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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82쿡을 좋아하는 이유

야옹냠냠 조회수 : 889
작성일 : 2003-07-30 11:55:09
7년전 결혼과 함께 남편 직장이 있는 평택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 전에는 나서 자란 대전을 떠난 적이 없던 터라 많이 적적했지요. 친구도 한 명 없고 처음으로 내 힘으로 살림하는 것도 쉽지 낳았고...

그때 친구가 되어준 것이 pc통신이었거든요. 어쩌다 들리러 오신 어머님은 pc통신을 채팅하는 걸로만 생각하셔서 좀 못마땅해하셨지만 주부 동호회에서 참 많은 걸 배웠어요. 살림이며, 취미며, 가끔은 고민거리도 나누고...

이제는 쓰지 않지만 가끔 pc통신 때의 분위기가 그리워지곤 해요. 파란 화면에 하얀 글씨밖에 없어 화면은 심심하고 파일 받는 거며 검색하는 거, 사진 보는 게 지금과 비교가 안되게 불편했지만 인터넷과는 좀 다른 따듯함이 있었던 것 같아서요.

가끔 들르던 인터넷 주부방이 있었는데요. 이젠 안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끝없는 시댁 험담, 돈 얘기, 학벌 얘기...그리고 한없이 달리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공격적인 리플들... 이런게 사람 사는 거구나 싶기는 하지만 서로 상처주는 글들이 너무 많아요.

82쿡은 예전 주부동호회처럼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살아 있어서 마음이 편해요. 앞으로도 이렇게 예쁜 모임으로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IP : 220.127.xxx.5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7.30 5:36 PM (218.237.xxx.122)

    다 야옹냠냠님이나 나르빅님 같은 회원님들 덕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

  • 2. 나르빅
    '03.7.30 5:38 PM (61.48.xxx.50)

    저도 예전 pc통신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있죠.
    한 열두번 시도끝에 겨우 모뎀으로 접속되면 어찌나 신이 나던지..
    파란화면에 하얀 글자.. ㅋㅋ..맞아요. 그땐 화면에서 따뜻한 불빛도 새어나오고..
    사용자도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그런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서로 배려하고 친절했죠.

    저도 냠냠님과 같은 이유로 82쿡을 좋아해요.
    서로의 글에 비방하거나 딴지거는 것도 없고.. 서로 격려해주는 리플들이고.. 예의바르고..
    진짜 맘맞는 친구들 혹은 푸근한 언니들이랑 차한잔 놓고 수다떠는 기분..
    특히 전 지금 사는곳에 맘맞는 친구들이 없어서, 더욱 82쿡에서 즐거움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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