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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님의 새 산문집 - 사랑법

jasmine 조회수 : 885
작성일 : 2004-01-26 20:23:25
작년 4월 22일, 선생님이 [우리의 敵은]이라는 강은교님의 시를 올려놓으셨죠.
그 날 다른 분들도 시를 올리고......모두 행복한 밤을 보냈습니다. 그날 비라도 왔나요?.....

제가 그날 올렸던 시가, 바로 [사랑法]이라는 시입니다. 둘다 [풀잎]이라는 시집에 있죠.
강은교님의 시 중 가장 좋아하는 건데, 아마 중학교때 처음 읽었을 겁니다.

고된 병마를 헤치며 그 아픔들을 승화시킨 시를 보며 저도 눈물 꽤나 지었죠.
새 산문집의 제목이 [사랑 法]인 걸 보고 너무 반가워서
추운 밤, 시 한편 올립니다. 그녀도 저와 같이 [사랑 法]이 가장 좋았나보다 생각하면서.....

[ 사랑 法 ]

떠나고 싶은 者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者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時間은 沈默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沈默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者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者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뒤에 있다

누구든, 한때는 문학 소녀였겠죠..........ㅠㅠ


IP : 218.237.xxx.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26 8:25 PM (218.51.xxx.43)

    이 시도 제가 무척 좋아하던 시랍니다!!

  • 2. 훈이민이
    '04.1.26 9:01 PM (211.51.xxx.37)

    마음은 지금도 그때와 같지 않나요?

    어제 열린음악회에서
    대학가요제 출신들 나와 공연하는데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마음에 그때의 열정이 살아나기도 하고
    뭐라 얘기해야하나요?

    그때로 다시 갈순 없겠죠?
    다시 간다면 행복할까나?

  • 3. 무우꽃
    '04.1.26 9:30 PM (61.111.xxx.218)

    고등학교때 미아리 고개 헌책방에서 고은님의 산문과 강은교님의 시를 처음 만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의 허무로 인해 제 사춘기의 공허함이 메워진 것 같습니다.
    째즈가 그렇잖아요. 기쁠 때 들으면 즐겁고 슬플 때 들으면 마치 더 슬픈 예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그것으로 인해 위로받는 ...
    강은교님의 시는 그런 치료를 했던 것 같습니다.

  • 4. 백설공주
    '04.1.26 9:37 PM (218.53.xxx.202)

    강은교님이 저희 대학때 담당교수님이세요
    처음 뵜을때의 모습이 부시시한 단발머리에
    바바리를 입으셨는데, 너무너무 분위기가
    있는 교수님이셨어요.
    부산의 송도바닷가의 바다가 잘보이는 아파트에
    사셨는데, 잘 계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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