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너무 재미 있어요.
ㅋㅋ 조회수 : 899
작성일 : 2004-04-16 12:47:28
남편분 성격도 좋으신가봐요.
잔소리 안하세요?
저의 집 같으면
잔소리 무게만도 엄청날꺼예요.
행복 하신거 같아요.^^
>그녀는 오늘도 역시 사건을 내고야 말았다.
>
>아이들의 등교 30분전에야 깨달은 것이다.
>
>어제 세탁기에 넣고 돌려논 체육복이 아직도...
>
>
>
>으악!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세탁기쪽으로 뛸 때
>
>식구들은 슬며시 마른 침을 살킨다.
>
>베베 꼬인 큰아이의 체육복을 펴면서 울상 짓는 그녀를 보고
>
>식구들은 오마이갓을 연발한다.
>
>괜한 부지런을 떨면 이런 좋지 못한 결과가
>
>뒤따른다는 징크스를 알면서...한번 더 입히고 빨걸.
>
>변명아닌 변명을 듣던 큰아이, 털썩 주저앉는다.
>
>
>
>후라이팬에서 조기는 타고 있고,,, 남편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후라이팬
>
>앞으로 튄다. ' 여긴 내가 맡을게. 어떻게 대책 좀 세워 봐'
>
>오래 숙달된 조교답게 담담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남편이
>
>대견스럽다.
>
>그녀는 다리미와 드라이기 두 개 중에 어떤 걸 꽂을 것인지 고민한다.
>
>
>
>그녀의 명석한 두뇌는 즉각 해답을 내놓는다.
>
>체육, 몇 째 시간이냐?
>
>시간표 확인하고 네 째 시간이라 대답하는 아이.
>
>좋아. 세째 시간 끝나고 점심시간이니까 충분해.
>
>가져다주마. 혹시 모르니 비상연락 때려라.
>
>만약의 사태를 모르니 신발장 수시 확인하라. 숙지시키고
>
>투덜대는 아이를 아침먹이고 다독여 일단 학교에 보낸다.
>
>
>
>한시름 돌렸다.
>
>그녀의 일상에서 이런 일은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
>하지만 자칫 무고한 식구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지경... 경지에
>
>이를 즈음이면 그녀는 반성, 또 반성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노라
>
>다짐하곤 한다 . 하지만 얼마나 가겠는가.
>
>
>
>그녀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공언하지만 보라! 그녀의 살림살이 행태를...
>
>
>
>양말통에 양말이 짝짝이로 제각각 돌아다니니 아이들은 그 비싼 외제장난감
>
>없이도 인지력, 공간감각이 저절로 길러졌고. 마지막 한 짝은 겨우겨우
>
>신었던 양말 중에서 조합하여 신길 즈음에야 몰아서 양말세탁에 돌입한다.
>
>환경을 위해 물절약을 실천하는 주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산교육이 아니고 무에랴.
>
>
>
>식구들, 발바닥을 교대로 털면서 돌아다니는 걸 목격한 연후에야
>
>청소기를 돌리는 그녀의 여유.
>
>식구들이 슬리퍼 찾아 깽깽이발로 뛰어다니며 평형감각을
>
>드높일 무렵, 그나마 마른 걸레가 있으면 다행. 그도 없으면
>
>애꿎은 행주가 영문 모른 채 걸레로 전락한다.
>
>
>
>식사 후.... 화장실 갈 때 맘과 나올 때 맘 그 비스무레하다.
>
>두어 시간이 흐른 후 식탁 불려서 닦느라 어깨에 무리가 온다.
>
>무서운 습관의 힘을 어쩌지 못해 밥풀이 사정없이 눌어붙은 그릇과 냄비
>
>담가 놓고 자기 일쑤, 아침이면 왠지 눈뜨기가 싫다.
>
>
>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 심기를 편치 못하게 하는 냄새가 연일 지속될 때 (2-3일)
>
>원인은 애써 생각지 않으려 한다. 뜨거운 물이나 뿌리는 방향제로 2-3일을 더
>
>버티다가 누군가의 입에서 ' 한번 닦지' 소리가 나면 '끄응' 앓는 소리 내며
>
>대충대충 닦아놓고 '아이구' 드러눕는다. 식구들의 인내력은 나날이 증대한다.
>
>
>
>
>
>새 옷은 건조대에서 바로 찾아 입는다.
>
>둔 곳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 덕분에 식구들의 관찰력과 추리력 날로 향상된다.
>
>그나마
>
>새로운 요리법을 발굴하고 실험하는 그녀 덕분에 식구들의 미각은
>
>편향되지 않고.... 발달된다기 보다는 둔해진다는 표현이 알맞다.
>
>배낭여행이나 해외 오지파견에 막대한 이바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그녀는 자칫 권태스러워질수 있는 전업주부의 일상에 간간이 양념쳐가며 잘 살고
>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
>
>
>
>체육복은 점심시간 전에 마를라나? 아효~
>
>
>
>
>
>
IP : 202.30.xxx.20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다시마
'04.4.16 1:10 PM (222.101.xxx.98)울 남편 맘고생 많이 했지요. 잔소리...이젠 남편도 지칠 때가 된 거죠.
