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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질량불변의 법칙

| 조회수 : 4,588 | 추천수 : 115
작성일 : 2009-09-17 16:32:55


삼각형으로 생겨서 똑딱 단추 두 개를 모두 열면 그냥 전개도 처럼 쫘악
펴지는...예쁜 지갑이 생겼답니다.



동전이 생기면 가방 구석이나 주머니에 쑥 집어넣었는데
이젠 저 예쁜 지갑을 꺼내서 우아하게 집어 넣고 다닙니다.



똑같은 도안에 색깔만 조금씩 다르게 몇개  수를 놓았습니다.



뭐가 될런지 알 순 없습니다.



요녀석은 저를 목공의 세계로 인도한 놈이지요.
얼마나 나무로 만든 흔들그네가 갖고 싶었는지... 반년동안 남편을 졸랐을 겁니다.

-여봉~ 나 흔들그네에 앉아 뜨게질하는 할머니로 늙고 싶단 말이야앙~~~
-니가 아가? (이거 번역해야 되요? 니가 다섯살박인 줄 아나? 이말 이거든요.)
- 애 늙은 게 어른이지~

아무튼 아무리아무리 졸라도 안사주던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발견한 목공소 입간판에 취미반 모집...이란 글을 보고
얼른 내렸던 게 인연이 되었지요.

이제 뜨게질만 배우는 되는건데...ㅎㅎ



자아...오늘의 하이라이트.
눈물의 도라지 되겠슴돠.
왜 눈물의 도라지냐구요?
안먹어봤음 말을 하지 마세요.ㅠㅠ

저 결막염 걸려 열흘동안 진물 흘리고 사는 통에 친정엄마가 저 힘들다고
반찬을 여러가지 해서 보내신 거에요.
딸래미 아픈데 하루 세끼 밥해대느라...쉬지도 못한다구.
근데 그날...울어머니 벌초 다녀오시면서 도라지 10키로...사오셨어요.

-어머니 왠 도라지를 이렇게 많이...?
-야야..며칠전에 테레비에서 당뇨에 도라지가 좋다캐서 내가 다 사왔다
-저걸 어떻게 해요?(누구야 도대체 당뇨에 도라지가 좋다고 깔발린 늠이...)
-껍데기 깨끗하게 벗겨서 썰어 말려서 조금 큰 아 보내주고 나머지는 우리 묵자.

82자유게시판이 막 떠오르더군요.
아..이제 나도 거기 진출해야게꾸나...
근데요 저는 거기 가서 하소연하고 싶지도...꾸중을 듣고 싶지도...
동조를 얻고싶지도 않아요.
내게 필요한 건...
다시는 이런 일로 힘들어하지 않는 건데 ...이걸 해결할 사람은 저와 울어머니...
딱 두사람 뿐이거든요.

일단 어머니 몰래 3키로 신문지로 돌돌 말아서 대전 형님네로 택배 보내주시고~
(형님 무농약도라지 몸에 좋다카니까 좀 보냈어예~ 손질 못해서 보내서 죄송합니데이.요렇게 문자질하고.)
나머진 어머니 몰래 남편더러
-니가 다 까!
했어요.

그래서 다 했냐구요.ㅎㅎ
까다가 졸다가..까다가 졸다가...불쌍한 울남편 함 봐주고...
새벽 4시까지 손질해서 햇볕 좋은 곳에다 이틀 말려서 저렇게 싸놨어요.
말리는 바람에 줄어서 그렇지...ㅠㅠ 도라지 7키로 상상이 됩니까?

이제 남은 건..어머니와 담화에요.
오늘 저녁에 말씀을 드릴까합니다.
결과는 to be continued...

