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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편!!!

나르빅 조회수 : 1,205
작성일 : 2003-07-29 22:36:25
제가 왜 말씀드렸었죠?
며칠후 시부모님과 형님내외가 북경에 오시는데, 첫날이 아버님 생신이어서..
키친토크에 생신상 상담도 했었거든요.
저번주에 신랑이 어머님이랑 통화할때도 그날 밖에서 사먹자고 하길래
제가 바꿔서 여쭤보니 실은 저희집에서 드셨으면 하시더라구요.
저혼자 준비하기 힘들까봐 그랬다구요.
그래서 제가 생신상 준비하는걸로 하고 끊었거든요.
저희집에서 묵으시는게 아니고 여행사따라 패키지로 오시는 거라서요.
저희랑 미리 일정을 맞춰야 하거든요.

근데 울신랑 오늘 또 어머님께 전화걸더니..
첫날은 어떻게 할거냐고 또 묻는겁니다.
'우리집에 와서 드시는 겁니다'라고 확인하는게 아니라 말이죠.
그랬더니 어머님은 또 귀찮은데 그냥 밖에서 먹자고 하셨죠.
신랑 저더러 '밖에서 먹기로 결론났어' 하더군요.

황당해서.. 통화하는걸 옆에서 들은 저로서는 영~~ 아닌데 말이죠.
며칠동안 메뉴짜느라 끙끙댄게 허무하기도 하고..
신랑한테 어쩜 그리 눈치가 없냐고, 생신날 멀리 아들사는 나라까지 왔는데
아들집에서 안드신다는게 말이 되냐고.. 소리를 막 질렀더니(제가 원래 한성질 하죠)
신랑.. 이잇.. 하면서 다시 전화 걸어서는 아버님 바꿔달라고 해서 직접 여쭤보더군요.
그랬더니..(당연히) 아버님은 저희집에서 잡숫자고 하셨구요.

결국 제느낌이 맞았던 겁니다.
저희 부부 완전 거꾸로 된거 아닙니까? 속터져 죽습니다.
그러더니 전화끊고 한다는 말이.."으그 가만있었음 됬을것을.. 그렇게 차리고 싶으면 차려!"
하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나가네요.
사실 누구는 차리고 싶어서 차리나요? 해야할 도리니까 하는거지요.
효자남편하고 살면 고생한다지만.. 저처럼 철없는 남편하고 살아도 답답해죽슴다.
사실 그럴때마다 저도 모르는척 넘어가면 편할때도 많지만, 내심 저런 아들 낳을까 걱정입니다.(ㅠ.ㅠ)

저희집은 엄마가 맏며느리에다 워낙 보수적인 경상도 집안이고,
시댁은 어머님도 오래 사회생활하셔서 그런지 개방적이고 격식을 안따지거든요.
그래서 결혼초에는 서로 적응이 안되서 신랑이랑 많이 싸웠어요.
신랑이 자기집에서 하던대로 우리집에서도 편하게 할려고 해서요.

그렇다고 못된 아들은 아니구요.(웬 역성?)
착하긴 한데, 저랑 동갑에다 막내에다 게다가 아직 학생이라.. 철없음의 극치를 달립니다.
저도 막내인데, 신랑앞에선 세상 다산 할머니라도 된듯한..헉..
진짜 말안듣는 아들 하나 키우는 기분이라니까요.

IP : 61.48.xxx.15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amiva
    '03.7.29 10:43 PM (220.120.xxx.12)

    아.. 집에서 상차려드리려고 열심히 노력하시다니.. 천사같아요.
    게으른 저같으면...
    북경에 오신 기념으로 새로운 요리 드시게 한다는 명목 하에 식당으로 모실거같은데.. -_-;
    이런때 아님 언제 중국현지 요리 드시냐면서... ^^;
    아직 진정한 며느리가 되려면 전 멀었나봐요. 히유...

