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나무로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렇게 원통모양의 나무둥치를 사다가
널판지 모양으로 깨와야 합니다.(목공을 하는 사람들의 용어 태반이 일본어이고
그들만의 용어라....표준어로 뭐라해야 할까요..켠다라고 하면 어울릴 듯 합니다)
그렇게 깨온 원목은 또 그늘에서 적어도 3개월은 말려야 가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원목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비싼 이유는...고가의 재료와 시간...노력들이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잘 마르면 저렇게 내가 만들고자 하는 디자인에 맞춰 재단을
합니다.
때론 기계들의 힘을 빌고
때론 수공구로 자르고 파내야 합니다
수공구들을 쓰기 위해서는 또 몇천번의 수고로움이 필요하지요.
거친것..고운것..3개의 숫돌에 천번씩..삼천번을 갈아서 씁니다.
대패도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파내고 자르고...직각을 맞추어 가조립을 해봅니다.
이번엔 편백나무 침대라 너무 무겁습니다.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저는 분명히 여잡니다.^^
뼈대를 맞추어 보고 난 다음 상판에 들어갈 알판들을 조르르 넣어서 완전히 조립을 하고
침대헤드를 또 만들어줘야 합니다.
저는 가구를 만들 때 못을 쓰지 않습니다. 굳이 못을 써야 하는 곳이 생기면..
대나무를 깎아서 나무 못을 쓰고...이번 침대는 전혀 못을 쓰지 않고 짜맞춤을 했습니다.
저렇게 암놈 숫놈 맞추고 난 다음에도 혹여 벌어져 틈이 생길까...촉도 넣어줍니다.
목선반기계가 없어 동그란 기둥들은 다른 곳에서 만들어 왔습니다.
분홍색이 도는..편백은 향도..눈도 마음도 즐겁습니다.
제가 만든 가구로 채워줄 욕심에 딸아이 방엔 작년에 만들어준 책상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휑하던 딸아이 방에 드디어 침대를 넣어주고
어제 밤늦도록 손바느질로 만든 커텐을 달고
면으로 만든 새 이불도 깔아주었습니다. 딸아이도 기분이 좋았겠지만...
그걸 보는 저도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알판 사이즈 실수로 남은 짜투리 나무로...뭘 할까 고민하다가...
비누대를 만들어봤습니다.
3년이 되어가는 제 취미생활로...손도 피부도 거칠어지지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가꾸는 일은...
농사짓는 분들이 하는 말처럼..참 정직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나무 만지는 일이
또 여기 여러분들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가꾸는 사람들이 더불어 좋습니다.
^^
사다리를 하려다가 딸아이에게 추첨을 부탁했어요.
다섯분...
별거 아니지만 기분 좋은 선물 됐음 하고요.
쪽지로 저에게 주소를 좀 보내주세요.
지금 오른손 엄지를 조금 삐긋해서 스페이스바 누르는 것도 아픈데..
아마 일주일 정도 쉬고 담주에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