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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삐뚤어진걸까요?
눈물바람- 조회수 : 469
작성일 : 2011-04-06 20:07:48
임신을 하니 감정조절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게 되어버렸어요.
별 것 아닌일에 너무너무 서운해서 혼자 코가 다 막히도록 울어버렸네요.
이번이 첫 아이예요.
첫 아이고, 기다렸던 아이지만
유별나게 비싼것 좋은것만 골라서 애지중지 키울 마음은 절대 없습니다.
몇 달 안쓸것은 얻어쓰고, 중고 사서쓰고 그러는것에 거부감도 없어요.
울 엄마가 딸 임신 한 이야기를 하니, 주변에서 늦둥이 낳아 키운 분들이 이것저것 주시겠다 했대요.
처음엔 저도 좋았어요.
몇개월 못태운대서 살 생각도 없던 보행기도 얻어다 주시고,
아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구나 행복했구요.
임신하고 7개월이 되도록 뭐 먹고싶은거 없냐, 준비는 잘 되가냐 묻지도 않으시는 시댁어른들보다
그래도 역시 친정은 다르구나, 다시 느꼈어요.
근데 문제는 오늘이었어요.
엊그제, 엄마가 전화와서 아시는 분이 유모차 휴대용도 있고 일반도 있고
사다가 한번밖에 못 쓴 천기저귀도 있고(제가 천기저귀 쓰겠다 했거든요) 하니 주시겠다 하셨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꼭 전해달라 하고, 신랑이랑 이번 주말에 가서 가져오기로 했어요.
엄마가 말씀하시길, 위로 아이 둘이 있고 마지막에 셋째를 낳았는데 애기가 여섯살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아이 셋이 타고, 막내가 여섯살이면
유모차를 집에서만 태운것도 아닐텐데 그게 아직도 멀쩡할까 싶더라구요.
엄마는 아직 그 물건이 어떤지 모르시는 상태예요.
신랑이랑 기껏 가지러 차 끌고 갔는데
주인 입장에선 아직 쓸만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너무 낡고 더러워졌으면
그걸 가져다 주겠다고 한 엄마 입장이 뭐가 될까, 순간 고민이 되더라구요.
아 장모님은 저런걸 가져가라고 하셨나, 저걸 가져가야되나 말아야 되나(저라면 그럴 것 같아서요)
신랑도 입장이 난처할거고, 엄마 면도 안 설 것 같고
그래서 엄마한테 물었어요.
쓸만하니 주겠다고 했겠지만, 엄마 말만 들었을땐 좀 걱정 된다구요.
그랬더니 버럭 짜증을 내시면서 그렇게 돈 많으면 니가 사라! 하시네요.
서운한 마음에 동생한테 전화걸어 내가 잘못했냐 물었더니
제잘못이래요. 엄마는 너 생각해서 얻어다주겠다 했는데 너는 신랑만 생각하는거라고.
결국 통화 끝에 서운함이 몰려와서 그냥 끊었어요.
얻어쓰고 알뜰하고 유난스럽지 않게 키우겠다고 했던 제 생각과는 반대로
내가 너무 좋은물건만 밝히고 있나 싶기도 하고
왜 내 맘을 몰라줄까 서운도 하고
내가 잘못된건가 나는 모르겠는데 싶고.
제 동생이 결혼을 해서 애를 낳게 되면, 그래서 얻어다 쓰는것도 상관없다고 하면
저는 뭘 얻어다주기 전데
동생이 쓸만한지 확인부터 할 것 같은데
다 제 맘 같진 않은거겠지만, 그게 잘못된거라고 하니 답답하고 속이 상해요.
82님들,
제가 많이 옹졸했던걸까요?
IP : 119.149.xxx.1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뇨~
'11.4.6 8:13 PM (116.35.xxx.195)그 맘 이해해요~ 전 동서랑 1년 차이로 아이를 낳았는데
그집 아이꺼 물려쓰기 싫었어요.
근데 시댁에 살았기 때문에 시부모님 눈치보느라 그냥 썼는데 두고두고 아쉬웠어요.
그냥 새거 사세요~2. 음
'11.4.7 10:24 AM (121.169.xxx.78)님 생각이 짧으셨어요. 원글님이 만약에 엄마보다 남편한테 신경이 쓰이셨다면 당연히 잘못하신거구요(그럴땐 남편은 두번째여야 합니다). 엄마를 먼저 생각했고, 엄마가 무안해 하실까봐 걱정하셨다고 쓰셨는데...오히려 님이 그 상태에서 취소시키면, 오히려 미리 고맙다고 말하고 얻어가기로 말씀하신 친정엄마 입장이 더 난처하고 무안하실꺼예요. 동생분 말이 맞는거지요. 일단 가지러 가서 가져와보고 남편 앞에선 "엄마가 우리 생각해서 먼저 얘기꺼내셨나본데..세 아이 거쳐서 온거라 아무래도 안되겠다. 그냥 사야겠네" 한마디 하면 끝날껄 괜히 복잡하게 일을 만드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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