    그나저나.. 북경오리 먹고싶어졌어요. 바삭바삭... 오리... 먹고싶다.
    전에 신랑더러 북경오리 먹으러 중국여행가자고 했더니 무지 황당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ㅋㅋ

    아~ 오늘따라 말 나오는 음식마다 먹고싶다는 타령만 하고 가네요. ㅎㅎ

  • 2. 방우리
    '03.7.29 10:54 PM (211.207.xxx.109)

    정말 착한 며느님이시네요...
    부모님 생일상은 항상 형님이 차리시고 어쩌다
    저희집에 오셔도 직장생활한다는 핑게로 나가서 먹거나
    어머님이 오히려 챙겨 주셔서 제대로 된 상 한번 못 차려
    드린 저...무척 반성하고있습니다..

  • 3. 나르빅
    '03.7.29 10:58 PM (61.48.xxx.151)

    namiva님! 물론 저도 그러구 싶어요.
    근데 문제는.. 저희가 근사한데 모셔가서 대접해드리는 건 좋은데..
    결국은 그 돈이 다 시부모님의 지갑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저희가 학생이라 여태 생활비 타써요(ㅠ.ㅠ)..
    그리고 패키지로 오시는거라 계속 밖에서 중국요리 드실것 같아서요.
    제가 천사라서가 아니라.. 신랑이 철없어서라는것.. 명확해졌죠? ^^

  • 4. 경빈마마
    '03.7.29 11:01 PM (211.36.xxx.225)

    영원한 큰 아들.

    우리 82 쿡 회원님들 서로 잘 키워 봅시다.

    이래저래 속 터지게 하는 아들들 입니다.

  • 5. 김혜경
    '03.7.29 11:18 PM (211.201.xxx.124)

    아닙니다, 그래도 나르빅님은 천사십니다.

  • 6. yozy
    '03.7.29 11:24 PM (61.83.xxx.162)

    나르빅님!
    시부모님, 형님내외분 생각하시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기특하고 대견하네요.
    모두들 흐뭇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 7. 냠냠주부
    '03.7.30 12:16 AM (219.250.xxx.141)

    정말 착한 며느리시네요..
    저 같으면..앗싸, 하면서 그냥 암말 안했을 것 같은데...-_- (전혀 철없음)

  • 8. 기쁨이네
    '03.7.30 1:30 AM (80.132.xxx.38)

    나르빅님! 전 여기 남독일에 있어도 님 마음 이해해요.
    저도 남편 오랜 유학생활에 멍든 가슴 많이 남아있답니다.
    글쎄, 철 없다고 표현하셨어도 남편 맘은 그래도 님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 맘도 그냥 고맙게 받으심 어떨까요?!
    그래도 생신상 차려서 식구들끼리 어울려 먹음 더 좋구말구요!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 될거예요.

  • 9. 캔디
    '03.7.30 5:58 AM (24.108.xxx.56)

    저희 남편이랑 똑같으시네요,
    분위기 파악 못하고 밖에서 먹기로 했다고 마음 분주한 며느리(저요) 헷갈리게 한답니다.
    그래서 꼭 제가 다시 한번 시부모님이랑 통화해서 은근슬쩍 확인한답니다.
    그래도 끝까지 "아니야, 분명히 나가서 먹기로 얘기 끝났어!!"
    하고는 한술 더떠 "엄마가 제발 집에서 차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어!!!"
    어머님이 상차릴 며느리 생각하셔서 인사로 하시는 말씀을 곧이곧대로 듣고 그러는건지,
    하여튼,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 10. 해피위니
    '03.7.30 9:26 AM (61.74.xxx.159)

    저희 신랑도 그래요~
    전 시댁이 부산이라 자주 가지 못하거든요.
    전에 도련님 결혼 한다고 내려갔을때였는데요,
    저희 시어머니는 워낙 천사표라 서울에서 내려오기 힘들다고 설거지두 안시키시거든요.
    근데, 울 신랑 제가 좀 알아서 하려고 하면 누나들한테 하라고 하고..
    잠시 앉아서 전을 부치는데도 어머님한테 나와서,
    제가 요즘 엄청 피곤해 한다고.. 어머님도 임신 초기에 그랬냐고 그러는 겁니다..
    참.. 나.. 황당해서리..꼭 제가 시킨것 같이..
    제가 그때 임신 3개월째라 잠이 무척 많긴했지만
    그래두 눈치 없이 오버하는 신랑 때문에 엄청 죄송했습니다.
    울 시엄니 얼마나 서글펐겠습니까..
    아들 낳아서 키워놨더니 하나 소용없다구요..

