보기싫게 못생겨보이고, 능력도 더 떨어져 보여서 한심 그자체이고 말하는것도 다 얄미워서 대화하기도 싫어졌습니다. 그래도 가끔 연애때처럼 잘해줄려고 노력하는거에 참고 사는편이죠. 결혼은 주고받고 노력하는건데, 왜 저는 바보처럼 받는거에 익숙하고 그게 좋아서 결혼해서 맘고생이 많았어요.
근데 시댁에서 시모의 태도가 제일 참기 힘든 한가지 문제입니다. 결혼전 연애할때, 자기 귀한 아들이 그렇게 목매던 며느리이니까 얄밉고 싫으셨겠지요. 그래서 제 기를 꺾으실려고 신혼초에 저를 들들 볶으셨답니다. 뭐하나해도 다 트집이시고 가시돋인 말만 하셨어요. 요즘도 자주 들르라고 하셔서 들리고 자고 오는데, 남편이 저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주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남편도 뭐라고 말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죠. 그리고 뒤에서 계속 자기 아들 잘났고 너는 너무 기가 세서 내아들 기좀 그만 죽이고 살아라하고 훈계하시죠. 남편이 좋다고 매달릴때 제가 안받아줘서 남편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걸 옆에서 시모가 다 보셨나봐요. 술먹고 늦게 들어가고 혼자 울고하는거 말이에요.
젤 윗형님은 반대로 형님이 좋다고 매달려서 하신 결혼인데, 집에서는 안그러시겠지만 저희들 앞에서는 큰형님이 아주버님을 끔찍히 위하는거 보여드려서 어머님이 참 흐뭇해 하십니다. 아주버님은 손가락으로 모든걸 말하시거든요. 빨리 안하면 저희들 앞에서도 버럭 화내시구요. 남편도 그거 보고 자기도 흉내한번 내봤다가 집에가서 저에게 무척 혼났습니다. 어디 부모님 앞에서 망신을 주냐구요. 나도 친정에가서 그렇게 한번 해볼까?하고 혼냈지요.
다른거 다 몰라도 아주버님이 형님 구박하실때, 뒤에서 시모 표정이 너무 싫습니다. 너무 흐뭇해하는 그표정에 가슴이 서늘했습니다. 그리고 형님을 너무 무시하십니다. 그렇게 행동이 굼띠니 아범이 힘들겠다고 하시며 형님을 더 나무라십니다.
전화를 할때마다 대화를 할때마다 시모는 그저 니가 성질이 나뻐서 우리아들 고생한다고 뭐라고하시고, 돈없다는 얘기 하지도 남편에게 말라고 하시면서 힘들더라도 돈잘버는 직업 좀 찾아서 돈 좀벌라고 하시네요. 아기는 몇년 뒤에 집사고 아기 낳으라고 하시지요. 또 우리 아들 기죽지 않게 니가 우리에게 잘하라고 하십니다. 아들 기살게 시댁에 뭐뭐를 사달라고 하시구요.
시댁에서 남편에게 제가 어떻게하나 아님 저희집에 오실때 남편이 어떻게 사나 매섭게 쳐다보십니다. 그게 왜 남편을 더 기죽게 만들고 저에게 더 잘해야하는지 모르시는지 답답하네요. 여기 시어머니 되실분 계시고 다 아시겠지만, 며느리에게 잘하면 그게 다 아들에게 간다는거 아시겠지요? 며느리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기를 죽이면, 다 그게 아들에게 가서 아들에게 잘할꺼라는 생각이실텐데, 결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시댁 말만 나오면 웃던 얼굴에 기가죽고 미안해 어쩔줄 모르는 남편을 보면서 결혼생활이 하루하루가 정말 전쟁같다는 생각만 들어서 오늘도 횡설수설 했습니다.
1. 귀여운토끼
'04.8.13 2:03 PM (211.57.xxx.2)부부 탐구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조만간 이곳에 글을 올리겠습니다만 결혼은 감성만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정체불명의 의식의 하나이고 사랑과 미움은 한뿌리에서 나온 다른 가지이기 때문에 사랑은 쉽게 미움으로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 생활이 하루하루가 전쟁 같다고 말씀하시니 제 마음도 무척 아픕니다.조언의 말씀을 드리자면 하루빨리 과거사를 잊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남편을 오늘 새롭게 만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쉽진 않겠지만 오늘 만난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사랑은 받다 보면 작은 사랑에 무덤덤해지지만 사랑을 주다 보면 작은 사랑에도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힘드시겠지만 모든 상황을 무시하시고 모든 관계를 무시하시고 꿋꿋하고 힘있게 버티시는 것이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신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2. 이유미
'04.8.13 2:48 PM (210.218.xxx.19)으아.. 정말 시집과 며느리.. 어려운 관계예요..중간의 남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힘내세요.. 화이팅!..
3. 참.
'04.8.13 3:12 PM (61.253.xxx.11)어려운 관계고 뭐고..
시어머니자리..
그자리가 그렇게 뻔뻔스럽고 염체없고 잔인하게 인격이고 뭐고
없는 아주 저질스런 인간이 되는 그런자리인가봅니다.
