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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의견인데요
저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전업주부입니다.
저도 결혼 전까지는 회사생활을 계속 했었는데요, 저는 회사다닐 때 했던 생각이
"내 청춘이 이 책상에서 다 가는구나. 맨날 저 시계를 바라보면서.." 였거든요.
집에서 아침에 회사갈때마다 ' 이 깨끗하고 아늑한 내 방을 두고 왜 맨날 거길 가서
하루해를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던 걸 보면 아마도 처녀 적부터 집체질이었던 같습니다.
대학졸업후 직장생활을 했던 이유는 단 하나, 남들 눈에 능력없어 보이기 싫어서였지
회사일에 특별히 무슨 매력을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때도 저는 월급타서는 그릇사고
집에가서 파이 만들고 그랬거든요. 지금와서 보니 큰 재산 벌은 것 같아요. 그 때 샀던 것들
지금 잘 쓰고 있으니까요.
저는 결혼하고는 직장 그만두었으니까, 직장맘들의 불안감은 잘 모르겠지만서도...
저는 내 아이들은 딴 데 맏겨두고 하루종일 직장 가서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얼굴
보며 하루 가고 이틀가고 일년가고 이년가면 참 불행해질 것 같던데...
그 시간에 내 아이들이 무얼하고 있는지, 어떤 친구들과 어떤 대화를 하며 노는지,
밥은 잘 먹는지 그런 걸 보고 싶어질 것 같아서요...
그래서 직장 다니는 분들은 나름대로 무슨 사정이 있어서 다니시겠지 일부러 원해서야
애 놔두고 일하랴 라고 생각했는데
윗 분들 글을 보니 제가 여태까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전 경제적으로 부족해도 전업주부가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거의 모든
직장맘들은 다 전업주부를 꿈꾼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나도 바부탱인가~?)
아마 제 체질이 워낙 집순이 체질이라 혼자만 그렇게 생각했나 봅니다.
아님, 다른 분들은 회사 생활에 훨씬 더 긍지를 느끼시고 적성에도 맞으신 것일 수도 있구요.
저는 아이들이 학교니, 유치원에 갔다와서 "엄마!" 하고 집 문을
열면 맛있는 냄새가 집안에 가득 차 있는 그런 가정을 늘 꿈꿔 왔었고 지금도 그걸 위해서
노력하고 있답니다. 사실 외출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요. 집 꾸미고 음식 만들고
아이들을 위해서 집에서 따뜻한 온기를 만들어주는 게 엄마가 된 이상 나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 생각하고 있었구요, 가끔 놀이터나 집 밖에서 혼자 우두머니 앉아서 놀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한테 "왜, 혼자 있니?" 라고 물어볼 때 "엄마는 회사가고 집엔 할머니밖에 없어요."하는
아이들의 처량한 모습을 보면 쟤네 엄마들은 저런 불쌍한 모습을 보면 직장 나가지 못할텐데...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
여성의 자아실현 또한 중요하지요. 근데 저는 그거 하려면 애를 안 낳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애를 낳아놓고 그냥 방치해두고 자신의 자아만 중요한 건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일하는 엄마의 아이들이 더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얘기도
어디선가 듣긴 했습니다만,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과 엄마의 모든 것을 느끼며 사는 것의
차이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들 경우를 보면 일하는 엄마를 가졌던 아이들의 경우는
굉장히 나이들어서도 거기에 관해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걔네 엄마들도 나이 들어서까지도 웬지 모를 죄책감에 알게 모르게 아이들 눈치를 보며
져 주는 경우도 많고요.
친정 엄마가 직장여성이었던 경우에 자기도 아이 낳은 후 직장생활하는 친구가 제 주위에는
결국 하나도 없네요.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너무너무 싫었대요. 운동회도 학교 모임도 다 일하는 언니나, 할머니랑
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절대로 내 애한테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결심 결심을
했다나요? 물론 이 경우들은 경제적으로 꼭 맞벌이가 필요해서의 경우는 아닙니다.
아이들도 머리가 크면 알 건 다 알지요. 엄마가 꼭 돈을 벌어야해서 나가야 한다면
아이들도 더 효자, 효녀가 되면 되었지 비난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근데 아이들이란 엄마는 자기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마 때문에 자신들이
희생을 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게 두고두고 가슴 속에 상처로 남는 것 같습니다. 많은 친구들의
어릴 적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네 엄마한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사실은 약간 억울한
감정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사람마다 다 생각의 차이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전혀 제 생각을 주장하려는 뜻은 아니었는데,
말씀드리다 보니 약간 강하게 들릴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전업주부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 뿐이고요,
자기 의견과 다른 의견을 냈다고 해서 돌 던지지는 말아 주세요.