요즘은 아들들 잔소리를 듣고 사네요. 중간에서 그거 막아주는 남편이 고맙죠.
아침에 양말 찾다가 아침굶겨서 보낸 날이면 왜그리 내가 밉고 남편이 안스럽던지...
잃어버린 나사를 찾을 때까진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버팅겨 봅니다. ^^2. ㅋㅋ
'04.4.16 4:27 PM (220.127.xxx.48)저도 잃어버린 나사 찾아야 할 사람인데요~
이 말 써먹을래요.^^
우리 남편은 안 지친 답니다.
저는 다시마님 만큼은 아닌데...(제 생각이그렇다는 거죠)3. 키세스
'04.4.16 8:57 PM (211.176.xxx.151)저도 ㅋㅋ 그 나사 공동구매 안되나요?
정말 총기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기억 나는 게 없네요. --;4. 블루베리
'04.4.16 9:14 PM (219.252.xxx.181)양말을요... 전부 똑같은걸로 장만 하시는게 어떨까요?
양말 벗어서 여기저기 벗어 놓으면 어쩔때는 딱 한짝씩 들만 서랍에 들어 있어서 생각
해 본 건데 저도 아직 실행을 못하고 있슴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18409 | '펭'님, '산'이는 어때요? 8 | 개밥 | 2004/04/15 | 865 |
18408 | 젖떼기 한판 승부 (오전) 21 | 아라레 | 2004/04/15 | 1,403 |
18407 | 12년 직장생활의 종지부를 찍으며... 9 | 감자부인 | 2004/04/15 | 1,357 |
18406 | 근데요 왜 시댁칭찬얘기는 드문가요? 19 | 궁금이 | 2004/04/15 | 1,750 |
18405 | 딸키우기 힘든 세상.. 14 | 딸기맘 | 2004/04/15 | 1,547 |
18404 | 세상이 왜 이런지, 내가 이상한 건지.... 7 | 궁금이 | 2004/04/15 | 1,447 |
18403 | 절약과 궁상의 경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20 | 푸우 | 2004/04/15 | 2,329 |
18402 | 1등 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리~~~~ 8 | 아짱 | 2004/04/15 | 969 |
18401 | 안타깝게도 10등... 4 | 아짱 | 2004/04/15 | 882 |
18400 | 집에서 화장하고 있으세요? 19 | 포비 | 2004/04/14 | 2,262 |
18399 | 노약자석. 18 | 생크림요구르.. | 2004/04/14 | 1,348 |
18398 | 소풍도시락.. 2 | 도시락 | 2004/04/14 | 1,063 |
18397 | 지상의 천사(펌글)**함 보세요~ 4 | 꼬마천사맘 | 2004/04/14 | 895 |
18396 | 대구에 괜찮은 식당 좀 소개해주세요.. 4 | 주근깨.. | 2004/04/14 | 899 |
18395 | 저한테 쪽지보내신 분 있으세여? 2 | 블루스타 | 2004/04/14 | 887 |
18394 | 김명민을 봤어요!! (어디서 봤는지가 중요함) 19 | 이론의 여왕.. | 2004/04/14 | 1,938 |
18393 | 산부인과 의료사고 보고 엉엉 울어버렸어요. 6 | dmsdi | 2004/04/14 | 1,357 |
18392 | 두릅을 주문하세요. | 이두영 | 2004/04/14 | 1,022 |
18391 | 백수남편 12 | 소심한이 | 2004/04/14 | 2,007 |
18390 | 게으른 주부 인사 드립니다. 8 | 리디아 | 2004/04/14 | 917 |
18389 | 나는 시누이 입니다.. 14 | 시누 | 2004/04/14 | 2,031 |
18388 | 초등학생 과외할때요... 2 | 달래 | 2004/04/14 | 928 |
18387 | 애교 없는게 죄인가요?? 16 | 곰탱이 | 2004/04/14 | 1,426 |
18386 | [re] 쑥쑥맘님들 비롯하여 여러분께 여쭤요... | 쑥쑥맘 | 2004/04/15 | 883 |
18385 | 쑥쑥맘님들 비롯하여 여러분께 여쭤요... 3 | 아카시아 | 2004/04/14 | 905 |
18384 | 알려주세요. 4 | 감기가 심해.. | 2004/04/14 | 752 |
18383 | 불쌍한 시누이 18 | 오늘만 익명.. | 2004/04/14 | 1,988 |
18382 | 아름다운 차 박물관 7 | 비니맘 | 2004/04/14 | 896 |
18381 | 신장투석 5 | 마음아픈무명.. | 2004/04/14 | 986 |
18380 | 카리스마와 잠재적 채무감 2 | 주석엄마 | 2004/04/14 | 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