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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을 팝니다.◎
헌 서방을 팝니다.
반 사십년 함께 살아,
단물은 빠져 덤덤 하겠지만
허우대는 아직 멀쩡합니다.
키는 6척에 조금은 미달이고
똥배라고는 할 수 없으나
허리는 솔찬히 굵은 편,
대학은 나왔으나 머리는 깡통입니다.
직장은 있으나 수입은 모릅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출근하고
밤늦게 용케 찾아와 잠들면 그뿐.
잔잔한 미소 한 번,
은근한 눈길 한 번 없이
가면 가는 거고 오면 오는 거고.
포옹이니 사랑놀이니
달착지근한 눈맞힘도
바람결에 날아가버린
민들레 씨앗된 지 오래입니다.
음악이며 미술이며
영화며 연극이며
두 눈 감고 두 귀 막고
방안의 벙어리된 지 오래입니다.
연애시절의 은근함이며
신혼초야의 뜨거움이며
생일이며 결혼기념일이며
이제는 그저 덤덤할 뿐,
세월 밖으로 이미 잊혀진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일 뿐,
눈물방울 속에 아련한 무늬로 떠오르는
무지개일 뿐, 추억줄기일 뿐.
밥 먹을 때도 차 마실 때도
포근한 눈빛 한 번 주고받음 없이
신문이나 보고 텔레비나 보고,
그저 덤덤하게 한마디의 따근따끈한 말도 없고.
매너도 없고 분위기도 모르는지
그 흔한 맥주 한 잔
둘이서 나눌 기미도 없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의
들뜨는 나들이 계획도
혼자서 외출하기, 아니면 잠만 자기.
씀씀이가 헤퍼서 말도 잘해서
밖에서는 스타같이 인기 있지만
집에서는 반 벙어리,
자린고비에다 술주정꾼.
서방도 헌 서방이니
헐값에 드립니다.
사실은 빈 가슴에 바람 불고,
눈 비 내리어
서방 팝니다, 헐값에 팝니다,
주정거리듯 비틀거리며 말은 하지만
가슴에는 싸한 아픔
눈물 번지고
허무감이 온몸을 휘감고 돌아
빈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방 팝니다.
헌 서방 팝니다며 울먹입니다.
흩어진 마음,
구멍이 송송 뚫린 듯한
빈 가슴을 추스리며
안으로만 빗질하며 울먹입니다.
(이향봉 시집에서~~)
1. 이슬
'03.6.18 3:28 PM (211.204.xxx.237)턱을 괴고 읽고 있자니........
눈가에 이슬이........
다시 한번 읽자2. 김정희
'03.6.18 5:00 PM (219.251.xxx.203)이거 정말 재미있네요..어찌 생각하면 서글프기도 하고...저희 친정엄마가 읽으시면 정말 우시겠어요. 아빠가 저기나오는 서방하고 같아요.ㅎㅎㅎ
3. 8년차
'03.6.18 5:02 PM (211.180.xxx.61)이런 서방은 팔수가 없습니다. 누가 사야 말이죠...
폐가구나, 폐가전제품처럼, 경비아저씨 눈치보면서, 돈주고 버려야 합니다. ㅋㅋ
전 눈물까진 안나오고, 웃음이 약간 나는데요.
위의 시처럼 안되려면, 남푠과 "따로 놀기"가 필요해요. 맨날 따로 놀라는건 아니고,
"따로 또 같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합시다!!4. 키티
'03.6.18 5:30 PM (220.75.xxx.42)하하, 8년차님,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5. 지네네
'03.6.18 5:36 PM (220.81.xxx.43)ㅎㅎㅎㅎㅎㅎ 정말 잼있네여^^
6. orange
'03.6.18 6:15 PM (218.48.xxx.251)저두 8년차님하구 같은 생각임다....
돈 얹어줘도 환경오염된다구 안가져갈 것 같습니다....
따로 놀기.... 저도 주위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남편한테 연연하지 말라구요...7. 11년차
'03.6.18 8:53 PM (218.238.xxx.191)'앗, 딱 내 얘기네~!!' 깜짝 놀랐습니다, 시인줄도 모르고.
물론 따로놀기를 내쪽은 잘 하고있지만,
헌서방이 이제는 엉기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맥주잔 한잔 권할 기미도 안 보이면서, 나 혼자 잘노니 괜히 뒷다리 거는 듯한 그런 엉김이지요.
아무리 따로놀기 잘 하게 되어도,
저런 돈주고도 못 치울 환경오염가능성이 농후한 서방은....없느니만 못 합니다, 마누라님 정신+신체건강상.8. ky26
'03.6.19 10:14 AM (211.219.xxx.135)이거 프린트 했어요
울집에 붙여놓고 울남푠 보라구
근데 한편으로 이시 넘 슬푸네요
서방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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