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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 이야기 1.

아라레 조회수 : 1,778
작성일 : 2004-01-19 12:01:56
울 딸래미...
요새는 좀 흔한 이름이 되어버린 "혜원"입니다.

생긴게 꼭 저를 빼닮아서
애아빠는 애를 부를 때
"○○미니어쳐"라고 부릅니다. -_-;;
(솔직히 저보단 저희 둘째언니를 더 많이
닮았어요. 친정에 델꾸가면 그 동네 사람들은
아직 처녀인 둘째언니 딸인줄 알정도로)

둘이 얼굴 부비며 새새거리고 놀면
'똑같이 생긴 것들이..'하며 세상에 다시 없는
웃긴 구경꺼리인 것처럼 봅니다.

엄마 씻는 꼴, 설겆이 하는 꼴 죽어도 못본다고
엉겨대며 울어대고
(이것아... 엄마가 전생에 물의 요정이었는데
너땜에 물을 멀리 하고 산다.
여기저기서 기함하시는 분들 보입니다.... =ㅅ=)

하는 패턴, 습성, 체형까지 저랑 꼭같은데
피만 지 아빨 닮아서 O형입니다.

전 엄청 추위타는 소음인 A형입니다.
키세스님이 공표하신대로 하체비만형이지요...
(공공연히 저를 두번 죽이셨어요. 크흑!!!ㅠnㅠ)

저는 잘 때 목까지 이불을 꼭꼭 덮고 자야
자는것 같은데 요것은 꼭 피가 쩔쩔 끓는
지아빠모양 죽어라 이불을 차내고
이불을 덮어주면 바로 찡얼대며 깹니다.

애 추운데 이불도 안덮어 주고 에미만 덮고 잔다고
잔소리 하시는 친정엄마의 말에도 이제는 포기하고
저만 고치처럼 둘둘 말아 자고
애는 옆에서 대자만땅으로 굴러다니며 잡니다.

아기들이 놀라서 눈 똥그랗게 해갔고
후닥닥닥! 엄마 가슴팍이나 다리에 매달릴 때
참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울 딸의경우 그 때가 저로서는 좀 이해가 안돼지만요.

지 아빠가 꽝꽝 울리며 보는 전쟁영화, 총쏘는 영화,
반지에서 징그런 오크족이나 괴상한 소리를 내는 골룸을
볼 때는 재밌다고 박수까지 치면서 보다가

유아용 프로에서 "또로롱~" "따단!!"하는 귀엽고 청롱한
효과음에선 파다닥거리며 제 다리뒤로 숨어버립니다.

아... 도대체가 자식 껍데기만 낳았지 그 속은 낳는게 아니다란 말을
벌써부터 실감하고 살다니...

지 맘에 안들면 바로 바닥에 뒹굴며 시위하는 작태를 보면
난 기억도 안나는 세살 때
남산서 안업어준다며 바닥에 뒹굴며 대성통곡을 했다는
유전자적 습성이
고대로 딸에게 대물림 됐음을 느끼며
(그 뻗쳐울던 흑백사진이 증거자료로 남아있음)

4천만 인구 대대로 엄마가 딸들에게 읊조리던
주술적 예언의 말이 정말 딱 맞는구나 싶답니다.

"너도 이담에 시집가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너같은 딸 낳아서 길러봐라."하시던 그 말씀....


겨울철이라 어디 나들이도 제대로 못하고
좁은 집안에만 갇혀 지내는 애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을 자연스레..
체감반응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항상 널부러져 있는 책과 집안 살림의 정글환경에
집에만 오면 바다사자가 되어버리는 아빠의 모습에
든든하게 매달리고 기대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자체인 엄마의 다리....

나중에 부석사에 놀러가면 그 기둥을 보고
우리애는 찐한 사모(思母)의 정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헐헐헐.... ㅠ..ㅠ

ps;아, 또 있습니다. 아무리 닦아도(이젠 포기..저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곰팡이에요) 지지않는 욕실에 핀 검은 곰팡이들을 보며
   추운 툰드라지역을 알게 될지도 몰라요. ^^
   (욕실이 찬바람 쌩쌩 들어오는 한대지역이거든요)
IP : 210.117.xxx.164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주부
    '04.1.19 12:10 PM (221.138.xxx.15)

    저도 하체비만 추위타는 에이형 소음인인데. ㅋㅋㅋ

  • 2. 아침편지
    '04.1.19 12:22 PM (219.241.xxx.220)

    아라레님 도대체 이미지가 안그려져요~
    천방지축(죄송)소녀같기도 하고...오늘은 또 모성애 폴폴 풍기는
    젊은엄마가 그려지기도 하고....당췌~-__-;;
    디카 꼭 사세요....

