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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나무 핸드백 어때요

| 조회수 : 4,309 | 추천수 : 122
작성일 : 2009-07-09 16:26:12
저의 스승님이 만드셔서 이번 모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인데요.
여러가지 나무를 조합해서 만든 핸드백이에요.
이번에 제가 쓸 참나무 침대가 완성되면..틈틈이 저걸 만들어 볼 작정이에요.
실제로 보면 너무 이쁜데...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저조해서...ㅠㅠ

그리구요.
저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아버님 중풍과 뇌종양 투병 2년 끝나고 삼개월만에 자전거 사고로 두팔을 잃으셨거든요.
그렇게 9번의 전신마취 수술...9개월의 병원생활 끝에 왼팔은 절단을 두 번해서 완전히 잃었지만
오른팔은 접합을 해서 엄지손가락만 쓸 수 있어요. 수저 정도는 간신히 들고 혼자 식사하실 수 있지요.

뭐..ㅎㅎ
자게처럼 세세하게 말씀드리지 않아도 우린 며느리니까..
다들 아시겠지요.

왜 힘들지 않겠습니까..
가끔은...나쁜 생각도 들지만요.
나쁜 일은 줄줄이 이어진다더니...
5월엔 아버지가 응급실로 가신지...두시간만에 돌아가셨어요.
저..맏딸이거든요.

돌아가신 분을 욕보이는 거 같아 미주알고주알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저 아버지 많이..많이 미워했어요.
뇌종양으로 시아버지 기저귀를 갈 때도...저는 더럽단 생각을 안했어요.
법 없이도 사실만큼..다정하시고 좋은 분이셨거든요.
그래서...그런 시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조차...
왜 우리 아버지가 아니고 착한 시아버지냐고..원망했더랬어요.

근데 말이에요...사랑하는 데코방 여러분..
그렇게 미워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저는 알았어요.

차가운 스텐레스 위에서 염을 하는 아버지 모습을 지켜보면서..저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울음을 토해낼 수가 없었답니다.
너무 죄송해서..
냉정하고 무섭기만 한 아버지만 원망했지...저도 그만큼 차가운 딸이었다는 걸..
그때 알았거든요.

아직은 무서워서 밤에 불을 켜둔체 잠드시는 친정 어머니 말씀에...
며칠전에 목공을 다녀오면서 엄마 혼자 사시는 아파트 아래를 가봤어요.
늦은 밤...
여전히 불이 켜진,
이젠 혼자 잠들고..눈떠야 하는 엄마 방 아래서
얼마나 울었는지요.

사람이니까..
그때그때..미워하는 감정까지 억누르고 살 순 없잔아요.
도를 닦는 것도 아니구...

하지만...
너무 오래 미워하지 않을려구요.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얼마인지도 모르고 살아가잖아요. 우리..

불편한 어머니 모시고 살다보니..저도 참...힘들 때가 많아요.
길을 걷다가...돌 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다 남편 탓 같은 거 있죠.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메일을 썼어요.

너 때문에 나 죽겠다..
네 탓이다...
이러고 싶었지만..
그건 그냥 필요없는 소모전일 뿐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이러저러해서 힘들다..그러니..당신이 이렇게 좀 해주면..내가
좀 숨쉬기 편하겠다...도와달라...했지요.

그랬더니..저렇게 답장이 왔어요.

저 이만하면...행복한 거 맞지요.
ㅠㅠ
저녁 준비해야 하는데...바람이 부는 해거름에 이러고 앉았어요.



현아.
요즘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지? 내가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어머니하고 합천 가서 일하다보면 나도 짜증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닐 때가 많아...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건 집으로 가지고 가자는 등 버려도 되는 걸 구지 가지고 가자는 억지도 있고 그렇다.

당신은 며느리 입장이라 어머니한테 반박도 못할 입장이고해서 더더욱 힘이 들 거라고 생각된다.
처음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을 당신한테 들으면 들은대로 바로 이야기해버려서
당신을 더욱 난처하게 만든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자랄 때부터 어머니의 억척스러웠던 부분들 때문에 형이나 나나 힘들었었지..그때의 성질이
어디가겠어?

나 때문에 이런 고생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몸 둘바를 모르겠다. 또 내가
어찌하는 것이 가장 당신을 위한 길인지도...