고약한 노인네들 같으니!
제가 좀 심했죠? 그래도 시원하네요.4. 아니요
'04.8.13 3:29 PM (211.176.xxx.134)시어머니 자리가 그리 되는 게 아니라
뻔뻔스럽고 염치없고 잔인하고 인격이고 뭐고없는 아주 저질스런 인간들도
시어머니가 되고 시누이가 되기에 불쌍한 며느리들이 생기는 겁니다.
전 익명님 못지않은 시어머니에 그 어머니랑 똑 닮은 이기적이고 포악한 시누이 때문에 힘들지만요.
좋은 시어머니도 많아요.
우리 어머니가 저분 반만 닮았으면 업고다닐텐데...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요.5. 생크림요구르트
'04.8.13 4:05 PM (218.145.xxx.160)그런데 제가 정말 정말 궁금한 거는요...
그런 뻔뻔스럽고~ (이하생략) 인간들이 분명 시어머니 뿐 아니라 장인도 장모도 되는 것일텐데
왜 불쌍한 사위가 처가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는 도무지 주변에서 들리지 않는 거지요?
진심으로 궁.금. 합니다.
대체 '딸 가진 죄인' 이라는 말이 왜 나온 걸까요?
며느리더러 명절 때 찾아와야 한다고 종용하듯, 사위에게는 왜 못합니까?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는 데 있어,
딸 가진 부모가 아들 가진 부모보다 더 두려워해야 하는 어떤 특정 불이익이라도 있습니까?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불리해서인가요?
그러면 시부모들은, 자기 아들은 이혼해봤자 불리한 게 없기 때문에 며느리한테 막 한답니까?
정말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완전평등이 실현된 이상적 환경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저는 그래도 시댁 가면 음식은 안할망정 상차리고 과일 깎는 정도는 하는데,
왜 남편은 우리집 와서 아무 것도 안 하면서 그토록 당당한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은 팔자좋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것도 억울해서 미치겠습니다.
저희 어머니 사위 오면 반찬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애쓰십니다.
저희 시어머니 저더러 알아서 밥 차려먹으라고 하십니다.
언젠가는, 저희 둘이 나란히 아침에 나가는데 당신 아들 밥만 떠놓으신 적도 있더군요.
이런 범국가적 비합리성이 지금껏 유지되어 온 걸 보면,
(저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여자들 다 바보아냐-_-?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네요...
제 경우, 그래도 남편이 시댁 문제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제 편 들어줘서 살만합니다.
원글님 남편분도, 글만 읽어서는 참 착하시고 잘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신다는 느낌인데...
좀 더 후하게 바라보아 주셨으면 어떨까 하네요...6. 하루나
'04.8.13 4:19 PM (61.73.xxx.61)저와 제 남편 각자 서로의 집에가면 서로 죽습니다...ㅠ_ㅠ
울남편은 저희 친정집에서 심심해 죽구요. 저는 시댁에가면 일하다가 더워 죽구요...
저번에 친정집에서 남편이 너무 심심하다고 몸부림을 치는꼴(?)을 보면서 살포시 꼬집어 줬습니다.7. 지나가다
'04.8.13 5:09 PM (61.73.xxx.61)그런걸 알면 시금치라고 불리지도 않을껍니다.
저도 시어머니 맘속에 들어가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면서 사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도 시어머니가 되어야지 그맘을 이해할려나요?
사위가 장모생신때 못가면 당연한거고, 며느리가 못가면 죽일...되는거고
제사도 아들이 바뻐서 못참석하면 불쌍하다 하시고, 며느리가 그러면 죽일...되는거고
정말 머리속이 복잡하네요.
이런 아구가 안 맞는 시댁과의 관계가 말이에요.
저번에 여기에선가 읽었는데, 치매걸린 시어머니 모시는건 당연한거고
치매걸린 장모 모시는건 티비에서나 볼수가 있는 일이라고요.
맞벌이하면 당연히 시댁에 용돈 드려야하는거고, 맞벌이하는데
친정까지 챙기면 친정이 독한곳이라고 욕 듣기까지하고
부당한 이런 현실이 저도 너무 싫습니다.8. 교양
'04.8.13 6:41 PM (220.126.xxx.248)저희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서로 첨 인사하시는 날
저희 시어머니께서 어찌나 당신 아들 자랑을 하시던지요.
한참 듣고 계시던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제자랑을 실컷 하셨답니다.
사실 저희 친정어머니께는 제가 자랑스러운 딸이었거든요.
한번도 학교일, 집안일로 속 썪인 일도 없었으니까요.
하여튼 저희 둘은 두 어머니께서 왜들 이러실까 낯뜨겁게
하는 생각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한 참 후에 결혼하고 저희 시어머니께서
저에게 섭섭했던 일이 있었다고
화를 내시면서 그 동안 당신 맘 상하는 일에 대하여 말씀하실때
그때 겸손하지 못하게 당신 딸 자랑하셨던 저희 친정어머니 한테까지
화살을 돌리시더라구요.
모름지기 자식 이야기를 할땐 겸양의 미덕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뭐라 뭐라,,.