그냥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데 다른 사람들은 과연 저같은 생각을 할까,
아님 전혀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까 갑자기 궁금해져 생각도 않던 긴 글을 썼습니다.
1. 일하는엄마
'03.11.28 10:55 PM (211.178.xxx.78)애구~~저는 모든 전업주부들이 기회만 주어진다면 모두 자기가 하고싶거나 잘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줄 알고 살았네요.
나도 큰 착각을.......
전 반대로 전업주부인 엄마아래서 자랐지만 엄마는 특별히 알뜰하거나 부지런한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성실하게 생활하는 아빠에게 단지 큰 돈을 못 번다는 이유로 바가지긁고 할때마다 정작 돈도 안벌고 제일 게으른것같은 엄마는 왜 매일 큰소리치고 신경질내며 사는지 쬐금 이상했답니당.
그래도 울엄마가 애 키워주셔서 지금까지도 직장생활 잘 하고 있지만서두.
남편이 나를 먹여살리는거..............잘 상상이 안되요.2. 고참 하얀이
'03.11.28 11:49 PM (211.215.xxx.113)일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라면...
저는 혼자 서고 싶을 때 혼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남편에게 어느 쪽이든 - 특히 금전적으로 의지(?)하는 거 싫어요.
육아도 중요하긴 하지만 저의 전부를 걸고 싶지는 않구요.
자아실현하려면 애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님의 생각에는 특히나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일하는 엄마들의 애들이 가진 피해의식도 크지만, 전업주부로 살아온 엄마들이 갱년기즈음에 느끼는 피해의식도 만만치않다고 봅니다.
저는 딸이 있지만 딸에게도 단연 직장여성쪽을 권할거 같아요.3. 또 다른생각
'03.11.29 9:24 AM (220.127.xxx.14)보통 전업주부생활을 한 적이 없는 분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내가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남편한테 치사하게 경제적으로 기대나" 하는 것 같은데요, 저도 아이를 낳기전에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남편만큼은 벌었었거든요. 아이 낳고 그걸 그만 둘 때 약간은
남편한테 괜히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어떻게 생각할까 불안한 마음도 있고 그랬는데요..
결국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와이프도 돈 번다고 매사 펑펑 써야된다고 남편도 생각하는 것
같고, 저는 저 번 것은 다 저축하고 없는 돈으로 치부하고 살고 싶었지만 남편은 우리집은
돈 많다라고 생각하여서 (많지도 않았구만) 이것저것 팍팍 바꾸고 싶어하고 시댁가도
다른 형제자매들도 많건만 막내가 팍팍 밥사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같아서 속상했었어요.
저게 다 내가 번 돈인데 하는 생각도 들고..
전업주부가 되시면 일반적으론 와이프가 경제권을 더 움켜잡게 되던데요.
더 알뜰하게도 살게 되고요, 돈 없다는 말이 잘 통해요.
그리고 저는 남편한테 월급통장받으면서 한 번도 경제적으로 기댄다는 생각도
안 해봤고요,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오히려 너무나 남편한테 기여한다는 생각으로만
살았거든요. 한 마디로 남편이 버는 돈이 저에겐 너무나 당연히 "내 돈" 이었는데....
사업하시는 분이나 개원하신 분들 아니고 월급받는 분들은 거의 부인한테 경제권이
있는 것 아닌가요? 맞벌이하는 분들은 약간은 네 것 니 것이 있는 것 같던데
저는 그럼 더 약간 불안할 것 같아요. 저는 다 내 것이거든요. (낄낄낄)ㅣ
그리고 직장생활 하려면 어떤 또 다른 여성들 (대체로 친정이나 시어머니) 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데 자신의 경제적인 이유나 정신적 만족을 위해서 또 다른 여성을 희생시키면
아무리 딸이나 아들이라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 하고 싶은 일도 많을텐데
평생 자식 돌보시느라 힘드신 늙어가시는 부모님에게 왜 내 새끼들까지 맡깁니까?
남으신 생도 기껏 15년 20년, 몸 정정해서 여행다니시고 놀러다니실 나날은 기껏 5-6년인
분들을... 요새는요 70넘으면 패키지 여행도 끼기 힘들대요. 다른 사람들이 노인네라고
꺼린다고요...
아이들 부모에게 맡기고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 부모님 연세에 어린아이 돌보는거 얼마나
힘들고 늙게 만드는 일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하루종일 육아에 매달리는게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지치고 끝이 안 나는 일이죠. 그걸 한 번도 안 해 보시고 주말이나 저녁이나
잠깐 아이보는 것도 힘들다고 하시는게 보통의 직장다니는 엄마들 아니신가요?
