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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냥이 구의...", "엄마 마중", "여우의..." 를 초1 남아에게 읽어줬는데

엄마 조회수 : 519
작성일 : 2011-08-18 11:43:05
첫째가 초등 1학년입니다.
"승냥이 구의 부끄러운 비밀", "엄마 마중", "여우의 전화박스"  세 권을 추천한 글을 읽고
어젯밤에 두 아이를 앉혀 놓고 세 권을 읽었지요.
첫째는 6살때부터 책읽기 독립한 아이라 정말 오랫만에 제가 책을 읽어주는 거였는데
"승냥이 구의 부끄러운 비밀"을 읽는데 엄마 족제비가 맞는 장면에서 아이가 대성통곡을 하듯이 우는 거예요.
아이를 다독이며 "결말은 행복할 거니까 울지마" 이렇게 다독이며 마지막 장까지 읽었는데
다음부터는 엄마를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두세번 읽어주며 엄마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강조했어요.
그런데도 아이가 너무 북받혀 울더라구요.
"내가 엄마 지켜줄께." 헉... 이런 표현까지 쓰면서.

그 다음 "엄마 마중"을 읽는데
이 책도 너무 슬픈 거예요.
엄마가 왔겠지만 글에도 그림 어디에도 아이가 책 뒷표지까지 살펴보더라구요.
엄마 모습은 어디에도 안보이니까
애가 또 불안.
저도 엄마가 왔는지 안왔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아이한테는 물론 엄마가 와서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갔을거다. 여기가 아이네 집일거라며 위안했어요.

거기서 그만 뒀어야 하는데
"여우의 전화박스" 그 책을 읽다가는 아기 여우가 죽는 장면에서 제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어요.
아이도 옆에서 울먹울먹
그래서 오늘은 그만 읽자 하고
아이 안아주면서 그래도 승냥이 구가 뉘우쳐서 족제비 엄마가 행복해졌으니까 좋은 거라고
다독여줬는데도 아이한테는 부족했나 봐요.

조금전에 "울고 싶어"라고 메세지를 보냈길래
"엄마 족제비가 행복해줬으니 괜찮다" 얼렀더니 아니고 딴거..."여우의 전화박스"를 마저 읽었다네요.
안그래도 뉴스나 시사문제 보면 걱정 많은 아이인데.
너무 꺼번에 아이한테 충격적인 책들을 소개했나봐요.
어떻게 아이 마음을 다독여야 할까요?

어른인 저도 이렇게 먹먹한데
아이한테는 비록 책이긴 하지만 연이은 죽음과 이별... 얼마나 큰 스트레스였을까요?
이 세권은 절대로 연이어 읽어주면 안 될 것 같아요.

어휴... 제가 지독한 엄마예요.


IP : 210.102.xxx.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1.8.18 11:56 AM (58.142.xxx.118)

    저도 얼마전에 초4 아이와 플란더스 개를 간략하게 간추린 영어책을 읽다가 둘이 너무 슬퍼서 나중에 읽자고 책장 속에 껴뒀어요. 예전에 어렸을 때 만화로도 본 거 같은데..이렇게 슬픈 내용인 줄 몰랐네요..ㅠㅠ

  • 2. ㅠㅠ
    '11.8.18 12:48 PM (163.152.xxx.40)

    엄마마중은 글이 얼마 없어서 재미 없고,
    여우의 전화박스도 재미없다는 무감성 초1 남아엄마로서
    원글님 무척 부럽네요

    엄마마중 마지막에 보면
    아기가 엄마랑 손잡고 걸어가는 거 그려져 있어요
    빨간 사탕 손에 쥐고요.. 오늘 집에 가서 꼭 찾아보세요

  • 3. ㅎㅎㅎ
    '11.8.18 3:52 PM (210.102.xxx.9)

    ㅠㅠ님 댓글 보고
    엄마 마중 책 찾아봤어요.
    어찌 엄마손 꼭 잡고 빨간 사탕 손에 쥐고 가는 아이를 못봤을까요?
    아이한테 보여줬더니 완전 안도하는 얼굴이 되면서 자기도 이 그림 못 봤다고 너무 기뻐합니다.

    무심남이 키우기는 더 좋아요.
    마음이 여리다고 성격도 유한건 아닌거 아시죠?
    자기 마음에 안들면 삑삑 소리지르고 삐지기도 잘하고... 전 쿨가이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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