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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얽힌 거시기한 사건들.....
제가 시댁과의 종교마찰로 인해 어찌어찌 30년만에 개종을 했습니다.
기독교와 카톨릭은 한 뿌리임에도 다른게 참 많더군요,
개종을 한 저는, 어쨌든 남의 집에 간 어리버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장 힘든건,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차라리 처음 보는 성모송은 금방 외워지는데, 요 두 개가 단어는 같고, 어미만 다르니
30년간 길들여진 입이 자꾸 딴소리를 해대는 통에 아예 속으로만 읊고 맙니다.
[사건 1]
영세 후 첫 크리스마스,
성당에 자정미사를 보러 갔는데.....
똑같은 어리버리 아짐과 함께 갔습니다. 그 아짐도 남편 때문에 온 처지고,
영세도 안받은지라, 그래도 제가 낫다며, 저를 믿고 옆에 딱 붙어있었답니다.....
갑자기 "아기 예수께 경배하러 나오세요"
순간, 당황했으나. 성당에는 성탄때 잘 꾸며진 구유가 등장하쟎아요(명동성당 앞에 전시되는).
그래서, 아, 그 구유에 경배하는구나 생각하고 앞 줄을 따라 주욱 걸어나갔습니다.
거의 앞에 가서 보니,
오마나.....예물(헌금)을 바치는 겁디다. 뒤를 돌아보니, 한 없는 줄이 이어지고,
돌아갈 수도 앞으로 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고야 말았습니다.....ㅠㅠ
우리 신랑은 맨앞 성가대 석에 앉아 저를 보고 있고,
그 아짐 남편은 임원(?)인지라 앞에 서있더군요.
앞에는 신부님을 비롯한 임원(뭐라 하는지 몰라요...)들이
주욱 서있는 상황이었음.
결국 우리차례......
저와 그 아짐은 둘이서, 헌금함에는 손도 못 대고,
구유에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달궈진 얼굴을 수습도 못한채
뒷 사람들의 황당해하는 시선을 무시하고,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앞에 서계시던, 관계자 여러분들, 웃음을 참는 기색이 역력하고.....
그때, 그 남편과 우리 신랑 얼굴이란......
자리에 돌아온 후, 저는 그 아짐의 모진 질책을 들어야 했음은 물론,
지금까지 성탄때만 되면 씹히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ㅠㅠ
제가 종교에 대해 뭔가 얘기할라지면, 여지없이 무시당합니다...........
[사건 2]
친구 이야기입니다.
결혼 후, 성당에 발을 끊고 지내던 친구가 저의 개종을 계기로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반모임에 갔더랬죠.
몇동, 몇호에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성경책과 성가집을 가지고 반모임 장소에 갔대요.
근데, 아는 얼굴들이 없어서 조금 당황하며,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죠.
성경말씀을 읽는데, 말이 좀 다르길래 왜 이러지......성가하는 시간에 성가집을 펴는데,
다른 노래가....그간 많이 변했구나.....내가 대체 몇년을 냉담한거야......
조금 느린 이친구, 30분 넘게 앉아 있다가 파악한 분위기......
교회의 모임이었던 겁니다.
그때부터,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하나, 계속 버틸 것인가, 나갈 것인가.....
고민 하다.....거의 끝날 무렵,
저......여기가 몇호죠? ....네?.......*5호요.....
흐미......제가 *3호를 찾아간다는게. 그만,
전 성당 반모임인 줄 알았어요......먼저, 가보겠습니다.......아, 네......
점쟎게 허락을 받고, 나서는데, 모두들, 근엄한 표정으로 계속 진행을 하더랍니다.
그러나, 이 아짐이 문을 닫는 순간,
푸하하하하하........예배 도중 그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더라는.....
어쩜, 같은 층, 다른 라인에서 비스무리한 모임이......
그 후로 제 친구는 5,6라인쪽엔 발걸음을 끊었고,
한동안 현관문조차 나서지 않았다는 전설이었습니다..........
