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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료인가요, 여자인가요.

글로리아 조회수 : 1,483
작성일 : 2004-02-21 15:42:55
저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럴땐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지 몰라~~'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저 혼자 고민해봐야 해답도 안나올 것 같고해서
다른 워킹우먼들은 어떤지 좀 물어보려고 합니다.

첫째, 직장에는 남자가 대부분이고 저같은 여자는 1-2명입니다.
제 직급은 다른 남자직원들과 대등합니다.
그런데 남자직원네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
그집 아주머니는 혼자 음식준비를 하느라고 이리저리 바쁘고 난리입니다.
이럴때 저는 가사노동에 익숙한 여자로써 그집 마나님을 도와드려야 할지,
(돕는다면 물론 저 혼자 벌떡 일어나서 돕는 것)  
아니면 사무실 동료들과 함께 손님으로써 자리 차고 앉아있어야 할지
정말 헷갈립니다.

둘째, 주차장에 파킹된 차를 빼려니까 그 앞을 횡렬주차로 턱하니 가로막고 있는
다른 승용차를 영차영차 밀어내야 합니다.
저와 동급의 남자직원 1-2명이 있습니다.
남자들은 막고있는 차의 엉덩이 부분을 밀기 시작했는데(사실 그다지 힘들지는 않지요)
동료로서 거들어야 합니까, 그래도 `여자'로서 서 있어야 합니까.  
동참하려니 남자들이 자존심이 상하는지 괜찮다며 서있으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혼자 벌쭘히 서있기도 어색하고..... 정말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남자가 엄청난 선배라면 후배로써 당연히 먼저가서 밀텐데...
아니면 까마득한 후배라면 "얌마, 네가 해"이러고 시켜먹겠는데
직위가 같거나 큰 차이가 안났을 때 더욱 혼동스럽네요.

직장에서는 직원으로 행동할 뿐이지만, 인간세상 어느 곳에서든 공과 사가 명확히 구별되지 않듯
조직에서도 중성인 `직원'으로 살수만도 없을 때가 많지요.^^

IP : 203.233.xxx.5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2.21 4:19 PM (203.238.xxx.216)

    이런저런 생각들이 귀찮구 한심스러워서(?) 조만간 그만둘 제가 조언드리기는뭐합니다만...
    음..제생각에는마음이 끌리는대로 하고싶은 대로 하시면 돤다구 생각합니다
    후배가 밀고 잇어두 선배가 같이 밀면 어떻습니까...혹은 선배가 좀 더 밀고 일한 들 어떻습니까...일단 우리는남자 여자이기이전에 사람이구요....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구 생각두 다른 법인데요...여자가 아니더라두 혼자 바쁜 사람을 도와줄 수 있으면 더욱 좋은 거 아니겟읍니까?
    뭐..제 생각은대강 이렇습니다마는....이런 상황에 대해 뒷담화를 누군가 한다면..적절히무시하셔야한다구 봅니다....

  • 2. duwk
    '04.2.21 4:36 PM (218.148.xxx.127)

    저는 지금은 전업주부고, 전에는 글로리아님과 같은 직종에서 일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남자 직원이었고 여자 직원은 저 하나였구요.

    다른건 모르겠고..
    남자 직원집에 초대받아 갔을때 여자라고 혼자 일어나 일하는건 하지 마세요.
    저도 그런 경우 좀 안절부절하는 편인데, 가만보니까 다른 남자 동료들이 제가 그 일을 하길 은근히 기대하고 옆구리까지 찌르더라구요.
    부엌에서 일하는 동료 아내가 눈치보였나 봅니다.
    그집에 집들이하라고 부추긴건 지네들이면서.. 짱나..
    이런 경우 전 짜증스러워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달아나 그냥 무시하고 앉아 있습니다.
    일하는 동료 아내가 안쓰러운건 사실인데, 그래도 이런 경우 그냥 앉아있는게 안주인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냥 가만 있습니다.
    정 바빠보이면 뭐 좀 도와드릴까요? 하고 묻기는 하지만 실제로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제가 전업주부가 되고 보니까 사실 저희 집에 손님들이 왔을때 저는 여자분들이 일 돕는다고 왔다갔다 하는게 참 싫거든요.
    음식준비할때도 그렇고, 설거지할때도 도와주겠다는 분들 좀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우아하게 앉아 제가 준비한 음식 맛있게 드시고 잘 먹었다는 인사면 충분하구요.
    정 돕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으면 차와 과일 서빙할때 정도는 우아하게 접시들고 가게 합니다.

