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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주 조회수 : 902
작성일 : 2003-05-29 21:15:14
엄마....
그냥 한번 적어 봅니다.
엄마한테 전 어떤 딸인가 하구요....

실은...
저는 어릴때 부터 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소위 궁합(?)이 안맞다고 해야 하나요? 궁합이야 저희 가족 전체와 저랑도 안맞지만요..(항상 집에서 전 겉돈다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지금은 제 나이 25인데요.. 집에서 독립한지 1년 반이 넘었네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와서 살기 시작했거든요..
나와서 산 목적은 단지 하나 밖에 없었어요.
엄마하고 떨어져 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나왔죠...직장 핑계로..

근데 한 일년 반쯤 지나고 나서 지금은 회사 휴가로 집에 와 있는데요....

엄마는 빨이 들어와 살라구 난리시죠...
직장생활하면서 몸이 너무 많이 안좋아졌고, 딱히 나가서 살면서 해 놓은것도 별로 없고..(돈은 돈대로 쓰고 몸은 몸대로 망가졌죠...)
계속해서 살이야기를 하시면서....(살이 너무 많이 찐 관계로..)
근데 이 말들을 들으면서도 어째 집에 들어와서 살기 싫은건 왜 일까요?
집에서 다니면 몸도 훨씬 좋을것도 편하기도 훨씬 편할건데 왜 이리 엄마랑 살기가 싫은지.....

한번은 너무 답답해서 점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곳 점쟁이가 그러더라구요..
엄마가 가진 기가 가정 주부 치고는 너무 세서 기가 약한 저 기랑은 맞질 않는다고....
그래서 엄마랑 사이도 않좋고 그러니 그냥 떨어져 혼자 사는게 저한테는 맞다고 하더라구요...

글쎄요...
요즘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왜 엄마랑 이렇게 사이가 않좋아 졌는지...
엄마랑 같이 있을때는 늘 사소한 걸로 많이 부딪쳤어요.
옷입는거라든지, 설거지 잘 안하는거라든지... 항상 말도 잘 안하고 뚱하게 있는거라든지....
기타 등등...
그냥 별거 아닌거 가지고 많이 틀어 지면서 점점 사이가 벌어 지면서 엄마 한테는 속이야기도 잘 안하게 되고(거의 안하죠... 남자 친구 사귀면서도 그런 이야기 한번 안했으니까요...)
휴...
엄마가 저한테 바라는게 참 많으셨어요.
4남매 중에 유일한 딸인 저한테요... 이뿌게 키워서 남들한테 자랑도 하고 그렇고 싶으셨는데 전 엄마가 생각하는 딸에서 정 반대로 왔거든요....
피아니스트 시키고 싶어서 그 비싼돈 들여서 5년 넘게 피아노 가르쳐 줬는데 전 그시절 죽기보다 피아노가 싫었어요...그래서 억지로 엄마한테 맞아 가면서 피아노 배웠죠... 그리곤 5년째 되던 해 엄마가 포기 하시더라구요... 그만 다니라고.. 그리곤 전 1년 넘게 피아노 뚜껑도 안 열어 보고 살았죠...(그돈 주고 배운 피아노 전 지금 악보도 잘 못봐요... 물론 피아노 바이엘 수준 지금은 겨우 칠거예요...아마...)
이때 부터 엄마가 제기를 참 많이 죽이 셨죠...
피아노 때문에...
뭔가를 하나 할려고 해도 피아노 때문에 안된다고 하셨죠...포기할것이 뻔하다고...또 이말에 전 상처 받아서 화장실 가서 울고....

아이구...
써 놓구 보니 이야기가 두서 없이 되어 버렸네요...
친구들은 좀더 나이가 들고 그려면 엄마에 대한 감정도 나아지지 않겠냐고 하는데요....
근데 글쎄요..
정말 그럴까 같기도 하구요...
또 엄마가 되어 보면 엄마의 심정은 이해 갈꺼라구 하기도 하는데....
그냥 좀 많이 답답하네요...
전 엄마랑 다른집 딸들 처럼 같이 쇼핑도 가고 그러구 싶은데...
그렇게 되질 않아요...
엄마가 보통의 경상도 아줌마(?)처럼 감정표현을 잘 못하세요.
좀 많이 직선적이다 보니 대화를 시도 할려구 해도 그냥 제가 입을 닫고 말구요....
가령 무슨 일이 있어서 전 엄마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 시도한건데 엄마의 경우는 꼭 저와 결부 시켜서 이야기를 하시는 편이시거든요...(그런것 때문에 속상해서 화장실에서 물틀어 놓구 정말 많이 울었죠... 이런엄마의 태도가 이해가 안가서요... 어떨땐 난 아빠가 밖에서 나아서 데리고 온 딸이기 땜문에 이러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헤헤..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럴까요?
저도 이제 언젠가는 모르지만 엄마가 될텐데...
엄마가 되기 전에 적어도 제 딸에게는 다정한 엄마 사이로 보여 주고 싶은데....
근데 그게 잘 안되네요...
제 엄마인데도요.....
IP : 211.215.xxx.17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5.29 9:24 PM (211.178.xxx.66)