1. 김혜경
'04.2.10 8:21 PM (211.178.xxx.12)흐흐흐, 하하하, 푸핫핫...
2. 키세스
'04.2.10 8:24 PM (211.176.xxx.151)흐흐흐흐 눈물이 질질...
3. 깜찌기 펭
'04.2.10 8:25 PM (220.89.xxx.2)하하하~~ 배꼽..배꼽.. 내배꼽..
4. 들꽃
'04.2.10 8:51 PM (219.248.xxx.156)너무 재밌어요. 근데, 세례명이 뭔지 여쭤봐도 되나요?
5. jasmine
'04.2.10 8:54 PM (219.248.xxx.156)문제....
제 세례명은 음악과 관련있는거랍니다......^^6. 푸우
'04.2.10 9:00 PM (218.237.xxx.220)ㅎㅎㅎㅎ
7. 꾸득꾸득
'04.2.10 10:00 PM (220.94.xxx.8)ㅍㅎㅎㅎㅎㅎㅎㅎ
8. cutebird3
'04.2.10 10:01 PM (218.146.xxx.187)흐흐흐........눈앞에 선합니다.. 그 광경이.
특히 사건1 공감합니다.
저도 초기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리..^^^9. 킹콩
'04.2.10 10:08 PM (220.75.xxx.136)베아트리체??? --;
10. 글쎄요
'04.2.10 10:26 PM (218.237.xxx.56)ㅋㅋㅋ
본명이 뭔지 정말 궁금합니다. 쟈스민님.
알려주세요. 저두 신자에요.11. 거북이
'04.2.10 10:34 PM (203.26.xxx.216)하하하~재밌는 에피소드네요.
전 호주와서 처음으로 외국성당엘 갔는데 영성체를 모실때였죠, 입을 확~벌렸는데...
신부님께서 그 파란눈으로, 아주 인자한 눈빛이였는데, 제 손을 쳐다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순간 악수를 해야하나, 처음 왔으니까요, 손을 악수할 때처럼 내밀었죠
근데 신부님께서 제손 방향을 트시면서 손바닥에 주시더군요...하하하
얼마나 민망한지...
줄을 앞으로 나란히 서있으니 입을 벌리는지 손바닥을 펴는지 알 수가 있었어야죠.
근데 세례명은?
지난 번에 올리셨던 <아베마리아>?
그럼 아베마리아의 마리아군요...아닌가?
전 아그네스(아녜스)랍니다.12. 들꽃
'04.2.10 11:27 PM (218.238.xxx.159)저두 그런 비슷한 적 있어요 안봐도 다 알겠습니다.
참 재밌게 글을 쓰시네요. 근데, 세례명은?13. Anna
'04.2.10 11:53 PM (24.126.xxx.163)음 성당마다 다른가보군요. [에피소드1]같은 경우에 돈안내고 구유에 경배만 해도 되는데... 갠적으로 돈을 내야만 앞에 나갈수 있는 것도 별로로 느껴집니다. 안내고 싶은 사람도 있잖아요. 전 그래서 구유예배때는 꿋꿋이 돈 안내고 나중에 헌금으로 냅니다. 참 제 세례명은 아나스타샤 - 다들 특이하다고 하세요. 러시아 마지막 공주이름과 같다죠.
전 어릴때 본 천주교 책에서 따온건데... 한국의 성인성녀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는데 거기 제 또래의 어린 소녀가 순교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아이 이름이 아나스타샤였더랬습니다.14. beawoman
'04.2.11 12:20 AM (211.229.xxx.166)신성한 종교를 놔두고 뭐 거시기합니다만... 푸하하하하하하하하
15. 밴댕이
'04.2.11 12:35 AM (68.73.xxx.122)아신교(?)를 외치며 혼자 꿋꿋이 살다 그노무 거시기한 사랑땜시..
저두 성당에서 결혼을 했는데요, 왜 비신자들이 다들 성당 결혼식 싫어하잖아요 길다고.
