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쯤 6살 딸아이가 다리를 다쳐서 그동안 기브스를 하고 있었어요.
얼마전 기브스도 풀고 스스로 걸을만 해지니 기분도 좋아진것 같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어제는 갑자기 거실에 걸레질을 한다는 거예요.
걸레도 혼자서 빨아 오더니 식탁 밑, 주방, 거실을 무릎으로 기어다니며 열심히 닦더군요.
사실 두어시간 전에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도 이미 다 해서 할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죠.
저 혼자 꺼내입은 드레스를 입고 걸레질 하는걸 보니,
저는 웃기기도하고 저만큼 컸나... 기특하기도하고...
4-5살부터 엄마 돕는다며 걸레질하고 야무지게 걸레 빨아대던 여동생이 생각나,
쟤가 지 이모를 닮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똑같은 장면을 보고 있던 제 남편 갑자기 "안쓰러서 못보겠다"라는 거예요.
@@
"왜?" 라고 물으니 "그냥 안쓰러워서 못보겠어" 라는 거예요.
"저건 안쓰러운게 아니고 기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런거야" 라고 말하고 말았는데...
도대체 왜??? 안쓰럽다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거예요.
청소를 하라고 시킨것도 아니고, 남의 집에서 눈치보여서 걸레질하는것도 아니고...
그러다 문득 시어머니 생각이 났네요.
아이가 다리 다쳐서 기브스를 하자 며칠 상관으로 전화를 하시며 딸아이 안부를 물으시더라구요.
걱정도 되고 잘 지내는지 궁금도 하시겠지요.
그런데 전화 할때마다 거의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이 들겠냐, 그걸 보고 있는 너는 얼마나 마음이 미어지냐. 내가 생각만 해도 안쓰러워서 마음이 다 아프다"라며 울먹울먹 하셨거든요.
저도 금쪽같은 내 새끼가 다쳤는데 마음이 안아프겠습니까만.. 시간이 지나면 나을 일이고, 그나마 한여름이 아니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라고 있었거든요.
세상에는 못고칠 병도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니 얼마나 다행이예요. 그래서 그다지 눈물나고 마음이 미어지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걸레질 하는 딸 보고 안쓰럽다는 남편, 아무래도 시어머니 닮은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왜 이게 안쓰러운지 저로써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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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안쓰럽다는 남편
도대체 왜???? 조회수 : 1,461
작성일 : 2011-05-16 14:34:47
IP : 121.181.xxx.17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냥
'11.5.16 2:40 PM (121.190.xxx.228)딸이 예뻐서 쳐다보기도 아까운가 봅니다.
시어머니나 남편이나 실제로 보면 오버스러웠을까 모르겠지만
많이들 그러지 않나요?2. 호호
'11.5.16 2:46 PM (118.218.xxx.254)아까워서가 맞아요..
제가 그렇거든요 ㅎㅎ
또 저희 아버지가 절 볼때 그러시고요^^3. ...
'11.5.16 2:47 PM (118.216.xxx.247)저도 제아이가 그렇다면
나을거라는걸 알고 있지만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 싶어서
마음이 많이 아플것 같습니다.4. .
'11.5.16 2:56 PM (14.52.xxx.167)원글님 말도 맞는데 (시간이 지나면 낫는 거라니 문제도 아님 ^^)
남편분은 그 일에 대해서 굉장히 감성적으로 다가가셨나봐요.. 걸레질 ㅎㅎㅎ5. 음
'11.5.16 2:56 PM (121.151.xxx.155)노상 보는 엄마랑
어쩌다보는 다른식구들은 좀 다르죠
아이도 힘들겟지만
엄마도 힘들었겟어요
빨리 낫길 바래요6. ...
'11.5.16 3:36 PM (121.133.xxx.157)전 애가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뒤통수만 봐도
가슴이 아파요 ㅋㅋㅋㅋ
아기가 뭘 생각하고 있을까
뭘 볼려고 저러고 있을까 싶어서리 ㅋㅋ7. 비슷한
'11.5.16 5:48 PM (58.74.xxx.201)말인데요..울아이 어릴때 왜 저는 제아이가 그리 불쌍해 보이던지...
구체적으로 뭐가 불쌍한지 생각안나는데..자꾸 불쌍하게 보이고 무심코 말도 그리했나봐요.
시어머니가 한말씀하시더라구요 . 엄마 아빠 다있는데 뭐가 불쌍하냐고..
그냥 아기때 머리카락이 너무 없고..그런 모양 조차도 불쌍하더라는..8. mipp
'11.5.17 3:50 AM (211.207.xxx.204)원글님 가정 화목해보여서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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