  • 3. 이종진
    '04.1.19 12:22 PM (211.209.xxx.47)

    저도 손위시누이 딸 하는거 보면 참 기막힐때 많은데..
    그애 크는거 보면서 난 절대 감당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머지않아 제가 엄마가 되거든요.. 앞날이 훤하게 보여요..
    그래도 자기자식은 다 이쁘겠죠...? ^^;

  • 4. 아라레
    '04.1.19 12:23 PM (210.117.xxx.164)

    냠냠주부님. 반가워요. ^^ 팬이랍니다.
    그래서 님 글보면 저랑 닮은 곳이 무지 많다 생각했어요.
    성격이랑 다른 것들도... 저도 언니 둘인것도요. ^^
    님 글 여기서도 보고 싶어용~~~

  • 5. 오이마사지
    '04.1.19 12:59 PM (203.244.xxx.254)

    냠냠님이 하체비만?? 허걱

    아라레님..방가방가^^ 오늘 출근해서 접속하니..
    나타나셔서..감격의 눈물을...ㅠ.ㅠ

  • 6. 키세스
    '04.1.19 1:38 PM (211.179.xxx.80)

    아라레니임~~
    하체비만형이 안좋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
    나이들어 다리 튼튼한게 얼마나 좋은건데...
    예쁜 다리로 미니스커트 입고 신랑을 유혹했던 상체비만형 키세스는 딸래미 낳고 살이 쪄서 다리가 감당을 못한답니다. ㅜnㅜ
    가끔은 일기예보까지 -_-
    우리 신랑이 미니스커트 입을 정도로 살빼면 100만원 준다고 공표한 게 2년 전이예요. 엉엉
    1억 정도로 상금이 오르면 모를까 살빼는게 얼마나 힘든데...^^;
    고기 수십근을 몸에서 떼내는 게 가능하기나 한건지 쩝!!!

    아라레님과 냠냠주부님, 두분다 얼굴 안보고도 데려간다는 셋째딸 이시군요.
    부러버라.
    저는 무뚝뚝 그자체 장녀거든요. ^^

  • 7. 이론의 여왕
    '04.1.19 2:00 PM (203.246.xxx.165)

    배흘림기둥... 하하하하
    고기 수십근... 푸하하하
    오리지널 하체비만, "다리만 박세리", 여기 있습니당.
    우리 부모님은 박세리를 엄청 좋아하시는데,
    한번은 심각하게 이러시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너두 어릴 때 골푸 시키는 건데..."

    맞습니다, 박세리는 근육으로 무장한 탱탱한 다리,
    저는 완전 순두부살.. 걸을 때마다 왜 다릿살이 흔들리는지...

  • 8. 하늬맘
    '04.1.19 2:21 PM (203.238.xxx.212)

    우리딸은 벽에 착 달라 붙어서 자요..시원하데요..
    그리구..그 주술적 예언..변형해서 늘 남편한테 퍼부어요...
    더도 말구 덜두 말고 꼭 당신같은 사위보라구...워낙 데면데면한 성격이긴 하지만 어찌 그리 처가집 가기를 죽기보다 싫어하고...어찌어찌 가도 방에 콕 박혀서 불러도 나오지도 않고..
    평생 딸키우면서..요놈 시집보내면 사위데리고 ...꿈도 많으셨던 우리 아버지...담배만..

  • 9. 내이름
    '04.1.19 2:32 PM (211.196.xxx.64)

    그 이름 흔한 이름 아니예요.
    아주 이쁜 이름이고요
    우아,섹시 총명,크게 될 이름이죠.
    ㅋㅋㅋ [웃는것도 정말 이쁘죠.]
    그 딸 어쩜 성격도 나랑 똑 닮았는지...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해 주세요.
    혜원이가 [나 4학년 끝반]

  • 10. 아라레
    '04.1.19 2:55 PM (210.117.xxx.164)

    우리 모임 하나 만들까요?
    다리 굵은 사람들의 모임--다모. ㅋㅋㅋ
    다리 굵은 여자중에 여장부가 많고 (힐러리, 대처등등)
    나중에 재운이 따른다네요. 그러니 다리 지방 떼는 건
    자기 복록을 떼는거라는 말에 위안을 받고 살지만
    한창인 10대, 20대에 미니스커트 한번 못입어 보고 지난 한이
    무시로 사무칩니다요... ㅠ.,ㅠ
    그리고 다리 굵다고 튼튼한 것도 아니라서리...
    쫌만 걸어도 쉬 피곤하고 달리기 20초 초과,
    심심할 때면 한번씩 울려보는(?) 종아리 물렁살의 파장의 떨림 등등...
    다리 얘기 하자면 3박 4일도 모자라요. ㅋㅋㅋ

    글고 요샌 혜원이란 이름 참 많던데요?
    씨에프 요정 심혜원, 안정환 마눌에 여기저기서 혜원맘이라는 아뒤들...
    내이름님은 일찍부터(?) 세련된 이름을 가지셨네요. 호호호.
    진짜로 그리 자라주었음 하는 맘이랍니다.

