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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면에 대한 변명

무우꽃 조회수 : 1,359
작성일 : 2004-03-03 21:37:11
아래의 제 글에 달린 리플들을 보고, 제가 삼양식품 직원은 아니지만 알릴 것은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씁니다.

이영선 (2004-03-03 07:58:13)  
....
삼양에서 승소는 했지만 사실 그당시 수입식용우지[소기름]는 심각한문제가 많다고 봐요.
....

알고싶어요 (2004-03-03 17:29:37)  
미국에서는우지1등급을 수출은 안하고 자기네 나라 국민들이 먹는다네요.
그리고 2등급은 자기네 나라에서는 공업용으로 쓰고 우리나라같이 그당시 잘 살지 못하는 나라에 수출 하면서 먹어도 괞찮다고 하면서 식용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확인서는 안써준다 하고
결국 미국이 비양심적인 나라이지요.
만일 삼양라면 화사의 사장님이 2등급우지의 제조과정을 알면서도 그걸 썼을까요?  

----------------------------------------------------------------------------

미국이라 나라가 그러는 거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국에서 소비하는 곡물과 수출하는 곡물의 관리상 차이죠. (농약 입빠이 치는 거 다 아시죠?)
하지만 우지의 경우, 미국사람들이 등급을 어떻게 메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양심의 문제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먹을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거죠.

서양사람들 사골이나 내장 먹을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아시아계 사람들이 거져 가져다 먹었죠. 그걸 알고는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그 사람들 기준과 우리의 기준이 다른 경우에는, 우리의 기준에 맞춰 실리를 얻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에서 이영선님이 지적하신대로, 그 처리 과정을 보니까 안되겠더라, 그러니 바꾸자 - 이것이 농심의 방침이었다면, 삼양의 방침은, 처리만 제대로 하면 문제 없으니까 싼 값에 우지 라면을 만들어 보급하자 였습니다.
저는 악의적이나 무지로 인해 나쁜 식품을 만들었다면 비판받아야 하지만, 합리적인 것은 결코 비판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몇년 전에 염산 간장 소동도 이와 비슷한 얘입니다.
"염산으로 간장을 만든다더라" - 듣기만 해도 섬뜩하죠. 하지만 염산을 먹는 것이 아니거든요.
물론 자연 숙성 간장보다는 못하지만 아무런 해가 없는 것이었는데, 서민들이 저렴하게 먹는 식품에 공포심만 불러넣었었죠. 지금도 여러분이 드시는 진간장이 바로 그겁니다.
얼마 전 자유게시판에, "두부를 만드는 데 화학약품이 사용된다"는 말이 올라와 제가 반박했던 일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것도 한 예가 되겠죠.

저는 당시 삼양식품 개발팀에서 일했던 식공과 출신의 제 동기로부터 우지 사용에 대한 소상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자료도 받아봤습니다.
리플들을 보니까 아직도 그 일을 보도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저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몇년만에 만난 모임에서 그 얘기가 나왔길레 계속 졸랐던 것입니다.
(그녀석은 작년에 캐나다의 신생 라면회사에 개발팀장으로 스카웃되서 미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라면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버티고 버티다가 팔려간거죠. 라면에 대해서는 알아주는 인재인데, 요즘도 가끔 체팅으로 만나 식품 공전에 대한 얘기를 나눕니다. 얼마 전에는 제주 표고의 우수성을 소개했고 셈플도 보냈습니다.)

결국 최종 결론은 여러분이 내리시는 것이겠지만, 한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
우리는 불충분한 정보 안에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는 기존의 판단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몇해가 지났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건이고, 지금 그것을 다시 밝혀봤자 바뀔 것도 없읍니다만, 사실은 어디까지나 사실이니까요.
IP : 210.118.xxx.19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3.3 11:27 PM (211.215.xxx.40)

    무우꽃님 말씀대로 정확하게 알아야하는데...간혹은 잘못된 매스컴 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공포심만 커지는 경우가 있죠...

    저도 우지의 경우는 무우꽃님이 말씀하신 대로 알고 있습니다.

  • 2. 선우엄마
    '04.3.3 11:31 PM (211.58.xxx.152)

    식품에 관한 일 뿐 아니라 다른 일들에서도 단면적이고 말초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요.

  • 3. 정원사
    '04.3.4 2:10 AM (218.236.xxx.20)

    무우꽃님..라면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난 번 뉴스에 나왔던 김 양식장에서 염산처리하는 것에 대해 알고계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양식장 대부분이 그렇다니 김을 먹을 때마다 걸리는데..그렇다고 김을 아예 안먹을 수는 없잖아요.

  • 4. 솜사탕
    '04.3.4 2:30 AM (68.163.xxx.92)

    저도 무우꽃님 의견에 동의해요. 비판받아야 할것과 감정적인것들은 구분이 되어야 하지요. 감정적인것으로 비판받아서도 안되고, 감정적인것으로 눈감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식품의 경우에요.

  • 5. 열쩡
    '04.3.4 10:40 AM (220.118.xxx.95)

    그런 미안함때문인지 요즘 삼양라면을 먹게되네요...
    안성탕면보다 비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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