하루종일 집안에 박혀서 꼼짝을 안하시는 어머니를 수발한다는 것이 그리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이
취미인 어머니 말을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어른 말씀이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고 혼자서 삭이느라 속으로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 내 잘못이다..내가 덕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역할을 잘 좀 해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해서 당신한테 이렇게 고생만 시키네..
미안해..

하지만, 우리 둘이 같이 잘 헤처나가보자.
그리고, 당신의 소박한 꿈을 현실로 만들수 있도록 노력할께.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재미없어도
우리서로 살아가는 재미를 만들고 의미를 찾도록 해보자..내가 힘이 되어줄께

사랑해~
민제 (akuby71)

작더라도 매일매일 한 발짝씩 내딛는 삶이길 바라며...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꿀아가
    '09.7.9 4:33 PM

    아...남편분 너무 좋으시네요. 민제님도 좋으신 분이구요..
    두 분 다 천생연분 같으세요..그래요..살다보면 참 힘든 일이 많죠..
    특히나 결혼하고선..저도 결혼전보다 힘든 일이 더더더~ 많아진거 같아요.
    미혼일때처럼 밖에서 일을 하거나 치열하게 사는게 아닌데도...
    여자는 결혼하면서 참 많은게 바뀌잖아요..그래서 그런가봐요..
    아무튼 민제님! 예쁜 나무 핸드백 잘 봤구요. 힘들어도 좌절하고 싶은때가 있어도
    우리에겐 가족도 있고 또 엄마란 이름, 아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거 같습니다..
    오늘 구미 날씨도 무지 꿀꿀하고 바람 불고 그러네요...^^

  • 2. 그래웃자
    '09.7.9 4:37 PM

    민제님~~
    갑자기 콧등이 시큰해 집니다. 책임지세요 ^^;
    나이드시고 지병으로 인해 아이같아 지는 친정엄마 때문에 간간히 맘 상하고 했는데요
    민제님 말씀 가슴에 생기고 살겠습니다.
    지금 당장 전화 한통드려야 겠습니다
    그리고 가방 참 멋스럽습니다.
    올리신 침대도 침 흘리면서 봤는데....
    사실 제가 가구 만드는거 배우고 싶어 요리 조리 침만 흘리고 있거든요

  • 3. 란2성2
    '09.7.9 9:17 PM

    글 읽고...또 읽었습니다
    가슴이 먹먹 해지고... 눈물이 납니다
    언제간 저에게도 힘들고 가슴 아픈 일들이 생길 겁니다
    그때...오늘 본 민제님의 글이 힘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 4. BLOOM
    '09.7.9 11:59 PM

    아...눈물이 나네요...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나무가방 특이하고 멋져요...
    직접 만드시면 꼭 보여주세요...

  • 5. 손마녀
    '09.7.10 4:43 AM

    민제님~~ 글읽으면서 눈물이 납니다.

    아..갑자기 울 아버지가 생각이 나네요..
    만성신부전증으로 거의 10년간 투병하시면서도 단 한번도 따스한 말 한마디 못했던..
    부모님에겐 차갑고 냉정한 딸이..바로 저라는거...

    부모님의 따스한 말 한마디 못 들어보고...살았답니다.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 만나면 친정이야기에 맘은 항상 부러워하고 침묵으로 일관할뿐 듣고나면 울고싶고 가슴이 너무 아파요.

    그런데 시댁도 참....더 힘드네요...음~ 제 팔자이겠죠? 언젠가는 좋은날이 온다고 생각하면서
    제 남편 부려가며...사랑하면서 살고있답니다.

    민제님..가방 너무 이쁩니다. 이사간다고 지금 이 시간까지 가구 봤는데..ㅎㅎㅎ

    더우신데 쉬엄 쉬엄 하면서 예쁜거 많이 만드세요.

    전 오늘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고 삼겹살 먹고 냄새 풀풀 풍기면서 집에 왔떠니..세상에 물이 안나와 오전 부터 흘리던 땀과 고기 냄새 그대로 함께 안고 자야할 판입니다.
    도저히 잠을 청할수가 없네요...아직도 삼겹살 냄새가........ㅎㅎㅎ

    아......정말 이 찝찝함 미치겠습니다..........

  • 6. cocoma
    '09.7.10 9:56 PM

    핸드백을 열면 옛고서가 나올 것 같은 비밀스러운 느낌입니다.. 멋져요..

  • 7. fiona
    '09.7.11 8:56 AM

    에고 배꼽으로,,ㅠ.ㅠ 보고 싶은데~~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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