    실제로 남자분들만 손님들이 왔을때는 왁자지껄 웃으면 맛있게 먹고 칭찬 많이 듣고 설거지는 남편이랑 손님들 가고 난 다음에 함께 즐겁게 했는데, 부부동반으로 왔을때는 여자분들이 음식차리고 할때 계속 옆에서 음식이나 도구를 보면서 "이건 뭐예요?", "그것도 하실려구요? 하지마세요." 등등 하니까 좀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설거지 하겠다고 나서는거 극구 말리는 것도 좀 그렇구요.
    그냥 맛있게 드시고 동료 아내분께 감사인사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 3. 마플
    '04.2.21 5:51 PM (218.148.xxx.67)

    저도 직장은 다니지않지만 아주 친하고 허물없는사이아니면 주방일 돕겠다고하는거 부담스럽더라구요 그리고 남자들이야 앉아서 대접받는거 당연히여기면서 자기 마눌이나 다른여자들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아주 못된여자취급하는경향이 강하더군요 어차피 손님으로초대받아간거 그날만큼은 기분좋고 맘편히즐기고 끝난후 정중히 감사의 표시를하는게 서로가 편하고 깔끔할거같은데...저는그럽니다 집에온 신랑친구와이프가 돕겠다하면 맨날해서 바치기만하는밥 여기서는 편히 먹고만가라고..

  • 4. 빈수레
    '04.2.21 6:24 PM (211.204.xxx.59)

    1. 전 그 집쥔에게 도와주라고 합니다. 실~실~ 웃어가면서, "**씨, 부인 혼자 하는데 얼른 가서 좀 도와줘요~, 설마하니 손님들 눈치주려 그러고 앉아있는 건 아니지요?!" 실~실~실~!!

    전 남편친구나 남편직장쪽으로 부부동반 오면, 항상 남편 부려 먹습니다.
    "여보, 이것 좀 들고 가요~!!조기 조것도!술잔?조기 꺼내놨잖우~!!!" 실~실~실~!!

    2. 이거야말로, 성 그 자체로서의 차별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딸리는 약자를 생각해주는 차원이니까....상황봐서 그냥 있습니다. 자기네들 힘만으로도 된다는데, 남는 내 힘 아꼈다가 필요할 때 쓰면 되는 것이지요, 머. 어디 놀러갔다거나 그럴 땐 같이 한다고도 하겠지만.

  • 5. 김혜경
    '04.2.21 7:32 PM (219.241.xxx.127)

    빈수레님 생각과 똑같습니다.
    1. 도와주실 필요없습니다.

    2. 남녀 문제를 떠나서, 남자들도 차 안밀어주는 사람 많습니다. 체력이 달리니까, 모른 척 하세요.

  • 6. 경험녀
    '04.2.21 8:03 PM (218.52.xxx.244)

    제 경우에는 동료 집들이 갔을때 도와 주기도 하고 앉아 먹기도 했던것 같아요.
    미리미리 상을 보아 놓았기에 별다르게 할것도 없었기는 했구요.
    그런데 언젠가 저의 요리선생님이 남편 직장 부하들이 왔는데 여직원이 앉아서 먹기만 하는게
    좀 얄미워 보였다고 하더군요.
    전업주부의 입장은 또 다르네요.

    또 차 미는것도 전 모두 함께 합니다. 십시일반이라고.
    우리직종 남성들은 월급같이 받으면 일도 반드시 힘도 반드시 같이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거든요.

  • 7. 이런거
    '04.2.21 8:42 PM (61.73.xxx.235)

    보고있으면 집들이 같은거 안하는게 훨 낫겠네요. 차라리 외식을 하던가... 집들이한다고 온통 신경쓰고 하고나면 피곤해하고. 다같이 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잖아요

  • 8. griffin
    '04.2.21 9:35 PM (220.94.xxx.58)

    남녀 문제를 떠나서 맘 가는 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여자이기때문에 도와주는게 아니라.. 힘들어하는 사람 도와준다고 생각하구요..
    남자들은 안하는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다른 사람들 모른척하더라도 일단 손 내밀어주고 싶은 마음이였으면해요.
    남자..여자를 떠나서...
    (집주인두 여직원이니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말았으면하구요..)