아...왜 제목이 질량불변의 법칙이냐구요.
누구 한 사람이 편하려면...
누구 한 사람은 죽어라 일해야 하잖아요?
그건 반칙이잖아요~~

아...
옆에 있는 건...울릉도 특산물 미역취와 부지갱이 나물이에요.
누가 저녁 메뉴가 뭐냐고 물어오셔서...요.ㅎㅎ


민제 (akuby71)

작더라도 매일매일 한 발짝씩 내딛는 삶이길 바라며...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말랭이
    '09.9.17 6:40 PM

    여봉~ 나 흔들그네에 앉아 뜨게질하는 할머니로 늙고 싶단 말이야앙~~~~

    왤캐 재미나시게 글을 쓰셨대요ㅡㅡㅡ
    자유게시판에 진출하심은 부디...... ㅡㅡㅡㅡ

  • 2. 레드썬
    '09.9.18 12:04 AM

    <엄마>와 <어머니>의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거대한 강이 흐릅니다...ㅎㅎ
    민제님 글 항상 잘 보고 있답니다. 솜씨에도, 현명하신 삶에도 감탄하면서요.
    화이팅! 말 못하는 사이 가슴만 멍들어가요. 뒷이야기 기대할께요.(외울거에용. 저두 필요할 듯^^;)
    저두 저기 앉아 뜨게질하는 할머니가 되고싶은데, 주위에 목공소가 어디있으려나요? ^^

  • 3. u.s 맘.
    '09.9.18 5:34 AM

    저는 목공소 찿으러 갑니다..==3==333==33=3=33=3

  • 4. 소박한 밥상
    '09.9.18 7:41 AM

    저도 처음 말씀과는 달리 껍질 벗기지 않은 통도라지 손질하면서
    얼마나 지루하던지 나중에는 무념무상의 세계가 되더이다.
    82의 살림꾼중에는 이렇게 항상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서 먹는 이도 있을꺼야 싶더군요

    그네는 1인용이네요.
    남편용으로 하나 더 만드셔요
    지금은 니가 아가 ??(경상도분이신듯 ^ ^)하시지만 늙으막에는 마눌님옆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 5. 호우맘
    '09.9.18 8:31 AM

    그네, 너무 멋져요....

  • 6. 꿈지기
    '09.9.18 8:39 AM

    어쩜 말씀 넘 재미나게하셔요~~
    그리고 지혜 짱이십니다
    질량 불변의 법칙 완젼 동감하면서 어느누구 불만소리 안나게(물론 남편공 있으시지만)
    잘 처리하시는 지혜 저도 레드씬님 처럼 외울래요 ㅋㅋ

  • 7. 소연
    '09.9.18 10:38 AM

    엄마와 어머니............ 한강보다 넓은차이..
    나이 40을 넘어서 50이 가까워서..
    질량불변의 법칙에 반항 할려구요...
    이젠 체력에 한곅 느껴지네요..
    만두 500개 만들어 돌리기..
    송편 500개 만들어 돌리기..
    녹두전....5집 먹을거 혼자 만들기...

    몽따......... 폐업신고 할라구요..

  • 8. 따라쟁이
    '09.9.18 2:08 PM

    윗님 말대로 엄마와 어머니 사이의 그 넓고 깊은 바다ㅠㅠ
    손 무지 크신 울 엄니도 토란좋아서 2묶음,생강 좋다고2키로,우엉잘생겼다고 한묶음사서 주십니다-전 직장맘 ㅜㅠ
    훠얼씬 연세 많으신 친정엄마는 밥해먹이는 식구 많은 딸위해 수원에서 택배로다 반찬거리며 말끔하게 손질한 나물거리 보내시는데...

    근데요, 성격영향도 있으신것같아요.울엄니는 싸고 많으면 일단 저지르고 보시거든요.동네에 트럭지나가다 소리나시면 누워계셨다가도 자동으로 벌떡 일어나십니다.ㅎㅎ

    그나저나,민제님은 어찌나 맛깔스럽게 글을 쓰시는지 82쿡 주부 백일장을 만들어야 될듯^^

  • 9. 투덜이스머프
    '09.9.18 8:34 PM

    결과보려고 들어왔는데 아직 안올라왔어요.

    왜 그게 궁금한 지....ㅋㅋ
    글도 너무 재미있게 쓰시고
    말씀도 똑부러지게 잘 하실 것 같아요.
    내공을 배워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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