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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친정엄마랑 동생한테 정이 떨어졌다는 글보고...
그분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저도 비슷한 느낌을 느껴본지라...
저도 집에서 용돈 받아쓰기는 커녕 고등학교때부터 과외알바나
학교에서 장학금등으로 엄마께 봉투 갖다드렸어요.
공부도 형제 중에 젤 잘했고 부모님이 기대를 엄청 거시는 딸이었어요.
근데 결혼 후 경제사정이 좀 쳐져서 형제 중 젤 힘들게 사는 편이에요.
엄마가 항상 그 부분을 걸려하셔서 딸이 넉넉하지 않게 사니까 맘에 걸리시나보다...하고
항상 죄송한 마음 들곤 했지요.
몇 달 전에 친정아버지가 큰 수술을 받고 병원에 계셨는데 엄마가 힘드실까봐
수술 후 첫 날과 둘째 날 제가 병원에 있겠다 했거든요.
몸을 못가누시니 식사나 기타 모든 것을 옆에서 계속 수발 들어드려야 하고
밤새 1시간마다 소변 보고싶다하셔서 그때마다 소변통 받쳐드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흘리고 환자복,시트 다 젖어서 갈아입혀드려야 하고...
이틀간 거의 제대로 잠을 못 잤어요.
담날 오전에 엄마가 오셔서 병실에서 다른 환자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시다가
우리 큰 딸이 젤 못산다...다른 형제들은 다들 살만한데...항상 가시같다...
그래서 큰 자식은 절대 지 맘대로 결혼하면 안되고 부모 뜻 따라야 하는거다...
그래야 집안이 편하다...이런 말을 하시는 거에요.
(사실 제가 엄마가 반대하시는 결혼을 했거든요.)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면서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엄마 그만하세요 했는데도
뭐 내가 없는 말하냐...맞는 말 아니냐...이러면서 계속하시는데
사람 많은데서 엄마랑 언성높이기도 창피해서 제가 그냥 밖으로 나갔네요.
그날 이후로 엄마 뵙기가 무서워요.
첨 한 달간은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마구 나와서 주체가 안되었고
동생들이 그 건에 대해 뭔가 말만 꺼내도 제가 감정조절이 전혀 안되는 상태로
계속 울고만 있으니까 결국은 담에 얘기하자고 끊게 되더라구요.
솔직히 지금도 엄마 얼굴을 별로 보고 싶지가 않네요...ㅠㅠ
이런 생각하면 안되는데
여태까진 엄마가 어렵게 사는 딸이 그냥 안타까워서 그러시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큰 딸 시집가면 덕을 엄청 보고 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서 섭섭하고 손해보는 느낌이신건가...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1. 안타까워서
'11.8.3 5:03 PM (1.177.xxx.180)그러시는것 같은데요~~~공부도 잘 했고 기대치도 높은 딸이였는데,,,사는게 힘들어 보이고 해서요...결혼도 반대 하셨다니~~~더 그런맘 드실듯...반대한 결혼이라도 님께서 잘 살고 계시면 저런 말씀 안 하셨을듯~~님 부모님은 님 덕을 못 봐서라기 보다는 안타까워 그러 신것 같아요..^^
2. 음...
'11.8.3 5:06 PM (125.186.xxx.16)큰 딸 시집가면 덕을 엄청 보고 살 줄 아신 게 아니라. 큰 딸이 아주 잘 살 줄 알았는데 자식들 중에 제일 어렵게 사니까 볼 때마다 속상하고 서럽고 그게 마음속에 첩첩이 쌓여 있었던 게 아닐까요. 더구나 반대하는 결혼을 하셨다니, 그렇게 부모 가슴에 못박으며 결혼해서 잘 살면 몰라 어렵게 사니 그 점도 못마땅하고 괘씸하고 섭섭하고 더 그러셨을 거구요.