    힘든 짐 들고 가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찾기가 넘넘 힘들었던 방송을 본적있습니다.
    20명이 다~ 그냥 지나칩니다. 그게 옳은건 아니잖아요.
    차 안밀어주는 사람들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 한사람으로부터 도움의 눈길이라도 받을때 기분 좋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남자직원이 괜찮다구 하구서두 낑낑거리구 있음.. 한번 힘 좀 덜어줘보는거지요...

    남자들만 초대해도 거들어주는 사람은 꼭 거들어줘요.
    하다못해 빙~ 돌아서 그릇 하나 집어오기 힘들어보이면 얼른 집어서 건내주는 남자분들이 있어요.
    고맙죠..

    명절때 손 거~의 까딱 안하는 남자들 보구 있음 정말 화납니다.
    남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말이예요..
    힘들땐 서로 도웁시다.
    남자..여자.. 그렇게 말구... 도와주는 마음.. 그냥 그 자체 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남녀 성별로 생기는건 아니잖아요.
    바쁘고 힘들땐 애들이 수저 하나 놔줘두 일 하나 더는거같습니다.
    사람마다 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 9. 솜사탕
    '04.2.21 10:36 PM (68.163.xxx.173)

    저도 griffin 님 생각과 같아요. 도와준다 아니다로 결정보고 따라야 할 문제들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다이내믹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또한 항상 남자들 우글거리는 곳에서 많이 지내는데요... 전 제 마음가는대로 상황에 맞춰 도와주기도 하고 아니기도 할것 같아요.
    남자들도 그러거든요.
    초대받아서... 예를 들면 무거운거나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필요하다 싶은 일엔 남자들이 앞서 자청하게 되죠. 안주인이 도움받기를 원하는지 아닌지도 달렸구요..
    차를 미는것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괜찮다고 하면 그냥 기다릴수도 있고.. 그러다가 차가 영 안밀리면 가서 도와줄수도 있지요.

    저는 그냥 편하게 성별을 떠나 '인간'대 '인간'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도움줄수 있는 상황이면 도와주고요..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받아요.

  • 10. 빈수레
    '04.2.21 10:48 PM (218.53.xxx.236)

    꼬릿글 중 "남편 직장 부하들이 왔는데 여직원이 앉아서 먹기만 하는"이런 예가 있는데...

    여직원이고 남자직원이고간에 상사의 집에 갔을 때는 일을 돕는 시늉들은 대충 하는 걸로 압니다. 눈치보느라고 말이지요..-.-;;;
    하긴 요즘 신입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직장다닐 때만해도 직장상사 집들이나 돌이나 그런저런 때 가게되면, 남자직원들 술 나르고 상 나르고(미리 차려져 있어도 다른 방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지요), 여직원들도 하다못해 수저라도 놨었어요......넘 옛날얘긴가??^^;;;;

  • 11. 하늬맘
    '04.2.22 12:05 AM (218.50.xxx.49)

    추미애와 강금실...둘을 비교한 기사 봤어요.
    추미애는 여성성을 포기하고 남성들 방식으로 생존한 반면,강금실은 성구분이 필요없는 업무는 남자들 못지않게 처리하면서 타고난 여성성을 가꿔나간다는 요지였어요.
    추미애의 방식이 쉽기는 하죠.저도 그렇게 살아왔고..
    하지만 강금실쪽이 더 고수인것 같아요.

  • 12. 글로리아
    '04.2.22 9:01 PM (211.38.xxx.82)

    여러분들의 조언이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자연스럽게 하는게 최고라는
    어느 미국 커리어우먼의 조언을 읽었지만
    이렇게 하는게 참 어렵다는거 자주 실감합니다.
    글쎄요...질문을 계기로 여러 리플들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고
    그런 상황들을 다시 떠올려봤는데....
    앞으로 직원 집들이에서는 그냥 손님으로서 앉아있고
    이것이 부부동반 모임이 돼버려서 동료 와이프들이 전부가
    부엌행이다...이럴땐 저도 부엌에 가서 분위기 맞춰주기로 했습니다.
    자동차는 남자가 하나라면 갖이 밀어주고, 둘 이상이면 구경만 하기로.
    너무 잔머리를 굴렸나요?^^ 이렇게 어려운 판단이 한 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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