저는 특별이 가정을 부양해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면 자기 돈으로
도우미나 다른 방책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약한 어머니들을 희생시키며
나의 경제적 독립이나 자아만족을 꾀하는 건 좀 이기적이지 않을까요?4. 잠깐만 익명
'03.11.29 11:25 AM (210.204.xxx.4)저는 윗분이 말씀하신 그런 가정속에서 컸습니다. 항상 학교에 오면 엄마가 계셨고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지요. 친구들이 오면 맛있는것을 해주셨고.. 심지어 마요네즈도 만들어 먹이셨어요.
으례 엄마가 내게 있는건 당연했지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후 대학 1학년때 엄마는 수능을 보시고 대학에 가셨습니다.(대학을 중퇴하셨거든요)그리고 저보다 한학번 낮은 학년으로 대학을 졸업하시고 대학원에 진학하셨고 박사를 하시고 미국에잠시 유학생활을 하셨어요. 지금은 모교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시죠. 올해 환갑이십니다.
전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만약 막내인 저 때문이 아니라면 훨씬 더 일찍 진학하셨을텐데라는?? 전 위 형제랑 나이차이가 조금 나요. 엄마가 함께 계셔서 행복했긴 하지만(님의 글에 따르면 저땜에 엄마가 희생하신게 되는데요)
제 결론은 전업주부가 하고 싶으면 전업주부로 살고... 직장여성으로 살고 싶으면 직장여성으로 사는게 행복하다는 거지요. 누구를 희생하는 차원이 아니라...
본인이 살고 싶은대로 사는게 가장 좋아요.
전 아기가 있는 직장여성인데요. 친정어머니도 아니고 시어머니도 아니고 다른 할머니가 봐주시는데 아기와 할머니 모두 행복해하셔요. ^^:
또 직장생활을 하는 목적이 물론 경제적 독립이나 자아만족이기 때문이라하지만
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참 행복하답니다. ^^
삶의 보람이지요. 이기적이라고 욕하셔도 상관없답니다.
(조금 상관이 있긴 할거에요. 이글을 쓰니까요
본인이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각자 생긴것이 다른것처럼 생각하는것도 다 다르니까요.
저희 엄마처럼 사회에 나가고 공부하고 싶은데 전업주부로 사시는 경우도 있답니다. ^^
나중에는 사회에 나갔지만 너무 나이들어서 나가셔서...
전 전업주부든 직장생활을 하시든 엄마이기 때문에 사랑했을텐데..
그리고 제 친구들은 엄마가 직장생활하신경우 굉장이 자랑스러워하고
피해의식 거의 없던데.. 정말 주위환경이 중요하긴 하군요. ^^
아마 이것도 객관적인것이 아니고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봐서 그럴거에요.5. 일하는엄마
'03.11.29 12:31 PM (211.251.xxx.129)어느분의 경우든 모두 공감이 가고 모두 맞는 말씀이죠.
저도 직장동료들경우 할머니가 아이를 봐주시는 분이 많은데 제가봐도 정말 얌체같은 부류가 있는가 하면(엄마가 괜찮다고 했다며 돈을 안드리는) 정말 할머니, 할아버지가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부모님이 아이를 아주 어렸을땐 봐주셨고 좀 힘들어 하실땐 또 인연이 되어서 육아를 맘놓고 맏길 분이 계시고 그러면서도 간간히 부모님이 도와주시고 해서 큰 어려움없이 육아기를 넘겼는데요.
확실히 손자, 손녀도 할머니랑 같이 살아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유대감은 비교조차 할 수 가 없을 정도로 크더라구요.
얼마나 끔찍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챙기는지....부모님도 역시 다르다고 하시고...
저희 친척들 중에도 며느리 맞을때 "애는 내가 다 보아주마" 했는데 "저보고 직장생활하라고 하시면 결혼안합니다"한 사람도 있구요. 저희 고모 같은 경우는 딸부부가 유학하는데 "애는 자기가 맡을테니 공부열심히 해서 빨리 끝내고 와라"하신 경우도 있어요.
부모님을 희생시킨다는 건 맞는말인데 그래도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선뜻 봐주시는 경우라면 굳이 못할일인것도 아닌것 같아요. 전 윗분 어머님처럼 자식에게 헌신적이지 못했으니 말년엔 내자식이 도움을 원한다면 손자손녀 다 맡아 키워줄거 같네요. 물론 보육비는 칼같이 계산해서 받을거구요.
그래서 가끔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할머니될 때쯤이면 친정, 시댁에서 서로 애 보겠다고 다투는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이것역시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봐서 그런가?
애구 어쨌든 윗분 어머님 정말 존경스럽네요.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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