  • 11. 이론의 여왕
    '04.1.19 4:35 PM (203.246.xxx.185)

    마자요, 마자요!!
    모르는 사람들은 다리 튼실하다구 잘 걸어다닐 줄 알고 마구 데리구 돌아다니려 하죠?
    그리고 새다리인 요인네들한테는, 다리가 똑 부러질 것 같다는 둥, 고 가느다란 발목으로
    어떻게 험한 세상을 살겠냐는 둥...
    이건 정말 "다모"를 두 번 죽이는 짓이어요.

    저는 미니스커트는 커녕 반바지도 못 입는답니다.
    남들은 기냥 입으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들 생각도 해줘야지...
    나이들면 다리 굵은 사람이 오히려 옷태가 난다고
    저를 창조하신 아줌마/아저씨(엄마/아빠)께서 평생 세뇌하셔서
    요즘은 그것만 믿고 삽니당.

  • 12. 이론의 여왕
    '04.1.19 4:35 PM (203.246.xxx.185)

    그런데 아라레 님께서 실컷 따님 자랑하시는데
    제가 너무 다리 얘기만 한 것 같네요. 죄송해요, 아라레 님!
    2탄도 기대할게요!

  • 13. 아라레
    '04.1.19 5:00 PM (210.117.xxx.164)

    자랑? 한적 없는데요...? -_-a
    짐 자고 있어서 잠깐 들어왔어요.
    오늘의 특종 사고를 잠깐 글로 써서 저장해두고...
    요샌 자꾸만 글쓰는 재미가 들려서리...
    저장된 야그 천천히 올릴게요. (근데 올려도 되남?)

  • 14. jasmine
    '04.1.19 7:09 PM (218.39.xxx.40)

    빨리 올려요~~~~
    근데, 폭탄선언....저두 그 모임에 끼워주세요.....

  • 15. yorizzang
    '04.1.19 7:27 PM (61.254.xxx.250)

    울 마눌만 그런줄 알았더니..울집은 아들놈은 저를 닮아서 항상 펄펄~끓는 몸이지요
    마눌이랑 딸래미는 어찌 그리 우리랑 다른지..한 여름에도 머리끝까지 이불 덮어야
    잔답니다.... 아라레님 낭군님은 어떠신지요??

  • 16. ky26
    '04.1.19 7:29 PM (221.141.xxx.122)

    나두 혜원인데...

  • 17. beawoman
    '04.1.19 9:05 PM (61.85.xxx.196)

    하하하하........... 아라레님 싸랑해요.
    이런 재미난 이야길 두고 잠수라는 협박을 하다니. 사특한지고.

  • 18. 때찌때찌
    '04.1.19 9:31 PM (211.190.xxx.207)

    딸래미 이야기2 가 기대되요...

  • 19. 김혜경
    '04.1.19 11:06 PM (211.201.xxx.25)

    하체비만클럽 혹은 다모클럽 회장은 단연 제가 해야합니다. 다들 아시죠?

  • 20. 한울
    '04.1.20 12:18 AM (211.202.xxx.171)

    자진 신고합니다.
    저도 끼어야된다는 것을 인정합니다.(안 그러면 날라올 돌을 저는 감당못합니다)
    언젠가 말씀드렸죠?
    상체와 하체 사이즈 차이가 너무 나서 어쩌다 본 홈쇼핑의 예쁜 디자인의
    정장도 못사고 가슴을 치는 그런 사람이랍니다.-.-

  • 21. 한해주
    '04.1.20 7:54 AM (202.161.xxx.99)

    저도 끼워 주세요.딱이네요..하체비만 A형 추위 엄청 탐 멋없는 장녀
    크크 오죽했으면 저희 시엄니..저 다리보고 동서한테 그랬답니다.
    너거 형님 박세리처럼 골프선수되야겠다..크크 저보고 직접하시지..왜 동서에게..T.T

    반대로 울동서 하체가 엄청 마른 형인지라..
    저보곤 우리 시엄니 맨날 너거 동서 왜 저렇게 말라 비틀어졌노..? 아 엄마가 왜 저라노..?

    도. 대. 체. 시엄니 기준이 모입니까..?

  • 22. 클라
    '04.1.20 12:48 PM (210.96.xxx.81)

    며칠 글만 읽다가 도저히 안 올릴수가 없어 올립니다.
    다모모임 하면 꼭 불러주세요.
    우리 신랑 다리보다 굵어서 반바지 입고 있으면 바뀐것 같아요.
    꼭 이야기 합니다. 박세리 이야기
    아가씨 때 단지 종아리에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모양도 안보고 산 부츠가 있습니다.
    한번 흘러내리면 수습이 안 되요.
    그나마 그 때보다 20kg 정도 쪘으니 부츠는 25살이후로 꿈도 안 꿔 봤습니다.
    물론 맞춰 신을 수도 있다지만 어느 누구에게 나의 실체를 알리겠습니까?
    그래서 3센티 굽도 못 신고 오로지 단화만 신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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