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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아팠어요...

로로빈 조회수 : 976
작성일 : 2003-11-07 23:03:52
지난 월요일 저희 둘째가 아팠어요.  찢어질 듯 울어대고 순간 입술이 파래지면서 제 정신을
못 차려서 부랴부랴 큰 병원으로 데려갔죠.  8개월 밖에 안 되는 아기가 장중첩이더라구요.
다행히 아주 일찍 가서 물리적으로 장을 펴고는 하루 입원하여 경과보고 퇴원했어요.
하루밖에 입원 안 했는데도 진짜 힘들더라구요.  아이는 물도 주면 안 된다 해서
밤새 보채지, 다른 아기들 우는 소리에 엄마들, 아기들, 서로 잠도 못자지, (소아병동은
왜 그리 1인실이 없는지... 아무리 방을 작게 만들더라도 필수인 것 같은데...) 정말 엄청 힘들었답니다.
아파 우는 아이를 보는게 제일 힘들었지요.

다음날 퇴원해 보니 병원서 이 놈이 열감기를 옮아왔네요.  도합 오늘까지 나흘을 39도를
오르락내려서 물수건으로 밤낮으로 닦아대느라 정말 기절할 것 같았습니다.  요즘 열감기는
왜 해열제도 듣지 않는지...

그러더니 오늘 새벽 아이가 잠도 안 자고 또 자지러지게 우는 게 세 시간... 언뜻 또 장이
겹쳤나 의심이 되어 응급실로 한 달음에 달려갔지요.  둘째다 보니 응급실 가는 건 언제나
나의 몫, 남편은 큰 애를 봐야 하기에...  갔더니 다행히도 다시 꼬인 건 아니고 장에 너무나
가스가 차서 아이가 고통스러워서 그런 거였데요.  관장해주니 훨씬 편해 하더라구요.
아마 장중첩땜에 설사기가 있어서 병원에서 준 설사약도 먹이고 분유도 묽게 타 주고
장기능도 떨어져 있어서 오히려 변비기가 있었는지.... 아직도 왜 그런진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 변비가 전혀 없는 아기인데...

그러더니 순하디 순했던 이 놈이 오늘부터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병원 갈 때 그 양상으로
소리를 질러대며 울어댑니다.  몸을 뒤들면서, 땀을 흘려대면서...

또 아픈게 아닌가 화들짝 놀라 안아보면 멀쩡해집니다.  아이가 성격이 며칠만에 돌변했어요.
자다가 깨도 예전엔 깬 줄도 모르게 뒹굴뒹굴 놀고 있던 놈이 지금은 정말 어디 탈이라고 난 듯
거의 비명을 지릅니다.  우리 아긴 낮잠도 밤잠도 시간되서 갖다 뉘면 손가락 빨다 혼자 잠자던
녀석인데 오늘은 업힌 등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리를 지르며 깨버리고...  엄청 예민해졌나
봅니다.  전 연 닷새를 하루 두 시간도 못 자다 보니 지금 제 정신이 아닌데도 잠 드는 게
두려워서 (아기가 우는 환청이 들려요) 지금도 거의 조는 상태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네요.

도움이 안 되는 남편 흉은 너무 할 말이 많아 쓸 힘도 없네요.

아이 키우는 게 힘들다고 지난 일요일날 투덜댔는데 그걸 아시고는 하느님이 저를 벌주셨나봅니다.
이렇게 순한 애를 가지고 뭘 힘들다 타령이냐..너 한 번 맛 좀 봐라 하시고는...
정말 아이가 한 번 아프니까 모든 게 마비 상태입니다.

저희 큰 아인 (6세) 오늘 징징 아프다 울어서 봤더니 짬지 밑에 습진이 났더라구요.
원인은 뻔하죠.  지난 월요일부터 동생땜에 한 번도 목욕을 못 시켜주었더니 살끼리 닿아서
짓물른 거죠.  가슴이 너무 아프대요.  요새 동생 땜에 맛있는 것도 하나도 못 먹더니 식욕을 잃어서
걔도 까칠해졌습니다.  

지금도 아기가 또 깨서 한 번 더 도닥여 재우고 왔답니다.  아이가 한 번 되게 아프니까
아직 놀라서 그런 걸까요?  좀 지나면 원래의 순둥이로 돌아 올까요?
며칠새 애가 바뀌어버린 듯 너무 달라지니까 정말 힘드네요...

정말 아기 키우는 건 힘드는 것 같아요.
아플 땐 정말 정말 더 하고요..  어젯밤에는 소리 질러대는 아이를 잡고 저도 너무 힘들어
질질 울었답니다.  남편님은 그렇게 우는 아기소리에도 전혀 모르고 코골고 자고 있고...

너무 잠귀 어두운 남편이 그럴 땐 정말 밉습니다.  항상 아침 일곱시엔 나가고 저녁엔
접대다 출장이다 열두시전에 보기가 힘든 남편과 살기에 마치 아이 키우는 일이
과부가 된 것 같이 키웁니다.  

정말 너무 힘들어요...  저만 이런가요?
어떤 분은 아이 키울 때가 여자로서는 가장 행복한 때고 저보고 너무 좋겠다고 하시던에
저는 마흔살이 내년에 되도 좋으니 아이들이 빨리빨리 컸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시누님 말로는 십 년 젊음을 준대도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가지 않겠다 하셨는데
아마 저도 그럴 것 같습니다.