    누구나, 어느 딸들이나 시집가서 아이 낳고 살아보기 전까지 엄마랑 갈등이 있는 거 아닌가요? 저도 저희 김원옥여사와 무지 잘 싸우고 삐지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결혼하고 아이낳고 해보니 엄마를 조금은 이해하겠더라구요.
    우주님도 앞으로 엄마의 입장이 되보면 엄말 조금 이해할 수 있게되고 관계도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거예요.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 2. LaCucina
    '03.5.29 10:51 PM (172.166.xxx.61)

    우주님 글 읽으니까 저도 동감 가는 부분이 많아요. 저희 엄마도 한 에너지 하시는 분.. 모든지 완벽하시고....스스로는 겸손하시지만요..
    하여튼 오히려 전업주부이신게 아깝고 변호사라도 되셨어야 하는 분이 아니었나 싶거든요.
    정말 리더십 강하시고 성실하시고 말씀도 '으"~찌나 잘하시는지..
    이런 엄마가 저희 집에 딸 둘인데...저한테 제가 장녀라서 기대하시는게 많으시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엔...전 유아원때부터 피아노 시작해서 중학교때까지 했거든요...처음엔 뭣 모르고 한거지만 하면 할수록 정말 괴롭고 하기 싫었는데 엄마의 강요? 때문에 했고요. 그만 두면서도 조건이 있었지요. 교회 반주하는 조건...어떠한거든 엄마의 의지대로 돼야 성에 차셨나봐요. 전 혼자라면 몰랐겠지만 제 동생이랑 절 두고 좀 다르게 교육하셨던게요. 제 동생은 피아노 배우기 싫어서 저리빼고 요리 빼고해서 결국 중간에 그만두고..악기도 따로 또 배우는데 원하는걸로 자유롭게 하게 하시고...어떻게 보면 저보다 제 동생 생각은 많이 존중해주셨던거 같아요.
    전 무조건 순종해야했고...저희 엄만 제가 뭐 잘해오면 그게 당연한걸로 여기시고 칭찬이란걸 안하셨어요. 머리가 커지니까 반항이란걸 해보고 싶은데 엄마가 무서워서 그건 못하고. 말대답만 많이하게 돼고...오죽하면 학교 입학하고 술이란걸 처음 마시게 된 날 머리 속에 엄마 생각으로 가득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저나 우주님이나 엄말 아주 나쁜 엄마로 몰고 가는거에요.
    그게 아니거든요. 단지 엄마들은 우릴 강하게 키우고 싶으신거든요.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하시고요.
    엄마가 워낙 표현을 안 하셔서..저는 엄마 마음을 이해 하면서도 결혼전에도 지금도 표현을 잘 안하게 되더라고요. 전 정말 애교 많은 딸이거든요...아빠에게만...
    하지만 우리가 먼저 하면 되는거아닌가요? 우리가 먼저 엄마한테 쇼핑가자고 하고..
    우리가 먼저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하면 되는거아닌가요?
    우리 키워주셨잖아요. 좋게 좋게 생각하세요. 우리가 이렇게까지 온 것도 엄마 덕분이니까요...
    그리고 원래 실망은 사랑하면 할수록 더 크게 하는 법이고요...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요. 엄마랑 시간 많이 보내세요..앞으로 결혼도 하시고 그러면 그러고 싶으셔도 못하세요 ^^

  • 3. 이영선
    '03.5.29 11:32 PM (220.120.xxx.138)

    이글을읽고 가슴이 아프네요.제 아들 생각이 나서...
    그러나 확실한건 엄마께서는 우주님을 너무 사랑하십니다.
    그런데 사랑의 표현방법이 잘못된것 같네요.
    우주님이 엄마를 이해하시길 바래요.[ 엄마의 자식을 사랑하는 입장과 사랑하는 자식에게 그런표현방법보다 더좋은 표현방법을 아직 모르고 계시는것에 대해서....]
    엄마와 우주님이 같이 읽으시면 도움이 많이 될 좋은책이 있어요.
    특히 엄마께서는 꼭읽어보셨으면.....
    제목; 부모역할훈련.
    저자;토머스고든.
    출판사이름은 까먹었음
    사실은 저도 제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었는데 위의 책을 제가 읽고나서 제가 많이 깨달았습니다
    제가 변하니까 아이도 서서히 조금씩 변하더군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
    꼭 읽어보시고 노력하면 다정한 사이로 변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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