항상 큰딸에게 뭔가 달라고 요구하고 하셨던 분이 아니라면...어머님이 실수하신 건 맞는데, 딸이 돈 안줘서 그러시는 건 아니지 싶은데요. 그런 분들은 없는 딸이라도 벗겨드십니다.;3. ...
'11.8.3 5:15 PM (75.83.xxx.68)그래도 님은 그 글 올리신 분하고는 다른 경우로 봐져요~
그나마 님 부몬님은 눈치가 없으셔서 그러시지 뻔뻔과는 아니시잖아요~어쨌건
많이 속상하시고 서운하시기도 하셨겠어요~4. .
'11.8.3 5:43 PM (58.121.xxx.122)그러게요. 가장 사랑하는 딸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하시는거같아요.
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님을 가장 아끼시는거같아요. 비록 상황이 어머님이 실수하신거같긴해도...5. 쓸개코
'11.8.3 6:15 PM (122.36.xxx.13)왜 모르는 사람들한테 그런말씀을 하셨을까요..ㅡ.ㅡ
병원에 있다보면 뒷말들 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봐요..
못나던 잘나던 내자식 내허물인데 원글님 심정이 이해가 되어 저까지 짠해집니다.
저도 맏이에요.6. ..
'11.8.3 6:44 PM (115.136.xxx.29)딸의 체면이 있는데 모르는사람 붙잡고 친정엄마가 생각이 없으시네요.
저도 아래글 읽다가... 많은 생각들었는데요.
우리집에서 제가 막내예요. 그런데 제 부모하고 형제들에게
바란것은 딱 하나 가족의 정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부모에 대한 정, 형제정을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어요. 제 친구들은
저보고 수기를 쓰랍니다, 하도 특이해서 ..
우리엄마 병원에 입원하게 되니까 저보고 병원비를 내라고 그래서 얼마냐고 했더니
600만원이래요. 아무래도 수술에 비해서 돈이 많이 나와서,
제가 직접 병원에 지불하겠다고 했더니 싫어하더라구요. 그래도
직접수납했는데 200만원이 안나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언니하고 엄마하고 짜고 제게 돈을 더 뜯어내려구요.
그래서 병원비를 부풀리기를 한것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내니까
저보고 도우미비용하고 잡비도 들었으니 내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화나서 다른형제들하고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언니가 저애는 돈내는애 그이야기가 아랫글 읽다고 다시
생각나는데요.이정도는 사실 일도 아니예요.
부모,형제덕 없으면 평생 질긴악연입니다.
남이면 벌써 끝냈을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 악연도 없어요.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가슴속에 한은 죽을때까지 안고 갈것 같아요.7. 가슴아파서
'11.8.5 12:01 AM (122.38.xxx.194)글올리고 나니 누워서 침뱉기 아닌가 싶어 솔직히 몇 번이나 그냥 삭제할까 생각하다가
그런 고민하는 나 자신한테도 화가 나서 나갔다 이제야 들어와서 보네요.
위로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공감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또 눈물이 흘러 울면서 씁니다...
제가 아마 엄마께 정말 많이 섭섭했었던가 봐요.
다른 형제들에 비교해서 좀 처진다는 것 뿐이지 돈땜에 친정에 손 내민 적 없고
친정에 큰 돈 들어갈 일 있으면 부담스럽더라도 형제들보다 절대 덜 낸 적 없고
남한테 폐 끼치고 사는 것도 아니고, 호의호식은 못해도 그냥저냥 평범하게는 산다고 생각하는데
부모님 눈에는 또 그게 아닌가 봐요.
결혼한지 10여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리도 돈 많이 못버는 사위가 못마땅하신지...
몇 번 병원 다니러 온 사위 얼굴까지 다 아시는 병실 환자분들 앞에서
딸 얼굴을 그리도 깎아내리는 엄마가 정말로 섭섭하고...무서웠거든요...
솔직히 그 순간에는 엄마가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졌었어요...
지금은 아버지도 퇴원하시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친정에도 다녀오긴 하지만
아무래도 엄마께 속 얘긴 안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