그래서 결혼식에 온 친구들한테 은근히 미안해서 끝나고 물어봤죠.
"길어서 너무 지루했지?"
한 선배언니왈,
"하하..아니야 재밌었어. 나이 지긋한 양반이 컵이랑 접시놓고 소꼽놀이하니까 디게 재밌드라"16. 제 종교는...
'04.2.11 12:44 AM (211.204.xxx.55)부신교입니다. ^^;;
그게 뭐냐고요??
지아비를 (夫) 믿싸옵니다.(信) 푸하하하...17. 훈이민이
'04.2.11 1:17 AM (211.51.xxx.37)앗!!!
의외로 천주교 신자가 많아요.
지도 나이롱 신자네요.....18. 밴댕이
'04.2.11 1:37 AM (68.73.xxx.57)앗, 실수!
가장 중요한 마지막 대사를 빼먹었군요. 그 선배언니왈,
"근데 마지막엔 그걸 다 설거지해서 마시대?"19. 이론의 여왕
'04.2.11 3:03 AM (203.246.xxx.158)으흐흐... 설거지... 저희도 그렇게 부르는데.ㅋㅋㅋ
어느날 손님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 집전하시면 우리 아부지 이러십니다.
"오늘 그 신부님은 설거지 무지 빨리하데."
신부님마다 설거지 솜씨도 제각각, 주량도 제각각...
어떤 신부님은 술을 잘 못해서 일요일이면 하루죙일 취해 산다는...ㅎㅎㅎ20. Agnes
'04.2.11 4:19 AM (211.177.xxx.122)밴댕이님, 이론의 여왕님,
종교와 아무 관련도 없는 사이트에서
거룩한 미사의 정점인 성찬전례를 우스개삼아 언급하시다니,,,
너무 하십니다. ㅠ.ㅠ
같은 신자로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21. 레드맘
'04.2.11 9:01 AM (220.78.xxx.174)오~~저도 돈이 없어서 교복주머니의 껌 종이를 다른 사람이 낸 지폐사이에 넣은적이 있지요..
그땐 꼭 죄를 짓는거 같아서 정말 죽고 싶었답니다..하하..
그땐 정말 기도 열심히 했지요... 죄송합니다.. 하고..22. 세실리아
'04.2.11 10:28 AM (152.99.xxx.63)자스민님, 세실리아가 음악의 성녀라는데, 혹시? ^^
근데 전 음치랍니다~ ㅠㅠ
불교신자인 남편이 성탄절과 부활절에 같이 성당에 가주는데,
가기만 하면 그렇게 졸더이다...민망해서 나중에 뭐라고 했더니
"불 끄고 촛불만 켜고하니깐 노랫소리가 천상의 자장가처럼 들렸단말야..."
참, 말이라도 못하면... ㅋㅋ23. jasmine
'04.2.11 11:03 AM (218.237.xxx.180)정답입니다......^^
24. 이론의 여왕
'04.2.11 11:10 AM (203.246.xxx.158)Agnes님, 너무 민감하십니다. 설마 제가 우스갯감으로 만들려고 그랬겠습니까?
신부님들도 설거지라고 합디다. 종교는 늘상 근엄하고 경건해야만 합니까?
남의 신앙을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25. 흠
'04.2.11 2:34 PM (211.216.xxx.202)쟈스민님 세실리아가 정답이예요?
26. 제민
'04.2.11 4:34 PM (211.207.xxx.65)저희 학교도 카톨릭이거든요?
그래서 미사드리는데..
전에 계신 신부님은 노래를 아주 잘하셨는데..
....지금 신부님은.......................-_ㅜ
처음 미사날.. 어디선가 들려오는 불협화음에 어디서 들리는건가.. 해서..
" 야, 이거 뭔소리야? "
" ..돼지가 멱딴다...;;"
했는데.. 마이크앞에 유일하게 있던건.. 그 앞에 신부님이셨습니다.
근데 이 신부님 무척 문제가많습니다.
인종차별주의자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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