    암튼 이번에 내려갈땐 절대로 오버하지 말라고 교육시키구 갈려구요~

  • 11. 정원사
    '03.7.30 9:52 AM (218.236.xxx.43)

    이렇게 마음이 이쁜 분들도 진짜 있네요^^?

    전 나이만 먹었지 뭐했나 몰라..
    손 들고 벌 서고 있을께요^^

  • 12. 태연박사맘
    '03.7.30 10:30 AM (211.187.xxx.147)

    저 외며느리 입니다.
    손위시누3분,손아래 2명
    저번주 토요일이 아버님 생신 이셨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전부치고 나물볶고,무치고,갈비찜외 기타등등 하고 있는데 운동다녀오신 저희 아버님 "대충먹자" 하시면서도 그래도 기분은 좋으신것같아서 내심 힘은 들어도 마음은 편하드만요. 아침먹고 내리고로 잤습니다.뭐니뭐니해도 마음편한것이 제일입니다.

  • 13. behappy
    '03.7.30 4:58 PM (168.154.xxx.33)

    저는 맏며느립니다. 게다가 시어머님이 얼마전에 돌아가셔서 직장을 다니지만 제가 집안 대소사 다 챙겨야 합니다. 그러니 지방에 계신 친정 부모님은 자연히 뒷전일수 밖에 없죠. 부모님은 '그래 출가외인이니까.. 네가 어머님 몫까지 다 챙겨라' 시면 많이 봐주시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사람 마음이 안그렇잖아요. 힘들어서 나는 짜증은 다 울 친정 부모님 몫이고..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전 시댁엔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가거든요. 자연 비교될수 밖에 없죠.
    근데 신랑은 제가 마음이 모자라서 안하는줄 착각 한답니다. 바보아닙니까? '결혼해보니 딸자식 소용업더라, 너같은 딸낳을까봐 딸 못낳겠다'는 말을 막 내뱉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속에선 불이 나죠. 누가 안하고 싶어서 안합니까. 저도 저의 쓸수있는 용량에 한계가 있으니 못하는거죠. 그럴때마다 저 우리신랑이 한없이 철없어보여요,

  • 14. 나르빅
    '03.7.30 5:09 PM (61.48.xxx.50)

    오홋..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네요. 저 저얼대~ 착한 며느리 아닌데..
    글쓴 의도와 달리 칭찬만 잔뜩 받네요.(가증~~)
    울신랑한테 '이것바 사람들이 나보고 넘 착하대'하면서 보여줬더니..
    '내가 리플달아서 너의 실상을 알려야지' 하더군요.(ㅠ.ㅠ)

    기쁨이네님, 격려 고마워요. 학생남편처럼 힘든 조건이 또 있을까요?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니, 시댁뿐 아니라 친정가도 기 팍팍~ 죽어요.
    캔디님, 해피위니님, 박사맘님.. 맞아요. 꼭 제가 뒤에서 시키는 것처럼..
    집에 둘이 있을땐 일도 안도와주고 부려먹음서,, 왜 시댁만 가면 공처가 노릇하는지 속터지죠.
    특히 저처럼 소심한 며느리는 몸 잠깐 피곤해도 맘편한게 제일이에요.^^

  • 15. arete
    '03.7.30 11:22 PM (61.104.xxx.230)

    여긴 정말 착한 며느리,착한딸들이 많아요....저 또 반성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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