사회생활을 아주 열심히 하시면서
지인들꼐 교양과 인품과 인정을 고루 갖추신
보기드문 분이라는 평판을 받고 계시던
분이십니다.9. -_-;
'04.8.13 7:56 PM (220.94.xxx.130)전 딸만 둘인 집에 매우 성평등하게 자랐습니다.
결혼하고 처음 맞는 시아버님 생신이 돌아옵니다.
어제는 남편이 저더러 생신상을 차려야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 말 딱 듣는데 충격의 도가니였습니다.
저는 당직까지 서야하는 직장에 다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집도 좁은데...
그런 것 보다도 며느리가 상차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내게 요구하는 남편의 사고가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그거 부탁하려고 내게 조심스럽게 말하긴 했지만요.
배우자의 가족들을 초대하고 함께 식사하고 그런 건 좋아요.
저희 시댁 식구들을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제가 슬픈건 제가 왜 배우자의 부모님 생신상을 차리고 기쁘게 하는 주역이어야 하는거죠?
왜 그걸 안하면 발칙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거죠?
식구들 다 밥먹는데 나 혼자 서빙할 생각에 왜 눈물이 나죠?
어차피 손님오면 안주인이 계속 준비하는건 당연할텐데.
결국은 시댁에 전화해서 제가 생신상 차리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원하니까요.
근데 계속 이어지는 이 억울한 감정은 뭔지 모르겠습니다.10. ........
'04.8.14 1:01 AM (137.186.xxx.1)저는 무녀독남하고 결혼했어요. 13년째 같이 살고 있어요.처음 5년동안은 성질이
안좋고 쌘 시어머니땜에 무지 힘들었어요. 시어머니가 왕이었죠(아들보고 며느리 고집있다고 이혼하라고 하고 성질나면 며칠씩 굶고 말 안하고). 그러던 어느날 내성적인 저의 남편(엄마 무서워 30이 되도록 말대꾸도 못했대요.)시어머니에게 대들고 아주 냉정하게 대했지요.저의 남편생각으론 결혼하면 마누라와 자식이 내 가족이다 이거죠. 부끄러움 없고 나서기 좋아하는 시어머니 지금은 늙고 기가 팍 죽었어요. 며느리들 일하면서 열심히 할 도리하고 사는데 시어머니들 너무 많이 바라지요.저는 시부모 생일은 보통하고 똑같이 먹고 생일케익사는게 전부입니다.우리나라 이런 풍습은 바뀌어야해요. 그래서 저는 제 자식에게 안바래고 살기위해 준비중에 있읍니다.11. 코알라
'04.8.14 1:53 AM (219.254.xxx.150)저희 남편이 신혼 초에 저에게 그렇게 잘해주다가 (신랑이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조기를 발라서 내 밥술위에 놓아주었다가 겸연쩍어서 바로어머님에게도 해드림. 이사하면서 평생 안돌리던 청소기 돌린일 등등) 시어머님 심술에 ,시누심술에 정확히 1년 3개월후 연끊고 살자고 우리 친정에서 왜 그렇게 가르쳤는지 물어본다고 친정에 전화할라고 그랬다고 자기 아들 이상해진게 다 제탓이래요 그래서 추석에 시댁근처에 갔다가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왔잖아요.
아들 뺐긴 심정으로 심술을 한 3년 넘게 부리시더니 아이낳고 좀 나아지고 제가 일 다시 하기시작하면서 싹 꼬리 내리셨는데 중요한 것 하나가 경제적인 거.용돈과 필요하신돈을 좀 챙겨드리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줄어들고 한달에 일주일 정도 와 계시는데 제가 일을 하면서 집에서 부딪힐 시간이 줄어드니 편해하시더군요 제가 없는 낮에는 애보는 아주머니가 있어서 아줌마가 집안 일 다하고 어머니는 아이와 놀아주시고 며느리 눈치 안보니 예전보다 훨씬 자주 오시지요. 뭐 애때문이기도 하시지만요
우리 시어머니도 좀 센분이신데요.아이,적당한 세월.그리고 적당한 공간적 거리.제일 중요한건 경제적인 것(용돈이나 필요하신 거 사드리는것)이 있어야 시어머니들은 좀 심술을 접는 것 같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차비조금 준다고 저한테 돈봉투를 동서랑 시동생있는데서 던지고 찢은 적도 있어요.
요즈음 어머님이 가끔 심술부리면 저도 이제 될대로 되라(만 4년됨) 너는 그래라하는 생각으로 관망한답니다.그래야 스트레스 덜 받더군요.그래도 안좋은 일이 생기면 여전히 모든게 제탓이랍니다.시동생이 맘 못잡는 것도 제탓,시동생이 우리 아이한테 쌀쌀맞게 구는 것도 제탓... 한마디로 지자식 귀한줄만 안다는 옛말이 생각나죠. 그럴땐 제 머릿속으로 시댁사람들을 거의 인간취급 안하면서 스스로 스트레스 푼답니다.인간과 동물사이에 있는 한 부류려니 하고. 무시한답니다.가치를 두지 않죠(제생각을 남편이 알면 깜짝 놀라겠죠 아마)그래야 살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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