나중에 수험생 뒷바라지하는게 더 힘들까요?

그냥 너무 힘들어 눈물이 나 신세타령 해 봤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예전처럼 방실방실 아기가 웃으면 이런 마음도 덜해지겠지요...

그리고 진짜 중병에 걸린 많이 아픈 아기들을 가진 엄마아빠들이 안스럽네요..
얼마나 힘들고 쨘할까 하고...
IP : 220.78.xxx.24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랑랑이
    '03.11.7 11:32 PM (221.163.xxx.42)

    글로 읽기만 했는데도 제가슴이 넘 아프네요....
    애들 아프면 젤 힘들더라구요....둘째는 이젠 괜찮은건가요? 빨리 좋아졌으면 하네요...
    저도 애 둘 열감기로 40도 넘고 그런적 있었는데요...그때마다 밤을 지새면서 애들을 돌봅니다
    전 잠이라면 사죽을 못쓰고 공부 할때도 12시 넘겨서 해본적이 없는데...애들 아플때는 잠이 안오더라구요...이것이 엄마 마음인거 같아요....
    8개월이면 젤 힘들때네요...전 큰애 6살 둘째 19개월 쯤 되니깐 밥도 잘먹고 좀 수월해 졌어요....
    1년만 지나면 좀더 수월해 지실꺼에요...
    로로빈님 힘내시구요.......화이팅....

  • 2. 카푸치노
    '03.11.7 11:52 PM (220.85.xxx.219)

    고생하셨네요..
    우리아이도 고맘때 밤에 몇시간을 악을 쓰고, 울어서 응급실에 몇번 달려갔드랬죠..
    장중첩은 아니었는데, 장염이나, 그외 배에 가스가차서 그랬었습니다..
    장중첩은 정말 아이가 자지러지게 운다는군요..아이도 힘들고..
    아가들 안아프고 컸으면 좋겠어요..

  • 3. 레아맘
    '03.11.8 12:37 AM (217.128.xxx.240)

    고생하셨네요..이제 나아질거예요.
    아기가 아프면 정말 가슴이 벌렁거리고 놀라게 되죠. 안아프고 커준다면 좋으련만....불가능한 얘기죠.
    아기도 많이 힘들었을거예요. 또 병원이라는 낮선곳에 있어봐서 지금 더 예민한건지도 몰라요.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을거예요.
    그나저나 아기가 다 낳으면 로로빈님이 병나실까 걱정입니다.
    아기아빠에게 말씀하세요.
    저도 이런걸 꼭 일일히 말해야돼나..좀 알아서 해주면 안돼나,,할때 있는데..말해야 되더라구요.
    특히 하나도 아니고 둘인데...남편이 일로 피곤해해도 밤에 아기 울면 보내세여. 저는 가끔 정말 피곤하면 보냅니다. 가서 재우라구.

    힘내시구요. 아기 잘때 같이 30분이라도 주무세요.

  • 4. 김혜경
    '03.11.8 1:22 AM (211.178.xxx.254)

    에구구...그런 힘든일이...아이 아픈 것보다 더 고통스런 일도 없는데...엄마가 병나지 않게 건강돌보세요.

  • 5. 밥순이
    '03.11.8 7:55 AM (68.162.xxx.247)

    얼마전에 제 아이도 아팠죠....
    그리고 아픈 아이 붙들고 저도 울었답니다.... (1주일 아팠거든요)
    전 아이가 한명인데도 이정도인데, 로로빈 님 글 읽고, 둘째 갖기 너무 두려워요...
    아이는 저절로 큰다는 어른들 말씀, 요즘은 아닌것 같아요. 공해도 많고, 병도 점점 더 독해지고, 위험한것도 많고, 해야 할일도 많고....
    힘내세요. 그래도 엄마가 씩씩해야 아이도 금방 낫더라구요. 밥 많이 드시고(음식 시켜서라도), 건강 돌보세요.. 아이 아프면, 그래도 엄마밖에 없더라구요...

  • 6. jasmine
    '03.11.8 9:16 AM (218.50.xxx.178)

    다 키워놓으니까 이제는 어디 부러지고 찢어지고....똑같습니다. 한 번씩 아이 이프고 시달리면
    사는게 너무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죠? 엄마의 젊음을 그렇게 소진시키면서 아이들이 커가나봅니다. 로로빈님! 병나지 말고 빨리 씩씩해지세요.......^^

  • 7. 쭈니맘
    '03.11.8 10:50 AM (210.124.xxx.20)

    고생많으셨어요...
    저희 쭈니도 돌즈음에 장중첩증으로 입원했었거든요.
    그때 다른 소아과에서 방사선 검사 하니 장염이라고 계속 약만 처방하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대학병원에 가보았더니 장이 꼬였더군요..
    그것도 정말 괴사 직전가지 가서 알았구요..
    다행히도 수술하지 않고 수압으로 꼬인 장을 풀긴 하였지만..
    그때, 정말 속상했어요..
    아이가 그 일 겪은 후 한동안은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징징거리고
    저한테 붙어서 안떨어지고..
    완존히 뽄드였엇거든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게다가 큰 아이도 잇으시고..
    좀 있으면 나아지실 거에요..
    아이가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거니깐요..
    마취도 안하고 항문으로 물을 넣었는데 얼마나 고통이 심했겠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원래 장중첩은 건강하고 활달한 아이들이 걸리는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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